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부산 갈맷길 2코스 2구간(민락교 - 오륙도 유람선 선착장)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갈맷길 2코스 2구간은 민락교에서 오륙도 유럼선 선착장까지다.

 

 이 구간은 바다를 가로지르는 광안대교가 한눈에 들어오는 국내 최대해수욕장중 하나인 청춘의 바다 광안리해수욕장과 이웃하고 있다. 광안리해수욕장이 끝나는 곳 분포를 넘어서면 지금은 아파트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남천동을 지나 새로운 바다가 열리고 모퉁이를 돌면 해안절경 이기대가 반긴다. 치마바위의 호탕함과 박골새 사이로 몰려오는 파도, 그리고 농바위에서 보는 오륙도 쪽 풍경은 이기대의 진수다. 사태골을 넘어서면 명승 제24호 오륙도가 수평선을 배경으로 눈앞에 성큼 다가선다. 오륙도는 뭍으로부터 방패섬-솔섬-수리섬-송곳섬-굴섬-등대섬(밭섬)으로 배열되어 있는데 방패섬과 솔섬이 물때에 따라 썰물이면 하나로 밀물이면 두 개로 분리되는 현상에서 유래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꺼꾸로 알고 있다. 그리고 또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우리나라 남해와 동해 바다의 분기점이다

 

시원하게 뻗은 광안대교를 보면서 민락교에서 이번 구간을 시작한다.민락교를 지나 민락해안수변로를 따라 걸으면 민락회센터를 지나면 젊은이들의 바다 광안리해수욕장에 도착한다.

 

광안대교의 위용

 

민락교

 

민락수변로에서 보는 바다

 

 민락수변로를 지나서 광안리해수욕장을 벗어나 이기대 입구 동생말까지 가는 길에는, 갈맷길 안내 표시가 좀 명확하지 않다. 보통 갈맷길 안내 리본을 전신주에나 나무에 매어 놓았는데 이 구간은 특이하게 길에 노란색 페인트로 표시해 놓았다. 그런데 페인트가 퇴색하여 주의하지 않으면 보기가 꽤 불편하다. 걸으면서 길바닥을 주시한다는 것이 좀...... 그냥 다른 곳과 같이 전신주나 나무에 리본을 달아 놓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물론 그 뒤에 걷는 구간에서도 이정표의 표시가 좀은 이상한 것이 여러 곳에 보엿다.

 

광안리해수욕장의 여러 모습

 

동생말까지 가는 길에서 보는 풍경

 

동생말에서 보는 풍경

 

 동생말에서 이제 부산의 비경중 하나인 이기대를 걷는 구간이다. 아름다운 해안이 눈앞에 펼쳐지고 짙은 숲과 푸른 바다가 계속된다. 이 구간을 걸으면 우리나라의 해안이 이렇게 아름다웠는가? 하는 경이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기대(二妓臺)는 장산봉 동쪽 산자락에 바다와 면하여 있는 공원이다. 해안 일대에 약 2에 걸쳐 기기묘묘한 바위로 이루어진 암반들이 바다와 접해 있어 낚시를 즐기기에 좋은 곳으로, 유명한 낚시터로 꼽힌다. 1993년 시민들에게 개방되기 전까지 군사작전지역으로 통제되었던 곳이라 희귀한 식물과 곤충이 서식하는 등 자연보존 상태가 좋다. 동생말.- 이기대 - 어울마당 - 농바위 - 오륙도 순서로 걷는(물론 역순으로 주파해도 무방) 길이 절경이라 일일이 사진을 찍고 쉬엄쉬엄 가면 4시간도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다. 199910월경 바닷가 바위에서 공룡 발자국이 발견되면서 부산 남구청에서 이 일대를 정비하여 공원으로 조성하였다. 지질학적으로 중요한 곳이기 때문에 태종대, 오륙도 등과 함께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 이기대의 정식명칭은 이기대도시자연공원이다.

 

 이기대(二妓臺)라는 명칭에 대해서는 1850년 좌수사 이형하(李亨夏)가 편찬한 동래영지(東萊營誌)에 좌수영 남쪽으로 15리에 두 명의 기생(二妓)의 무덤이 있어 이기대라고 부른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기대(二妓臺)라는 명칭의 유래는 진주 촉석루의 논개 이야기와 비슷하다. 임진왜란때 수영성을 함락시킨 왜군들이 경치 좋은 이 곳에서 술판을 벌였는데 기생 두 명이 왜장을 술에 취하게 한 후 끌어안고 절벽 아래 바다에 뛰어내렸다는 이야기를 따서 지은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기대가 아니라 의기대(義妓臺)가 올바른 명칭이라는 주장도 있으며, 이밖에 경상좌수사가 두 명의 기생을 데리고 놀던 곳이라 하여 붙여진 명칭이라고도 한다.

 

이기대 입구에서 보는 해운대 - 해무가 끼어 있는 모습

 

이기대의 절경과 구름다리(구름다리가 모두 5개가 있다.)

 

이기대 해안의 풍경

 

일제시대에 구리광산 표시

 

세계 각지의 이정표

 

이기대 안내판

 

이기대 이름의 유래 표지

 

영화 '해운대' 촬영 표지

 

 걷다 보면 중간 정도에 매점이 딸린 어울마당이라는 너른 자갈마당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영화 해운대를 촬영했으며 촬영장소를 알리는 표지판이 서 있다. 영화 해운대에서 최형식(이민기)가 김희미(강예원)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야경을 보러 데려간 곳이다.

 

넓게 펼쳐져 있는 치마바위

 

해안 바위위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강태공들 - 완전 신선놀음같다.

 

'농바위' 안내판

 

농바위의 모습

 

 이 농바위는 마치 농(가구)을 쌓아 놓은 듯하다고 붙여진 이름인데 '남구의 민속과 문화'에는 마치 아이를 안고 있는 부처의 모습을 닮았다고 하여 돌부처바위라 부른다고 한다.

 

 

 이기대자연공워을 벗어나면 아파트단지가 눈에 확 들어온다. 이곳이 바로 오륙도다

 

 부산광역시 남구 용호동(龍湖洞)에 딸린 오륙도는 섬의 크기는 면적 0.02인 작은 섬으로 2007101일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名勝) 24호로 지정되었다. 최고점은 굴섬으로 68m이다. 옛날부터 부산의 상징물로 영도의 조도(朝島)와 마주보며, 부산만 북쪽의 승두말로부터 남동쪽으로 6개의 바위섬이 나란히 뻗어 있다. 육지에서 가까운 것부터 방패섬, ·솔섬, 수리섬, ·송곳섬, ·굴섬, 등대섬으로 나누어진다. 육지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등대섬은 평탄하여 밭섬이라고도 하였으나, 등대가 세워진 뒤부터 등대섬이라고 한다. 등대섬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무인도이다.

 섬 이름은 1740년에 편찬된 동래부지(東萊府誌)산천조(山川條)에 따르면, 동쪽에서 보면 여섯 봉우리가 되고 서쪽에서 보면 다섯 봉우리가 된다는 데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방패섬과 솔섬의 아랫부분이 거의 붙어 있어 썰물일 때는 1개의 섬으로 보이고, 밀물일 때는 2개의 섬으로 보인다는 데서 유래하였다는 설은 19세기에 일본 사람이 잘못 기록한 내용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데 아마 이것이 맞는 이야기일 것이다.

 

멀리 보이는 오륙도

 

이곳이 '해파랑길' '남파랑길'의 시작점임을 알리는 안내도

 

주변에서 보는 여러 풍경

 

오륙도 스카이워크에서 보는 풍경

 

오륙도와 안내판

 

 여기까지로 2-2구간의 걷기를 끝낸다.

 

 앞으로 걸을 구간이 많이 있고 더 아름다운 경치를 볼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기대의 아름다운 풍광은 쉽게 머리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다. 부산에서 오래 동안 살아오면서도 이기대해안길을 제대로 걸어 본적이 있었는지가 의문이다. 이 아름다운 경치를 주변에 두고 쓸데없이 먼 곳에서만 즐기려 한 나의 삶을 다시 되돌아 보는 곳이었다.

 

 이곳을 지나 이제 3-1구간으로 발길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