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서해랑길 5코스(원문버스정류장 - 녹진국민관광단지)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5코스는 원문버스정류장에서 시작하여 학동저수지를 거쳐 우수영귝민관광지를 지나면 해남이 끝난다. 여기서 진도대교를 건너가면 녹진국민관광지 광장이 나오고 여기서 끝이 나는 12.0km의 짧은 거리다.

 

5코스 안내판

 

 원문버스정류장에서 잠시 쉬고 도로를 건너 5코스로 들어선다. 4코스가 시작하는 곳에서부터 동행한 개는 내가 쉬는 동안 내 곁에서 맴돌다가 내가 배낭을 메고 일어서니 자기가 앞장서서 간다. 마치 내가 가는 길을 알고 있듯이 앞장을 서서 나를 인도한다. 시간이 갈수록 묘하게 정이 가게 하는 행동을 계속한다. 나도 이제 친구와 같이 알아듣는 지도 모르면서 말을 건네며 길을 간다.

 

 아직 4월 초순인데도 날이 더워서 걸으면 땀이 나기 시작한다.

 

송정마을회관

 

 길을 가다가 송정마을회관에 도착하니 너무 더워서 옷을 갈아입기로 하고 배낭을 벗고 옷을 갈아입는 동안 나를 따라온 개는 내 주위를 맴돌았다. 여기서 아마 마을 주민인 듯한 사람이 개를 보고 내가 데리고 온 개냐고 물어서 아니고 황산면 산소마을부터 나를 따라온 개라고 하니 조금 놀라면서 개줄을 잡더니 데리고 간다. 내 개도 아니기에 조금은 무신경했는데 무언가 마음속에 불편한 기분이 들었다. 아침부터 나와 함께 동행하며 20여km를 함께 걸었는데 모르는 사람에게 잡혀가는 모습이 안쓰럽게 느꼈다. 하지만 내가 계속 데리고 다닐 수도 없기에 좋은 주인 만나 배불리 먹고 편안하게 지내기를 마음속으로 빌어 주었다.

 

멀리 보이는 진도대교

 

 평범한 마을 길을 걸어가니 식수나 음료수를 구할 곳이 하나도 없다. 길을 계속 가다가 장포마을 노인회관이 보여서 들어가 좀 쉬어 가기를 청하니 마을 주민들께서 반가이 맞아주며 커피도 한잔 타 주어 맛있게 먹고 쉬었다. 그리고 다시 길을 가다가 보니 손에 들고 있던 스틱이 없다 혹시나 해서 다시 마을회관으로 돌아가 보니 없다. 아마도 앞의 송정마을회관에서 옷을 갈아입으며 놓아두고 온 것이다. 먼 길이라 돌아 갈수도 없고 그냥 길을 간다.

 

명랑대첩기념공원 산책로 안내판

 

길을 계속 가니 멀리 진도대교가 보인다 어느 듯 거의 다 온 것 같다.

 

진도대교

 

 길을 가니 우수영국민관광지가 나온다. 우수영국민관광지는 전남 해남군 문내면 학동리에 1597년 충무공이 이룩한 임진왜란 최대의 승리를 거둔 명량대첩을 기념하기 위해 옛 성지의 모습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곳으로, 해남군에서 1986년 해전이 벌어졌던 명량해협을 국민관광지로 지정하고 1990년에 기념공원으로 조성하였다.

 공원에는 명량대첩탑, 명량대첩비, 어록비, 충무공유물전시관 등의 시설물이 있다. 공원내 전망대에서 명량해협과 진도대교를 비롯하여 당시의 전투 상황을 알 수 있는 상징물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명량대첩해전사기념전시관은 명량대첩 현장인 울둘목을 역사의 산 교육장이자 호국을 주제로 한 관광지로 운영하기 위하여 전라우수영명량대첩공원 우수영관광지에 조성되었다. 명량대첩해전사 전시관은 판옥선을 모습을 본뜬 건물이다. 특히 외부공간에서도 현장을 볼 수 있도록 3층 전망시설을 갖추어 울둘목의 지리 지형을 관람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있다.

2014년 영화 명량12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해남 우수영 울돌목에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명량대첩의 랜드마크와 교육·체험을 제공하고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하여 해남군은 2016년 명량대첩해전사기념전시관을 개관하였다.

 

우수영국민관광지의 여러 모습

 

 우수영국민관광지를 돌아보고 주변의 풍광도 보면서 길을 재촉하여 진도대교로 발길을 옮겼다. 진도대교(珍島大橋)는 해남군 문내면(門內面) 학동리(鶴洞里)와 진도군 군내면(郡內面) 녹진리(鹿津里) 사이의 울돌목해협(鳴梁海峽)에 놓인 한국 최초의 사장교(斜張橋)로 길이 484 m, 너비 11.7 m인 진도대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으로 유명한 진도의 울돌목을 횡단하는 교량이다.

 

울돌목 위에 바다를 가로지르며 놓인 다리를 걸어가며 보는 울돌목의 물은 소용돌이를 치고 있었다. 다리가 놓인 지점이 이렇게 물살이 빠른 곳이니 옛날에는 어떻게 건넜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도대교

 

울돌목과 울돌목을 가로지르는 케이블카

 

진도에서 보는 진도대교 - 진도개가 조형물로 서 있다.

 

 진도대교를 건너면 바로 녹진국민관광지로 내려간다. 여기에 도착하니 아직 이른 시간이다. 원래 계획은 6코스를 오늘 걷기로 하였는데 무언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오는 도중에 함께 걸었던 개와 헤어진 일도 마음에 계속 남았고, 스틱을 분실한 일 등등 상쾌한 기분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번 여정을 여기서 멈추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작정했다. 그래서 택시를 불러서 타고 진도읍으로 가서 집으로 돌아왔다.

 

 혼자서 하는 여행이라 조금은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