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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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갈맷길 4코스 3구간(몰운대 - 낙동강 하구둑)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4코스 3구간은 몰운대에서 낙동강 하구둑까지다.

 

 몰운대와 다대포는 인접해 있어 경계를 나누기가 힘들지만 몰운대공원를 한바퀴 돌고 나오면 보이는 해수욕장이 다대포해수욕장이다. 해안지형의 백화점이라는 다대포는 낙동강과 남해가 만나는 곳으로 한해가 다르게 보이지 않던 모래톱이  어느 새 만들어져 바다의 지형을 바꾸어 놓는다. 새롭게 생긴 모래톱을 보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자연적으로 이 바다가 매립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쓸데없는 걱정을 하면서 아미산 정상으로 발길을 돌려 걸으면서 다대포 일대의 풍경을 즐기면서 장림으로 내려간다. 부산시 전역에 산재해 있던 피혁 관련 산업의 공장들을 한 곳에 집중시킨 장림피혁공단의 거리를 지나가며 낙동강하구둑을 향해서 낙동강하구길을 걸어 을숙도 입구에 도착한다.

 

 다대포해수욕장(多大浦海水浴場)은 부산시내에서 서남쪽에 낙동강 하구와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 있으며, 낙동강 상류에서 실려 온 양질의 모래로 만들어진 완만한 경사인 백사장 면적이 엄청나게 크다. 1970년대에 해수욕장으로 개장한 이래 넓은 백사장으로 부산 시민들에게 사랑을 받다가 환경파손으로 한 때는 해수욕장의 기능을 상실하여 폐쇄되었는데, 오랜 시간에 걸쳐 환경을 정화하고 해변공원으로 잘 가꾸고 여러 시설을 설치하여 이제는 옛날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 곳이다.

 이곳은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엄청나게 크서 물때에 따라 해수욕장의 크기가 엄청 다르다. 간조 때 해수욕장 모래밭에는 바다 게를 잡거나 조개를 캐는 즐거운 체험을 하려는 아이들을 데리고 온 관광객이 해수욕객보다 더 많이 찾고, 바다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부근에는 옛날에는 섬이었지만 낙동강 상류에서 밀려온 모래로 육지와 이어진 몰운대(沒雲臺)가 있고 다대포패총과 낙동강하류 철새도래지 등의 문화유적지와 관광명소가 많다.

 

 특히 일몰시에 보는 다대포의 낙조는 가히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환상이라고 할만하다.

 

 이날은 바람이 제법 세게 불어 파도가 평소보다 더 세게 치고 있고 특히 시간대가 바다물이 밀려 들어오는 때라 해변으로 밀려오는 파도도 장관이었다.

 

다대포 해수욕장 풍경 - 바다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해수욕장에서 왼쪽 방향으로 계속 가면 부산 사람들도 잘 모르는 다대포의 숨겨진 풍경이 있다. 지금은 테크를 만들어 놓아 쉽게 가지만 예전에는 물이 빠지면 모래바닥을 건너 가던 곳이다.

 

다대포 왼쪽 끝에서 보는 풍경 - 멀리 보이는 아파트가 명지 신도시다.

 

 다대포 해변공원은 엄청난 투자로 사람들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각종 편의시설과 인공적인 작은 운하를 만들어 바다물이 드나들게 만들었고 넓은 부지에 쉼터를 만들있고, 낙조 분수도 만들어 관광객을 끌고 있다.

 

다대포 해변공원

 

 다대포해수욕장을 벗어나 1호선 다대포역을 1번 출구로 가서 아미산을 향해 간다.

 

아미산 노을 마루길 전망대에서 보는 다대포해수욕장

 

아름다운 모래톱의 모습

 

아미산 전망대 앞 몰운대성당 - 다대포 일대를 조망하기에 아주 적절한 위치에 있다.

 

낙동강 하구 아미산 전망대

 

아미산 전망대에서 보는 낙동강 하구 모래톱

 

다대포 일대의 모습

 

 이제 아미산으로 올라가 응봉봉수대로 향해 간다.

 

 아미산(峨眉山)은 부산시 서구 아미동 일대와 사하구 장림동의 구릉성 산지로 해발 163m의 작은 산으로 서구와 사하구의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정상에 전망대가 있어 낙동강 삼각주등을 관찰 할 수 있다.

 아미산이라는 명칭은 본래 이곳의 마을을 아미골이라 부른 데서 비롯되었다고 하나 아미골의 정확한 어원은 알 수 없다. 속설에 의하면 아미골은 움막집이란 의미의 옛말인 애막이 바뀐 것으로, 이를 한자식 아미(峨眉)’로 표기한 데서 비롯되었다고도 하고, 이 산의 모습이 마치 미인의 아름다운 눈썹과 같다 하여 아미산으로 표기된 것으로 전해지기도 한다.

 

아미산 등산로 안내도

 

산길 임도를 따라 걸으며 보는 여름 나리, 수국 등의 꽃

 

아미산전망대에서 보는 다대포 일대

 

 아미산전망대에서 왼편으로 약 500m 정도 산길을 올라가몀 응봉봉수대가 있다.

 

 응봉 봉수대(鷹峯烽燧臺)는 부산광역시 사하구 다대동 산31-2번지 다대포진성(多大浦鎭城)이 있는 다대포 동북쪽 두송산(아미산)의 해발 178.5m 지점에 위치한다. 1481에 편찬된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에는 없으나, 1530에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는 응봉 봉수대의 기록이 최초로 확인되어 그 사이에 응봉 봉수가 신설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응봉 봉수대는 임진왜란 시기를 포함하여 줄곧 이용되었으며, 갑신정변 이후 1896(고종 35)까지 사용되었다고 한다.

 응봉 봉수의 위치에 대하여 신증동국여지승람23에는 동쪽으로 오해야항에 응하고, 서쪽으로 김해의 성화례산과 응한다.”라고 적혀 있으며, 동래부지(東萊府志)에는 응봉은 동래부 남 50리에 있으며 다대진 북쪽 두송산이다.”라고 적혀 있다.

 지금의 봉수대는 197610월에 복원 공사를 하여 벽돌 모양의 화강석으로 지름 20m의 석축을 쌓아 봉수대를 만들었고, 중앙에는 지름 1.5m, 깊이 0.4m의 연조(煙竈)가 복원되어 있다. 201011일에는 사하구청이 역사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자 봉수대 모형을 석축 위에 설치하였다. 복원된 응봉 봉수대는 기단, 화구, 봉수 5[직경 3.4~2.8m, 높이 3.5m]로 구성되어 있다.

 

응봉봉수대 입정표 -주변에 수국이 아름답게 피었다.

 

응봉봉수대의 모습

 

응봉봉수대 설명판

 

응봉봉수대에서 보는 다대포 일대 조망 설명판

 

 응봉봉수대에서 아미산 둘레길을 따라 걸으면서 장림으로 내려 온다. 장림(長林)은 마을의 형태와 관련한 지명으로 지형적으로 아미산 둘레에 길게 늘어선 마을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추정된다. 장림동 일대의 강변 구릉지에 1세기경의 패총이 있고, 신라 때의 토기 편이 발견되기도 해 오랜 거주 역사를 알 수 있다.

원래는 아미산 기슭까지 하천 유역이었으나 현재는 매립으로 피혁 위주의 공단 지역이 조성되어 있다. 공장이 많이 있을 때니 이곳을 지나갈 때 피혁 냄새가 코를 찔렀으나 지금은 많이 옮겨가서 예전과 같지는 않다.

 

 

 아미산 둘레길을 벗어나 장림 일대의 길을 걷다가 낙동강하구둑을 향해 강을 따라 이어지는 하구길로 들러서서 강과 바다가 만나는 자연의 모습을 완상하면서 길을 걸어 도착하는 곳이 낙동강하구둑이다.

 

멀리 보이는 을숙도대교

 

멀리 북쪽으로 보이는 낙동강하구둑

 

중간 휴식 장소

 

4-3 구간 종점 낙동강하구둑

 

낙동강하구둑 주변에서 보는 구포쪽의 강

 

 낙동강하구둑에서 4-3 구간은 끝난다. 여기는 갈맷길 5구간과 6구간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시간이 좀 일찍 끝나서 을숙도를 한번 돌아 보려고 하다가 주 목적이 갈맷길 완주이고 을숙도는 엄청 자주 가기도 하였기에 발길을 멈추기로 하였다. 또 5-1구간이 평지 길을 걷는 구간이지만 만만치 않게 긴 구간이라 오늘은 여기에서 만족하고 다음날을 위해 발길을 돌리기로 했다.

 

 우리 나라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강 하류의 모래톱을 보고 즐기는 것만해도 큰 즐거움이었다. 1970년대에 요산 김정한의 '모래톱 이야기'를 읽으면서 학교를 다녔던 기억이 새롯새롯하게 나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