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평화의 길 28코스(DMZ 자생식물원 - 만대저수지 - 해안면사무소 - 양구통일관)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평화의 길 28코스는 DMZ 자생식물원 입구에서 출발하여 만대저수지를 지나고 일명 펀치볼이라고 불리는 해안면 일대를 걸어 해안면사무소를 지나 양구통일관까지 가는 6.9km의 아주 짧은 길이다.

 

28코스 시작 안내판

 

 27코스에서 제법 높은 돌산령을 넘어오며 잠시 지친 몸을 28코스는 회복을 하라는 듯이 평탄한 시골 길을 걸어갔다. 다른 특징이 없는 DMZ 자생식물원 옆에 난 길을 가며 뒤를 돌아보니 식물원 뒤산의 단풍이 제법 아름답다. 길을 계속 가니 만대저수지가 나오고 저수지를 돌아 내려가니 해안면의 모습이 보인다. 왜 여기를 펀치볼이라고 했는지를 바로 알 수가 있었다.

 

 양구군 양구읍에서 31번 국도를 따라 동면으로 가다가 다시 453번 지방도를 타고 해안면으로 방향을 바꿔 돌산령 정상에 올라서면 펀치볼로 잘 알려진 해안분지가 눈에 들어온다. 펀치볼은 양구 북동쪽 약 22km 지점인 양구군 해안면, 해발 400~500m 고지대에 형성된 분지로, 그 모습이 마치 화채 그릇(Punch Bowl)을 닮아 펀치볼이라 부른다. 이 일대는 험준한 산악지대이나 해안분지는 남-북 방향의 지름이 동-서 방향보다 약간 긴 타원형 모양의 분지이며 대암산(1,304m), 도솔산(1,147m), 대우산(1,178m), 가칠봉(1,242m) 1,000m 이상의 높은 산들이 타원형으로 분수령을 형성하여 분지 내외의 경계선을 이루고 있다. 남북으로 길쭉하고 남쪽으로 좁아지는 특이한 지형은 운석 충돌설과 차별침식설이 있으나, 운석의 흔적이 없고 주변 암석의 차이에 따른 침식 작용으로 형성되었다는 차별침식설이 더 유력하다. 이 분지는 대암산을 중심으로 6·25 전쟁 당시 펀치볼 전투, 도솔산 전투, 가칠봉 전투 등 치열한 전장이었고 지금도 곳곳에 전적비와 지뢰 경고 표지판이 남아 있다. 해발 1,300m 대암산 정상부의 용늪은 남한 유일의 고층습원으로 천연기념물 제246호로 지정되어 있다. 분지 내에서는 고랭지채소와 감자, 백합이 재배되며, 북서쪽에는 제4땅굴과 금강산 비로봉을 조망할 수 있는 을지전망대가 있어 안보교육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펀치볼이라고 일켣는 해안면을 둘러 선 산들의 모습

 

양구 시래기를 말리는 모습

 

 해안분지를 걸어 해안면사무소쪽으로 가니 조그마한 해안성당이 보였다. 어디를 걷든지 걸어가는 실에서 성당을 보면 반드시 들어가 가볍게라도 기도를 한다. 그래서 성당 본당에 들어가 잠시 기도를 하고 나왔다.

 

해안성당

 

 성당을 나와 점심을 먹으려고 식당을 찾으니 보이지를 않았다. 그래서 계속 길을 가니 길 양편에 중국음식점이 보이고 주변에 많은 사람이 무엇인가 안내를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식당이 어디에 있는지를 물어보니 친절하게 가르쳐 주면서, 그 식당에 전화하더니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 식당에는 손남을 받을 수 없다는 말까지 전해 주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중국음식점에 들어가 점심을 배불리 먹고 다시 길을 따라가니 축제를 하는 장소가 있었다. 아마 이 축제 때문에 사람들이 제법 많이 움직이는 것 같았다.

 

 '2025 청춘양구 펀치볼 시래기사과축제'가 해안면 펀치볼 힐링하우스 앞 성황지 일원에서 열리고 있었다. 축제장에는 시래기 삼각김밥과 시래기 사과 강정 등 시래기와 사과를 비롯한 먹을거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또 축제장에서는 사과 탕후루 만들기, 시래기보습팩 만들기, 시래기 사과 캐릭터 그리기, 펀치볼·시래기·사과 이미지를 활용한 과자집 만들기 등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행사가 운영되고 있었다. 특히 축제 기간에는 지역 농가와의 직거래 형태로 고품질의 시래기와 사과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었다. 하지맘 조그마한 시골 동네 축제라 대도시의 축제에 비하면 너무 작았다. 축제장에 들어가 사과를 두어 조각 시식하고 잠시 구경하다가 발을 다시 옮겼다.

 

2025 청춘양구 펀치볼 시래기사과축제장

 

 2025 청춘양구 펀치볼 시래기사과축제장을 나와 조금 걸어가니 곳곳에 축제의 분위기를 풍기며 사과를 파는 가게들도 보이고 사람들도 제법 보였다. 계속 길을 가니 양구통일관이 나오고 그 주변에는 축제 무대가 만들어져 공연도 하고 있었다.

 

 양구통일관은 민통선 최북단 양구군 해안면에 위치하며, 통일에 대비하여 국민에게 북한의 실상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히고, 통일 의지를 고취하기 위한 통일교육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제4땅굴 앞 5km 지점 펀치볼분지 북단에 건립되어 1996년 개관되었다. 이곳에서는 제4땅굴, 을지전망대, 전쟁기념관의 출입에 관한 업무도 처리하고 있다.

 양구통일관의 시설은 제1전시실, 2전시실, 농특산물 판매장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통일관 광장에 전시하고 있는 유영호 작가의 그리팅맨(Greeting-man, 인사하는 사람)’은 평화와 화해, 만남 등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언젠가 남북이 서로 인사하고 화합하면서 평화 통일로 함께 나아가게 될 날을 기대해 본다는 작가의 의도를 담고 있다.

 

양구 펀치볼, 도솔산지구 전투전적비

 

양구 펀치볼, 도솔산지구 전투전적비 설명판

 

 펀치볼 전투(砥平里戰鬪, Battle of Punchbow)1951831일부터 921일까지 미 제1해병사단과 예속된 국군 해병 1연대가 강원도 양구군 해안분지 북쪽 능선의 924 고지(김일성 고지)1026 고지(모택동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치른 전투로, 94일부터 1014일 사이 벌어진 가칠봉 전투와는 별개의 전투지만 해안분지 북쪽 능선 장악이라는 공통 목표가 있었다.

 831일 국군 해병대가 김일성 고지를 공격하여 91702고지 점령, 92602고지 점령, 92일 김일성 고지, 93일 모택동 고지를 확보했다. 1단계 작전이 끝난 후 911일부터 공격을 개시하여 920일에 749고지와 812고지까지 점령하여 해안분지를 완전 확보에 성공하면서 전투가 종료되었다. 펀치볼을 확보함으로써 국군의 가칠봉 점령이 다소 편해했고, 북한군은 단장의 능선으로 퇴각했다.

 미 해병 1사단은 약 400명 전사, 1천여 명 부상, 북한군 2,700여 명 사살, 550여 명을 했고, 국군 해병 1연대는 약 100명 전사, 300여 명 부상, 북한군 380여 명 사살, 40여 명을 생포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 전투에서 885고지에 헬기로 수색중대와 보급품을 공중 투입한 헬기공중기동 작전을 최초로 시도한 것으로 격찬을 받았다.

 

 

 양구통일관에서 28코스는 끝이 났다. 통일관에 들어가 잠시 구경을 하고 바로 다음 29코스로 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