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상사화 - 표충사(밀양)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여름도 이제 끝이 나는 8월 하순에 여름꽃 '상사화'가 무척이나 보고 싶었다. 사실 상사화가 한 두 포기가 피어 있는 곳은 제법 보았지만 무리를 지어 피어 있는 곳을 잘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표충사 입구의 상사화를 보려고 발길을 옮겼다.

어제는 늦여름 비가 엄청나게 오더니 오늘을 하늘도 맑게 개여서 기분은 상쾌했으나 날이 제법 더워서 이마에 땀이 나곤 한 날이었다.

 오늘은 표충사를 구경하는 것이 주가 아니고 상사화를 보러 왔기에 상사화를 주로 꾸며 본다. 표충사는 예전에 소개한 바가 있기 때문이다.

 

 상사화(Magic Lily, Resurrection Lily, 相思花)는 외떡잎식물 백합목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학명은 Lycoris squamigera이다. 상사화(相思花)란 이름은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있을 때는 꽃이 피지 않으므로 꽃은 잎을 그리워하고 잎은 꽃을 그리워하면서도 끝내 만나지 못한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지방에 따라서 개난초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국이 원산지로 우리나라 중부 이남에서 잘 자라는 상사화는 사찰에서 많이 심어 키우고, 공원이나 정원에서도 여름철 탐스런 꽃을 보기 위해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 연한 녹색을 띠는 선형의 잎이 봄철에 나와서 67월에 말라 없어진다. 꽃은 8~9월에 피고 48개가 달린다. 꽃을 피우지만 열매를 맺지 못하고 비늘줄기로 번식한다. 한방에서는 비늘줄기를 약재로 쓰는데, 소아마비에 진통 효과가 있고, 방부제로도 사용되는데 탱화를 그릴 때 염료에 섞거나 불경을 제본할 때 접착제에 넣어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쓴다.

 상사화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상사화와 함께 절에서 많이 심어 기르는 석산(꽃무릇)이 흔하게 볼 수 있는 종이다. 일반적으로 상사화와 꽃무릇을 같은 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꽃무릇과 상사화는 다른 꽃이다. 꽃무릇은 9월 중순 이후에 피고 짙은 분홍색이다.

 샛노란 꽃을 피우는 진노랑상사화는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고, 제주도에서만 자라는 제주상사화가 있는데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의 지구 수준 위기종이다.

 

표충사 입구 공영주차장에서 보는 계곡

 

 

 공영주차장에서 표충사로 올라가는 길을 조금 걸어가면 오른쪽에 산책로 표지가 보인다. 이 산책로 길을 따라 올라가면 아름다운 상사화를 볼 수 있다.

 

 

 산책로를 조금 올라가다가 오른쪽으로 조금 들어가면 옛날 스님들의 다비 장터가 나온다. 지금은 활용하지 않지만 표시는 남아 있다.

 

짙은 노란색의 상사화

 

분홍색이 꽃잎에 가미된 흰색의 상사화

 

첫 번째 만나는 돌탑

 

상사화 표지

 

분홍빛 상사화

 

 여러 가지 색깔의 상사화가 눈에 보여 나를 즐겁게 하였다. 하얀색, 보라색, 노란색, 노란색도 짙은 꽃이 있고 옅은 색도 있어 눈을 즐겁게 하고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어제 비가 많이 오고 바람도 많이 불었고, 며칠 전에 태풍이 불어 꽃대가 옆으로 기운 꽃들이 많았고 상사화가 절정기를 조금 지났기에 아쉬웠지만 그래도 만족하면서 계속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면서 즐겼다.

 

상사화 위의 나비

 곳곳의 사진에서 보이겠지만 상사화 위에 검은색의 나비들이 많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한 마리가 아니라 열 마리도 넘는 나비들이 상사화 꽃에 앉았다가 날아오르고 하는 모습이참 아름답게 느껴졌다. 요즈음에는 나비를 보는 것도 어려운데......

 

꽃 색깔이 대비되는 상사화

 

구절초가 몇 송이 핀 곳

 가다가 보니 구절초가 몇 송이 피어 있었다. 벌써 구절초가 피다니 가을이 다가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이번 가을 구절초는 어디에 가서 볼까? 하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두 번째 돌탑

 

시전마을 안내도

 

길가에 이끼가 낀 담벼락

 

 

 이제 표충사로 들어간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표충사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 표충사는 전에 소개했고, 오늘은 상사화가 주인공이다. 그래서 사진만 보여 드린다.

 

일주문 안의 상사화

 

배롱나무

 

사천왕문 앞의 배롱나무

 

 산문을 벗어나서 내려오는 길에 하얀 옥잠화가 곱게 피어 있었다. 우리나라 노래에서 나오듯이 미녀의 아름다운 자태를 간직한 모습이 너무 좋았다. 상사화를 보러 왔다가 뜻밖의 옥잠화도 구경하는 행운을 누렸다.

 

 

 아름다운 상사화를 완상하면서 하루를 보냈다.

 

 각 계절에 맞추어 꽃을 보는 것을 좋아는 하지만 꽃의 때를 제대로 맞추기가 정말 어렵다. 해마다 꽃이 피는 때가 달라지고 있어 너무 어렵다. 더구나 올해는 꽃이 다른 해에 비하여 너무 빨리 피어 예년에 맞추어 이제 피었겠지 하고 가면 끝물이 가까워서 조금은 실망한 경우도 허다했다. 그러나 이번의 상사화는 비록 조금 늦었지만 제대로 즐겼다. 더구나 하늘도 맑아 청명한 하늘을 보면서 걷는 재미도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