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평화의 길 32-1코스(소똥령마을 - 북천철교 - 반암항 - 거진항)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평화의 길 32-1코스는 소똥령마을 경로당에서 출발하여 북천철교를 거쳐 동해로 나가서 반암항을 지나 거진항에서 끝이 나는 21.6km이다. 32코스는 중간에 건봉사로 가야하고 건봉사부터 시작하는 33코스는 차량이동구간인데 대중교통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도보여행자는 32-1코스를 거쳐 33-1코스롤 가라고 두루누비에서는 안내를 했다. 코리아둘레길이 도보여행 길이라면 처음부텨 33코스를 만들지 않는 것이 옳은 방향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32-1코스 시작점(경로당 앞)

 

 이곳에서 주변 곳곳을 아무리 찾아도 다음 코스 시작점 표시 안내판이 없었다. 평화의 길에서 흔히 겪는 일이라 주변을 세심히 살펴보니 경로당 앞의 쉼터 정자 기둥에 조그마하게 OR코드만 붙어 있고 다른 표시는 전혀 없었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시작점 표시기에 두루누비에 전화해서 고쳐줄 것을 이야기했다. 코리아둘레길을 걸으면서 길 안내가 잘못된 것이나 표시가 잘못된 것, 표시가 없는 것 등등을 참 많이 보고 그때마다 고쳐줄 것을 전화로 요청했다. 나는 이 길을 그대로 지나 걸었지만  내 뒤에 걷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서였다.

 

 이 코스를 시작하려는 시간이 벌써 오후 1시 경이었다. 이 코스는 거리도 짧지 않아서 어디까지 가서 오늘 숙박을 해야 할까?를 잠시 고민하다가 가는 곳까지 가기로 하였다. 어느 정도 걷는 것에는 자신이 있었고 코스가 어려운 곳은 없기에 처음에는 반암항까지 가서 숙박하려고 생각했다.

 

 시작점에서 북천을 따라 계속 가면서 별다른 특징이 없는 북천가의 가을 경치를 느긋하게 즐기며 걸어갔다.

 

북천을 따라 걸으며 보는 풍경

 

오금천 표석

 

고성 함축교

 

 

 고성에서 동해를 향해 길을 따라가니 월남참전기념탑이 보였다. 월남(지금의 베트남)이라는 이름은 젊은 세대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겠으나 우리 세대에게는 너무 친근한 이름이었고, 월남전은 197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낸 사람들에게는 여러 애환이 서려 있는 전쟁이었다.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 대대리 510-8(보훈공원)에 있는 월남참전기념탑은 월남참전유공전우회 고성군 지회가 참전 용사의 정신을 후대에 널리 계승시키고 나아가 그들 유족을 위로하기 위해 참전 기념비 건립을 추진했다. 고성군 용사들은 맹호, 백마, 청룡, 십자성 부대 대원으로 공산주의에 맞서서 자유와 평화의 십자군으로 참전하여 밀림의 어둠 속을 누비면서 공을 세워 국위를 선양한 것을 기념하여 2004. 11. 5에 건립하였다.

 

월남전참전기념탑

 

 

 월남참전기념탑을 지나 조금 가니 낯익은 철교가 보인다. 북천철교다. 예전에 해파랑길을 걸을 때는 이 북천철교를 남쪽에서 지나왔는데 평화의 길에서는 북천철교를 건너지는 않고 옆으로 지나쳤다. 이곳에서부터는 통일전망대까지는 해파랑길 48코스와 겹치는 곳이라 길을 가니 상당히 눈에 익었다.

 

 북천철교 평화누리길은 고성군이 6·25 전쟁으로 파괴된 북천 폐철교를 리모델링해서 조성했다. 특히 북천철교 교량 하부에는 수많은 포탄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어 6·25 전쟁의 비극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북천철교를 지나 조금 가면 가슴이 탁 트이게 동해 바다가 나온다. 계속 산으로만 걸어오다가 바다를 오랜만에 보니 사위가 탁 트이고 파도 소리가 귀를 때려 다른 감흥이 일어났다. 바다를 따라 반암리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반암리 소나무 숲길을 만난다. 해안을 따라 쭉 이어져 있는 소나무 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제법 걷는다.

 

북천철교의 모습

 

동해바다

 

반암리 소나무 숲

 

반암리 소나무숲에서 보는 동해바다

 

 소나무 숲을 지나면 반암해변이 나온다. 고성군 거진읍(巨津邑) 반암리(盤岩里)에 있는 반암해변(盤岩海邊)은 원래 모래사장은 매우 긴 12이나 군사지역 안에 있어서 200m만 개방한다. 바닷물이 오염되지 않아 깨끗하며 한여름에도 한적한 해안선은 둥굴게 굴곡이 져 있고 백사장 끝에는 바위가 드러나 있다.

 반암은 과거 '밤바우로 불리던 마을로 거진읍에 속해 있다. '밤바우'로 불리게 된 연유는 현재 반암에서 북쪽으로 4Km 떨어진 곳, 솔 숲 모래밭 사이에 百人이 앉을 쉬 있는 큰 바위가 있다는 설에 근거를 둔다. 반암은 바위가 많은 데 지명이 유래하는 바위는 현재까지 찾지 못했으나 마을 사람들은 지형이 많이 변한 탓이라 여기고 있다고 한다.

 

반암해변을 지나니 거진항이 눈에 들어왔다.

 

32-1코스 종착점

 

 거진항을 조금 지나면 32-1코스는 끝이 났다. 저번에 해파랑길을 걸을 때는 이곳을 그냥 지나갔으나 이번 여정은 이곳에서 숙박해야 하는 시간이었다. 숙소를 정하고 잠시 몸을 씻고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가니 1인분을 팔지 않는다는 집이 많았다. 내가 한국의 코리아들레길을 걸으면서 이런 경우를 많이 겪었는데 우리나라는 왜 이런 장사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요즈음 혼자서 여행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리고 관광지라면 식당의 영업시간이 좀 길어야 하는데 오후 6시가 조금 지났는데 영업을 종료한다고 소님을 받지 않는다는 집이 많았다. 겨우 한집에 들어가 밥을 먹고 하루의 일과를 마쳤다.

 

 이제 내일이면 이 여정도 끝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