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해파랑길 46 코스(장사항 - 삼포해변)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여기서부터 해파랑길 마지막 구간인 고성구간의 시작이다. 긴 동해안을 따라 걸으면서 비로소 마지막 구간에 들어선다.

 이 구간은 속초의 장사항에서 출발하여 고성으로 들어가서 종착점인 통일전망대까지 구간이다.

 

 

 해파랑길 46 코스는 속초 장사항에서 출발하여 속초카페거리를 지나면 켄싱턴리조트의 해변이 나온다. 그리고 봉포한을 지나면 관동팔경의 하나인 청간정이 나오고 이름도 이상한 아야진해변을 지나 천학정과 능파대의 기암괴석을 구경하고  백도해변을 지나 삼포해변까지 가는 15.2km의 거리다.

 

 아침 일찍부터 부산 집을 떠나 속초로 향했다. 새벽같이 출발하여 첫차를 탔으나 속초에 도착하니 벌써 2시 경이 되어 빨리 서둘러 장사항으로 가서 저번에 멈춘 곳에서 해파랑길 46 코스를 시작한다. 이번 길로 헤파랑길을 모두 끝낼 예정으로 걸음을 시작한다.

 

46 코스 인증대

 

장사항의 풍경

 

장사항을 벗어나 큰 길을 따라 조금 가니 오른쪽에 충혼비가 서 있다. 속초 해양경찰 충혼비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추앙을 받아야 하기에 잠시 둘러 보고 길을 재촉한다.

 

속초 해양경찰 충혼비

 

 이곳을 지나니 고성 땅의 표지가 나온다. 비로소 마지막 구간임을 실감나게 해 주는 표시다.

 

 

 조금 더 가니 속초카페거리가 나오는데, 강릉구간을 지나오면서 보던 강릉 주변의 카페거리에 비하면 초라하다. 카페가 즐비하게 늘어선 것도 아니고 그저 몇 개의 카페만이 이름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속초카페거리

 

 

 속초카페거리를 지나 해안을 따라 조금 가면 이름도 이상하게 붙은 켄싱턴해변이 나온다. 켄싱턴호텔리조트가 위치하고 있는 곳인데 이 호텔 이름을 따서 켄싱턴해변으로 불리니 참 의아스럽다. 켄싱턴해변은 넓고 긴 백사장과 맑은 바닷물이 으뜸으로 수심이 낮아 콘도미니엄 이용자들과 일반 가족단위 피서객이 많이 찾는 곳으로 일광욕과 해수욕을 즐기기에 안성맞춤 인 곳이다

 

켄싱턴해변의 모습

 

 켄싱턴해변을 벗어나서 조금 가면 나오는 항구가 봉포항이다. 고성군 토성면 봉포리에 위치한 어항인 봉포항은 크지 않지만 아주 큰 쉼터 정도의 아늑한 항으로 고성군과 속초시 접경해안에 위치하고 있다. 봉포항은 소형어선들이 모여 있는 내항과 바위섬들이 있는 외항과 함께 항 위쪽에 있는 봉포해수욕장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봉포항은 작은 바위들이 널려 있고, 해수욕장이 있어 해수욕과 낚시를 함께 즐길 수 있다.

 토성면 봉포리에 봉포호(鳳浦湖)라는 이름의 호수가 있다. 예전에는 둘레가 약 3킬로미터에 이르렀으나 지금은 약 1킬로미터만 남은 이 호수의 이름은 옛날 이 호수에 봉황새 같은 큰 새가 날아들어 봉포호라 하였다고 한다. 담수호이며, 물빛이 청명하고, 주위에 있는 송림이 수면에 투영되기 때문에 동해의 창파와 함께 절경을 이룬다.

 

봉포항

 

천진해변

 

 봉포항을 지나 해안을 따라 걸으면 천진해변이 나온다. 천진해변에서 멀리 보이는 정자가 바로 청간정이다. 고성군 토성면 청간리에 있는 청간정은 <연려실기술> 지리전고편에 간성의 청간정(淸澗亭)은 군의 남쪽 40리에 있다. 석봉이 우뚝 솟았는데 층층마다 대와 같고 높이가 수십 길이나 된다. 위에는 용틀임을 한 소나무 몇 그루가 있다. 대의 동쪽에 만경루가 있으며, 대의 아래쪽에는 돌들이 어지럽게 불쑥불쑥 바다에 꽂혀 있다. 놀란 파도가 함부로 물을 때리니 물방울이 눈처럼 날아 사방에 흩어진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북녘땅에 있는 고성 삼일포와 통천 총석정을 제외한다면 남한 땅의 관동8(關東八景)의 하나로 가장 북쪽에 있으며, 설악산에서 흘러내리는 청간천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의 작은 구릉 위에 있다. 이 곳에서 바라보는 동해안의 풍경이 일품이다. 특히 아침의 해돋이광경과 낙조(落照)의 정취는 예로부터 많은 시인 ·묵객의 심금을 울렸다고 한다.

 누정에 올라서면 탁 트인 동해의 맑고 푸른 물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은 물론,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합수머리를 목격하게 된다. 눈을 들어 멀리 서남쪽을 보면 설악산의 울산바위가 보이고, 해안선 쪽으로는 거침없는 동적인 맛이 흐르는 반면, 대나무와 소나무 숲 속에 자리 잡은 누정은 정적인 분위기를 풍겨 서로 대비를 이룬다. 정자 바로 옆의 벚나무에 꽃까지 피어날 때면 누정은 한결 화사해진다.

129개의 긴 주춧돌로 받쳐진 정자의 창건 연대와 건립자는 알 수 없지만, 1520(중종 15) 간성군수 최청이 중수했다는 기록으로 보아 그 이전에 건립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갑신정변 때 불에 타버린 뒤 방치되었다가, 1928년 지방민들이 재건한 것을 1955년 대통령 이승만(李承晩)의 명으로 보수하였고(지금의 현판은 그의 친필), 19814월 해체복원(解體復元)하였다.

 

청간정과 그 앞바다의 모습

 

 아쉽게도 청간정은 보수 공사 중이라 정자의 통행을 막아 놓았고, 그 앞바다로 가는 길만 열어 놓았다. 그래서 정작 청간정 윌는 올라가지 못했다. 청간정에서의 풍경은 예전에 갔을 때 작성한 나의 블로그를 참조하기를 바란다.

https://lhg5412.tistory.com/230

 

청간정 - 관동팔경

 청간정은 관동8경의 하나이다.  설악산에서 흘러내리는 청간천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의 작은 구릉 위에 있으며, 이 곳에서 바라보는 동해안의 풍경이 일품이다. 특히 아침의 해돋이 광경과 낙

lhg5412.tistory.com

 

 

 청간정해변을 벗어나 조금 가니 이름도 이상한 아야진해변과 아야진항이 나온다. 아야진이라는 이름이 묘하게 마음에 와 닿는다. 마을의 산 모양이 한자 '()'자처럼 생겼다 하여, 여기에 '우리'라는 뜻을 합쳐 아야진(我也津)이라고 부르게 됐단다. 그 뿐 아니라 옛 지명인 '애기미'라는 이름도 마음에 따뜻하게 와 닿는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아야진은 원래 대야진이라고 하였는데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큰대'자를 사용하지 못하게 해 아야진으로 바뀌었다는 유래가 있다.

 항구가 특이하게 큰 방파제와 작은 방파제 두 곳으로 나뉘어져 있는 항구이고 항구주변 바닷가로 바위가 많아서 낚시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양 방파제 끝자락에 서 있는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가 멋스러운 풍경을 연출한다. 한때 양미리 주산지로 유명했고, 지금도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양미리가 많이 잡힌다.

 

아야진항

 

아야진해변

 

아야진의 이름 설명

 

아야진 주변의 해안

 

 해안을 벗어나 도로를 따라 올라가니 콘크리트 장벽이 눈에 띈다. 정말 북쪽으로 많이 올라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구조물이다. 해안도 곳곳이 철조망으로 차단되어 해안길을 걷지 못하게 하는 곳도 많아 도로를 따라 걷는 길이 많다. 우리가 처한 현실을 직접 느끼게 하는 지역이다.

 

도로의 콘크리트 장벽

 

 산길을 제법 걸어 도착하는 곳이 천학정이다. 바다가 접한 언덕위에 서 있는 천학정은 1931년 지방유지들이 뜻을 모아 건립한 정자다. 천학정(天鶴亭) 정면에는 현판이 걸려 있다고 하는데 아무리 찾아도 현판이 없었다. 내부에는 천학정기천학정 시판이 걸려 있다.

 동해 바다의 신비를 고스란히 간직한 천혜의 기암괴석과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 위에 세워져, 아래로 부서지는 푸른 물결이 바라다 보이는가 하면, 뒷산에서는 짙은 솔향기가 풍겨온다. 너른 바다 위에 작은 섬들이 떠 있고, 남쪽으로 청간정과 백도를 마주 바라보고, 북으로 가까이 능파대가 있어 그 경관의 아름다움이 한층 더해진 상하천광(上下天光), 거울 속에 정자가 있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이곳은 잘 알려지지 않은 일출명소이다. 이곳은 높은 기암절벽 위의 정자이며, 주위에 송림이 우거져 천하절경의 일출을 연출한다.

 

천학정 안내판

 

천학정과 주변 풍경

 

 천학정에서 50대의 부부를 만났다. 조그마한 배낭을 메고 여행을 하는 것 같아 보이는 부부로 여행하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였다. 천학정에서 계속 같은 길을 걸어가는 것으로 보아 해파랑길을 걷는 것 같아도 보이지만 이 먼길을 걷는 행장으로 보기에는 너무 단출해 보이는 것이 짧은 여행을 하는 것 같다. 날이 추워진 까닭인지 이 해파랑길을 걷는 사람들을 보기가 어렵다.

 

 

 천학정을 지나 교안항르 돌아 나가면 능파대가 나타난다. 어디에선가 본 지명이라 생각하고 기억을 되살려 보니 추암해변의 한국의 석림이라는 이름을 붙인 곳도 능파대였다.

 고성군의 죽왕면 문암2리 해안가에 있는 기암괴석인 능파대(凌波臺)는 바위들이 풍화작용을 받아 암석의 표면이 벌집 모양으로 변한 타포니 지형으로 아름다운 장관을 이룬다. 원래는 해안 가까이 위치한 돌섬이었으나 문암천(文巖川) 하구에 쌓인 모래로 육지와 연결되었다. '능파(凌波)''급류의 물결' 또는 '파도 위를 걷는다'는 뜻으로 미인의 아름다운 걸음걸이를 뜻하기도 하는데, 강원감사가 순시 중 파도가 해안가의 기암괴석에 부딪히는 아름다운 광경을 보고 능파대(凌波臺)라 이름지었다고 전해지며 바위에 친필로 그 이름을 새긴 흔적이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 <조선지지자료>의 간성군(杆城郡) 죽도면(竹島面) 고적명소에 능파대는 죽도리(竹島里)에 소재한 곳으로 "괘진리(掛津里) 해안 가까이 층층이 쌓인 돌이 대()와 같은 까닭에 이름 붙였다(掛津里海近層巖如坮故名)."는 설명이 덧붙여져 있다. 이외에는 기록이 나타나지 않는다.

 

능파대의 여러 모습

 

 능파대 암석의 너른 바위위에 마을 주민인듯이 보이는 60정도되는 부부가 아들과 함께 라면을 끓이고 있었다. 시간이 저녁 때가 되었기에 라면이 그렇게 먹음직스럽게 보였는데, 이 암석위에서 저렇게 음식을 만들어도 되는지는 의문이었다.

 

 

능파대를 지나니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오늘의 여정은 여기서 멈추고 숙박을 해야겠기에 숙소를 찾으니 비수기라 모두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어디에선가라도 잠을 자야겠기에 불이 켜져 있는 곳을 찾아가니 관리인인듯한 아주머니가 있어 겨우 숙소를 정하니 밥을 먹을 곳이 없다. 아주머니에게 청하여 라면을 두개 끓여서 먹고 휴식을 청하고 내일을 기약했다.

 

문암해변의 여명

 

 다음낭 아침 일찍 일어나니 아직 해는 뜨지 않고 바다 멀리 하늘에 붉은 기운만 보였다. 해돋이 시간을 아직 많이 남았기에 여기에서 해돋이를 보기를 기다리기보다 걷다가 적당한 곳에서 해돋이를 보기로 마음을 먹고 삼포해변을 향해 여정을 다시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