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서해랑길 48코스(변산해변버스정류장 - 새만금홍보관 - 해창쉼터 - 부안신재생에너지테마파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48코스는 변산해변버스정류장이 출발점이라 두루누비에는 나오지만 출발점은 사랑의 낙조전망대이다. 이곳에서 출발하여 해안에서 조금 들어온 길을 따라 걸으며 새만금홍보관과 해창쉼터를 지나 부안신재생 에너지테마파크에 이르는 10.2km의 아주 짧은 길이다.

 

48코스 안내판

 

 전날에 변산해변에 도착하여 해넘이를 구경하고 숙박하고 아침 일찍부터 길을 떠났다. 숙소에서 제법 걸어 사랑의 낙조전망대에서 이 코스를 시작하여 해안도로를 따라 길을 가면 펜션단지가 나타난다.

 

변산의 해안

 

 도로를 따라 가니 갑자기 방향을 틀어 조그마한 길로 내려가 해안으로 가게 인도한다. 좁은 오솔길을 걸어가니 뜻밖에 패총이 있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이 방면에 흥미가 많아 여러 패총을 직접 답사도 하고 파 보기도 하였기에 반가웠다. 그런데 이 패총은 내가 일반적으로 보았던 패총이라기보다 밭과 같은 모양을 띠고 있었다.

 

 부안군 변산면 대항리에 있는 대항리패총(大項里貝塚)은 변산해수욕장에서 북쪽으로 약 1km 떨어진 합구미 마을 동쪽 산 밑 밭에 있다. 바닷가에 접한 밭이 파도에 깎여 낭떠러지를 이루자 지층이 드러나 1947년 발견되었다. 규모는 남북 약 14m, 동서 약 10m이며, 130cm 깊이의 암반에 이르기까지 연속적으로 층위가 쌓여있다. 이 패총은 전라북도 지역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조개더미로 신석기에서 청동기시대에 걸치는 대규모 유적이나 정식 발굴이 이루어지지 않아 유적의 정확한 성격은 알 수 없으나 서해안 지역의 패총문화와 신석기인의 생계와 어로활동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된다.

 대항리패총은 고고학적 자료로서 활용 가치가 있어 1981411일 전라북도의 기념물 제50호로 지정되어 보전하고 있다.

 

대항리패통으로 가는 이정표

 

패총 앞 바다

 

대항리패총의 모습

 

 

 대항리패총을 지나 그림같은 서해안의 아름다운 해안이 만들어내는 갯벌과 오밀조밀하게 빚어내는 해안을 즐기면서 제법 길을 가니 변산마실길 시작점이 나온다. 특별히 이름도 마실길이라 정감이 더 가는 길이다.

 

변산마실길 시작점 표지

 

변산마실길 안내판

 

부안변산마실길 66km의 시작점 부근

 

 저 밑에서부터 부안변산마실길을 거의 다 걸었는데 내가 걸은 코스는 반대로 걸어온 것이다. 원래는 여기서부터 아래로 가는 코스지만 서해랑길의 코스는 그 길을 꺼꾸로 걸어오는 길이니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이곳에 아주 큰 고무신 모형이 돌로 만들어져 있다. 아마도 지난 날의 어려운 시절의 추억을 상기하면서 느긋하게 이 길을 걷자는 의미가 들어 있다고 생각되었다. 내가 살아온 시대를 상징하는 검정고무신 조형물을 보며 잠시 추억에 잠겼다.

 

 이곳을 지나면 올해(2023년) 우리에게 좋지 않은 뉴스로 한 때를 장식했던 유명한 새만금이 시작된다. 아주 넓은 간척지로 끝이 보이지 않는 곳이다. 아직 어떻게 사용될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우리가 이런 땅을 간척했다는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다. 길을 가니 먼저 새만금간척박물관이 나온다.

 

새만금 간척박물관

 

 박물관을 지나니 본격적으로 새만금의 넓은 벌판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직 완전이 간척되지는 않은 흔적이 곳곳에 보이며 길게 뻗은 방조제 길도 보인다. 하지만 서해랑길은 방조제로 가지 않고 새만금을 우회하는 길이다.

 

 

 새만금 개발사업은 1960년대 말 심각한 가뭄과 세계적인 식량 파동을 계기로 안정적인 식량자급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새만금이라는 이름은 만경평야의 ""자와 김제평야의 ""자에 새롭게 확장한다는 뜻의 ""자를 덧붙여 만든 신조어로, 만경과 김제평야와 같은 옥토를 새로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새만금 사업은 세계 최장의 방조제 33.9Km를 축조하여 부안과 군산 앞 바다를 매립하는 엄청난 공사였다. 이 간척지에 경제와 산업, 관광을 아우르는 동북아 경제중심지를 건설할 계획이었는데 지금은 뜻대로 되지 않아 안타깝기만 하다.

 

새만금방조제 표지석

 

 

 길을 따라 조금 가니 새만금홍보관이 나온다.

 

 새만금 홍보관은 우리나라의 기술력과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서해안 바다 위에 지어진 새로운 땅 새만금에서 앞으로 일구어 나갈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과 가능성을 공유할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하는 곳이다. 또 자연과 인간의 어우러져 조화로운 삶을 일구어내는 곳을 희망하는 새만금 개발사업의 궁극적 모토를 내포하는 주제로, 개발중심의 도시형성이 아닌 지속가능한 친환경적 삶터의 개발을 지향함으로 알고 함께 살아갈 우리의 새 땅의 미래를 구상하여 알리고자 하는 곳이다.

새만금홍보관

 

간척지에 있는 장승

 

 

 길을 따라 가는데 10m 앞도 보이지 않게 안개가 자욱하게 끼었다. 앞이 잘 보이지는 않지만 길을 따라 계속 가니 길가에 만국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아마도 올해에 이곳에서 개최된 세계 잼버리에 참가한 국가들의 국기인 듯했다.

 

 길을 따라 가니 부안신재생에너지테마파크에 도착한다.

 

 20116월 세계 최장 33.9km의 새만금 방조제의 부안군 하서면에 신재생에너지테마파크를 조성하여, 고갈되지 않는 신재생에너지 세상을 꿈꾸고 만들어진 곳이다. 신재생에너지테마파크는 21C 환경 보존과 녹생성장의 기틀아래 국제신재생에너지산업의 첨병역할을 할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이곳에 있는 연구소들은 세계 최첨단시험시설을 갖추고 기업의 신기술과 새로운 제품의 테스트를 매개로 대학, 과학자, 기업 개발자가 어우러져 신재생에너지 기술발전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무슨 의미의 조형물인지???

 

 

 신재생에너지테마파크를 통과하여 올라가니 경로단이 보이고 이 코스가 끝이 난다. 코스가 끝나는 지점에 쉼터가 있어 잠시 쉬면서 간단히 간식을 먹고 다음 길을 떠난다.

 

 이 코스는 아주 짧은 길이지만 굉장히 정감이 가는 곳이 많은 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