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베트남 여행 - 하노이 시내 구경 3(대성당, 수상인형극 등등)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하롱베이를 다녀온 다음 날이 주일이다. 그래서 하노이 대성당에 미사를 보러 가기로 하였다. 외국에서 종교적 행사에 참석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고 또 주일이라 좀 경건하게 하루를 맞이하고 싶은 까닭이다. 그래서 미사에 참여하고 시내를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오후에는 수상인형극을 볼 예정을 잡고 일정을 시작했다.

 

 미리 미사 시간을 알아 두었으므로 시간에 맞추어 미사에 참석했다. 미사는 우리나라나 외국이나 모두 동일하므로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동유럽의 카톨릭 국가를 여행할 때도 그곳에서 미사에 참석했는데 모두가 똑 같은 형식으로 진행되어 참여하기가 쉬웠다. 비록 언어적인 불편함은 있었지만......

 

 하노이 대성당에 대해서는 저번에 이야기했으므로 여기에서는 성당 내부와 미사의 장면들을 보여 드리겠다.

 

하노이 대성당 현판

 

하노이 대성당 내부와 미사 광경

 

하노이 대성당 성가대

 

하노이 대성당 정문의 모자이크 장식

 

하노이의 유명한 카페 리틀 하노이

 

호안끼엠 호수

 

 점심 때가 되어서 시내의 시장과 구시가지의 "36거리"라 부리는 곳을 정처없이 돌아다니며 길가에 앉아 베트남 국수로 점심을 때우고 거리의 노점상들을 구경하면서 베트남인들의 삶의 한 편린을 구경하였다.

 모두 사람이 사는 세상으로 그들이나 우리나 살아가는 모습은 대동소이하다. 단지 경제적으로 좀 더 부유한지 아닌지가 다를 뿐이다.

 

 

길거리에서 파는 쌀국수 - 아주 맛있다.

 

 길거리에서 파는 음식이라고 무시하지 말고 하노이에서 한번 먹어보기를 권한다.

정말 맛있다. 어느 좋은 식당에서 파는 것보다..... 어떤 가게에는 사람들이 즐비하게 줄을 서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시내의 여러 시장 풍경

 

 시장을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재미가 아주 솔솔하다. 우리가 외국에 여행을 가면 그저 이름이 잘 알려져 있는 유적지나 아름다운 경치만을 보고 오는데 실제 그들의 삶의 현장을 보는 것이 여행의 참 재미라고 나는 항상 생각한다. 그래서 여행지에서 걸어다니면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를 느끼는 것이다. 그 중 시장은 솔직한 삶의 현장이기에 더 재미있게 구경을 할 수 있다.

 

 시장 구경을 하고 난 뒤에 하노이의 유명한 수상인형극을 보려고 극장을 찾아갔다. 극장에서 표를 구입하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카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다가 인형극을 보러 들어 갔다.

 

베트남 수상인형극(Water Puppetry)을 기쁨 더하고 시름 덜어주는 논의 영혼’이라고도 한다.

수상인형극은 우리에게는 생소하기에 잠시 설명을 덧붙인다.

 

 " 베트남에서는 삼모작이 가능해 덜 여문 벼, 익어가는 벼, 수확을 앞둔 벼의 색이 동시에 펼쳐진다. 세 가지의 색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베트남의 논은 사람들에게 쌀만 제공한 것이 아니라 여러 자연의 풍요로움을 제공했다. 풍요로운 장소에 사람들은 상상력과 놀이를 더하여 수상인형극을 탄생시켰다. 그래서 사람들은 수상인형극을 ‘논의 영혼’이라는 부르고 있다. 수상인형극에 사용하는 인형의 베트남 이름은 ‘물에서 춤추는 인형들’이란 의미의 ‘무어 로이 느억(Múa Rối Nước)’이다. 인형의 발 아랫부분은 물속에 있고, 발 윗부분은 물 위에 나와 있는 특이한 형식으로 인형이 물에 떠서 펼치는 공연인 셈이다.  인형을 조종하는 인형술사들은 한참 떨어진 곳 대나무 장막 뒤에서 물에 몸을 담근 채 공연을 이끌어 나간다. 인형술사들은 자신들이 조종하는 인형처럼 그들도 물속에 몸을 담근 채 열심히 대나무 막대를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며 공연을 이끌어 나간다.

  수상인형극은 민속음악을 배경으로 인형들이 벌이는 마임의 형태다. 대사를 주고받는 게 아니라 장면 장면에 시각적인 효과를 더해 재미를 주는 것이다. 수상인형극들의 장면은 보통 1~7분 사이로 짧고 이 장면들이 모여 극을 이룬다. 악사들은 극적 효과를 더해준다. 베트남의 전통 악기를 연주하는 이들은 공연에 리듬감을 불어넣으며 활기찬 분위기를 선사한다. 가끔은 인형 캐릭터들의 행동에 추임새를 넣어주는 역할도 한다.

베트남 수상인형극이 정확히 언제 시작됐는지는 알 수 없다. 지금부터 약 천 년 전에 시작되었다고 한다. 한때 중국에서 비슷한 공연이 있었다고 하지만 현재 세계에서 유일한 형태의 독창적인 공연인 것이다. 초기 수상인형극은 수확의 축제 때 마을의 연못이나 호수를 무대로 펼쳐졌다고 전해진다. 그것이 왕조시대에 궁정예술로 발전하였다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수상인형극도 원래는 마임 형식으로 진행되던 극이 조금씩 변화를 겪었다. 지금은 공연 시작 전에 배역 중 하나인 떼우(Tếu)를 사회자처럼 먼저 등장시켜 그의 입을 빌어 극을 소개하는 방식이 일반화되었다.

전통 극장은 점점 사라지는 추세지만 수상인형극이 베트남의 고유한 전통문화로 알려지면서 공연은 더 확산되고 있다. 현대식 수상인형극 극장은 대형화되는 추세다. 하노이를 찾는 사람들은 호안 키엠(Hoàn Kiếm) 호수의 탕롱(Thang Long) 극장을 즐겨 찾는다. 북부 지역 고유의 문화유산이던 수상인형극은 이제 남부에서도 정기공연을 하고 있다."

 

 

수상인형극 공연 모습

 

극장 내부에 있는 인형극의 소품들

 

 수상인형극 관람을 마치고 호안끼엠 호수안에 있는 응옥손 섬에 있는 옥산사당을 구경하러 갔다. 많은 사람들이 섬안에서 관람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보였고, 신혼의 신랑과 아름다운 신부들이 곳곳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볼 수있었다.

 

  아름다운 호안끼엠 호수 북단에 놓인 붉은색 목조 다리인 태흑교를 건너면 호수에 떠 있는 작은 섬 '응옥손'으로 연결된다. 섬으로 들어가면 입구기둥에 이라는 커다란 글자가 새겨져 있는 1865년 세워진 옥산 사당이 있으며, 13세기 원나라의 침공을 격퇴한 명장 쩐흥다오와 학문의 신, 전투의 신, 의술의 신, 1864년에 사찰 수리를 맡았던 담당자로 유학자이자 작가였던 원문초(阮文超) 등을 제사지내고 있다. 사당 건물에는 붓탑(筆塔), 득월루(得月樓) 등의 건물과 1968년 호안끼엠 호수에서 잡혔다는 커다란 거북이의 박제가 전시되어 있다. 길이 약 2m, 무게가 250kg에 달하는 이 거북이는 호안끼엠 호수에 얽힌 전설 속 거북이의 후손이라는 설도 있다.

 원래, 리 태조가 수도를 탕롱으로 옮기면서 사당의 이름이 응옥트엉으로 지었는데, 쩐 왕조가 응옥선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섬을 연결하는 태흑교

 

아름다운 신부의 모습

 

섬안의 사당안 휴식처에서 장기를 두는 노인들

 

옥산사당의 여러 모습

 

응옥손의 유명한 거북박제

 

베트남 신랑과 신부

 

 응옥손 섬을 나와서 시장 통을 이리 저리 돌아 다니며 구경을 하였다. 유명한 유적지나 아름다운 경치는 아니라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았다.

 

시장 거리에서 물고기를 파는 모습

 

시장의 여러 모습

 

 

 시장의 이곳저곳을 다니다 보니 어느 새 저녁 때가 늦었다. 다시 호안끼엠 호수 가로 와서 호수의 야경을 보면서 카페에 앉아 베트남 맥주 한잔에 저녁을 먹으며 한가로운 여유를 즐겼다.  

 내가 여행을 다니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행이 아니라 탐방같이 도시를 찍고 지나가는 것 같았다. 유럽인들을 보면 한 도시에 머물면서 한가로이 그 도시의 삶을 즐기는데 우리는 '내가 이곳에 가 보았다.'라는 증명서라도 발급받듯이 바쁘게 도시를 이동한다. 좀 더 여유롭게 사람들의 삶에 함께 하지는 못해도 그들의 삶의 방식이라도 아는 여행이 필요한데......

 

 오늘 하루도 많은 사람들을 보았고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호안끼엠의 야경을 즐기다가 숙소로 돌아가 잠을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