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서해랑길 37코스(합산버스정류장 - 삼성염전정류장 - 뒷산전망대 - 하사6구버스정류장)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37코스는 합산버스정류장을 출발하여 계속 해안을 따라 걷는 길이다. 해안을 따라가면 삼성염전이 나오고 뒷산전망대를 지나서 해안을 따라가면 하사6구버스정류장에서 끝이 나는 19.7km의 길이다.

 

37코스 안내판

 

월평마을로 가는 해안에서 보는 갯벌

 

 여기서 보는 갯벌의 모습이 조금 다르게 보였다. 물이 빠진 갯벌에는 산과 같은 협곡이 생겨 있었다. 직접 들어가 보지 않았기에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대략 짐작해도 1m는 넘는 깊이로 보였다. 물이 들어올 때 흙이 이 깊이를 메우지 않는 것도 신기했다. 물론 물이 나가는 길이겠지만 그 길을 만드는 자연의 현상이 신비롭게 느껴졌다.

 

월평마을입구표시

 

칠산갯길300리생태탐방안내도

 

 이 길을 따라 가면 곳곳에 칠산갯길 안내도가 나타난다. 칠산의 바다는 아주 풍요로운 것 같았다. 우리가 익히 아는 조기뿐만이 아니라 많은 해산물이 있고 갯벌에는 아주 다양한 생물이 살아 어민들의 소득을 높이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깊게 패인 갯벌에 핀 칠면초

 

길가에 핀 호박꽃

 

이정표

 

영백염전의 모습

 

 염전의 모양이 무언가 다른 염전과는 다소 다르게 보이고 이름이 특이한 '갯뜨락 천일염'이라 궁금해서 조사를 해 보니 다음과 같은 기사를 발견할 수 있어 소개한다.

 

 영백염전은 2011년 제1회 대한민국 염전콘테스트에서 친환경 대상을 받은 13만평의 자기판 염전을 보유하고 있으며, HACCP 산지종합가공공장에서 천일염의 이중세척, 저온다중건조법 등의 차별된 공정을 통해 국내업계 최초로 KS인증 천일염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고품질 천일염으로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수출을 통해 천일염의 글로벌화와 명품화를 선도하고 있다.

 (광주일보 기사 중에서 발췌)

 

 갯벌 소금으로 세계 5대 염전의 명성을 가진 전남 영광군의 갯뜨락천일염은 순수한 도자기로 바닥을 만들고 틈새에 이물질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필터막을 설치, 1회 친환경 염전 대상을 수상했다.

 1973년 전남 영광군 염산면 두우갯벌에 약 43만㎡(13만평) 규모로 조성된 전통 갯벌염전의 염산천일염영농법인 사장은 "국내 갯벌에서 생산한 천일염은 미네랄 성분이 매우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잘 알려져 있지 않아 그동안 해외시장 개척에 어려움이 많았다""삼면의 바다에서 영원히 고갈되지 않는 소중한 자원인 천일염의 명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연간 1규모 천일염 생산가공처리 공장을 갖추고 있는 영백염전은 생산한 소금을 연도별계절별로 구분해 저장한 뒤 간수를 빼고 자체 구축한 종합처리 공정을 통해 제품화하고 있다.

 (스포츠 월드, 매일경제 기사를 발췌 요약한 것임)

 

 

 염전을 지나 해안을 따라 가니 전통적인 고기잡이 방법으로 보이는 어살의 한 가지인 듯한 바다에 방죽을 설치한 모습이 보인다. 작년에 남파랑길을 걸으며 해남에서 본 어로 방법이다. 그런데 이 어로방법의 정확한 명칭을 나는 모른다. 짐작하기로 간조와 만조의 차이로 고기가 안으로 들어와서 나가지 못하게 바다에 나무로 장막을 설치한 것이다.

 

전통어로의 방법

 

계속 보이는 갯벌

 

 

 길을 가서 두우리마을로 들어가니 펜션이 보이고 식당이라고 표시되어 있어 영업을 하면 밥을 먹으려고 들어가니 문을 닫아 놓고 영업을 하지 않는다. 건물은 반듯하고 마당도 제법 정리가 되어 있는데 통행금지를 해 놓은 것을 보니 아마 영업을 중지한 모양이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이 계속 걸음을 진행했다.

 

 

 길을 벗어나 바다를 끼고 걸어가니 갑자기 하얀 암벽군이 보인다. 특별히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바다를 접하고 일반적인 바위가 아니라 하얀 옥돌같은 바위가 절벽을 이루어 쭉 뻗어 있다. 일명 백바위라고 부르는 것 같은데 암석이 무엇인지를 모르겠으니 그냥 보고 지나갔다.

 

멀리 보이는 백바위 전망대

 

백바위해수욕장 주변 풍경

 

 백바위해수욕장을 지나 해안을 따라 가니 멀리 영광의 풍력발전 바람개비가 보이기 시작한다. 계속 길을 가니 엄청난 풍력발전기가 늘어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얼마나 큰 단지에 자리 잡고 있는지를 모를 정도 넓은 땅에 바람개비가 보인다.

 

멀리 보이는 풍력발전기

 

영광풍력발전회사

 

 여기서 리본을 잘못 해석하여 길을 조금 잘못 들었다. 제법 가다가 보니 길이 없어 다시 이 위치로 돌아와서 자세히 보니 리본이 다른 쪽에도 있었다. 길을 걷다가 리본이 정확하지 않은 곳을 자주 본다. 리본을 달아놓은  사람은 그 지방의 사람으로 알고 있는데 자신들은 그곳의 길을 잘 알고 있으니 자신의 입장에서 달지 말고 아무 길도 모르는 사람들이 이 길을 찾아서 걷는다는 것을 명심하고 리본을 자세히 달아 주었으면 한다.

 

불갑천의 모습

 

 

 도로를 따라 걸으며 유유하게 흐르는 불갑천을 보면서 조금 가니 37코스의 종점인 하사6구버스정류장에 도착한다. 여기서 조금 쉬다가 오늘의 여정은 예정한대로 가기 위하여 다음 코스로 걸음을 시작한다.

 

서해랑길 36코스(칠산타워 - 설도젓갈타운 - 합산제 - 합산버스정류장)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36코스는 칠산타워에서 설도항의 설도젓갈타운을 거쳐 합산버스벙류장까지 가는 비교적 짧은 14km의 길이다.

 

36코스 안내판

 

 35코스가 끝난 칠산타워 주변에서 36코스 안내판을 찾으니 보이지 않는다. GPS에 의하면 36코스가 시작되고 있는데 타워 주변을 아무리 찾아도 없다. 그래서 주변에 있는 이곳 주민에게 물으니 다행히 그들이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 조금 더 가면 안내판이 있다고 하여 계속 가니 길가에 안내판이 서 있다. 이런 점에서 두루누비의 안내는 조금 미흡하다고 생각이 들엇다.

 

칠산타워 조금 옆에는 향화도선착장이 있다. 선착장을 지나 계속 해안을 걸어가는데 비가 오다가 그쳤다가를 반복한다. 많은 비는 아니지만 길을 걷는데 비를 만나는 일은 반가운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걷기에 불편하다.

 

영광칠산 갯벌 300리 길 표시

 

잔뜩 찌푸린 하늘

 

 해안을 따라 계속 가니 염전이 나타난다. 서해안에서는 곳곳에 염전이 보이는 것은 간만의 차이가 심하고 일조양이 많은 까닭에 천일염을 생산하는 염전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워낙 큰 염전들을 많이 보았기에 염전이 있구나 하는 정도로 보고 지나간다.

 

염전

 

설도항을 가리키는 이정표

 

멀리 보이는 설도젓갈타운

 

 

 설도항이 보이는 거리에서 길을 재촉하여 가니 제법 큰 동네가 나타난다. 설도항과 젓갈타운이다. 많은 가게들이 늘어서 있어 숙박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을까? 하고 가게 주인에게 물어보니 이곳에는 숙박업소가 없고 염산면사무소까지 가야 된다고 한다. 제법 큰 젓갈타운으로 많은 손님이 오는 곳인데도 숙박업소가 없다고 해서 원래 예정한 대로 염산면사무소 옆에 있는 이곳의 유일한 숙소를 찾아 갔다.

 

설도항의 여러 모습

 

  염산면사무소 옆에 있는 숙박업소를 찾아가니 추석연휴의 탓인지 주인이 없다. 그래서 입구에 붙어있는 연락처로 전화를 하니 방을 가르쳐 주면서 휴식하라고 한다.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을 찾으니 추석연휴라 대부분이 문을 닫고 있었다. 다행히 문을 열고 있는 가게에 들어가 저녁을 먹고 내일 아침과 점심거리로 슈퍼에서 빵과 우유를 사서 숙소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잠을 잤다. 다음 날 일찍부터 다시 설도항으로 내려가 걷기를 시작했다.

 

아침이 밝아오는 모습

 

가을이 익어가는 들판

 

해가 떠 올라 바다를 비추는 광경

 

갯벌의 칠면초

 

 

 다른 특이점이 없는 해안과 마을을 지나 한가로이 걸어 어느 새 36코스의 종착점인 합산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오전 9시도 되지 않았다. 가지고 다니는 음식으로 아침을 먹고 잠시 쉬었다. 항상 아침 일찍부터 길을 떠나니 제대로 된 아침을 먹지 못하고 전날 준비하는 빵과 우유로 간단히 아침을 대신한다. 그러다 보니 식당만 발견하면 시간에 구애됨이 없이 항상 밥을 먹는다. 위가 튼튼한 것이 축복이다.

 

서해랑길 35코스(돌머리해변 - 주포한옥마을입구 - 안악해수욕장 - 칠산타워)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35코스는 돌머리해변에서 출발하여 주포한옥마을과 안악해변을 거쳐 함평에서 영광으로 들어가 칠산타워에서 끝이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해안을 따라가는 19.0km의 길이다,

 

35코스 안내판

 

 34코스까지를 걷고 중간에서 집으로 돌아와서 다음날 아침에 옛날에 해 넣은 이가 갑자기 빠졌다. 만약 길을 걷는 도중에 이런 일이 있었으면 당황할 일인데 마침 예감이 이상하여 중간에 멈추고 집에 돌아와서 생기니 다행이었다. 그러다가 추석이 되고 추석연휴를 보내다가 연휴의 끝에 다시 길을 걷기로 하고 아침 일찍 집에서 출발하여 광주로 가서 다시 함평으로 가고 그리고  돌머리해변에 도착하니 11시 경이 되었다. 미리 예정한 시간이었기에 시간을 맞추기로 하고 길을 시작했다.

 

돌머리해수욕장의 여러 풍경

 

해수욕장 옆의 함평만해안도로

 

 돌머리해수욕장을 지나 조금 가면 조그마한 어항이 나타난다 바로 주포항이다. 주포는 과거에는 주항포(酒缸浦, 1865년 간행 대동지지지명)라 하였고, 1900년대 초부터 주포(1906, 1924, 1934년 간행 군지 지명)로 불렀으며 일제강점기 때 주포방조제가 건설된 간척 공사 이후는 신설포라는 이름과 함께 불리었다. 인근은 물론 먼 지역에서조차 널리 알려진 이름은 수랑개’, 또는 주포였는데 수랑개란 바다를 막은 간척지여서 진흙탕 즉 수렁이었기에 수렁인 갯가라는 뜻이며 주포라는 이름은 주막이 많은 포구라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함평만에서 잡히는 황실이(강달어), 준치, 또 칠산바다에서 잡히는 조기 등의 어획물이 집산되는 곳이 바로 주포였다. 따라서 1955년까지는 크게 번창하여 수많은 주막이 있었으며, 신설포는 주포라는 별명으로 불리었고 그 별명은 이제는 본 지명(주포)으로 바뀌었다.

 

 주포는 1955년 이후 사양길에 접어들어 거의 폐항이 되었으나 1962년부터 돌머리 해수욕장이 개장되고 각종 횟집이 늘어나기 시작하자 본래 포구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으며 현재는 아름다운 함평만 낙조 및 해수욕장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명소가 되었다.

 

 이곳을 지나면 아름다운 한옥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갑자기 무슨 한옥 촌이 이렇게 크게 나타나는지 조금 의아하지만 바로 주포에서 특징적인 한옥마을이다.

 

 주포한옥마을은 201108월에 전원마을 사업대상지 확정(농림축산식품부)되어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아래 현재 48개 필지에 한옥 건축이 완료되어 서해안 정취를 느끼며 민박 체험이 가능한 곳으로 꼭 한번 민박을 해볼 만한 곳이다. 내가 원래는 저번 여정에서 이곳에서 민박을 하는 것이었는데 사정이 꼬이어 지금은 그냥 지나친다.

 

주포한옥마을의 여러 모습

 

해수찜질

 

물이 빠진 갯벌

 

 두루누비의 안내에 의하면 만조시에는 우회하라는 구간이 있는데 우리가 물 때를 알 수가 없으니 그냥 길을 갈 수밖에 없다. 여러 곳에 이런 공고가 보이는데 만조 시간을 좀 알려 주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다행히 내가 길을 갈 때는 물이 빠져 있는 시간이라 해안의 길이 아니라 바닷가 모래밭 위를 걸어 그 구간을 통과하였다.

 

물이 빠져 걸을 수 있었던 구간

 

재래식 고기잡이 방식

 

이정표

 

멋있게 지어 놓은 버스정류장

 

방파제 위에서 보는 갯벌의 모습

 

 방파제를 따라 걸으며 보는 갯벌의 기하학적인 모습이 매우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 서해안을 걸으면서 얻은 새로운 즐거움이다. 예전에는 그냥 무신경하게 보았는데 자꾸 보게 되니 그 물길의 모습이 그렇게 아름답게 보일 수가 없었다. 자연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이었다. 사람의 손으로는 그렇게 그릴 수가 없는 것이다.

 

 길을 가다가 잠시 쉬려고 주위를 둘러보니 자그마한 정자가 보였다. 저곳에서 잠시 쉬어야지 하고 갔더니 40대로 보이는 부부가 거의 20살이 되어 보이는 두 딸과 함께 일가족이 몰지각하게 정자위에 텐트를 치고 고기를 구워 먹고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휴식을 위해 만들어 놓은 정자인데 자기들의 편의를 위해 모든 사람의 휴식을 막고 정자위에 텐트를 치는 것은 너무나 몰지각한 행동이라 눈쌀이 찌그러졌다. 말을 해도 알아들을 사람들이 아니라 그냥 계단에 앉아 잠시 쉬다가 길을 떠났다. 아직도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자식에게 무엇을 가르치려고 하는지가 궁금했다.

 

정자에서 고기를 구워 먹고 있는 일가족

 

 

 길을 계속 가니 월천방조제가 나오고 방조제를 걸어 나가니 안악해변이 나온다. 지금은 여름의 물놀이 때가 지나서 많지는 않지만 제법 여러 가족들이 휴식을 하고 있으며 갯벌에서조개를 캐는 아이들도 볼 수 있었다. 어릴 때 이런 경험을 하게 해 주는 것이 아이들의 정서에 좋은 것인데 그렇지 못한 요즈음의 현실이 아쉽다.

 

 

 길을 가다가 보니 무슨 기념비같은 탑이 보인다. 무엇인가가 항상 궁금하면 꼭 둘러본다. 그래서 가까이 가 보니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 노래비다.

 내가 초등학교(지금의 초등학교) 학생이었던 때에 KBS 라디오 드라마 섬마을 선생님과 동명의 주제가였던 이 곡은로 1966년에 발표되어 긴 세월 동안 우리 마음속에 남아 있는 가수 이미자의 대표곡인데,  '섬마을 선생님'의 배경지가 안산시 대부도의 대남 초교라고 한다.

 '섬마을 선생님'은 이경재 작사 박춘석 작곡, 이미자 노래로 열아홉살 섬색시가 섬을 떠나는 총각 선생님을 그리워하는 내용으로 일주일 만에 큰 히트를 쳐 가요계가 들썩들썩했었다.

 

 그런데 함평 안악해변 입구에서 이 노래비를 만나니 조금은 의아했다. 이 노래비는 드넓은 바다 갯벌이 드러나는 도로 옆에서 만날 수 있다.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 노래비

 

 조금 가면 안악해변이 나온다. 서해안의 해수욕장 해변은 아주 넓다. 조석간만의 차가 심하기에 물이 나가면 수 km의 모래밭과 갯벌이 드러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함평군 손불면 월천리에 있는 안악해수욕장은 1991년에 새로 개발된 해수욕장으로 백사장 길이만도 200m가 넘는 대형 해수욕장이다. 넓은 백사장과 주위의 소나무 숲이 어우러져 여름철 피서객들이 천막을 치고 아이들과 함께 노는 휴식공간으로 매우 좋은 곳이다. 또 함평만 갯벌에서 나오는 싱싱한 해산물이 입맛을 돋우고, 아직은 덜 유명한 까닭으로 깨끗하고 조용한 맛을 즐길 수 있다. 함평만이 바라보이는 해수욕장 주변의 해변도로는 석양을 감상하기에 좋아 드라이브 코스로 알려져 있지만 나는 보지를 못했다. 내가 지나는 시간이 한낮이었다.

 

안악해변

 

 안악해변을 지나 해안을 따라 계속 가서 함평항을 지나니 저 멀리에 칠산대교가 보인다. 무안의 도리포에서 보던 그 다리다. 도리포에서 저 다리만 건너면 칠산타워인데 나는 빙 돌아서 약 60km를 넘게 걸어 왔다.

 

갯벌

 

칠산대교의 여러 모습

 

 칠산대교는 영광군 염산면과 바다 건너 무안군 해제면을 잇는 1.82의 해상교량으로 20121218일에 개통되었다. 이 다리의 개통으로 이전에는 무려 62km를 돌아서 가야 했던 거리를 단 3km로 줄여 주어 운행시간을 70분에서 5분으로 단축시켰다.

 

 칠산대교를 지나면 높이 우뚝 서 있는 칠산타워를 만난다.

 

 전남에서 가장 높은 111m의 전망대로 영광군 염산면 향화로에 있는 칠산타워는 영광군 11개 읍면이 하나로 화합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1층과 2층에는 여러 가게가 있고, 3층에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광활하게 펼쳐진 칠산 앞바다와 주변 육지가 한 눈에 들어와 절로 탄성을 지르게 한다. 옆에 보이는 칠산대교는 무안군 도리포에 연결되어 통행 시간을 절약해 준다.

 

칠산타워

 

칠산타워에서 보는 풍경

 

 칠산타워에 올라가려니 입장료를 받는다. 안내에 보니 경로는 무료라 하여 신분증을 보이고 타워로 올라가니 눈이 탁 트인다. 사방을 둘러보니 한쪽면만 육지가 보이고 나머지는 넓은 바다다.

 전망대에 커피를 팔고 있어 한잔 사서 마시면서 느긋하게 주변의 경치를 즐기고 내려오니 비가 오고 있다. 겉옷을 꺼내어 입고 다시 길을 떠난다.

 

서해랑길 34코스(상수장3번버스정류장 - 유수정회관 - 파도목장입구 - 돌머리해변)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34코스는 상수장 3번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하여 유수정회관을 지나서 파도목장입구를 거쳐 이름도 색다른 돌머리해변에 도착하는 17.2km의 길지도 짧지도 않은 길이다.

34 코스 안내판

 

 34 코스 시작점인 안내판은 잡초가 우거져 있는 길가에 외로이 서 있었다. 33 코스가 끝이 나서 안내판주위에서 잠시 쉬다가 원래 계획한 대로 34 코스를 시작했다. 내가 걷는 걸음의 속도가 비추어 해가 지기 전에 충분히 이 코스를 마칠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작점부터 별다른 특색이 없는 길을 따라 걸으며 잠시 해안으로 나갔다가 다시 길을 다라걷는 단조로운 길이었다. 무안의 길을 걸으며 몇번이나 지나쳤던 망운면을 지나 현경면을 유수정회관을 지난다.

 

이정표

 

평산4리 버스정류장

 

길가에 피어 있는 꽃무릇

 

하늘을 나는 백로들

 

 길을 걸어가다가 보면 곳곳에서 바다와 이어지는 하천의 어귀에는 새들이 앉아 있는 것을 본다. 그 새들을 볼 때마다 새들의 비상이 항상 눈에 선하여 새가 날아오르는 광경이 보이면 카메라를 들이대고 찍어 보지만 쉽게 찍히지 않는다. 하지만 새들이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길을 걸으며 얻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종점까지 5.6km가 남았다는 이정표

 

돌머리해변으로 가는 해안길

 

 돌머리해변으로 가는 해안 길에는 한참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두루누비 안내에도 공사 중이니 보행에 안전을 조심하라고 되어 있었는데 아래의 사진에서 보듯이 비가 오고 난 뒤의 진흙길이 걷기에 너무 불편하였다. 발이 푹푹 빠져서 한 걸음을 떼기에도 제법 힘이 들었다. 가다가 진흙에 발이 빠져 가볍게 넘어지기도 하면서 계속 길을 가니 예정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아직 종점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목표를 멀리 보이는 리조트로 바꾸어 오늘은 그곳에서 묵기로 생각하고 발길을 재촉했다.

 

진흙 길

 

 계속 길을 걸어 최근에 지어진 리조트에 가서 숙박을 청하니 내가 항상 숙박하던 가격에 비해서는 제법 비싸다. 그러나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고 피곤도 하여 숙박하기로 하고 주변에 식당이 있는가를 물으니 없다고 하여 상당히 난감하였다.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아무 곳에서도 먹을 거리를 구할 곳이 없었다. 다행히 관리인이 사정을 알고 컵라면 두 개를 주어 감사하게 받아 숙소에 들어가니 콘도형이라 모든 시설이 잘 되어 있어 편리했다. 가지고 다니는 음식과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쉬다가 잠을 청했다.

 

주변 풍경

 

 다음 날 일찍 일어나 숙소를 나와 돌머리해변을 향하여 다시 걸었다. 남은 거리가 얼마 되지 않기에 해변으로 걸어가니 해변이 제법 잘 갖추어져 있다.

 

 돌머리해변 함평군 함평읍 석성리에 있는 해변으로 석두마을 서쪽 끝에는 백사장 길이 1Km, 너비 70m의 해수욕장이 있다. 이상하게 들리는 돌머리라는 이름은 육지의 끝이 바위로 되어 있어 붙여진 것으로 인근 석두(石頭)마을에서 이름을 가져온 것이며, 자연과 인공이 결합된 해수욕장이다. 바닷물이 맑고 수심이 얕으며 해변 뒤편에 울창한 곰솔 숲이 있으며,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한 편이라 썰물 때를 대비하여 해수욕을 즐기는 관광객을 위해 밀물에 물을 가두어 해변에 인공 해수풀장을 마련해 놓은 재미있는 해변이다.

 

 예로부터 유황성분이 많은 돌을 불에 달구어 바닷물 속에 넣고 찜질하는 해수찜으로 유명하여 큰 해수찜질방이 있다.

돌머리해변

 

오른쪽으로 보이는 해수욕장

 

해변 주변에 핀 꽃무릇

 

 여기에서 34 코스는 끝이 난다. 원래의 예정은 이번 여정에서 더 많은 코스를 걷는 것인데 날씨가 좋지 않아 비가 오기 시작했다. 제법 많은 비가 오고 무언가 예감이 좋지도 않아 여기서 이번 여정을 끝내기로 작정하고 버스정류소에 가서 함평읍으로 가서 버스를 몇 번 갈아타고 집으로 향했다.

서해랑길 33코스(무안황토갯벌랜드 - 마산마을 - 석북마을회관 - 상수장 3번버스정류장)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33 코스는 무안황토갯벌랜드입구에서 출발하여 해안과 농촌 길을 번갈아 가면서 걸어 마산마을과 석북마을회관을 지나 상수장 3번 버스정류장에서 끝이 나는 19.9km의 길이다.

 

33 코스 안내판

 33코스가 시작되는 곳은 무안황토갯벌랜드의 입구로 아치가 세워져 있다.

 

 무안갯벌은 자연생태의 원시성과 청정 환경을 유지하고 있는 곳으로 같은 장소에서 갯벌의 생성과 소멸 과정이 관찰 가능하여 지질학적 보전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갯벌의 형태 및 생물의 다양성이 인정되어 2001년에는 전국 최초로 습지보호구역, 2008년에는 람사르습지(1732) 및 갯벌도립공원으로 등록지정되었다. 그리고 무안의 곳곳에 널려 있는 무안황토는 먹는 산소라 불리고 있으며, 항암과 면역기능 증진, 노화방지 등에 특효가 있는 게르마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이러한 천혜의 자원인 갯벌과 황토를 활용하여 조성된 무안생태갯벌랜드는 황토와 살아있는 갯벌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전국 최초 갯벌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갯벌의 가치를 생태체험학습을 통한 해양환경교육의 장을 조성하고 청정갯벌 생태자원을 관광자원화한 곳이다.

 

무안황토갯벌랜드 입구

 

 이곳을 떠나 조금 가니 전혀 기대하지 않은 곳에 식당이 보인다. 가까이 가니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아침을 먹지 않고 일찍 출발하였기에 어디에서 식사를 하나하고 조금 걱정하였는데 식당이 있다. 그래서 휴식도 하고 식사도 하려고 들어가 땀도 씻고 아침을 배불리 먹고 다시 길을 떠났다.

 

아침을 해결한 식당

 

33 코스 이정표

 

 길을 따라 바닷가로 가니 무안갯벌탐방로라는 표지판이 있다. 엄청나게 긴 해안길에서 무안의 갯벌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갯벌에는 사행천처럼 나 있는 물길의 자국이 곳곳에 보인다. 꼬불꼬불하게 이어져 있는 물길의 흔적을 보면 기하학적인 아름다움을 느낀다.

 

갯벌의 게

 

갯벌의 여러 모습

 

무안갯벌 표지판

 

바다를 향해 서 있는 나무

 

농촌 길 가운데 있는 백로

 

 

 무안갯벌탐방로를 벗어나 아무 특징이 없는 농촌 길과 해안을 따라 느긋하게 걸어가니 어느 새 벼기 익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여름의 장마와 더위를 무난히 이겨내고 풍성한 수확을 기약하는 들판을 보니 마음이 풍요로워져 크게 숨을 쉬면서 자연의 향기를 맛보고 걸으니 어느 새 33 코스의 종점에 도착했다. 아무런 특징이 없는 길이기에 그냥 단순히 코스를 완주했다는 뿌듯함을 느낄 사이도 없이 시간을 재촉하여 다음 코스로 걸음을 옮긴다.

 

서해랑길 32코스(삼강공원 - 칠산대교 - 삼복산등산로입구 - 무안황토갯벌랜드)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32 코스는 삼강공원을 출발하여 농촌 마을과 해변을 따라 걸으면 칠산대교가 보이는 도리포항에 도착한다. 도리포항에서 조금 가면 산으로 올라가는 임도가 나온다. 망대봉, 법바위산 등 높지 않은 산을 지나 삼복산등산로를 지나서 산길을 내려와 무안황토갯벌랜드 입구에 도착하는 17.5km의 거리다.

 

32 코스 안내판

 

삼강공원의 광산김씨7효열각

 

가을 들판

 

32 코스 이정표

 

 

 농촌 마을길을 따라 걷다가 바다를 보니 눈이 탁 뜨안다. 바다를 따라 걸으니 조그마한 염전들이 보인다. 서해랑길을 따라 걸으면 염전을 많이 보게 되는데 증도의 거대한 태평염전을 보고난 뒤에 보는 작은 염전들은 그냥 지나가는 과정일 뿐이다.

 

작은 염전

 

도리포항으로 가는 이정표

 

도리포해수욕장 소나무숲

 

도리포 해수욕장

 

도리포 표석

 

 무안군과 영광군·함평군의 경계를 이루는 해제반도 북서쪽 끝에 있는 도리포는 모래사장이 길고 소나무숲이 우거진 해변이 넓은 해수욕장이 있고, 백사장을 지나 조금 더 들어가면 도리포 항구가 나오는데, 바다쪽으로 길게 반도 형태로 나와 있어 일출을 볼 수 있고 포구 반대편 칠산바다 쪽으로는 해넘이의 장관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인근 바다에서는 199510월 청자대접 등 유물이 발견된 이후 고려시대 상감청자 639점이 발굴되어 전라남도 사적 제395호로 지정되었다.

 

저녁의 칠산대교

 

 저녁 무렵에 도리포항에 도착하여 숙소를 찾으니 생각보다 숙소가 없다. 그래서 민박집에 전화를 하여 숙소를 정하고 땀으로 젖은 몸을 씻고 저녁을 먹으러 나가니 식당도 보이지 않는다. 보이는 식당은 모두 문을 닫아 영업을 하지 않고 있어 '도리포횟집'에 가니 영업시간이 지났다고 한다. 주인에게 하소연을 하니 회비빔밥을 먹을 수 있게 해 주어 맛있고 푸짐한 회비빔밥을 한 그릇 먹고 주인장과 여러 이야기를 하였다. 이야기를 하면서 보니 이 지역의 특산품이라는 담미소 김이 눈에 들어왔다.

 

 담미소는 김 공장&카페 컨셉의 프리미엄 명품 김 전문 업체로 무안 도리포에 위치하여 있다. 담미소 김 제작소에서는 청정 무안 도리포 갯벌의 '잇바디돌김'이라는 유기농 무산 지주식 원초만을 사용하여 곱창 돌김 특유의 뛰어난 식감과 담백한 자연의 맛 그대로 가장 신선하고 맛있는 김을 생산한다고 한다. 담미소 건물 내부의 커피 제작소로 찾아가면 매일 갓 구운 김 시식은 물론, 탁 트인 도리포 바다 전망과 멋진 칠산대교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저녁을 먹고 담미소카페에서 커피를 한잔 마시려고 가니 이곳도 영업이 끝났다고 하였는데 종업원들이 친절하게 테이크 아웃으로 커피를 타 주고 시식용 김도 도 봉지를 주어 고맙게 받아 나왔다. 인심이 아주 후함을 고맙게 여겼다.

 

 

도리포항의 모습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숙소를 나서니 주인장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주인과 이야기를 잠시 하고 길을 떠나니 도리포항을 돌아 산길ㄹ 올라가게 한다. 좋은 해안 길이 있는데 왜 신으로 가라고 하는지가 궁금했지만 코스가 이끄는 대로 길을 재촉한다.

 

산길로 가는 이정표

 

 도리포항에서 무안황토갯벌랜드로 가는 산길은 높은 산을 지나는 길은 아니다. 망대봉과 범바위산 그리고 삼복산 등을 지나는데 고도는 100m 조금 넘는 산이지만 사람들이 잘다니지 않고 여름에 비가 많이 와서 잡풀이 너무 우가져 길을 가기가 너무 힘들었다. 별다른 특징이 있는 코스도 아닌데 왜 이 산길을 걸어야 하는지가 의문이었다. 해안을 따라 가는 좋은 길이 있는데 산길을 가야하는 이유를 글을 써는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응다. 산길을 가는 도중에 뜻밖에 산게들이 제법 보였다, 제법 큰 크기의 게들이 산길에서 보이는 것도 뜻밖이었다.

 

잡풀로 우거진 산길과 산게의 모습

 

호박꽃

 

 산을 내려오니 바다가 나타난다. 해변을 따라 걸으니 갯벌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서해의 길을 걸으며 수만ㅎ은 갯벌을 보았지만 오랜만에 보는 갯벌이라 반가웠다.

 

갯벌의 모습

 

무안황토갯벌랜드 입구

 

 갯벌을 지나 길을 조금 따라가니 무안황토갯벌랜드의 입구에 도착한다. 32코스가 끝이 났다. 내가 출발할 때 생각했던 것보다는 시간이 좀 더 걸렸다. 도리포항에서 산을 넘어오는 길에서 예정한 시간보다 제법 많은 시간이 걸린 것이다. 쉴 곳도 마땅하지 않고 날은 너무 더워 잠시 그늘에서 쉬고 다음 길을 시작한다.

 

서해랑길 31코스(수포마을회관 - 백학산임도입구 - 삼강공원)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31 코스는 수포마을회관을 출발하여 농촌 마을길을 여러 곳 지나 백학산임도입구에 도착하여  임도를 걸어서 많은 마을을 지나면 삼강공원에 도착하는 13.1km의 비교적 짧은 길이다.

 

31 코스 안내판

 

 30 코스를 걷고 나서 오랜 시간이 지났다. 30코스를 걷고 집에 돌라와서 다음 여정을 준비하니 올해의 긴 장마가 발길을 잡았다. 그리고 장마가 대충 끝이 나고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무리하지 않고 쉬기로 하였다. 그러다가 두달을 보냈는데 또 나이가 들어 눈이 침침해서 백내장 수술을 하느라 한 달을 더 보내고 나니 어느 새 9월도 하순이 되어 갔다. 그래서 아직은 더우나 여정을 시작하기로 하고 집을 나서 긴 거리를 이동하여 31 코스 시작점인 수포마을회관에 도착하여 오후 1시 경부터 걷기를 시작하였다.

시작점인 수포마을회관

 

 

 여러 마을을 지나며 들판을 보니 어느 듯 알곡이 익어가고 있다. 올해 처음 길을 시작할 때는 모내기를 준비하는 중이었는데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구나 하고 잠시 추억에 잠겼다.

 

가을 들판

 

이름도 좋은 돌뫼(석산)동 마을회관

 

위풍당당한 석용리 곰솔

 

가을 배추밭

 

 

 여러 농촌 마을을 지나니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바다라 감회가 새롭게 느껴졌다. 바다의 해안을 따라 걷다가 다시 높지는 않은 산길로 들어가는데 오늘 따라 왜 그렇게 더운지 땀이 비 오듯이 흘렀다. 계속 땀을 흘리며 가다가 잠시 물을 마시고 쉬면서 보니 주면에 감도 아니고 사과도 아닌 제법 큰 열매가 달린 나무들이 많이 보였다. 이런 방면에는 지식이 별로 없어 무슨 나무인가를 궁금해 하다가 길가에서 자업중이던 사람을 보고 부끄럼없이 물어보니 동백열매라고 하였다. 그러고 보니 나무가 동백나무였다. 그런데 이렇게 크게 열매가 열리는지는 전혀 생각도 못하였다. 제법 오래 길을 걸으며 이런 방면에는 내가 얼마나 무지한가를 가끔 느끼고 새로운 지식을 하나씩 얻곤 한다. '불치하문'이러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누구에게나 물어 새로운 지식을 얻는 것이다.

 

오랜만에 보는 바다

 

동백나무 열매

 

 

 임도를 걸어 내려오는 길에서 보는 하늘이 너무나 맑고 깨끗하였다. 하얀 구름은 보드라운 양털과 같이 파란 하늘에 떠 있었다. 이런 맑은 하늘도 오랜만에 보는 풍경이라 잠시 멈추고 하늘을 보고 즐겼다. 이런 것이 도보 여행을 하는 즐거움이다.

 

티 없이 맑은 가을 하늘

 

멀리 보이는 칠산대교

 

여름 꽃 배롱나무

 

 조금 더 걸어가니 매곡마을의  삼강공원이 나온다. 나는 처음에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공원이라고 생각하고 도착해서 보니 다른 의미의 공원이었다.

 

 매곡마을은 병자호란 때 한양에서 강화도로 가는 길목인 부평에서 청나라 군사와 싸우다 전사한 매죽헌 김득남의 후예가 집성촌을 이루고 사는 마을로 충의공 김득남 장군의 유허비와 충정공 김약시의 충절비가 있는 마을이다.

 

 사단법인 매죽헌 김득남 기념사업회가 '창조적 마을가꾸기사업'으로 국비와 지방비 10억 원을 지원받아 전남 무안군 해재면 양매리 매곡마을에 삼강공원을 조성하였다.

 이 공원에는 '광산김씨 충효열문(光山金氏 忠孝烈門)과 광산김씨칠효열각(光山金氏 七孝烈閣)'이 있다. 또 파주윤씨 효열비와 매사처사윤공 유적비 등이 있다.

삼강공원의 여러 모습

 

 이 삼강공원에서 31 코스는 끝이 났다. 하지만 오늘의 목적지가 여기가 아니라 도리포이기에 잠시 쉬다가 다시 길을 떠났다.

 

서해랑길 30코스(점암선착장 - 참도선착장 - 수포마을회관)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30코스는 점암선착장을 출발하여 해안을 따라 걷다가 안으로 들어가 소금출저수지를 지나서 해안과 마을을 번갈아 걸어 참도선착장에 도착하여 다시 해안을 걸어서 안으로 들어가서 신안을 벗어나 무안의 해제면 수포마을회관까지 가는 17.2km의 길이다.

 

30코스 안내판

 

 점암선착장에서는 잠시 쉬다가 길을 떠나니 임자도로 들어가는 다리가 눈에 들어온다. 임자도가 계속해서 나의 발길을 유혹했지만 내가 이 서해랑길을 걸으며 마음 속으로 굳게 다짐한 것이 코스에 충실하게 따라가는 것이다. 그래서 임자도는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내가 가야 할 길을 계속한다.

 

임자도로 가는 다리

 

소금출저수지 이정표

 

참도선착장

 

 참도선착장을 지나 해안을 따라가니 갯벌을 붉게 물들인 칠면초가 아름답게 보인다. 작년 남파랑길을 걸으면서 갯벌의 칠면초가 나에게는 무엇보다도 아름답게 마음에 각인되었다. 그런데 서해안의 칠면초는 더 넓은 갯벌에서 아주 넓게 펼쳐져 그 모습에 감탄을 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무엇이 나에게 이 아름다움을 각인시켰을까? 하고 의문을 가져 보아도 답이 없다. 그저 내 마음에서 그렇게 느낄 뿐이다.

 

갯벌에 피어 있는 아름다운 칠면초

 

양파

 

멀리 보이는 바다

 

1004섬 내양 5리 마을 표지

 

 내양 5리를 지나면 1004섬 신안을 벗어나 다시 무안으로 들어간다. 무안을 한바퀴 돌고 신안으로 갔다가 다시 무인으로 나오는 길이다. 무안 해제면 길을 가니 비가 오기 시작한다. 여정에서 비를 만나면 참 고달프다. 비가 오지만 목적지까지는 가야하므로 마을경로당 앞에서 비옷을 꺼내 입고 잠시 쉬다가 계속 가니 어느 새 30코스가 끝나는 수포마을회관에 도착한다.

 

무안 해제면의 풍경

 

 30코스가 끝나는 종착점 수포마을회관에 도착하니 제법 비가 굵게 오기 시작한다. 원래의 계획은 31코스까지 오늘 걸으려고 하였는데 비가 너무 와서 오늘의 여정은 여기서 멈추기로 하고 해제면의 택시를 불러 면의 숙박업소를 찾아가니 영업을 하지 않는 곳이 많다. 그래서 택시 기사가 안내하는 곳으로 가서 오늘의 피곤한 몸을 쉬기로 하였다.

 

 조금 쉬다가 저녁을 먹기 위해서 식당을 찾아가니 푸짐한 저녁상을 차려준디. 역시 남도의 음식은 푸짐하고 맛이 있었다. 저녁을 푸짐하게 먹고 숙박지에 돌아와 휴식을 취한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 날씨가 좋지 않다.여정을 계속하기에는 다소 부담이 가는 날씨라 원래의 계획을 수정하고 이번 여정은 이곳에서 마치기로 하고 해제면 버스정류소에서 무안터미널로 갔다. 무안터미널 바로 옆에 낙지를 파는 시장이 있어 찾아가서 마음에는 계속 생각만 하더였으나 여태 먹지 못했던 무안 낙지 연포탕을 한 그릇 시켜서 먹으면서 낙지를 조리하는 방법에 대해 물으니 무인 낙지는 손 볼 필요가 없이 그냥 물에 한번 씻고 먹으면 된다고 하였다. 그런데 6월의 무안 낙지는 엄청 비싸 많이는 보내지 못하고, 4곳의 아는 지인들에게 적당한 양을 보내었다. 

 내가 길을 걷다가 각지의 특산물을 보면 아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것도 나한테 오는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