한국의 유산 탐방 6(백제 고도의 길 - 익산 왕궁리 유적)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지난 번에 서울과 강화도의 한국의 유산을 탐방하고 난 뒤 몇 번이나 마음속으로 탐방을 생각했으나 거의 대부분의 곳을 가 본 곳이기에 선뜻 발걸음이 내딛어지지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 내가 가보지 못한 왕궁리 유적을 목표로 하고 그 주변의 유산을 돌아 보기로 하였다.
내가 사는 부산에서 익산의 왕궁리로 가는 교통이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편해졌으나 아직도 멀고 쉽지가 않다. 아침 일찍부터 부산을 떠나 버스를 몇 번 갈아타고 왕궁리에 도착했다.

왕궁리유적 세계유산 표지

낡은 국보 표지석
전라북도 익산시 왕궁면 왕궁리와 금마면 동고도리에 걸쳐 자리하고 있는 익산 왕궁리(益山 王宮里) 유적은 1998년 사적 제408호로 지정되었다. 처음에는 백제 시기의 절터로 발굴을 시작하였으나, 발굴 결과 나타난 거대한 건물터와 정원과 공방, 대형 화장실 등은 이곳이 백제 무왕(武王)의 왕궁, 혹은 별도(別都)였을 것으로 짐작하며 그 후 사찰로 변화했으리라 생각된다. 1989년부터 전면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된 내용에 의하면 백제 말기 왕궁으로 조성되어 일정 기간 사용된 후 왕궁의 중요 건물을 철거하고 탑과 금당, 강당 등 사찰이 들어선 복합유적으로 짐작한다.
익산 왕궁리 유적은 현재 터만 남아 있고, 그 안에 백제계 석탑의 특징이 반영된 오층석탑(왕궁리 오층석탑)이 있다. 이곳에 대한 관련 학설은 크게 네 가지로, 시기별로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마한 기준(箕準) 도읍설이다. 둘째, 백제 무왕 시대(600~640)에 천도를 시도하고자 지었거나 혹은 별도(別都)로 기능하였다는 학설이다. 셋째, 고구려 유민 안승(安勝 또는 安舜) 도읍설이다. 마지막으로 후백제 견훤(甄萱) 도읍설이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정설로 입증이 되지 않았다.
왕궁리 유적의 발굴 결과나 관련 사료를 종합하면 익산 왕궁리 유적은 백제의 왕궁이었으며 백제 말, 특히 무왕 시대에 조성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그 규모나 기록이 없음을 보았을 때, 천도를 위한 왕궁이었다기보다 별도 혹은 별궁이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하겠다.
바로 옆에 이곳 유물을 전시하고 역사 체험을 할 수 있는 백제왕궁박물관이 있다.


왕궁리 유적 설명





곳곳에 있는 설명판
넓은 왕궁터에는 건물이나 왕궁을 나타내는 것은 아무 것도 볼 수 없고 오직 빈 공터에 집터나 건물의 주춧돌이나 터만 남아 있고 곳곳에 설명판만 붙어 있다. 넓은 터 중간에는 외롭게 우뚝 서 있는 오층석탑만이 여행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왕궁리 오층석탑은 1단의 기단(基壇) 위로 5층의 탑신(塔身)을 올린 모습으로, 기단부가 파묻혀 있던 것을 1965년 해체하여 수리하면서 원래의 모습이 드러났다.
탑의 기단은 네 모서리에 8각으로 깎은 주춧돌을 기둥 삼아 놓고, 기둥과 기둥 사이에는 길고 큰 네모난 돌을 지그재그로 맞물리게 여러 층 쌓아 올려놓아 목조탑의 형식을 석탑에서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1층부터 5층까지 탑신부 몸돌의 네 모서리마다 기둥 모양을 새겼으며, 1층 몸돌에는 면의 가운데에 2개씩 기둥 모양을 조각했다. 지붕돌은 얇고 밑은 반듯하나, 네 귀퉁이에서 가볍게 위로 치켜 올려져 있으며, 방울을 달았던 구멍이 뚫려 있다. 각 층 지붕돌의 윗면에는 몸돌을 받치기 위해 다른 돌을 끼워놓았다. 5층 지붕돌 위에는 탑머리 장식이 남아 있다.
이 탑이 언제 제작되었는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으나 1965년 보수작업 때 기단의 구성양식과 기단 안에서 찾아낸 사리장치의 양식이 밝혀지면서 그 시기가 비교적 뚜렷이 밝혀졌다. 즉, 백제의 옛 영토 안에서 고려 시대까지 유행하던 백제계 석탑 양식에 신라 탑의 형식이 일부 어우러진 고려 전기의 작품으로 추측되었다.
이 석탑에서 발견된 고려 시대의 유물들은 국보 제123호로 일괄지정되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다. 최근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의 발굴과정에서 지금의 석탑에 앞서 목탑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흔적이 이 탑 밑부분에서 발견되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왕궁리 오층 석탑의 모습







왕궁리 유적터의 여러 모습

멀리서 보는 오층 석탑




백제왕궁박물관
왕궁터를 돌아보고 내려와서 박물관을 구경하러 가니 아뿔사 오늘이 월요일이었다. 대부분의 박물관은 월요일에 휴관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미처 생각이 짧았다. 하지만 여행을 하다보면 뜻하지 않은 것을 보기도 하고 생각했던 것을 보지 못하기도 하는 것인데 아쩔 수가 없었다.
잠시 쉬다가 다음의 장소로 발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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