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문명 엘도라도- 신비의 보물을 찾아서(국립김해박물관)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엘도라도 - 피로 물든 전설의 황금의 땅
황금이 넘쳐난다는 전설의 이상향인 거대한 도시로 도시 전체를 금으로 도배했다고 16세기 스페인 정복자들 사이에서 전승되어 왔으며, 대항해시대 당시 스페인 정복자들은 이 엘도라도를 찾으러 혈안이 되었고, 이후에도 영국과 프랑스의 탐험가들이 찾아 나서지만 별 소득 없이 돌아오거나 항해와 탐사 중 사망하였다. 그러나 황금의 땅은 욕망의 깊이에 반비례하여 아직도 사람들의 접근을 거부하고 있다.
사실 엘도라도 전설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황금의 땅 엘도라도의 전설은 다음과 같다.
오리노코강 지류의 수원에 있는 거대한 호수 기슭에 도시를 세워 살던 그 부족의 정식 명칭은 마노아라고 한다. 그들이 살던 도시는 건물에서부터 무기와 모든 생활용품, 그리고 장식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태양처럼 빛나는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호수 기슭에 퇴적되는 무수한 사금을 써서 이러한 것들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황금이 그다지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주민들의 신앙에서는 황금이 커다란 역할을 한다. 특별히 매년 한 번씩 치르는 중요한 의식에 황금은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황금으로 만든 둥그런 집에 사는 '태양의 아들', 즉 부족의 왕은 호수 기슭에서 그 의식을 행한다. 그는 전라(全裸)의 몸에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빈틈없이 황금 가루를 바른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등장한다. 황금으로 온몸을 치장한 '태양의 아들'에게 사람들은 더 많은 황금과 보석을 헌납하기 때문에 그의 발치에는 황금과 보석이 산더미처럼 쌓인다. 황금으로 만든 여러 가지 물건들이 산더미처럼 쌓인 뗏목을 타고 호수 중앙에 도착하면 그는 그 황금 헌납품들을 모두 호수 안으로 던져 넣는다. 이것은 호수에 사는 악마에게 드리는 제물이다. 이렇게 해서 의식이 끝나고 왕은 사람들의 환희에 찬 목소리를 들으며 다시 호숫가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것은 나중에 잉카 제국을 정복한 피사로의 부관이었던 남자가 전했다는 체험담이다. 그는 피사로의 지시로 부대를 이끌고 페루를 출발하여 대서양 쪽으로 나올 수가 있었고 그 도중에 만난 것이 이 도시가 엘도라도 즉 '황금향(黃金鄕)'이었다. 엘도라도라는 명칭의 유래는 그가 말한 '황금의 사람' 또는 '황금왕'을 의미한다.
물론 실제로 아직까지 엘도라도를 발견한 사람은 하나도 없다.
특히 이 엘도라도로 주목받은 곳이 구아타비타 호수로 해발 2,700미터의 사화산 화구에 생긴 호수이다. 이 구아타비타 호수는 많은 인디오들의 신앙 중심지로서 해마다 많은 순례자들이 이 호수를 찾아와서 제물로 황금이나 에메랄드 물건들을 물속에 던지는 관습이 있었다고 한다. 만일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호수 밑바닥에는 황금이나 에메랄드 같은 제물이 쌓여 있어서 수중 황금 도시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상상이 사람들을 충동질했다. 그래서 호수의 물을 전부 퍼내는 엄청난 일에 착수했다. 그러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물이 없어진 호수 밑바닥에서는 작은 황금상이 몇 개 출토되었을 뿐이었다. 호수 밑바닥은 부드러운 진흙이 퇴적되어 마치 한 번 빠지면 빠져나올 수 없는 늪과 같았다. 황금처럼 무거운 물건은 진흙 깊숙이 가라앉아버렸을 것임이 분명했다.
1912년, 영국의 콘트랙터즈 사(社)라는 기업이 당시로서는 최신 기계를 들여와서 호수 밑바닥을 탐색했다. 그리고 호수 밑바닥의 일부를 들어내는 것에 성공했는데 그곳에서 건져올린 것은 시커먼 진흙 덩어리뿐이었다. 그들은 부근 호수도 마찬가지 '조사'를 해서 황금으로 만든 작은 뗏목 황금 몇 점을 발굴했다. 그래도 그 황금 뗏목은 '황금의 사람'을 상상할 수 있을 만큼 정교하게 만든 것이기는 했다.
그 뒤 콜롬비아 정부가 구아타비타 호수를 보호 구역으로 지정하면서 구아비아타 호수의 보물은 전설로만 남게 된다.
이 전설의 문명 엘도라도 황금문명전을 국립김해박물관에서 기획하여 전시하고 있어 시간을 내어 구경을 하였다.
공식 포스터
김해박물관 홈페이지에 소개되어 있는 엘도라도전
박물관 외부의 현수막
내부의 현수막
전시장으로 가는 입구
전시장의 엘도라도 소개 글
금으로 만든 각종 세공품
뒤의 실루엣으로 사람의 모습이 형상화 되어 있다.
무이스카 뗏목
탐험가들이 그렇게 찾아왔던 엘도라도의 실체를 보여주는 가장 아름답고 귀중한 유물인데 실제로는 보지 못하고 사진만 전시되어 안타깝다.
이 문명에 대해 과문한 내가 무슨 설명을 덧붙이랴. 그래서 전시회에서 설명하고 있는 설명판을 사진으로 찍어서 대신하였다.
하지만 이 전시회를 보고난 나의 감상은 표시할 수 있다.
가장 먼저 가진 느낌은 생각보다는 좀 실망이라는 것이다. 규모면에서도 가장 크게 실망했으며 금 세공품의 세공적인 면에서도 조금은 실망이었다. 어쩌면 우리나라의 박물관에 있는 금 세공품보다 세공 기술이 뒤떨어져 보였다. 그저 투박하게만 보였다. 내가 박물관구경을 좋아하여 우리나라 박물관뿐만 아니라 외국을 여행할 때마다 꼭 구경을 하는 곳이 그 지역의 박물관인데 이 엘도라도전에서는 기대가 너무 컸는지 조금은 실망이었다.
그래도 좋았다. 내가 처음 접하는 문명의 흔적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이 문명전을 보고나니 실제를 보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린다. 언제쯤 가 볼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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