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서해랑길 67코스(도항1리다목적회관 - 도항경로당 - 안흥염전 - 법산어촌계 - 송현1리버스정류장)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67코스는 도항1리다목적회관에서 출발하여 연포해수욕장을 지나 도항경로당, 안흥염전, 법산어촌계를 지나서 송현1리버스정류장에 이르는 17.7km의 평범한 길이다.

 

67코스 안내판

 

 67코스 안내판에서 바다 쪽으로 가면 바로 연포해수욕장이다. 연포해수욕장 주변에서 숙박을 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문을 연 식장에서 배부르게 아침을 먹고 오늘의 여정을 시작한다.

 연포해수욕장의 아침은 인적이 드물다. 그냥 일찍 해안을 산책하는 두어 명만 보인다. 내가 항상 일찍 춟발을 하기 때문에 출발을 하는 시간에 사람들을 보는 일이 드물다. 인적이 사람이 드문 바다를 보면서 아무런 생각없이 그냥 길을 걷는 것이 나의 걷는 방법이다.

 

아침의 연포해수욕장

 

 해수욕장을 벗어나 나지막한 산길로 들어선다. 높지도 않은 임도를 걸어가면서 옆으로는 바다가 보이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면서 작은 산을 넘어가니 다시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조금 걸으니 마을 주민이 말을걸어와서 이야기를 하면서 조금 쉬었다. 1961년생이라는 그 주민은 이 길을 걷는 사람을 간혹 본다고 하여 내가 그 주변 전신주에 묶여 있는 리본을 가리키며 그 리본이 서해랑길 표시하는 이정표와 같은 것이라 알려 주었다. 그 사람은 반갑게 쉬었다 가라고 청하였으나 내가 갈 길이 멀기에 고맙다는 인사만 하고 내 길을 걸었다. 

 

 

 

 마을 주민과 헤어져 조금 걸으니 '화해당' 간판이 나온다. 너무 반가운 간판이다. 내가 오래전에 우연히 이 화해당에서 점심을 먹고 그 맛에 반하여 사람들에게 칭찬을 참 많이 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내가 먹어본 간장게장 중에서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였다. 그 뒤에도 우연히 서울 여의도에 이 집의 분점이 보여 두어 번 이용한 일도 있다. 나의 블로그에 이 집에 관하여 약 20년 전에 쓴 아래의 글을 참조해 보시기를 바란다.

https://lhg5412.tistory.com/226 화해당 - 서해 꽃게장이 맛있는 곳

 

화해당 간판

 

 점심을 먹을 때가 되었으면 이 집에서 간장게장을 먹고 가려고 했으나 아직 점심을 먹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었고 장소도 코스와는 조금 벗어나 있어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내 길응 갔다.

 

 

 

 바다길을 따라가니 안흥염전이 보인다. 언젠가 신문기사에서 우리나라의 천일염전이 사라져 가서 문화재로 지정하려고 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 염전 중 하나가 이 안흥염전이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이제 우리 주변에서 현대사회의 발달로 인하여 사라져 버리는 것들이 너무 많아 안타까운 심정이다.

 

안흥염전의 모습

 

이정표

 

 안흥염전을 지나 바닷가를 따라 걸으니 이상하게 발이 많이 아프다. 예전에 숱하게 길을 걸었지만 이런 일이 없었는데 하고 생각하니 신발이 문제인 것 같았다. 이번 여정에서 예정에 신던 신발 밑창을 수선하여 새로 신었는데 볼이 좁고 조금 발에 꽉 끼인 느낌으로 출발했는데 이게 문제가 된 것이다. 상당히 발이 아파 어떻게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계속 길을 가니 이름도 아름다운 '노을지는 갰마을'이라는 마을이 나온다. 내가 지나는 시간이 노을이 지는 시간이 아니어서 그 광경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고 생각만 하면서 지나갔다.

 

시골에 잘지어진 집

 

 

 

 법산어촌계를 지나 농촌 길을 조금 가니 큰 도로로 올라가게 한다. 그 길을 따라 조금 가니 67코스의 종착점인 송현1리버스정류장이 나온다. 마을에 있는 정류장이 아니라 큰 도로의 버스정류장에서 끝이 난다. 왜 이런 황량한 곳에 종점을 택했는지는 그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 버스정류장에 앉아 조금 쉬다가 다음 코스로 발을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