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랑길 70코스(의항출장소 - 학암포해변)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서해랑길 70코스는 의항출장소를 출발하여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사구 중의 하나인 신두리해안사구를 지나서 아름다운 구례포해수욕장을 지나 해넘이가 너무 멋진 학암포해변에서 끝이 나는 19.2km 의 길이다.
70코스 안내판
69코스를 끝내고 이어서 바로 70코스 길을 걷는다. 원래 예정이 오늘 70코스까지 걷는 것을 목표로 하였기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길을 간다. 의항포구에서 해안을 따라 가니 오랜만에 갯벌의 물이 빠져서 생기는 기하학적인 무늬를 본다. 항상 물이 빠진 갯벌을 보면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낀다. '왜 물이 빠지면 정해진 곳에만 고랑이 생길까?'하는 의문을 항상 가지면서 길을 간다.
의항포구 버스 정류장
의항포구의 모습
이정표
물이 빠진 갯벌에서 고기를 잡는 낚시꾼
의항포구를 지나 해안 길을 따라 걸어가면서 물이 빠진 서해 바다를 보고 걸으니 갯벌의 물이 조금 있는 곳에서 물고기를 잡고 있는 사람이 모습이 보인다. 그곳에 어떤 물고기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유유자적하며 낚싯대를 드리운 그 사람의 모습은 세월을 낚는 강태공과 같았다.
여유로운 풍경을 보면서 길을 가니 소근진성이라는 표지가 보이고 조금 가니 성이 있는 마을 입구가 나온다.
소근진성(所斤鎭城)은 태안군에서 서북쪽으로 13.6km 떨어진 소원면 소근리에 해안가에 있는 조선시대 읍성으로 조선 중종 9년(1514)에 쌓은 것이다. 이 곳에 성을 쌓게 된 동기는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였는데, 특히 고려 말부터 이 지역에 나타난 왜구의 침입으로 인해 지역 주민들의 피해가 심각했다고 한다. 1993년 12월 31일 충청남도의 기념물 제93호로 지정되었다.
소근진성 안내판
소근진성을 지나 해안을 따라가면 넓게 펼쳐지는 모래밭이 나오고 국내 최대의 모래언덕이라는 신두리해안사구가 나타난다.
2001년 천연기념물 제431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신두리 해안사구는 길이 3.4km, 폭 0.5~1.3km 국내 최대의 모래언덕으로 뒤에 위치한 두웅습지와 함께 한국지리 교과서에도 많이 나오며 바다 풍경도 좋아 관광지로도 인기가 많은 곳이다.
아프리카나 아메리카의 사막을 가 본적은 없지만 영화나 TV를 보면 가도 가도 끝없이 펼쳐지는 모래밭과 모래바람만 휘몰아치는 사막을 본다. 그런데 광활하게 펼쳐진 해변에서 만나는 모래벌판은 때로는 꿈을 꾸는 무대가 되기도 한다. 그런 분위기를 느끼는 동양 최고의 해안사구인 신두리해안사구는 물은 맑고 깨끗하며 고운 모래로 된 넓은 백사장의 해수욕장을 끼고 있다. 신두리해안사구는 빙하기 이후 약 15,000년 전부터 서서히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강한 바람에 모래가 파랑에 의해 해안가로 운반되면서 오랜 세월을 거쳐 모래언덕으로 만들어졌다. 북서계절풍을 직접 받는 지역으로, 강한 바람에 모래가 파도에 의해 해안가로 운반되어 무한한 세월에 걸쳐 이룬 퇴적지형의 모래언덕이다. 이 모래언덕은 내륙과 해안을 이어주는 완충 역할과 해일로부터 보호 기능을 하고 있다.
신두리해안사구는 자연이 그대로 살아 있는 생태계의 보고로 독특한 생태계가 조성되어 식물군으로는 전국 최대의 해당화 군락지, 통보리사초, 모래지치, 갯완두, 갯매꽃을 비롯하여 갯방풍과 같이 희귀식물들이 분포하여 있다. 동물군으로는 표범장지뱀, 종다리, 맹꽁이, 쇠똥구리, 사구의 웅덩이에 산란을 하는 아무르산개구리, 금개구리 등이 서식하고 있다.
해안사구를 구경하면서 걸어가니 쇠똥구리보호구역이라는 팻말이 보이고 넓은 들판에 몇 마리의 소가 한가로이 서 있는 모습도 보인다.
신두리해안사구의 여러 모습
해안사구를 지나 해안을 조금 따라 걷다가 산으로 올라간다. 산이라고 하지만 작은 언덕과 같은 길을 따라 가니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는 곳에 조그마한 능파사라는 절이 있다. 그 절을 지나 언덕을 내려가 바닷가로 가니 시원한 약수가 나오는 거북 모형의 수도시설이 있다. 시원하게 물을 마시고 세수를 하고 다시 높지 않은 산길을 걸어간다.
이정표
능파사
거북 모양의 약수 수도
먼동전망대에서 보는 서해
먼동해변 풍경
계속 해안을 보면서 서해의 아래쪽 해안은 갯벌이 발달되어 있는데 위로 오면 갯벌도 나타나지만 넓게 펼쳐지는 모래밭이 많이 보인다. 그러니 해수욕장이 발달하여 여름에는 많은 피서객들이 이곳에서 즐기는 것이다. 계속 가니 아주 넓게 펼쳐진 백사장이 보이고 구례포라는 이정표가 있다.
원북면 황촌리에 있는 구례포해수욕장(九禮浦海水浴場)은 1993년 KBS 1TV 사극 ‘먼동’의 촬영지로 널리 알려져, 방영 이후 구례포의 바다에 반해 피서객이 몰렸고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잔잔한 바닷물과 양쪽으로 펼쳐진 백사장 그리고 아름다운 해변은 한 편의 그림을 보는 느낌을 준다.
구례포해변
구례포를 지나니 바로 이어서 오늘의 종점인 학암포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는 날이 제법 싸늘해져서 물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없지만 넓게 펼쳐져 있는 모래밭에는 제법 사람들이 보였다.
해변에 물이 빠졌을 때 드러나는 바위의 형상이 마치 학의 모습처럼 보인다 하여 유래된 학암포(鶴岩浦)해변은 태안읍에서 북쪽으로 20km 떨어진 원북면 방갈리에 있는 포구이다. 이 포구 앞의 대분점도(大盆店島)에 커다란 학바위(鶴岩)가 있는데 거기서 지명이 유래하였다. 그전에는 분점포(盆店浦)라고 하여 조선 시대에 명나라와 교역을 하던 무역항이었는데, 교역품으로 질그릇을 만들어 수출하였으므로 분점(盆店)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주변 일대의 백리포, 천리포, 만리포해변을 포함하여 태안해안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학암포해수욕장 풍경
학암포이야기와 학 모형
태안 바라길 안내 벽화
학암포에서 머물기로 예정을 하여 숙소를 정하고 시간을 맞추어 해넘이를 보러 갔다. 학암포의 해넘이가 장관이라는 말을 들었기에 시간을 맞추어 나가니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위하여 일명 대포 카메라를 들고 모여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나는 카메라를 가져가지 않았기에 좋다고 생각되는 자리를 잡고 휴대폰을 이용하여 사진을 찍었다. 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시간의 변화에 따라 해가 지는 광경을 한 지점만을 중심으로 찍는 것도 묘미가 있었다. 학암포의 해넘이는 다른 곳에서 보는 해넘이와는 달리 크게 바다를 물들이지는 않고 다른 느낌을 주었다.
학암포의 해넘이 풍경
해넘이를 구경하고 숙소에 붙어 있는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숙소로 올라가 피곤한 몸을 자리에 눕히고 내일을 위해 잠을 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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