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해파랑길 33 코스(추암해변 - 묵호역입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해파랑길 33 코스는 추암해변에서 출발하여 전천변길을 따라 걸으며 동해항에 도착한다. 동해항에서 해안을 약간 벗어난 길과 해안길을 걸으면서 묵호역 입구까지 가는 13.6km의 길이다.

 

33 코스 인증대

 

 추암해변에 숙소를 정하고 저녁을 먹으려고 해변으로 나가니 추암의 아름다운 밤바다가 보인다. 밥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가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채비를 하고 추암 바닷가로 나갔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멋지다는 추암의 해돋이를 보기 위해서다. 해돋이 시간을 맞추어 바다와 하늘을 보니 구름이 가득 끼어 있어 해돋이를 보기가 어려울 것이라 예상을 했는데 생각대로 해돋이를 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실망하지 않고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 코스의 길을 따라 걸을 수밖에 없었다. 나의 여행관은 모든 것을 다 보는 것이 아니라 볼 수 있는 것만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못 본 것이 있어야 다시 이곳을 방문할 이유가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추암해변의 밤

 

아침의 추암해변

 

추암역

 

 

 추암해변을 벗어나 철길을 따라 걸으니 해파랑길 표지가 나오며 해물금길이라는 이름을 붙여 놓았다.

 

 해물금길은 삶의 풍물화첩과 선현의 유작들 그리고 매혹적인 해안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길로, 해뜨는 수평선을 의미한다. 동해시의 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길로 제일 북단 망상동 기곡 마을에서부터 시작하여 대진, 어달, 묵호진, 발한, 향로, 천곡, 용정, 송정, 북평동과 최남단 추암동을 잇는 남북 연장 약 24.4km 길이의 구간의 길이다. 이 구간에서 아름다운 경관과 지역의 독특한 문화가 교차하는 7개 코스 29개의 구간 총 연장 46.5km를 개발하여 걷기 여행을 통해 해양문화와 자연의 환경적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한 동해시의 명품 길이다. 자세한 코스의 종류는 동해시 관광과(033-530-2232)로 문의하면 잘 알 수 있다.

 

 

해파랑길(해물금길) 표지

 

 

 철길 주변을 따라 걷다가 약간의 산길로 들어서니 묘한 조형물이 서 있다. 바로 할미바위가 바라보이는 위치에  설치된 할미바위의 조형물이다.

 

 할미바위의 전설로는 아래로는 바다를 진압하며 위로는 하늘을 머리에 이고 광활한 전지에 높이 우뚝 앉아 있어 편안한 자취가 마치 마고와 같으니 선녀가 천년 뒤에 홀연히 나타나 돌이 되었다.’는 내용인데 할미바위의 풍경과 함께 멋들어진 풍경에 대한 내용이 아닌가 짐작된다. 또 다른 전설로는 '이 바위는 어떤 심술궂은 사람이 힘자랑을 하느라 건들건들 노는 바위를 떠밀어서 그만 바닷속에 밀쳐놓자 마고할미가 앞치마에다 바위를 싸가지고 다시 그 자리에 얹어 놓았다 하여 사람들이 할미바위라고 부른다고 한다.’는 설이다. 어떤 전설이 맞는지는 헤아릴 필요가 없고, 할미바위는 깎아진 절벽과 푸르른 동해 바다를 마주하며 우리네 할머니의 질박하고 자애로운 모습의 얼굴을 간직하고 있다.

 

할미바위 조형물

 

 

 할미바위 조형물을 지나 조금 전천가로 내려가면 정자가 하나 보인다. 호해정이다.

 

 동해시 북평동 조양산 밑에 자리하고 있는 호해정은 앞으로는 전천강이 시원하게 흐르고 있고 두타산의 모습이 잡힐 듯하며 옆에는 동해항의 힘찬 역동감이 느껴지는 좋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호해정은 옛 문헌에서 동해팔경의 제 일경으로 정자의 양 옆으로 족히 200년쯤 되어 보이는 향나무 두 그루가 위용을 품고 서 있다. 지금의 정자는 해방의 기쁨과 조국광복을 기념하기 위하여 1947년 봄에 지역 주민들이 약 18평 정도의 정자를 세우고 주변의 멋들어진 풍경과 잘 어울리는 湖海亭이라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호해정을 바라보며 왼쪽의 天下怪石(천하괴석) 이라는 현판은 추사 김정희 선생의 글씨라고 하며 오른쪽의 風俗詠蘬 (풍 속영 귀)라는 현판은 만제 홍낙섭 선생의 글씨라고 합니다

 

 

 여기서부터 전천가를 따라 동해역으로 가는 길은 흘러가는 물을 보면서 차분하게 걷는 길이다. 가다 보면 옛날 마을을 보여주는 사진도 보이고 돌다리도 있다.

 전천(箭川)은 동해시 삼화동에서 발원하여 북삼동, 북평동을 지나 송정동에서 동해로 합류하는 지방하천으로 하천의 수계는 본류인 전천과 14개의 소하천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천연장은 11.3km인 비교적 짧은 하천이다.

 

쌍용시멘트 동해공장

 

구장터 표시

 

 

 전천을 벗어나 오솔길을 조금 걸으면 동해역이 나온다. 동해역(東海驛)은 영동선에 있는 기차역으로 도경리역과 묵호역 사이에 있다. 삼척선과 북평선이 분기하며, 194081일 북평역으로 영업을 시작하였다가 1984년 동해역으로 이름을 변경하였다. 무궁화호가 운행하지만 주로 주변의 화물 수송이 주가 되는 역이다.

 

 

 동해역을 지나 오솔길과 아스팔트길을 따라 걸으니 감추사라는 표지석이 보인다. 감추사(甘湫寺)는 한국불교태고종에 속하는 사찰로, 감추산과 감추해수욕장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신라 진평왕의 셋째 딸인 선화공주(善花公主)가 창건했다고 한다.

 

 창건설화는 다음과 같이 전해진다. 선화공주는 백제 무왕과 결혼한 뒤 백풍병(白風病)이라는 병에 걸렸는데 여러 약을 써보았으나 낫지 않자 전라북도 익산시 용화산(현재의 미륵산) 사자사(師子寺)에 머물던 지명(知命)이 공주에게 동해안 감추(甘湫)로 가보라고 권하였다. 공주는 감추로 가서 자연동굴에 불상을 모시고 매일 낙산 용소(龍沼)에서 목욕재계를 하는 등 3년 동안 기도를 하였다. 공주가 마침내 병을 고치고 부처의 은덕을 기리기 위해 지은 절이 바로 감추사라는 것이다. 선화공주는 노후에 용왕에 대한 보은을 갚기 위해 이곳에 와서 동해를 바라보다 죽었으며, 묘를 이곳에 썼다고 한다.

 

 바닷가에 가까워 주변이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져 있고, 절 입구 샘물에서는 약수가 흘러넘쳐 늘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 마을에서는 가뭄이 심할 때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낸다고 한다.

 

동해에서 강릉으로 가는 철길

 

동해 바다

 철길 주변을 따라 걸으면서 동해 바다의 풍경을 즐기며 별다른 특징도 없는 시골 길을 제법 걸으니 묵호로 들어선다. 분명히 다 걸은 것 같은데 다음 코스의 해파랑길 인증 표시가 보이지 않아 앱을 열어 지도를 보니 지나쳤다. 분명히 보지 못하였는데하면서 돌아가니 길가에 아무런 표시도 없이 인증대만 조그마하게 놓여 있다. 이런 점을 좀 개선했으며 하고 33 코스 완주 후기를 쓰는 도중에 앱이 꺼졌다. 사소한 일이지만 그렇게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다시 다음 코스로 발걸음을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