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61 코스(와온해변 - 순천만습지 - 별량화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남파랑길 61 코스는 와온해변에서 출발하여 용산전망대에서 순천만습지를 구경한 뒤에 순천만습지 갈대밭 사이를 한가롭게 거닐며 순천만을 빙 돌아 나와서 별량화포해안에 도착하는 13.7km의 잛은 거리지만 순천만습지를 돌아나오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61-1 코스 지도
이 61 코스는 국제적인 자연생태보호구역으로 10월말부터 다음해 4월까지는 흑두루미 보호기간으로 순천만습지를 통과하지 못하고 우회하도록 하고 있다. 그것이 61- 1 코스다. 다행히 나는 10월 중순 경에 통과하여 보행이 금지된 곳도 있었지만 습지를 걸을 수 있었다.
61 코스 지도
아침 일찍 해가 뜨기도 전에 숙소를 나와 오늘의 일정을 시작한다. 해안으로 나오니 어제 저녁에 해가 지면서 붉게 물들어 있었던 바다에 해가 뜨기 전의 여명이 보인다. 조용하고 한적한 길을 아무도 없이 혼자서 걷는 재미는 걸어 보지 않으면 모를 것이다.
아침의 와온해변
와온항은 순천시 해룡면 상내리에 있는 어항으로 겨울철에도 날씨가 따뜻한 전형적인 작은 어촌마을이다. 이곳은 수산자원이 풍부하며 특히 꼬막 생산지로 유명하다. 해변의 길이는 약 3km이며 썰물 때 개펄이 드러나면 일명 'S'자 라인이라 불리는 좁고 구불구불한 물길이 생기고, 개펄과 어우러진 갈대밭과 칠면초 군락 등 순천만의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61 코스 안내판
와온마을 소개판
여기서부터 전라도의 남도삼백리길과 중첩된다. 많은 지자체에서 걷기 여행객들을 위하여 걷는 코스를 만들어 이름을 붙여 놓았는데 이길은 남도삼백리길이며 안내판에 느린여행을 강조하고 있다. 무언가 모르게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살이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길이면 우리는 천천히 길을 걸으며 자신을 반추해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길을 걷는다.
남도삼백리길 제1코스 순천만갈대길은 와온해변을 출발해 순천만을 뒤집힌 U자형으로 돌아 별량 화포까지 가닿는 16km의 걷기 코스다. 여수를 거쳐온 남파랑길이 처음으로 순천과 맞닿는 길이기도 하다.
주요 통과 지역은 와온~용산전망대~순천만 습지(자연생태공원)~별량 장산~화포이며 용산(77m)까지 오르는 산길 약 0.4km를 제하곤 대부분 평지다.
남도삼백리길 안내판
해변의 길을 따라 가면 와온소공원이 아담하게 만들어져 있다. 해안의 경치를 즐기며 한가롭게 거닌 수 있는 곳으로 바다를 바라보기에 너무나 좋은 곳이다. 특히 저녁 해넘이를 구경하기에는 그만이다.
와온해변 엠블렘
순천 생물권 보존구역 표지
와온해변을 벗어나면 순천만 습지가 시작된다. 순천만 습지는 너무나 넓기에 한 방향에서 모두를 볼 수는 없고 여러 지역에서 나누어 보아야 한다. 먼저 와온해변을 벗어난 곳에서 용산전망대를 올라가는 곳까지 보는 순천만의 습지도 장관이다. 습지로 들어가지는 못해도 주변을 지나가며 보는 풍경이 장관이다.
습지의 S자 물길
갯벌에 레드카펫을 깔아 놓은 듯한 멀리 붉게 보이는 칠면초
칠면조처럼 색이 변한다 해서 이름 지어진 칠면초(七面草)는 명아줏과의 한해살이풀이다. 줄기는 높이 10~50cm 정도로 곧게 자라며, 잎은 어긋나고 두꺼운 피침 모양인데 녹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한다. 처음에는 녹색이지만 자라면서 붉은색이 강해지다가 9월경에는 붉은빛이 도는 자주색으로 변하여 갯벌에 레드카펫을 깔아 놓은 듯한 장관을 이룬다. 칠면초는 갯벌의 대표적인 염생식물로 염분농도가 높은 곳에 분포하는 식물이라 건조에 강하고 줄기나 잎에 수분을 많이 함유하는 한해살이 식물이다.
순천만습지의 갈대
흑두루미보호지역 출입금지구역
용산전망대 직전까진 바다를 왼쪽에 두지만 갯벌이어서 바다란 느낌은 들지 않는다. 바다가 잠시 멀어지며 키 큰 갈대밭이 나온다.
갈대밭
용산전망대 올라가는 길
순천만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찾으라고 한다면, 단연 순천만 S자 곡선의 물길이라 할 수 있다. 순천만을 대표하는 S자 물길 수로를 보기 위해 탐방객들이 즐겨 오르는 용산전망대는 순천만 갯벌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으로 드넓은 갯벌과 갈대를 보고 싶은 시민들의 소망을 이루고, 순천 만에 오는 탐방객 모두가 용의 기운을 받고 행복한 나날이 되기를 기원 하는 장소가 되었다!
순천만습지의 입구에서 무진교와 갈대데크를 지나면 산책로 계단이 있다. 그 계단을 따라 20여 분 올라가면 가슴이 탁 트이게 순천만을 한눈에 바라 볼 수 있는 용산 전망대에 다다른다. 하지만 나는 와온쪽에서 산길을 조금 걸어 용산전망대에 올랐다.
용산전망대
용산전망대에서 보는 순천만 습지의 여러 풍경
용산전망대에서 내려와 순천만 습지로 향해 간다.
우리나라 남해안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만이 바로 전라남도에 있는 순천만이라 할 수 있다. 이 순천만은 세계 5대 바닷물이 드나드는 연안 습지로 유명하다. 순천만의 갯벌과 습지는 스스로 오염 물질을 걸러내기 때문에 아주 깨끗하며 습지에는 갈대와 부들 그리고 칠면초 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순천만습지(구 순천만자연생태공원)는 갈대 군락지로 국내 최대 규모라고 하는데, 갈대의 북슬북슬한 씨앗 뭉치가 햇살의 기운에 따라 은빛 잿빛 금빛 등으로 채색되는 모습이 아주 장관이다. 그리고 갈대밭을 삶의 터전 삼아 살아가는 생물의 종류도 500여 종이나 된다고 한다.
또 갈대밭 덕분에 순천만은 흑두루미, 검은머리갈매기, 민물도요새 등 국제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철새들이 날아와 겨울을 나는 곳으로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순천만의 습지는 2008년부터 람사르 조약의 보호를 받게 되었다.
용산전망대에서 내려 가는 길
용산전망대에서 내려가는 길에서 보는 순천만 습지
내려오면 순천만습지 입구가 나오고 습지의 갈대사이를 걸어가게 한다. 한쪽으로만 통행을 하게 만들어 사람이 교차하지 않고 풍경을 즐길 수 있게 길의 동선을 잘 마련해 놓았다.
순천만습지의 여러 모습
순천만습지 탐사건 승선지
순천만습지를 나와 순천만을 돌아나가는 길을 따라 걷는다. 길 이름도 재미있고 멋지게 지어 놓은 '낭만연인의길'이다. 비록 연인과 함께 걷는 여정은 아니지만 옆으로 보이는 순천만습지를 연인으로 삼아 이 길을 빙 돌아나가며 눈에 보이는 풍경을 혼자서 이야기하면서 걷는다.
61 코스 중간 안내판
순천만습지
중간 안내판
순천만을 따라 걸어가면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한 60이 넘어 보이는 사람이 쉬면서 말을 걸어온다. 흑두루미가 600여 마리나 왔다는 소식을 듣고 흑두루미를 볼 수 있을까하고 나왔는데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면서 웃고 있다. 나도 이 길을 걸어오면서 흑두루미는 한 마리도 보지 못해서 웃고 그냥 지나쳤다.
전망대 안내도
길을 가다가 뜻밖의 꽃을 본다. 꽃무릇이다. 철이 지난지가 언제인데 꽃무릇이 피어 있다니 제법 보여서 '요즈음은 꽃도 제 철을 가리지 못하나?' 하고 생각하며 예쁘게 핀 모양을 보고 즐긴다.
길가에 피어 있는 꽃무릇
순 천만을 벗어나 별량화포로 가는 길에 바다 위에 나무테크를 공사중이다. 이 길이 개통되었으면 바다 위를 걸어가는 낭만을 즐길 수 있었는데 아직 안공이 되지 않았는지 출입을 금지해 놓아 아쉬운 마음이다.
바다를 가로 지르는 테크
별량화포 안내도
어느 새 별량화포에 도착했다. 나는 이름이 제법 알려져 제법 큰 항구인가 생각했는데 조그마한 어항이다. 아무런 편의 시설도 보이지 않는 곳이다.
아침 일찍부터 길을 나섰기에 화포에 도착해도 채 10시가 되지 않았다. 내가 여행을 하면서 일찍 걷기를 시작하는 것이 이런 점에서 매우 유리하다. 여기서 잠시 쉬다가 다음 코스로 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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