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서해랑길 23코스(운남버스장류장 - 조금나루해변 - 봉오제버스정류장)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23코스는 운남버스정류장을 출발하여 농촌마을 길과 해안 길을 걸어가면 멋진 조금나루해변이 나오고 이 해변을 걸어가면 무안의 유명한 특산물인 낙지를 조형화한 낙지공원이 나온다. 이 낙지공원을 지나 해안과 농촌을 따라 걸어 봉오제삼거리에 도착하는 19.5km의 길이다.

 

23코스 안내판

 

 지난 여정을 마치고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 길을 떠나지 못하고 제법 오랜 시간이 흘렀다. 나의 일정에 맞추어 이번 여정을 시작하려고 집을 출발하여 운남버스정류장에 오는 길이 가깝지 않은 길이다. 부산에서 출발하여 광주로 가서 다시 무안으로, 그리고 무안터미널에서 운남까지 계속 버스를 갈아타고 도착하니 어느 새 오후가 되었다. 이 정도의 시간을 미리 예상하였기에 망설이지 않고 길을 떠나기 시작했다. 올해의 6월은 예년에 비하여 무척이나 더웠다. 그러나 내가 걷는 여정에는 별로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발걸음을 가볍게 하였다.

 

운남버스정류장 부근 모습

 

 버스정류장에서 운남면 사무소로 통하는 길은 제법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거리로 여러 가지 상점과 식당들이 보인다. 평범한 길을 따라 걸어 조금 더 가면 해안이 나온다. 

 

해안 길의 풍경

 

이정표

 

 길을 따라 계속 가니 어느 집 담장가에 6월의 꽃 수국이 예쁘게 피어 있디. 여름이 되면 예쁘게 피는 수국을 내가 매우 좋아하여 수국이 좋다는 곳을 수소문하여 곳곳에 핀 수국을 구경을 다닌다. 올해는 이렇게 길을 가면서 피어 있는 수국을 보면서 무리지어 있는 꽃보다 조금씩 보이는 수국을 즐긴다.

 

수국

 

시레기를 만드는 공장

 

원송현경로당

 

해안 담벽에 그려진 무안의 특산물 낙지

 

 

 해안을 따라 걸으니 조금나루라는 입석이 보인다. 여기서부터 돌출된 해안을 빙 돌아나가는 길을 만들어 놓았다. 해변을 돌아나가면 해수욕장이 보인다. 조금나루해수욕장이다. 마을 끝에 툭 불거져 나온 무안의 와이키키해변으로 불리는 4km에 이르는 긴 백사장과 해안사구를 따라 조성된 자연 소나무 숲이 일품인 아름다운 조금나루해수욕장은 무안읍에서 남서쪽으로 12km 정도 떨어진 망운면 송현리에 위치하고 있는 천혜의 해수욕장이다. 원래는 조금에 한 번씩 배를 타고 건너야 하는 섬이었으나 지금은 육지와 연결되어 여름철에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또한 캠핑을 위한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야영하며 바닷가의 정취를 즐기기에 좋다. 특히 이곳에서 바라보는 서해 바다의 낙조는 매우 황홀하며, 해당화 자연 학습장이 조성되어 운치를 더해 주고 있다.

 세차게 불어오는 서해바다의 갯바람이 소나무 숲을 통과하면서 상쾌함을 더해 주었다. 길을 따라 가면서 보니 해안사구 소나무 숲 사이 여기저기에 캠핑을 즐기는 가족단위 여행객들이 즐비하게 보였다. 코로나 이후 가족단위 차박 캠핑이 증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조금나루 입석

 

송림에서 캠핑 중인 모습

 

조금나루해수욕장 전경

 

 조금나루를 돌아 나오면 낙지공원으로 길을 접어 든다. 조금나루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조성된 낙지공원으로 길을 가면 낮은 구릉 위 오래된 그리 넓지 않은 팽나무 숲이 보인다. 무안의 전 지역 갯벌에서 잡히는 낙지는 무안을 대표하는 특산물이다. 그중에서도 조금나루의 낙지는 무안을 대표하는 중심 맛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무안의 특산물인 낙지를 알리고자 조금나루와 연결해 해안사구를 따라 낙지공원이 조성되었다. 낙지 공원은 뻘 내음이 물씬 풍기는 조금나루 해변 앞에  조성된 캠핑 공원으로 가운데에는 높이 14m의 낙지 모양 전망대가 자리하고 있다. 전망대와 연결된 길게 뻗은 낙지다리는 미끄럼틀인데,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도 이용할 수 있다. 공원 내 야영장은 캠핑에 필요한 편의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잔잔한 서해를 바라보며 느긋한 캠핑의 여유를 즐기기 안성맞춤이다.

 

 낙지공원 정자에 앉아 휴식을 하면서 주변을 돌아보니 제법 많은 사람들이 캠핑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런데 하나 아쉬운 것은 명색이 낙지공원인데 낙지를 간단하게라도 파는 곳이 있어야 하는데 찾아보아도 없다. 관광객들에게 이런 점을 좀 보완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낙지공원의 여러 모습

 

 휴식을 취한 후 낙지공원을 출발하니 무안 노을길이라는 표지가 보인다. 낙지공원에서 현경면 봉오제로 이어지는 노을길은 황토갯벌을 따라 아름다운 서해바다의 낙조를 즐길 수 있는 길로 중간 중간에는 노을과 석양을 감상할 벤치와 정자가 만들어져 있다. 벤치에서 바라보는 서해바다와 갯벌이 어우러지는 노을이 더 없이 아름답다고 하지만 내가 지나가는 시간이 노을이 지는 시간보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아름다운 경치를 보지는 못했다.

 

해안노을깅의 칠면초

 

 서해의 해안을 걸으면 갯벌에 자주색의 아름다운 꽃이 핀 것이 보인다. 꽃이 핀 것이 아니라 칠면초가 무리를 지어 있는 것이 꽃이 핀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 아름다운 모습을 보며 길을 가니 봉오제 삼거리가 나온다. 오늘의 여정은 여기까지다.

 

 무안에는 군내 버스가 참 편리하게 다니기에 오늘 숙소로 예정한 망운면으로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니 조금 지나 버스가 온다, 버스를 타고 망운면의 숙소로 갔다. 항상 이야기하지만 숙소를 찾아다니는 것이 이번 여정에 큰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