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63 코스(부용교동쪽사거리 - 팔영농협망주지소)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남파랑길 63 코스부터 보성과 고흥 구간이 시작된다. 벌교에서 시작하여 고흥을 한 바퀴 돌아나와서 보성으로 연결되는 구간으로 아름다운 자연과 문학이 어울린 곳이다.
보성, 고흥 구간 지도
남파랑길 63 코스는 벌교읍의 부용교동쪽사거리에서 시작하여 소설 태백산맥문학거리와 벌교습지 갯벌을 따라 내려가서 고흥으로 들어간다. 고흥의 해변을 지나면 팔영농협망주 지소에 도착하는 19.9km의 길이다.
63 코스 지도
지난 여정을 62 코스에서 마쳤기 때문에 다시 63 코스부터 이번 여정을 시작하려고 벌교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4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다. 오늘은 벌교에서 숙박하고 내일 아침부터 이변 여정을 시작하려는 의도였다. 시간이 적당하여 부용교동쪽에서 부용교서쪽까지 저녁에 걷기로 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로 유명해진 벌교읍(筏橋邑)의 ‘벌교’라는 지명은 예전에 이곳에 있었던 뗏목다리에서 유래하였다. 보성군의 동쪽 끝에 위치한 읍으로 순천과 고흥에 연결되어 있다. 동쪽에 제석산, 북쪽에 백이산, 서쪽에 존제산, 남쪽에 병풍산 등 소백산맥의 지맥으로 둘러싸여 있다. 백제 때는 낙안군(樂安郡)의 일부였으며, 고려시대 낙안현으로 이었다가, 1915년 벌교면으로 바뀌었고 1937년 읍으로 승격하였다. 지역 특산물인 꼬막과 조정래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으로 유명하며, 보성군에 속해는 있지만 규모가 보성읍보다 크며, 지역에 대한 인식, 지역의 역사 등을 통해 보성군과는 사실상 다른 지역이라는 인상을 보여주고 있다. 인지도로는 보성은 물론 전남의 여타 자치군을 압도한다.
일제감정기에서부터 생긴 ‘벌교에 가서 주먹 자랑하지 말라’는 말은 유동 인구가 많은 상업도시 벌교의 성격을 잘 말해 준다.
길가에 떨어져 있는 63 코스 안내판
부용교 동쪽에서 서쪽으로 넘어가는 홍교를 향해 가면 조그마한 공원이 있고, 주변에는 벌교의 유명한 인물들을 소개하는 간판물이 서 있다. 여러 인물들 가운데 '채동선'이 이곳 사람이라는 사실은 처음으로 알았다.
소공원
벌교의 인물 소개
소설 <태백산맥>의 글귀를 보여주는 조형물
벌교 엠블렘
제법 길을 따라 걸어가면 유명한 홍교가 나온다. 벌교리 홍교 마을에는 1734년에 놓은 길이 27m, 높이 3m의 홍교(무지개 돌다리)가 있는데, 홍교가 있던 자리는 원래 나무다리가 있었다 한다. 원래 있던 나무다리는 1718년에 주민이 놓았는데, 1728년 홍수에 유실되었다. 1729년 선암사 주지가 돌로 다시 만들어 1734년에 완공했다.
이 홍교는 선암사 승선교와 함께 그 구조 형식이 가장 뚜렷하다고 한다. 홍교는 다리 밑이 무지개처럼 반원형으로 쌓은 다리를 말하는데, 다른 이름으로는 홍예교, 아치교, 무지개다리라고도 한다.
1981년부터 1984년까지 보수공사를 하였는데, 홍예의 밑부분과 석교 외벽을 모두 화강암으로 교체하여 원형을 되찾았다. 원래 다리의 규모는 폭 4m, 길이 80m에 이르렀던 것으로 추정된다.
무지개 모양을 한 다리 밑의 천장 한가운데마다 용머리를 조각한 돌이 돌출되어 아래를 향하도록 표현하였다. 다리 밑에는 바닷물이 드나드는데, 썰물 때에는 다리 밑바닥이 거의 드러나고, 밀물 때에는 다리 대부분이 물속에 잠긴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홍교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다리이다.
홍교에 관한 여러 설명
홍교를 건너면 부용교 서쪽으로 나간다. 여기에서 다시 부용교 다리가 있는 곳으로 가는 길에는 벌교를 소개하는 여러 명소가 있다. 그 중에서 월곡영화골 벽화마을은 유명한 영화와 애니메이션, 그리고 풍경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그림들이 걷기 길을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어 준다.
월곡영화골 벽화마을
이 길이 태백산맥 문학거리이다. 태백산맥 문학거리는 소설 ‘태백산맥’의 실제 무대로, 소설 속에 나오는 현부자네 집, 소화의 집, 김범우의 집까지 현존하는 건물들을 실제로 만날 수 있다. 그 외에도 벌교의 상징인 홍교와 일제강점기에 건설되어 소설 속에 등장한 벌교역, 옛 벌교교회, 소화다리를 비롯하여 현재는 산책로를 조성해 걷기 좋은 중도방죽 등이 있다.
조정래가 지은 대하 역사소설인 <태백산맥(太白山脈)>은 6·25전쟁과 그로 인한 분단의 역사를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작가의 문학적 중간 결산이다.
이 소설은 광복과 민족분단과 한국전쟁으로 이어지는 민족사의 격동기를 무대로 하고 있으며, 서사적 공간이 전라도 벌교를 사건의 시원지로 하여 지리산 일대로, 그리고 태백산맥을 따라 전 국토로 확대되고 있다. 이 작품의 서사를 이끄는 기본 동인은 좌우갈등으로, 이 작품은 모두 4부로 이른바 ‘여순반란사건’으로 불리는 사건의 종결에서 휴전협정에 이르기까지, 이후의 한국 현대사의 성격을 결정짓는 중대한 시기에 대한 소설적 탐구인 것이다.
작품에 대한 평가는 이 소설을 읽은 사람 각자의 몫이다. 그러므로 이 소설에 대해 주관적인 평가는 하지 않는다.
이 거리를 따라 걸으면 유명한 '구 보성여관'이 나온다. 구 보성여관은 1935년 건립된 일본식 2층 건물로 일식 목조건축의 특징을 잘 간직하고 있는 보전가치가 큰 건축물이다. 대하소설 태백산맥과 동명의 영화에서 ‘남도여관’의 실제모델로 2004년 등록문화재로 등재되었다. 2년간의 복원사업을 거쳐 지난 2012년 6월 7일 '구 보성여관'으로 새롭게 개관하였다. 내부는 카페 겸 자료실, 소극장, 전시실, 차실, 다다미방, 정원 및 숙박동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문화재로 지정되어 꼭 숙박하지 않더라도 1천 원의 입장료를 내면 내부 관람이 가능하다. ‘구 보성여관’은 건축물로써만이 아니라 보성군 벌교의 근현대 역사문화환경을 형성하는 중요한 거점으로써의 가치 또한 높다고 볼 수 있다.
구 보성여관
술도가
벌교역
벌교역을 지나 부용교쪽으로 가서 숙소를 정하고 유명한 벌교 꼬막정식으로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먹고 있는데 옆에 나와 비슷한 연배의 남자가 혼자서 저녁을 먹고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나와 같이 남파랑길을 걷고 있다고 한다. 나와는 반대로 해남에서 출발하여 여기가지 왔다고 하는데 물어보니 나와 같은 지방에사는 사람이었다.여러 이야기를 하는 중에 남열에서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숙소를 소개해 주어 뒤에 남열에서 쉽게 숙박과 저녁을 해결할 수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63 코스의 남은 길을 떠났다. 지금부터 걷는 길은 벌교습지갯벌을 지나는 길로 저번 62 코스의 반대편에서 내려가는 길이다. 하지만 보는 풍경은 전혀 다르게 보였다. 62 코스를 걸어 올라갈 때는 저녁 무렵이었는데 63 코스를 걸어 내려가는 시간은 해가 아직 뜨지도 않은 아침이라 해가 뜨면서 비추는 갯벌의 풍경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아침의 벌교습지갯벌의 다양한 모습
아침 햇살에 빛나는 갯벌의 다양한 모습을 즐기며 해안을 따라 내려가면 대포항이 나온다. 벌교 대포항은 갯벌이 국내에서 가장 넓어 꼬막 체취로 유명한 곳이다.
63 코스 중간 안내판
죽암수문
63 코스를 끝내니 점심때쯤 되었다. 남파랑길을 걸으면서 겪는 어려움 중 하나가 끼니를 해결할 식당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두 끼 정도의 음식을 배낭에 넣고 다니면서 시간이 되면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음식점이 보이면 어디에서든지 식사를 해결해야 한다.
팔영농협망주지소에 도착하여 63 코스를 긑내고 버스정류소에서 잠시 쉬고 다음 코스의 길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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