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남파랑길 71 코스(녹동버스공용터미널 - 고흥만방조제공원)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71 코스는 녹동공용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여 대분저수지를 지나 도덕면으로 들어가 도덕초등학교 옆으로 산을 올라가면 돌아나오면 당남해변이 나오고 해안을 걸어 용동해수욕장을 지나서 고흥만방조제공원에 도착하는 21.8km의 제법 먼 거리다나 비교적 평이한 길이다.

 

71 코스 지도

 

 전날 집에서 출발하여 녹동에 도착하여 숙박을 하고 다음날 아침 일찍 숙소를 나섰다. 아직은 해가 떠지 않은 녹동거리를 걸어 공용터미널에 도착하여 이번 코스의 여정을 시작한다.

 

아침의 녹동거리

 

71 코스 안내판

 

 

 아침에 길을 떠나 마을 길을 걸어가니 마을 길옆에 만해사라는 사찰이 있다. 우리가 아는 산중의 사찰이 아니라 일반 주민이 거주하는 동네에 있는 사찰이라 유의 깊게 보니 굉장히 정결한 사찰이다. 불교도 이제 대중에게 더 가까이 오는 것이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사찰이었다.

 

만해사

 

 이곳을 지나 녹동고등학교를 지나고 차경마을로 옆에 두고 농촌 길을 걸어가니 동녘에 해가 떠오르며 하늘이 붉게 물든다.그리고 아침임을 알리는 닭 우는소리와 개 짖는 소리가 적막함을 깨치고 있다. 항상 일찍 길을 떠나면 도시에서는 절대 들을 수 없는 친근한 소리다.

 

대분저수지

 

아침의 들판

 

도양중학교 기념비

 

 길을 계속 가니 도덕면으로 들어선다. 여기저기에 수확 철이 된 유자가 익어가는 모습이 보이고 유자 특유의 상큼한 향기가 코끝에 향기롭게 스쳐나간다. 노랗게 익은 유자를 보면서 어느 듯 가을도 깊어가고 겨울이 다가왔음을 실감하게 되었다.

 

도덕초등학교 전경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아름다운 모습

 

 이 무렵에 길을 가다가 두 사람을 만났다. 한 사람은 나보다 두어살 많았고 한사람은 나보다 두어살 아래였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은 해남에서 남파랑길을 걸어오는 사람이었고 나이가 적은 사람은 나와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이었다. 모두가 혼자 길을 걷기에 동류의식을 가지고 여러 이야기를 하였다. 그 가운데 공통점은 혼자서 길을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자유로운가를 걷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혼자 길을 걷는다고 공통점을 발견하고 서로를 칭찬하면서 조심해서 길을 가라고 하고 헤어졌다. 그리고 해남을 향해 걷는 사람과는 같이 길을 걸어 갔다. 그 여행자와 길을 가며 이야기를 나누고 나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 먼저 가라고 하였다.

 

농촌 마을의 배추밭

 

당남해변

 

유자나무

 

나와 같은 길을 가던 여행자

 

 당남해변을 지나서 영귀산을 올라가서 임도를 따라가면서 그림과 같은 고흥의 바다를 보며 즐기면서 돌아나가서 용동해수욕장의 해변을 지나면 넓은 간척지가 펼쳐지고 고흥만방조제공원이 나온다.

멀리 보이는 고흥 바다

 

용동해수욕장 해변

 

고흥만방조제공원

 

 이곳에 도착하니 점심 때가 되었다. 같은 길을 걷는 여행자도 이곳에서 멈추고 점심을 먹으려고 해서 같이 앉아 점심을 먹으면서 여러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를 해 보니 같은 지역에서 살다가 서른이 넘어서 서울로 직장을 따라 가서 지금은 서울에서 산다고 하며 부산에서 해남까지를 계속해서 걷는다고 하였다. 집안에 한달을 휴가를 내고 자유롭게 걷는다고 하면서 작년에 해파랑길도 다 걸었다고 하였다. 여기서 해물 짬뽕으로 점심을 먹고 조금 쉬다가 다음 길을 가기 위해서 출발했다.

 

고흥만방조제 입구

 

 남파랑길 71 코스는 아주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해안과 산을 번갈아 가면서 고흥의 바다를 즐기며 가볍게 걸을 수 있다. 같은 길을 가던 여행자는 먼저 떠나고 나는 좀 쉬다가 길을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