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길 50 코스(통일안보공원 - 통일전망대)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해파랑길의 마지막 코스인 50코스는 통일안보공원에서 출발하여 명파해변을 지나 제진검문소까지는 도보를 할 수 있으나 제진검문소부터 통일전망대까지는 걸을 수가 없고 반드시 차량으로 이동해야 하는 12.7km의 거리이다.
이 곳은 수 차례 와 본 곳인데 모두 차를 이용하여 왔지 걸어서 온 것은 처음이다. 막상 이곳에 도착하니 통일전망대로 가는 차편을 구하는 일이 문제다. 대중교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차량이 아니면 택시를 대절해야 한다. 하는 수 없이 주변의 사람들에게 물어 택시를 부르니 대절료를 60,000원을 요구한다. '급한 놈이 우물 판다.'고 그 요금을 주기로 하고 택시로 통일전망대로 갔다. 그러면서 내려올 때 제진검문소에서 걸어 내려오리라 생각했다.
마지막 50 코스 인증대
통일안보공원 주변
요즈음은 어디에서나 코로나 때문에 발열 검사를 받아야 한다. 택시 기사의 안내로 발열 검사를 받고 출입신고서를 작성하고 차에 올랐다. 예전에는 안보교육을 꼭 받아야 했는데 이제는 그 과정은 없어진 모양이다. 1984년에 국민 안보 교육을 위해 지어진 통일 전망대에는 매년 8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고 있는 남북 분단의 현실을 깨우쳐 주는 통일 교육의 현장이다.
통일전망대는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통일안보공원에 민통선 출입신고서를 작성한 후 제진검문소에서 신고서를 제출한 후, 통일전망대 관람을 한 뒤 검문소에서 민통선 차량 출입증을 반납하고 돌아가면 된다. 또한 통일전망대 안에서는 승용차만 입장이 가능하며 오토바이, 도보, 자전거 등을 이용한 경우에는 입장할 수 없다
고성 통일정대는 여러 번 왔다 갔으므로 자세한 구경을 새로 할 것 없이 북녘 땅을 볼 수 있는 전망대에서 금강산을 바라보았다. 통일전망대는 아래의 나의 블로그를 첨조하기를 바란다.
https://lhg5412.tistory.com/231
예전에 왔을 때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시설물을 둘러 보고 전망대로 갔다.
새로 설치된 십자가상
북쪽의 해금강해변
북쪽을 보고 있는 부처님
남쪽으로 보이는 명파해변
옛날 통일전망대 건물
새로 만들어진 전망대
전망대 바깥에서 보는 금강산과 해금강해변이 너무 또렷했다. 택시기사님도 금강산이 너무 또렷하게 보인다고 감탄을 하며 연신 사진을 찍었다. 금강산을 보고 있으니 약 20년 전에 금강산을 갔던 기억이 떠 오른다. 1만 2천봉을 모두 오르지는 않았지만 비로봉, 만물상 등등을 올랐고 구룡폭포 등도 보았던 기억이 난다. 언제 다시 그 곳을 볼 기회가 있을까? 하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금강산과 해금강해변
통일전망대에 있는 50 코스 인증대
통일전망대 주변
통일전망대를 나와 다시 차를 타고 내려 와 제진검문소를 지나면 민간인이 갈 수 있는 끝집인 옛날 오징어 판매 간판이 있다. 이 길이 예전에는 통일안보공원에서 통일전망대로 오는 길이었는데 지금은 새로운 도로가 생겨 이 길로는 명파 마을 사람이 아니면 걷기하는 사람만이 다닌다.
제진검문소
이 길을 따라 내려오면 명파초등학교가 나온다. 대진초등학교 명파분교장(大津初等學校 明波分校)은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에 있는 공립초등학교로 1959년 4월 25일 대진국민학교 명파분교장으로 개교하여 1963년 명파국민학교로 승격했다. 이후 명파초등학교로 운영되다가 2019년 3월 다시 대진초등학교 명파분교장으로 개편이 이루어졌다.
학교 사진을 찍고 있으니 길을 가던 아주머니가 말을 건넨다. 학교 교문을 찍을 것이 아니라 길 조금 위의 지도를 찍어야 한다고 말한다. 보니 한반도 지도에 '최북단 명파초등하교'라는 글이 들어 있는 표지다. 그러면서 말하기를 전교생이 두 명이라고 하였다. 참 작은 학교지만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학교다.
명파초등학교 정문과 표지
여기서 해변으로 나가면 명파해변(해수욕장)이 나온다. 통일전망대에서 남쪽을 보면 보이는 명파해변(明波海邊)은 동해안 최북단에 위치해 있는 해수욕장이다. 이 해수욕장은 통일전망대 길목에 위치해 통일전망대 관람객이 많이 찾아오는 피서지로, 군부대와 협조해 한시적으로 개장된다. 규모가 작지만 명파리(동해의 맑은 물과 깨끗한 백사장이 있는 아름다운 마을)라는 이름 그대로 오염되지 않은 자연의 소박함을 잘 간직하고 있다. 해수욕장 옆의 명파천은 은어와 연어의 산란지로 해마다 10월이면 은어잡이 낚시꾼이 많이 찾아온다. 통일전망대를 가지 않고 바로 명파리로 향한다면 통일전망대의 안보 교육을 받지 않아도 된다. 이 해변의 표지에 '명파해변종점'이라는 표지가 보인다. 이 표지를 보니 갑자기 노산 이은상이 쓴 '피어린 6백리'의 글에서 마지막 명파리를 묘사한 글이 생각났다. 더 이상 갈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 차갑게 느껴진다.
명파해변
통일안보공원에서 명파해변으로 가는 해파랑길 표시
예전의 도로
대진버스터미널
통일안보공원에서 대진버스터미널로 와서 동서울행 버스를 기다리니 비로소 나의 해파랑길 걷기가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해도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 구간을 약간의 거리도 차를 타지 않고 걸었다. 물론 집에서 걷기 코스로 갈 때는 차량으로 이동했지만....
4월에 시작한 걷기가 12월에 끝났다. 걷기만 할 수가 없기에 일상으로 갔다가 다시 걷기를 반복했고, 너무나 무더운 여름은 걷기를 멈추었기도 했다. 여하튼 추위가 닥치기 전에는 끝을 내어야지 하는 생각대로 끝을 낼 수 있게 내 몸이 유지된 것도 큰 행운이다.
동해안 750여km를 걸으면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풍경을 너무 많이 즐겼다. 나도 참 많이 돌아 다녔는데 걸으면서 보니 내가 가보지 못한 곳이 너무나 많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세월의 흐름에 의해 주변의 변화도 아주 심하게 있어 미처 예전에 보지 못한 것을 보기도 했다.
올해는 해파랑길을 예정대로 마쳤다. 내년에는 남파랑길에 도전하려는 뜻을 세우고 이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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