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평화의 길 14코스(대광리역 - 신탄리역 - 역고드름 - 백마고지역)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평화의 길 14코스는 대광리역을 출발하여 신탄리역을 거쳐 겨울이 되면 역고드름이 열리는 폐광을 지나 백마고지역까지 가는 12.0km의 비교적 짧은 길이나 우리나라 휴전선에 가까운 최북단의 길을 걷는 것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어제 저녁밥을 먹었던 식당으로 가니 아침을 먹을 수 있었다. 아마도 이 부근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마련된 식당으로 가정식 백반을 뷔페식으로 제공하는 곳이라 먹기가 아주 편리했다. 그리고 음식도 맛이 있었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오늘 오후부터 비가 제법 많이 온다고 해서 오전 중에 백마고지역까지 만 걷고 동송읍에서 하루를 쉬기로 마음을 먹고 길을 떠났다.

 

 

 대광리역 앞에서오른쪽으로는 철로가 있고 왼쪽에는 하천이 흐르는 길을 따라 아침의 신선한 공기를 호흡하며 익어가는 가을 들판을 바라보며 한 시간 정도를 걸으니 신탄리역이 나타난다. 계속해서 보이는 오른쪽에 북으로 뻗어있는 철로는 새로 놓은 경원선이다.

 

 현재의 경원선은 경의선, 동해북부선과 함께 남북분단 관계로 단절된 3개 철도 노선으로, 대한민국에서 운용중인 구간은 서울특별시 용산역에서 강원도 철원군 백마고지역까지이다. 남북분단 이후 영업거리는 총 88.8km였으며, 이후 신탄리역에서 백마고지역으로 구간이 연장되어 현재 영업거리는 총 94.4이다. 그 위의 민통선 이북~휴전선 이남지역에 폐역된 철원역과 월정리역이 있다. 백마고지역 연장도 원래는 경원선 복원 및 철원역 이전 사업에 포함되었으나 무산되어 별개의 단순 노선 연장에 불과했다.

 

 1982318일 경원선 복선전철화사업이 시작되어 198692일 성북과 의정부 사이 13.1가 완공됨으로써 수도권 전철 구간을 포함, 용산과 의정부 사이 31.2가 복선전철화 되었다. 경원선은 용산에서 경부선, 용산선과 갈라진 뒤, 청량리역에서 중앙선과 나누어지고, 다시 의정부에서는 서울 교외선과 연결된다.

 현재 용산역에서 경기도 철원군 백마고지역까지 운행하는 경원선은 94.4구간에 대하여 운행을 하고 있으며, 중간에 기차역은 모두 38개 역이 있다.

 

경원선 전 구간을 완주하는 유일한 열차였던 평화생명관광열차의 운행 정지로 현재 경원선에는 전 구간을 완주하는 열차가 존재하지 않는다.

 

 연천군 북단에 위치하는 신탄리역은 1942121일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하였고, 1945년 남북 분단으로 북한소속으로 변경되었던 역으로, 6.25 전쟁 휴전 후인 195471일에 경원선 이남 구간의 마지막 역으로 승격되었다. 다시 영업을 시작한 것은 전쟁 이후 195571일이다. 현재의 역사는 19611230일 신축된 것으로 차양과 수직의 긴 창, 삼각형의 지붕의 모습이 전형적인 옛 역사의 모습을 띠고 있다. 아담한 시골 역사 그 자체로, 역사 건물에서 북쪽으로 약 100m 가량 더 걸어가면 구 철도중단점 표지판으로 유명한 철마는 달리고 싶다.’의 팻말이 있다. 하지만 백마고지역이 개설되면서 그곳에서도 이 팻말을 볼 수 있다. 강원도와 맞닿아 있어 고대산의 풍부한 임산자원과 숯이 유명했던 마을 이름을 따서 이름 붙여졌다'신탄리'라는 이름은 행정리 대광2리의 전통 명칭이다.

 20121119일까지 경원선의 남측 종착역이었으며, 동시에 한국철도공사에서 정상 운영중인 철도역 중 최북단에 위치해 있다는 기록을 갖고 있었다. 물론 경기도 내 철도역 중 최북단이라는 기록도 보유. 다만 개통 당시부터 1963년까지는 강원도 철원군 소속이었다. 또한 동해북부선의 제진역이 위도상으로는 더 북쪽에 있지만, 민통선내에 있는 데다가 이남구간은 아직 공사중이라 사실상 영업 중단된 상태다.

 연천 미라클의 홈 구장인 연천베이스볼파크와 고대산 캠핑리조트가 인근에 위치해 있다.

 20272월 건립 예정인 국립연천현충원은 이 역과 대광리역 사이에 있어서 향후 이 역 혹은 대광리역을 이용해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신탄리역과 철로

 

구 철도중단점 표지판으로 유명한 ‘철마는 달리고 싶다.’의 팻말

 

경원선 철도 중단점 설명

 

 

 신탄리역에서 철로를 따라가다가 잠시 도로를 다라가면 역고드름 생성 지가 나온다. 지금은 겨울이 아니라 고드름을 볼 수 없으나 겨울이 되어 고드름이 생성되면 제법 많은 관광객들이 희귀한 현상을 보러 오는 곳이다.

 

 역고드름은 얼어붙은 수면에서 위쪽으로 돌출된, 흔히 거꾸로 선 고드름 모양의 얼음 형상으로 승빙(乘氷)이라고도 한다. 자연적인 과정으로 생성된 역고드름은 그 발생은 매우 드문 현상으로 그간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아왔다.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대광리 경원선 철길의 폐터널에 위치해 있는 역고드름은 겨울에 기온이 많이 떨어지면 터널 바닥에는 역고드름 수 백 개가 솟아올라 있는데 크기가 매우 다양하며, 12월 중순부터 자라기 시작해 이듬해 2월까지 볼 수 있다. 고드름이 위아래로 자라난 터널은 마치 입을 벌린 상어 연상케 한다. 이 터널은 원래 원산까지 연결된 경원선 철도상였으나 1945년 철길이 끊어지면서 버려지게 되었다.

 터널 내에 역고드름이 자란다는 사실은 2005년 마을 주민들의 제보로 알려지게 되었다.

 

역고드름 사진은 네이버에서 가져 왔다.

 

차탄천 구 경원선 교량 설명

 

역고드름 생성 지를 지나 차탄천 구 경원선 교량을 지나 조금 가니 경기도 연천이 끝나고 이제 강원도 철원으로 들어가는 강원도 표지가 나타난다. 우리가 가진 선입견에는 강원도는 산으로 우거진 곳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제 이 길을 걸어야 한다.

 

경기도에서 강원도로 가는 표지

 

구 겅원선 철도의 교량

 

평화의 길 안내 표지판

 

철원 들판의 두루미들

 

 사람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들에 겨울의 진객인 두루미들이 보이기 시작하며 무리를 지어 날아오르고 있다. 한적한 들판을 걸어 가니 현대식으로 지어진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백마고지역이다.

 백마고지역(白馬高地驛)은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대마리에 위치한 철도역으로, 경원선 복원 당시 기존 철원역이 민통선 내부에 있어 민통선 밖의 철원읍 대마리에 이 역이 신설되었다. 철원의 일부 문학회 회원들과 인근 오대미마을 주민들은 인근에 소설가 이태준의 생가터가 있기에 역명을 이태준역으로 하기를 희망했으나, 6.25 한국전쟁에서 가장 유명한 전투 중인 하나인 인근에서 벌어진 백마고지 전투에서 이름을 따와 현재의 역명으로 정해졌다. 처음에는 경원선의 기존 노반을 그대로 활용할 예정이었으나, 관할 군부대의 반대로 터널과 고가 구간을 거쳐 넘어오는 현재의 신규 노선으로 변경되었다. 현재는 열차의 운행이 중지되었으나 20267월에 열차 운행 재개될 예정이다.

지상 1층의 지상역으로, 역 구내는 11선의 승강장만 있을 뿐, 대피선이나 회차 시설은 없다. 승강장 북쪽 끝에는 철도중단점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으며, 본선은 승강장을 북쪽으로 조금 벗어난 지점에서 끊어져 있다.

 

백마고지역 전경

 

백마고지역 광장의 여러 안내판

 

 백마고지역사를 들어가니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근무하는 여자가 한 사람 있었다. 나이가 오십 정도되어 보이는 여인이었는데 친절하게 여러 이야기를 해 주면서 내년 7월에 다시 오면 열차를 타고 올 수 있다고 하였다. 연천역에서 백마고지역까지 운행하기로 예정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끝내고 철로 가로 나가도 되는지 물으니 나가도 된다고 해서 나가니 조금 위에 철로가 끊어져 있고 신탄리역에서 보았던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는 푯말이 서 있다.

 

백마고지역의 마지막 철로

 

 여기서 시간은 아직 12시도 되지 않았으나 오늘의 여정을 멈추기로 하였다. 길을 걸을 때는 항상 일기예보를 주시하는데 오늘 오후부터 많은 비가 온다는 예보가 몇일 전부터 계속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송읍으로 가서 편안하게 휴식하기로 마음으로 정하고 버스를 기다려 동송읍으로 갔다.

 

동송읍의 철원성당

 

 동송읍에 도착하여 철원성당에 잠시 들어가 구경을 하고 숙소를 찾아 들어가 행장을 풀고 휴식하고 있으니 비가 오기 시작한다. 일기예보가 아주 정확하다고 감탄하고 바깥을 보니 비기 아주 세차게 오고 있다. '만약 이 빗속을 걸었으면 아주 고생했을 것이다.는 생각에 내 결정이 현명했다고 속으로 자부하였다. 한참을 쉬고 있다가 저녁 때가 되어 아직 가는 비가 오기에 밥을 먹으려고 숙소 주변을 둘러보니 추어탕 집이 보였다. 날도 비가 오고 서늘하여 따뜻한 국이 생각나기에 들어가서 한 그릇 시켜서 먹으니 맛이 내 입맛에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내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여러 지방의 여러 음식을 먹는다. 그중에서 아주 특이하게 내 입맛을 만족시키는 집을 이 글에서 여러 번 소개했는데 이 집도 그런 집이었다. 동송읍을 방문하는 사람은 한번 먹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추어탕 집

 

 14코스의 짧은 길을 걷고 오늘은 편안하고 여유롭게 쉬었다. 계속되는 여정에 이런 날도 있는 것이 컨디션을 조절하기도 졸고 여유로움을 즐기는 맛도 있다고 생각되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