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46 코스(새남해농협중현지소 - 이순신순국공원 - 구노량공영주차장)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남파랑길 46 코스는 남해군 서면의 중현리보건지소를 출발하여 이순신순국공원을 지나 구노량공영주차장에 이르는 17.6km의 길이다. 이 길은 남해바레길 14 코스로 남해는 이순신호국길이라는 이름을 붙여 우리민족의 성웅인 이순신을 기리게 하는 길이다. 이 길의 시작은 바다와 제법 떨어져 있는 곳으로 마을길과 숲길을 따라 걸어 백년고개를 넘으면 고현면에 도착한다. 이후 이순신장군 전몰지인 관음포를 지나 이순신 장군의 유해가 운구되었다는 길을 따라 노량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남파랑길 46 코스 지도
중현보건진료소 앞의 안내판(남해바래길, 남파랑길 46 코스)
몇 일간 기상이 좋지 않아 움직이지 못하고 기상상태만 계속 살펴 보았다. 중부지방은 호우로 엄청나게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었으나 남쪽은 그냥 흐리기만 한다는 예보를 믿고 길을 떠났다. 서울에 사는 아들들이 기상이 좋지 않다고 걱정을 하였지만 결과로는 화창한 날이 계속되어 걷기에는 좋은 날씨였다. 하지만 여름이라 더운 것은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는 날씨였다.
중현보건진료소
남파랑길 이정표
파랗게 빛나는 하늘
여기서 길을 떠나니 중현마을이 나온다. 서면에 있는 중현리(中峴里)는 용두산에서 북쪽으로 뻗어 나온 줄기 밑에 자리하고 있는 농촌 마을이다. 여러 자연마을 중에 양지, 음지 마을이 있는데, 양지 마을은 양지에 자리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음지 마을은 음지에 위치한다 하여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운곡사 전경
중현마을을 지나 농촌 길을 따라 걸으면 여러 마을을 지난다. 별다른 특이점도 없이 그냥 농촌마을을 지나 길을 계속 갈 뿐이다. 길을 가면서 보는 남해의 바다는 오늘 따라 더 파랗게 빛났다.
우물마을로 가는 이정표
우물마을에는 여름이면 차갑고 겨울이면 김이 나는 참샘이 하나 있다. 이 마을 주민들이 끔찍이 아끼는 것 3가지가 있다. 음력10월 보름 동제를 지내는 당산나무와 돌탑, 그리고 마을뒷산에 있는 고려장터이다. 당산나무에서 먼저 제를 올리고 마을 수호신이라 믿고 있는 돌탑에서 제를 마치는데 제주는 집집마다 돌아가면서 맡는다고 한다.
우물마을을 지나 백년곡고개를 넘으면 포상마을로 들어선다. 마을 입구에 있는 정자나무 아래에는 마을 노임들이 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그 정자나무를 지나 길을 더 가면 고현면행정복지센터가 나온다.
포상마을 정자나무
포상마을은 아주 오래된 마을로 신라 신문왕 때 개뫼라 하다가 고려 때 개상(介上)으로 불리었다가, 조선 태종 때 고현면 개칭과 함께 포구의 위쪽에 있다하여 포상(浦上)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고현면랭정복지센터
날이 너무 더워 이곳에서 음료수를 사서 마시고 좀 쉬다가 다시 길을 따라 간다. 길을 가다가 보나 이곳부터 이순신순국공워까지의 길을 관세음길이라는 명칭을 붙여 놓았다.
대사천 주변
이 길을 따라 해안을 걸으니 관음포에 도착한다.
남해군의 북쪽 고현면 차면리 바닷가에 있는 포구로 일명 이락포(李落浦)로 불리고 있는 관음포(觀音浦)는 우리나라 최고의 호국성지로 불리고 있다. 몽골의 침략을 부처님의 가호로 물리치기 위해 고려 팔만대장경의 판각을 위한 치목(治木) 장소이자 고려 말 왜구를 물리친 4대첩 중 하나인 정지 장군이 대승한 관음포대첩의 현장이다. 그리고 임진왜란 7년 전쟁의 마지막 전투인 노량해전으로 더 잘 알려진 임진왜란의 마지막 격전지로 충무공 이순신이 순국한 곳이다.
이에 관음포 앞바다는 이순신이 순국한 바다라는 뜻에서 '이락파(李落波)'라고도 부르며, 마주보는 해안에는 이락사가 있다.
이순신순국공원 표지
2017년 4월에 첫 선을 보인 ‘이순신순국공원’은, 역사적 지식이나 정보 없이 가더라도 관음포 바다와 광장이 평온한 휴식을 주는 곳이지만, 이순신장군의 노량해전과 그의 순국지라는 사실을 알고 보면 우리 대한민국의 교육 광장이자 문화공원이다.
공원을 걸어가니 열두첩반상 식당이 나온다. 전에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고 점심 때가 되었기에 휴식을 할 겸하여 들어가 갈낙해물짬뽕을 한 그릇 시켜서 맛있게 먹고 쉬다가 다시 길을 걷는다.
갈낙해물짬뽕
식당에서 보는 관음포 바다
공원을 걸어가면 이락사가 나온다. 그런데 이락사라는 안내문이 길가에는 없다. 이런 점은 좀 더 신경을 써서 관리하였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길을 걷기 전에 미리 조사하여 이락사를 꼭 보려고 했는데 그냥 지나칠 뻔하였다. 옆을 지나다가 사당이 있어 올라가 보니 이락사였다.
이락사란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 이충무공 전몰유허다. 비각 안의 유허비는 충무공이 죽은 뒤 243년이 지난 순조 32년, 전국 여러 곳에 충무공을 기리는 사당과 비는 있지만 정작 순국지에는 하나도 없음을 깨닫고 삼도수군통제사로 부임한 이순신의 8대손인 이항권이 왕에게 건의하여 사당을 짓고 유허비를 세웠다.
‘관음포 이충무공 전몰유허’를 이락사라 부르는 것은 남해사람들이 이곳을 본래 지명인 관음포로 부르지 않고 굳이 이락포(李落浦)로 바꾸어 부르는 이유는 ‘충무공의 목숨이 이곳에서 떨어졌’던 역사적 사건을 더욱 비장하게 느끼고자 함이다.
이락사의 모습
이락사 옆에 보면 뒤편 바닷가 쪽에 있는 첨망대를 소개하는 안내판이 보인다. 1991년에 세워진 첨망대에서는 노량 앞바다가 지척이고, 멀리 광양제철소까지 보인다.
첨망대 가는 길
첨망대 전경
첨망대에서 보는 앞 바다
이충무공 전시관
충무공순국공원을 지나 해안길을 따라 걸으면 노량으로 간다. 노량은 남해에도 있고, 하동에도 있다. 이 두 노량을 연결해 주는 다리가 처음에는 남해대교였다가 교통량의 증가로 노량대교가 또 건설되었다.
멀리 보이는 노량대교
노량대교는 남해군 설천면과 하동군 금남면을 잇는 교량으로, 국내 기술로 만든 세계 최초의 경사 주탑 현수교이다. 왕복 4차로의 도로이며 남해대교를 대체할 교량이고 19번 국도 확장 사업에 포함되어 2018년 9월 13일에 개통했다. 다리의 디자인은 이순신 장군의 전술 '학익진'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노량대교를 지나면 남해대교가 보인다. 단절된 국도 19호선의 경남 하동군 금남면 노량리와 경남 남해군 설천면 노량리를 연결하는 국내 최초의 현수교인 남해대교(南海大橋)는 연륙교다.
남해도는 약 600m인 노량해협으로 육지와 단절돼 고립 상태였지만 해협의 수심이 깊고 조류가 빨라 이곳에 교량을 가설한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문제였다.
남해대교(南海大橋)는 현존하는 대한민국의 가장 오래된 현수교로, 마치 미국의 금문교를 빼다 박은 듯하다.
남해대교를 올라가는 입구의 남해바래길 안내판
여기에서 남해대교를 올라가는데 남파랑길은 남해대교를 지나 끝이 나지만 여기서 남해는 끝이 난다. 다리를 건너면 하동이다.
남해대교
남해대교에서 보는 노량대교
남해대교를 건너서 보는 풍경
여기에서 남파랑길 46 코스는 끝난다. 46 코스는 아름다운 해안길을 즐기면서 걷는 길이지만 역사적인 사실이 더 부각되는 길이다. 우리 나라에서 가장 위대한 영웅으로 추앙되는 이순신의 숨결을 느끼며 한 여름의 길을 걷는 것도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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