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랑길 1코스(해남 땅끝탑 - 송지면 사무소)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서해랑길 완보를 드디어 시작한다. 날이 좋지 않은 겨울을 피하고 따뜻한 봄의 기운이 느껴지는 때를 택하여 대장정을 시작하려고 집을 더나 광주로 가서 해남 땅끝까지 오는 시간만 일곱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내가 스스로 좋아서 하는 일이라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새벽부터 집을 나서 점심 무렵에 땅끝 마을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고 땅끝탑으로 향했다.
땅끝케이블카 정류장 옆길로 계속 걸어가서 땅끝탑에 도착했다.
땅끝탑
땅끝탑에서 보는 남해와 서해
서해랑길 1코스 안내판
해남군 토말(土末)이 한반도의 최남단임을 상징하는 토말비와 토말탑이 있는 곳이다.
이곳은 한반도의 최남단으로 북위 34도 17분 21초 해남군 송지면에 위치한 노령산맥의 줄기가 내뻗은 마지막 봉우리인 갈두산 사자봉 땅끝이다. 땅끝을 알리는 새로운 땅끝탑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뱃머리 모양의 전망대가 땅끝의 가진 감흥을 우리에게 준다. 오솔길과 테크길을 한참 걸어 땅끝탑에 도착했다.
땅끝탑이 있는 곳에서 남해바다와 서해가 갈라진다. 남파랑길 90 코스가 끝나는 종착점이자 새로운 길 서해랑길의 시작점이다. 땅끝에서 보는 바다는 여느 바다와 같지만, 막상 도착하면 더 나아갈 수 없는 땅끝이 지닌 절박함이 와락 달려든다. 하지만 같은 장소도 자신이 나아갈 방향에 다라 다르게 느껴진다. 지난 해 남파랑길을 끝냈을 때는 마지막 종착점이었지만 오늘은 서해랑길의 시작점으로 새로운 발걸음의 시작이다.
서해랑길 1코스는 땅끝탑에서 출발하여 서해안의 길을 걸어 해남 송지면 사무소까지 가는 14.9km의 비교적 편안하고 멀지 않은 길이다.
서해랑길은 남파랑길과 다른 길을 걸어가게 한다. 땉끝전망대로 가지 않고 땅끝탑에서 조금 올라가면 바로 왼쪽으로 난 오솔길로 가서 서해의 바다를 보고 걷게 한다.
서해랑길 안내 리본
멀리서 보는 땅끝탑
바다에 넓게 펼쳐져 있는 전복 양식장
해안을 따라 걸으니 양식을 하는 것이 보였다. 무엇을 양식하고 있는지 궁금하여 지나가는 여성에게 물으니 자기도 이 지방 사람이 아니라 모른다고 하였다. 그래서 이곳에서 많이 하는 김 양식장인가 보다 하고 생각하고 한참을 걸어가다가 이 고장 사람인 듯한 젊은이에게 물으니 전복양식장이라고 하엿다.
길을 가다 보니 연리지가 보인다. 누군가의 진실한 사랑을 상징하는 연리지는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가 서로 엉켜 한 나무처럼 자라는 매우 희귀한 현상으로 남녀 사이 혹은 부부애가 진한 것을 비유하며 예전에는 효성이 지극한 부모와 자식을 비유하기도 하였다.
백거이(白居易)는 당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읊은 ‘장한가(長恨歌)’에서 이렇게 연리지를 말하고 있다.
칠월칠일장생전(七月七日長生殿;7월 7일 장생전에서)
야반무인사어시(夜半無人私語時;깊은 밤 사람들 모르게 한 약속)
재천원작비익조(在天願作比翼鳥;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기를 원하고)
재지원위연리지(在地願爲連理枝;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기를 원하네)
천장지구유시진(天長地久有時盡;높은 하늘 넓은 땅 다할 때가 있건만)
차한면면무절기(此恨綿綿無絶期;이 한은 끝없이 계속되네.)
연리지의 모습
산에 핀 진달래
서해랑길 표시
전복양식장
해안길을 계속 따라가면 송호해수욕장이 나온다
송호해수욕장은 땅끝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펼쳐진 해남의 대표 해변으로 해남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 옆에는 땅끝오토캠핑장과 황토문화체험관이 있지만 지금은 시절이 아니라 텅 비어 있다.
길가의 집 담벽에 써 놓은 시
멀리 보이는 달마산
소죽마을 중구제
해안과 농토길을 따라 한가롭게 걸어가니 어느 새 송지면 사무소가 가까와지고 있다. 길을 가니 조그마한 성당이 보인다. 땅끝성당이다 처음에는 해남성당의 당끝공소였다가 2015년 6월 20일에 성당으로 승격하였다. 아주 큰 성당도 많지만 이런 작은 성당이 더 정감이 간다. 잠시 들러서 기도를 드리고 성당을 한 바퀴 돌아보고 나왔다.
땅끝성당의 모습
동백이 흐드러진 모습
조금 걸어가니 송지면 사무소가 나오고 서해랑길 1코스가 끝이 난다.
처음 시작부터 무리를 하지 않기로 하고 저번 남파랑길을 걸을 때 숙박한 숙소을 찾아가 하루를 마친다.
서해랑길을 해파랑길이나 남파랑길에 비해 비교적 단조롭다는 평이 많았는데 어떨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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