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길 2코스(해운대 미포 ∼ 기장 대변항)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해파랑길 2코스는 해운대 미포에서 출발하여 송정을 거쳐 해동용궁사를 지나서 기장 대변항까지다. 작년까지만 해도 해운대 문탠로드길을 따라 걸었으나 올해부터는 구 동해선 열차가 다니던 열차 길을 따라서 옛날 송정역까지 가는 길로 바뀌었다. 어느 길이 더 좋은가 하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호불호는 각자의 생각 나름이라 나는 바다가를 따라가는 열차길로 발길을 옮긴다.
해운대 블루라인파크는 해운대 미포~청사포~송정에 이르는 4.8km 구간의 동해남부선 옛 철도시설을 친환경적으로 재개발하여, 수려한 해안절경을 따라 해운대 해변열차와 해운대 스카이캡슐을 운행하는 국제 관광도시 부산, 해운대 관광특구의 핵심 관광 시설이다. 해운대 해변열차는 아름다운 동부산의 수려한 해안절경을 감상하면서 해운대 미포에서 청사포를 거쳐 송정까지 왕복으로 운행하는 교통수단을 겸비한 관광열차이다. 과거의 동해남부선이 부전역에서 일광까지 복선 전철화되면서 해운대 삼포 철길을 관광열차를 운행하면서 걷는 길로 가꾸어 놓았다. 삼포(三浦)는 해운대 해수욕장과 송정 해수욕장 사이 해안가를 끼고 있는 미포(尾浦), 청사포(靑沙浦), 구덕포(九德浦)를 말하는데, 미포는 해운대 해수욕장에 인접해 있고, 청사포는 달맞이 고개를 넘다 보면 우측 아래에 있으며, 구덕포는 송정 해수욕장에 인접해 있다.
거리도 길지 않고 평탄한 길로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약 1시간 반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면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예전에는 관광열차가 다니지 않아 철길을 걸었는데 지금은 철길을 걷지 못하고 철길을 따라 만들어 놓은 테크를 걸을 수 있다.
2코스 출발점인 해운대 블루라인파크 주변
미포 설명판
미포(尾浦)는 해운대 동북쪽에 자리 잡은 와우산(臥牛山: 소가 누워 있는 것같이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의 꼬리 부분에 해당되는 갯가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미늘, 미암(尾巖)이라고도 불렸다.
미포에서 동쪽 송정(松亭)으로 향하는 동해 남부선 철로가 작은 터널을 통과하는 지점인 해안선이 불쑥 튀어나온 곳에 고두백이(고두말) 있다. 바다와 절벽을 가르면서 솔숲을 이어 가는 변화무쌍 펼쳐진 미포에서 청사포로 가는 해안 산책로에 장군 바위, 대밭끝, 문둥이 골짝 등이 있다.
미포에는 소규모 어항과 미포 마을이 자리하고 있으나 해운대 해수욕장의 끝단에 자리하고 있어 현재는 호텔과 여관, 그리고 크고 작은 횟집들이 들어서 번화가로 바뀌었다.. 미포 횟집은 미포항에서 출어한 어선이 잡은 자연산 어종으로 국내에서 가장 먼저 생겨난 곳이다.
청사 포설 명판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중동에 있는 청사포(靑蛇浦: 푸른 구렁이의 포구)는 새 신부였던 김 씨 부인이 고기잡이를 나간 남편이 난파하여 돌아오지 않자 매일 해안가의 바위에서 두 그루의 소나무를 심고 남편을 기다렸다고 한다. 수십 년을 하루같이 기다리는 김씨 부인을 애처롭게 여긴 용왕이 청사(靑蛇: 푸른 구렁이)를 보내 용궁에서 남편과 상봉시켰다는 전설이 있다. 처음에는 청사가 출현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1920년경 뱀 ‘사(蛇)’ 자를 모래 ‘사(砂)’ 자로 바꾸어 청사포(靑砂浦)로 개칭했다고 전한다.
와우산의 북동쪽, 미포와 구덕포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청사포는 갯바위로 된 해안에 수려한 사빈이 펼쳐지고 배후에 송림이 우거져 보기 드문 해안 경승지이다. .
저번에 이 길을 걸을 때는 코로나로 인해 이 전망대 통행을 금지하였는데 이번에는 걸을 수 있게 해 놓았다. 전망대 끝까지 가서 동해안의 바다를 보며 깊은 숨을 몰아 쉬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이 전망대의 '다릿돌'이라는 명칭은 바다의 암초들이 돌다리를 이루는 형상에서 유래한 것이고 하였다.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에서 보는 풍경들
구덕 포설 명판
청사포를 지나 계속 걸으면 구덕포에 도착한다. 구덕포(九德浦)는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송정동에 있는 포구로 송정과 청사포 사이에 있는 만입의 포구이다. 동쪽 해안은 대부분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고, 서쪽에는 남쪽 달맞이 고개로 이어지는 산지가 자리하고 있다. 해안가에는 고두말 바위 등의 기암괴석이 나타난다. 구덕포 내에는 백사장이 펼쳐져 있다. 이곳에서 구 송정역으로 향하지 않고 바로 해변가로 내려가 송정해변길을 걸었다.
멀리 보이는 송정해수욕장
송정해수욕장에 도착하니 아직은 차가운 4월의 바다에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다. 평일인데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여유롭게 즐기는 모습을 보니 우리가 젊은 시절이 다시 생각이 난다. 1980년대 그저 맹목적으로 일만 하던 시절이었다.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편안하고 부유하게 살 수 있을까? 하는 것이 가장 큰 명제라 이런 여유는 다른 세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세월이 많이 흘러 우리나라도 이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나라가 되었음을 뿌듯하게 느낀다. 해수욕장을 지나 죽도공원을 거쳐 이제 해동용궁사 쪽으로 발길을 재촉한다.
이정표
송정해수욕장에서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
바다가를 계속 걸으면서 조금 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해동용궁사 표지석이 나타나고 해동용궁사로 들어간다.
해동용궁사 표지
바다에 가장 근접해 있는 해동용궁사는 양양 낙산사, 남해 보리암, 강화도 보문사와 더불어 한국의 중요한 관음성지 중의 하나로 동해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다. 고려 우왕 2년(1376)에 공민왕의 왕사였던 나옹(懶翁) 대사가 창건하여 처음에는 절 이름을 보문사(普門寺)라 하였고, 임진왜란 때 병화로 소실되었다가 1930년대 초 통도사의 운강(雲崗)이 중창하였다. 1974년 정암(晸菴)이 부임하여 관음도량으로 복원할 것을 발원하고 백일기도를 하였는데, 꿈에서 흰옷을 입은 관세음보살이 용을 타고 승천하는 것을 보았다 하여 절 이름을 해동용궁사로 바꾸었다. 대웅전 옆에 있는 굴법당은 미륵전이라고 하여 창건 때부터 미륵좌상 석불을 모시고 있는데 자손이 없는 사람이 기도하면 자손을 얻게 된다 하여 득남 불이라고 부른다. 이밖에 단일 석재로는 한국 최대의 석상인 약 10m 높이의 해수관 음대 불, 동해 갓바위 부처라고도 하는 약사여래불이 있다.
대웅전 앞에는 사사자 3층 석탑이 있다. 원래 이 자리에는 3m 높이의 바위(미륵바위)가 있었는데 임진왜란 때 절이 폐허가 되고 6·25 전쟁 때 해안 경비망 구축으로 파괴됨에 따라, 1990년에 정암이 파석을 모으고 손상된 암벽을 보축하여 이 석탑을 세우고 스리랑카에서 가져온 불사리 7 과를 봉안하였다.
해동용궁사의 여러 모습
바닷가에 세워진 해광사 용왕단
용왕단 옆에는 오랑대가 있다. 기장군 기장읍 연화리에 있는 일출 명소로 알려져 있어 사진 동호인들 사이에서는 너무나 유명한 곳이다. 기암절벽을 부딪는 파도와 떠오르는 해가 장관을 이루는 곳으로, 기장에 유배 온 친구를 만나러 왔던 다섯 명의 친구들이 술을 마시고 즐겼다는 설화에서 유래했다 한다. 바다 풍광이 절경이다.
길가에 심어 놓은 패랭이꽃
길가에 심어 놓은 여러 봄꽃들이 피어 있는 모습을 보면서 꽃에 대해 무지한 나에게는 꽃 표지가 너무 반갑다. 여러 꽃들을 보면서 해안길을 따라 걸으면서 '오시리아해번길'을 지나면 기장 죽도에 도착한다. 죽도는 개인 사유지라 들어가 볼 수 없는 것이 상당히 아쉽다. 에전에는 이 죽도가 진짜 섬이었는데 지금은 육지와 연결되어 있다.
죽도 주변의 횟집들
드디어 2코스의 걷기도 끝나 3코스 시작점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인증 스탬프를 찍는 곳이 좀 찾기가 쉽지 않다. 엔젤리너스 커피 숍 앞에 있다고 되어 있는데 엔젤리너스가 없다. 그래서 짐작하건데 지금 사진에 보여드리는 건물이 아닐까 생각하고 주변을 살펴 보니 인증 스탬프대가 보인다. 참조하시기를 바란다. 도보를 마쳤으므로 한잔의 커피를 마시려고 커피숍에 들어가 물어보니 이 건물이 예전의 엔젤리너스라고 하였다. 가게의 명칭이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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