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중국 운남 여행 13 - 텅충 : 운봉산, 화산공원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우리에게는 덜 알려진 텅충 여행

 

 텅충(Tengchong, 腾冲)은 윈난성(雲南省) 바오산(保山)에 있는 현()으로 이라와디강의 지류인 다핑강(大平江)과 마주하고 있다. 미얀마 국경에 가까운 남서변경의 요지로 미얀마와의 교역이 화발하게 이루어지며 비단, 피혁, 사향 등의 특산물이 생산되고 있다.  중국 최대의 활화산 온천으로 알려져 있는 도시이다.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보이차의 주생산지라고 한다.

 

 텅츙은 시내 자체는 그다지 볼만한 관광지가 없으나 도시를 벗어나면 경승지가 많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으로는 화순(和順), 북해습지(北海濕地), 열해온천(熱海溫泉), 앵화곡(櫻花谷), 도교의 명산인 운봉산(云峰山)등이 있다.

 

 현내의 허순진(和顺镇, 화순진)은 중국역사문화명진으로 지정되어 있다. 명대에는 이곳에 성을 쌓고 군대를 주둔시켰으며 19세기 말에는 중국과 영국 간 무역의 창구였다고 한다.

 

 아침에 다리를 출발하여 종일이 걸려서 텅충버스터미널 도착했다. 텅충으로 가는 도로는 비교적 좋고 거리는 약 300km 정도였는데 시간은 7시간이 더 걸렸다. 도로가 우리나라와 같이 쭉쭉 뻗어 있는 길이 아니고 산허리를 돌아 다니기에 속도를 제대로 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주변에 호객꾼들이 자기 차를 타라고 이끌고 있었으나, 다음 여행지인 쿤밍으로 가는 차편부터 먼저 확인하려고 버스터미널로 들어가니 같은 차를 타고온 자그마한 체구의 서양 여자가 따라온다. 뒤에 알았지만 나이는 나와 동갑이고 파리의 방송국에서 엔지니어로 근무를 하는 마리라는 이름의 여인으로 혼자서 여행을 다닌다고 하였다. 자기 체구만한 배낭을 메고 힘들게 다니는 것을 보니 좀 안쓰럽게 보였는데, 이 여자가 혼자서 여행하면서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우리를 따라 오려고 하였다. 그래서 미리 예약을 해 둔 숙소가 있는지 물어보니 예약을

했다고 해서, 버스터미널 주변의 호객꾼에게 그곳에 데려다 달라고 하니 자기들 차를 타라고 한다. 차를 타고 그곳(유스호스텔)에 가니 황당하게 유스호스텔이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어쩔수 없이 다시 차를 타고 시내로 나오는 도중에 차를 운행하는 젊은이가 자기가 숙박시설을 소개해 주겠다고 해서 가보니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새로 지은 건물로 깨끗하고 가격도 적당하고 식당도 일층에 있어 상당히 편리하여 이곳에 머물기로 하고 그 프랑스 여인에게 물으니 자기도 이곳에 머물겠다고 하여 숙박을 하기로 하였다. 프랑스 영인은 그저 우리가 하는대로 따라 하겠다고 하여 호객을 하는 젊은이와 하루에 중국 돈 300원을 주기로 하고 내일부터 2일간 차를 대절하였다. 프랑스 여인은 혼자라 100원을 내고 우리는 둘이라 200원을 내기로 하여 대절하였다. 텅충은 시내를 벗어나야 여러 곳을 구경할 수 있고 교통편도 썩 좋은 것이 아니라 차를 대절하기로 했다.

 

다리(샤관)에서 텅충으로 가는 버스

 

텅충버스터미널에서 보는 아름다운 건축물

 

텅충버스터미널

 

 숙소에서 저녁을 먹으려고 프랑스 여인에게 무엇을 먹겠느냐 물으니 자기는아무 것도 모른다고 하며 같이 시켜 먹자고 하였다. 그러면서 중국에 온 지가 사흘인데 중국말도 못하고 글도 읽지 못하기에 다른 음식은 전혀 시켜 먹지 못하고 라면만 먹었다고 하였다. 그래서 나도 중국말은 못하지만 한자는 대부분을 읽을 수 있기에 음식을 설명해 주었다. 육고기. 생선, 구이, 탕, 익힌 것, 면, 밥 등등을 가르쳐 주니 자기는 어떤 것이든지 먹겠다고 하여 밥과 두부마역국, 야채볶음, 생선찜을 시켜 주니 좋아라 하면서 포식을 하였다. 여행을 다니면서 이런 우연한 만남을 가지는 것도 재미이다.

 

저녁 식사

 

 다음 날 아침에 어제 대절을 해 놓은 차가 정한 시간에 와서 편안하게 여정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이 참 편리하였다. 항상 로컬버스를 타거나 걸으면서 이곳 저곳을 찾아다니다가 목적지만 말해 주니 기사가 그 곳에 데려다 주니 참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중국을 여행할 때 북경이나 상해 같은 대도시가 아니면 차를 대절해 다니는 것이 가격도 비싸지 않고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한 방법이라 생각되었다. 또 시간이 엄청 절약된다는 것이 더 큰 소득일 것이다. 그 뒤에 유럽을 여행할 때도 택시를 불러 타고 다녀 보니 참 편리하고 교통비가 그렇게 많이 들지 않았음을 말해 둔다.

 

 차를 타고 먼저 간 곳이 운봉산이다. 云峰山 (운봉산)은 중국 윈난성(雲南省) 바오산(保山)에 위치한 산으로 도교의 명산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무렵지에 흔히 등장하는 전진파의 진산으로 텅충현 현정부 소재지에서 북서쪽으로 53떨어진 루이뎬향(瑞滇乡)에 위치한다그 형태가 마치 죽순과 같은 모양으로 산의 형태가 독특하여 멀리서도 판별이 가능하며 윈난(云南)의 화강암 지형 경관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산길은 굽이가 심한편으로 2700여 개의 돌계단이 험준한 절벽을 둘러싸고 산정상을 향해 있는데 그 계단을 다 걸어 올라가게는 너무 힘이 든다. 그래서 산 아래에서 정상 가까이까지 케이블카가 놓여 있어 편리하게 관광객을 수송하고 있다. 중국은 웬만한 곳은 다 케이블카가 놓여 있어 3내지 4000m의 높은 곳도 쉽게 올라가게 해 놓았다. 우리나라는 환경단체들의 반대로 케이블카를 설치하지 못하는데.....

 

 케이블카를 내려 제법 많이 걸어 올라가면 해발 2,448m 지점에는 윈펑사(云峰寺)가 위치하고 있다.

 

운봉산 입장권(케이블카 탑승권)

 

케이블카 탑승장에서 보는 운봉사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며 보는 운봉산

 

멀리 보이는 운봉사

 

운봉산 대문

 

운봉사 올라가는 도중에 보는 풍경

 

성벽과 같은 운봉사

 

무협지에 잘 나오는 중국오악진형산도

 

 

도교의 삼청전

 

 운봉사를 구경하는 도중에 주위를 살펴보니 많은 중국인들이 향을 피우고 있었다. 세계 어디에서나 공통적으로 있는 모습으로 모두 자기 가족들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는 아름다운 모슴이다. 물론 자욱한 향 연기가 우리에게는 다소 불편하게 여겨질 수가 있으나, 그들에게는 아무런 지장도 없을뿐 아니라 참으로 엄숙한 일이니 존중해야 한다.

 

삼청전 외벽의 벽화

 

운봉산 이정표

 

전설이 있는 사신애

 

 운봉산에서 내려와 점심을 먹고 화산호수로 향했다. 텅충에서 한 시간 반 거리에 있는 화산 지역은 텅충을 가장 잘 나타내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사실 관광이나 유희적인 면에서는 별스런 곳은 아니지만 텅충 자체가 활화산 지역임으로 이 곳을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운 곳이다. 이 텅츙 지역엔 97개의 화산이 있으며 평지에서 돌출이 된 봉우리는(산 군으로) 13개가 있고 단독 봉우리로는 5개가 있다. 아무튼 이 텅충 지역에서 지표로 뾰쭉하게 올라온 곳은 다 화산 분화구라고 보면 된다. 이 화산 지역의 대표적인 산은 대공산(大空山)이다. 해발 2050m에 위치하고 있는데 올라가는 계단은 총 598개로써 이 숫자에 대한 의미는 "영원히 계속 발전하라"는 뜻이다. 이 대공산의 분화구는 정상의 분화구엔 물이 없으며 지름이 400m이고 깊이가 50m라고 한다. 12천만 년 전에 폭발 후 지금까지 이 모습으로 남아 있다. 이 대공산은 1년 사시사철 비가 와도 물이 고이지 않고 다 빠져 나간다고 한다. 아마도 우리가 들어가지 못하는 주상절리 부근으로 물이 빠져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근처의 대공산과 소공산 흑공산 외에 모든 화산은 휴화산이다.

 이 곳 대공산에서 흑공산으로 가려면 정상에서 왼편으로 난 길을 따라 난 길을 가면 된다.

 

화산 열해 입장권

 

화산호수 - 중국의 크기에 비해 너무 작다.

 

화산국가풍경구 표지

 

화산풍경구 안내도와 소개글 - 한글로도 있다.

 

가장 크다는 대공산 올라가는 길 - 대공산은 598개의 계단이 있다.

 

안내도

 

대공산 분화구의 여러 모습

 

 사실 대공산 분화구라는 것이 보면 실망스럽다. 한라산 성산 일출봉이나 여러 오름에 비하면 보잘 것이 없다. 그런데도 이곳을 관광지로 개발하고 사람들을 끌어 모우고 있다. 중국이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 지를 알 수 있다.

 

소공산 - 소공산은 60여개의 계단이 있으며 1937m.

 

분화구의 모습

 

열해에 피어 있는 아름다운 꽃

 

 화산지구를 한 바퀴 돌아보니 실망스럽다. 정말 아무 것도 없다.

하지만 여기서 얻은 한 가지 수확은 중국의 관광지에는 노인에 대해 입장권을 할인해 준다는 것이다. 동행한 프랑스 여자가 매표소에서 발견하고 입장권을 할인받았다. 60세 이상은 반액, 65세 이상은 무료였다. 앞으로 중국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관광지에서 표를 사기전에 유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

 

 하루의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니 대절했던 차 기사가 요금을 미리 달라고 한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따지니 자기를 믿고 돈을 달라고 한다. 그렇게 못하겠다고 필담을 나누며 한참을 다투다가 내일은 오지 말라고 하며 오늘 일당 300원만 주었다. 프랑스 여자가 일행에게 내가 중국어를 엄청 잘하는지를 물었는데 일행이 말이 아니라 글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고 하니 그 어려운 글을 어떻게 아느냐고 놀람을 표시했다고 한다. 우리 세대는 한자를 많이 알고 있고, 또 내 직업상 한자를 상당히 많이 알고 일반적인 글자를 거의 알아 볼 정도라 여행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영어를 제대로 말하지 못해도 영어를 읽을 수 있으면 편리한 것과 같은 이치다.

 

 저녁을 맥주를 한잔 겯들여 계란탕과 감자볶음, 생선찜으로 풍성하게 먹으면서 프랑스 여자와 여러 이야기를 하니 한국에는 와 보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에 한번 와 보라고 권하면서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과 중국에 비해서는 천국과도 같은 사회 인프라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은 자연을 구경하는 것은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고 말하니 놀라며 꼭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하였다.

 

내일의 여정을 생각하며 잠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