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부산 갈맷길 5코스 1구간(낙동강하구둑 - 천가교)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갈맷길 5코스 지도

 

 5코스 1구간은 낙동강하구둑에서 천가교까지다.

 

 동양최대의 철새도래지 낙동강하구 을숙도를 가로질러 사계절에 사색의 갈대 빛나는 명지 갯벌에 날아오는 겨울철새의 군무를 국내 그 어떤 곳보다도 가까이 볼 수 있는 구간이다. 지금은 아파트단지로 바뀌었지만 아파트길이 아니라 해안길을 따라 걸으면서 신호대교를 건너면 낙동강 하구의 여러 모래톱이 이름도 붙어 있지 않은 채 우리를 반긴다. 눈을 돌려 멀리를 바라보면 저멀리 뒤편에는 가덕도의 풍광이 뛰어나 머물고 싶을 정도다. 저 멀리 보이는 가덕도를 보면서 길을 재촉하면 웅장한 부산신항이 마주한다. 부산신항을 한 바퀴 돌아 눌차교를 건너면 가덕도에 들어서게 된다. 이제는 다리로 연결되어 오기가 쉽지만 20여년전만 해도 섬으로 들어오기가 쉬운 곳이 아니었다.

 

 이 구간은 낙동강하구둑을 건너는 것으로 시작한다.

 

 낙동강하구둑은 부산광역시 사하구 하단동과 강서구 명지동 사이를 잇는 낙동강의 하구를 가로막은 둑으로 19839월에 착공하여 198711월에 준공된 콘크리트 중력댐이다. 길이는 2,400m, 높이는 18.7m이다. 공사 시작 전부터 야기된 환경 공방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낙동강 하구둑으로 인해 안정적 용수 공급과 매립지 활용 등 경제적 효과를 내세우면서 환경 파괴가 크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낙동강 하구의 철새 도래지가 크게 훼손되었고 기수역이 교란되어 많은 생물종이 사라졌다고 주장이 또한 크다.

 둑 위에는 도로가 만들어져 과거에는 먼 거리를 돌아가야 했던 경남 남쪽 지역과의 거리가 상당히 단축되었고, 둑의 중심에 있는 을숙도는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서 철새들의 번식 및 월동지로서 기후가 알맞아 하류일대가 천연기념물 제179호로 지정되어 있는 세계적인 철새도래지이다. 사계절 동안 수백 종에 달하는 철새가 찾아 들고 있어 이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명소가 되어있다.

 

낙동강하구둑 수문

 

멀리 보이는 을숙도대교와 하단쪽 아파트

 

하구둑 위에서 보는 낙동강 하구와 명지쪽 아파트

 

을숙도 표지석

 

 섬의 이름에서부터 사람들보다 철새들에게 먼저 알려져 있는, 매년 겨울이면 뉴스에서 철새와 함께 이름이 종종 오르내리는  을숙도(乙淑島)’는 낙동강과 남해가 만나는 낙동강 하구에 자리한 하중도(河中島)1916년경 진우도, 대마등 등과 함께 등장했다고 한다.

 태백 황지에서 시작하여 기나긴 물길을 흘러온 낙동강은 강 하구에 이르러 삼각주(모래톱)를 만든다. 이 삼각주는 먼 거리를 내려오면서 영양가 넘치는 풍부한 퇴적물로 만들어진 비옥한 땅으로 낙동강 하류의 김해평야가 대표적인 삼각주에 속하며, 을숙도도 비옥한 토양에 갈대와 수초가 무성하고 바다물과 강물이 뒤섞이니 어패류도 다양하여 넉넉한 공간에 먹이까지 풍부하니 긴 여행에 지친 철새들이 쉬어가기 좋은 조건이되었을 것이다. 1950년대까지 동양 최대 철새 도래지였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덕분에 을숙도 일대는 1966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지만 1987년 낙동강하구둑이 완공되면서 섬이 공원화되기 시작하여 새들의 휴식처는 사람들의 휴식처로 바뀌어갔다. 낙동강하구둑 상단 일응도와 하단 을숙도가 하나로 된 것도 이즈음이었다.

 그러다가 한때는 부산의 쓰레기 매립지이자 파밭으로 채워졌던 을숙도 하단은 2005년에 5년간의 복원공사를 통해 을숙도철새공원으로 태어나 지금은 생태공원으로 바뀌어졌다.

 

하구둑의 어로

 

 하구둑은 수로를 완전히 막은 것이 아니라 조그마하지만 어로를 마련해서 바다의 어류들이 낙동강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옛날의 낙동강 하류 기수역의 생태계가 파괴된 것만은 사실이다. 최근에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구둑 수문을 하나만 열어 조사를 했는데도 낙동강의 생태계가 기대 이상으로 회복되고 있다는 보도를 보았다. 자연의 흐름을 막은 인간의 몽매함을 꾸짖어야 하는지..... 아니면 인간의 좀더 편안한 삶을 추구하기 위해 자연의 질서도 바꾸어야 하는지..... 내가 판단하기는 너무 어려운 일이다.

 

을숙도공원의 낙동강문화관

 

을숙도공원으로 넘어가는 육교

 

을숙도철새도래지 표지석과 철새 모형

 

낙동강 철새이야기 건물 - 코로나로 문을 닫았다.

 

낙동강하구둑에서 보는 풍경

 

명지와 연결되는 하구둑

 

갈맷길 안내도

 

 이곳에는 갈미조개란 이름의 조개를 팔고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명지 앞 바다에서만 나는 조개라 하는데 맛이 기가 막힌다. 예전에는 조개를 삶아서 초장이나 양념장같은 것에 찍어 먹거나 탕으로 끓여서 먹곤 했는데, 요즈음은 이 곳도 요리가 발전하여 육고기와 섞어서 새롭게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또 이곳의 해산물은 싱싱하고 가격도 적당하여 예전에는 많이 이용하던 곳이다. 지나가면서 예전의 맛을 생각하고 입맛을 다시지만 아직 밥을 먹을 때가 아니라 아쉽지만 그냥 지나갔다.

 

명지 앞 바다

 

 명지동은 부산광역시 강서구의 법정동으로 북쪽의 대저와 거의 붙어있어서 체감은 거의 안 되지만 원래는 섬이었던 명지도에 해당하며, 지금의 명지동은 부산에 편입되기 전에는 김해군 명지면 동리·일대에 해당한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논밭과 염전이 대부분의 면적을 차지하였으나 지금은 명지오션시티, 명지국제신도시 등의 신도시가 개발이 진행되면서 아파트 단지들이 여럿 들어서게 되면서 강서구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동네가 되었다.

 명지 앞 바다의 진우도 등의 모래톱은 철새도래지로 보호받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어있다. 파가 전국적인 특산물로 명지 대파라는 이름이 유명했는데 명지국제신도시로 개발이 계속되면서 이제는 그 명성이 사라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명지를 계속 걸으면서 보는 바다

 

멀리 보이는 신호대교

 

먹이를 찾고 있는 새

 

신호대교

 

신호대교에서 보는 앞 바다

 

삼성자동차

 

 삼성자동차 앞에서 바다가롤 발길을 돌려 가덕도를 향해 걸으면 갯벌이 많이 나타난다. 어촌에 사는 아낙네들이 조개를 캐는지 물이 나간 갯벌에서 작업을 하는 광경도 간혹 보이고 김과 굴을 키우는 양식장의 모습도 눈에 많이 띈다. 예전에는 이 명지, 신호에서 나오는 김이 아주 맛있었는데 이제는 전라도에서 대량 생산되는 김에 밀려 경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듯하다.

 

갯벌의 모습

 

멀리 보이는 가덕교로 가는 다리

 

신호포구의 모습

 

중간 도보인증대

 

양식장의 모습

 

멀리 보이는 부산신항

 

 부산 신항(釜山新港)은 부산광역시 강서구와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에 걸쳐 있는 항만으로 포화상태인 부산 북항을 대체하여 새롭게 건설된 컨테이너 항만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물동량이 제일 많은 항만이다. 부산항은 1876(고종 13) 2월 인천항, 원산항에 앞서 최초의 근대 무역항으로 개항되었다. 그 뒤 1898년 부산해관 부지 매축 공사 및 확장 공사, 6.25전쟁, 경제개발 등으로 부산항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였으나 물동량의 증가로 인하여 만성적 적체와 시설 낙후로 대대적인 시설 개선이 필요했지만 부산항은 원도심에 있어 시설 확충을 위한 부지 확보가 불가능하였다. 이에 부산항과 인접한 강서구 가덕도 일원에 부산 신항을 건립하여 대규모 컨테이너 터미널을 구축함으로써 만성적 화물 적체를 해소하고, 21세기를 대비한 동북아시아 국제 물류·비즈니스 중심 항만 조성을 목적으로 부산 신항이 건립되어 우리나라 수출입의 전진기지로 활약하고 있다.

 

가덕도로 들어가는 다리

 

 이곳에서 부산신항을 빙 돌아서 아스팔트 길을 좀 걸으면서 눌차교를 지나니 드디어 가덕도에 도착한다. 예전에 섬이었던 곳이 이제는 다리로 연결되어 걸어서 가덕도로 들어 왔다. 멀지 않았던 옛날에는 배를 타고 들어오던 곳이었는데 참으로 시대가 바뀌고 변했다는 것을 실감한다.

 

5-1구간의 끝이자 5-2구간의 시작점 안내도

 

구간 안내 표지판 주변의 바다 풍경

 

 이 구간은 상당히 긴 거리를 걸어야 하지만 거의 평지를 걷기에 별로 힘이 들지는 않는 구간이다. 특히 아스팔트위를 걷는 구간은 얼마 되지 않고 거의가 해안을 따라 걷기에 걸으면서 변하는 바다의 풍경에 시간이 흐르는지도 몸이 피로한지도 모르는 구간이다.

 부산 신랑 근처에서 남해안 길을 걷는 남파랑길과 헤어진다. 오륙도에서 시작되는 남파랑길과 갈맷길이 중복되어 있었는데 갈맷길은 가덕으로 향하고 남파랑길은 진해 용원으로 재촉한다. 언젠가 이 남파랑길도 걸어야지 하는 생각을 가지며 가덕으로 들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