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서해랑길 92코스(대부도관광안내소 - 시화나래조력공원 - 시흥 오이도박물관 - 오이도 빨간등대 - 해수체험장)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92코스는 대부도관광안내소에서 시작하여 시화나래조력공원과 시흥 오이도박물관과 오이도 빨간등대를 지나 해수체험장까지 가는 15.8km의 길이다.

 

92코스 안내판

 

 시흥 정왕역 부근에서 숙박을 하고 다시 대부도 관광안내소까지 오는 길이 제법 멀었다. 하지만 사람을 만나 즐겁게 저녁을 모냈으니 이만한 수고는 해야 했다. 아침에 일어나 길을 떠나니 비가 오기 시작한다. 제법 많이 오는 비라 길을 가다가 배낭에 방수포를 덮고 하다가 한참 길을 가니 스틱을 버려두고 온 것이 생각났다. 하지만 돌아가기에는 너무 먼 길이라 그냥 가기로 하고 오이도역에서 버스를 타고 대부도관광안내소로 갔다.

 

 대부도관광안내소앞에서 시화방조제쪽으로 걸어가는데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비는 가늘어졌지만 바람이 거의 태풍급으로 불어 몸도 제대로 가누기가 어려웠지만 길을 따라가니 시화방조제가 나타난다.

 

 시화방조제(始華防潮堤)1985'시화지구 간척사업계획'에 따라 계획되어 시흥시 정왕동의 오이도 와 안산시 단원구 대부북동의 방아머리를 연결하는 12.6km의 방조제이다. 이는 조차가 최고 8.8m인 곳에 당대 최장 길이 둑을 세우는 것으로 토목계에서는 모험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19874월 착공하여 1994124일에 최종 물막이를 완료했다. 또한, 이와 함께 2차선 도로가 지방도 제301호선으로 개설되어 시화 지구와 대부도를 잇는 도로 기능도 가지고 있다.

 시화방조제의 중간에 2011년 완공한 '시화호조력발전소'는 수자원공사가 운영하는 조력발전소로 방조제 중간의 작은가리섬 인근에 2004년 착공했다.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밀물 때 바닷물이 시화호로 유입하며 발전을 하고, 유입된 바닷물은 썰물 때 수문으로 배수하는 방식으로 발전이 이루어지는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조력발전소이며 공원과 휴게소, 과학전시관과 전망대가 함께 있어 많은 이들이 찾는 안산시의 관광명소로 자리하고 있다.

 시흥시 구역인 시화방조제의 북쪽 끝에는 오이도기념공원으로 불리는 시화지구 개발 사업 기념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끝이 보이지 않게 길게 늘어진 방조제

 

 세찬 바람을 맞으며 방조제를 겅어가니 중간에 시화나래조력공원이 나온다. 시화나래조력공원은 시화방조제 중간에 있는 해상공원으로 대부도 바닷물을 이용하여 만든 빛을 상징하는 의미의 공원이다. 서해바다의 물결과 신재생에너지의 순환을 주제로, 조력발전소 건설과정에서 발생한 토사를 이용하여 친환경적으로 조성된 공원은 크게 여가공간, 휴식공간, 편의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여러 편의 시설이 있다. 아침도 먹지 않고 길을 떠났고, 기상도 좋지 않아서 이 공원 매점에 들어가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쉬다가 다시 길을 떠나니 다행히도 날씨가 조금은 좋아졌다.

 

시화나래조력공원

 

 다시 긴 방조제를 부딪치는 파도를 보면서 걸으니 막힌 곳이 하나도 없는 바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 몸을 가누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중간에 어떻게 할 수도 없으니 계속해서 걸어가니 멀리에 시흥의 도심지가 보이고 멀고 멀었던 방조제가 끝이 난다. 서해랑길 92코스의 거의 70%는 방조제길이라 방조제를 넘어오니 이 코스는 다 끝난 느낌이었다.

 

멀리 보이는 시흥시

 

시화방조제에서 보는 풍경

 

 시화방조제가 끝나는 지접에 오이도박물관이 있다. 서해안 해변 시흥시 정왕동에 위치해 있는 오이도(烏耳島)는 원래 육지로부터 4km 가량 떨어진 섬이었다. 선사시대를 비롯한 각 시간대의 유적들이 발견되어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곳으로, 서해안 최대의 패총유적지이자 다양한 신석기 유물이 출토되었다. 지명의 유래는 한자 뜻을 해석해 섬의 모습이 까마귀의 귀와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이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오이도 가까이 있는 옥구도(玉鉤島)와 옥귀도(鈺貴島)가 함께 묶어서 오이도라고 불리게 된 것이 유래가 된 것으로 보인다. 오이도에 붙은 한자는 가차에 불과하다. 조선 시대 초기에는 이 섬을 '오질애(吾叱哀)'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이후 '오질이도(吾叱耳島)'로 불렸다가 조선 정조 때 줄여서 오이라는 이름으로 변했다. 즉 옛날에 옥구도와 옥귀도를 함께 오질애섬으로 부른 것이 오질이도가 되었고 그것의 줄임말로 오이도가 된 것이다. 일제 강점기에 갯벌을 염전으로 조성하며 제방이 놓이고 육지와 연결되었다. 이후 1980년대 시화지구 개발 사업으로 현재 모습이 자리 잡았으며, 바다를 찾는 관광객이 늘기 시작하며 수도권의 명소가 되었다.

 

 

 시흥오이도박물관 서해안 최대 패총유적지이자 다양한 신석기시대 유물의 출토지로, 선사시대 해안생활문화유산으로서 보존가치를 인정받는 오이도 유적을 보호하고 활용하기 위해 2018년 오이도 선사유적공원이, 2019년 시흥오이도박물관이 조성되었다. 공원에서는 신석기인들의 생생한 삶의 모습을 만날 수 있고, 박물관에서는 시흥의 출토 유물들을 이해하고 선사시대 생활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시흥오이도박물관

 

 박물관에 들어가 잠시 구경을 하고 있으니 단체관광객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구경을 하고 있었다. 내가 좌석에 앉아 있으니 단체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는다며 자리를 좀 비켜주기를 양해를 구한다. 자리를 옮겨 구경하면서 조금 쉬다가 다시 길을 떠난다.

 

 

 

 바닷가를 따라 걸어가니 '빨간등대'라는 표지판이 보이고 조금 떨어진 곳에 등대가 보인다. 멀리서도 잘 보이는 오이도 빨간등대는 밤낮없이 오이도를 지키고 있는 랜드마크이다. 빨간 색의 4층 등대 전망대는 바다 경관 감상을 위해 시흥의 랜드마크로 200655일 개장한 해양관광 기반시설로 전체높이가 21.4m, 전망 높이 14.4m로 고현정과 천정명이 나온 드라마 '여우야 뭐하니' 촬영장소로 유명해졌다. 랜드마크로 유명한 포토존인 빨간등대는 해양관광 시설로 실제의 등대 역활은 하지 않는 곳이다. 오이도 빨간 등대 앞에 있는 방파제 위에 오이도 난전어시장이 항상 열리는데, 앞바다에서 어선들이 건져올린 굴을 비롯한 각종 자연산 해산물들을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다. 차로 안쪽에 자리잡은 오이도 전통어시장이나 종합수산시장과는 또 다른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빨간등대의 여러 모습

 

 '빨간등대' 앞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칼국수 집을 보며  '내려가서 점심을 먹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계속 길을 따라가니 여러 조형물이 보인다.

 

 

 이곳에서 약 30분 정도를 걸어가니 배곧한울공원이 나오고 공원을 조금 들어가니 해수체험장 앞에서 이 코스는 끝이 났다. 계속해서 발을 옮기어 다음 코스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