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마음대로 가는 발칸 여행 - 헝가리 부다페스트 3 (세체니 온천지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어제 늦게까지 부다페스트 시내를 돌아다녀서 오늘은 세체니온천지구로 가서 그 일대를 돌아보고 저녁에는 오페라하우스에서 바하의 '마태수난곡' 연주를 듣기로 했다. 표를 미리 예매를 했으므로 시간에 맞추어 돌아오면 되는 것이다.

 

 세체니온천지구는 부다페스트 외곽에 자리잡고 있으나 시내와는 또 다른 관광지로 조성되어 있는 곳이다.

 

 헝가리는 온천의 나라로 전국에 약 1000여 개의 온천이 있다고 한다. 로마시대 때부터 유명했던 세체니 온천은 부다페스트 여러 온천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내부는 온천이라고 하기보다 스파라고 하는 것이 더 적당하다.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 야외온천에서 수영과 물놀이를 즐기기도 하고, 실내에서는 유황 온천과 사우나를 즐길 수 있다. 단 하나의 단점은 락카 열쇠를 주지 않고 자신이 번호를 기억했다가 종업원에게 열어 달라고 하여야 한다. 온천에서 물놀이를 하고 사우나와 온천욕을 하고 난 뒤에 나오니 점심 때가 되었다. 온천 내부에 카메라를 가지고 들어가지 못해 사진은 찍지 못했다.

 

 

세체니온천 전경

 

내 사진에아무리 찾아도 없어 네이버에서 빌려 왔다.

 

 온천장을 나와서 주변을 거닐다가 보니 시장이 서 있다. 무슨 시장인지는 모르겠으나 사람들이 북적거리며 온갖 은식을 만들어 팔고 있었다. 점심 때가 되었기 때문에 이 시장에서 현지인들이 하는 그대로 음식을 사서 간이 의자에 앉아서 먹었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있는 시장이었다.

 

 

 

 

 

 

시장의 모습

 

 시장에서 점심을 먹고 주변을 보니 고성이 보인다. 이 시 외곽에 무슨 성이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성 주변으로 가니 제법 아름답게 지어진 성이었다. 그런데 설명을 보니 지금은 농업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하였다. 바로 바이다후냐드성이다. 바이다후냐드성은 루마니아의 트란실바니아의 드라큘라성을 재현해 놓은 것이라 하는데 지금은 농업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성은 헝가리 건국 천년을 기념하여 세운 것으로 처음에는 건국 천년 기념 전시 건물 용도로 임시로 지어졌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자 영구적인 건물을 짓게 되었고 1907년에 완성되었다. 이 성은 헝가리 전역에 있는 특징적인 건물들을 표현하고 있으므로 헝가리의 천년 동안의 건축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성 주위에 있는 호수는 도나우 강의 물을 끌어들여 만든 인공호수이다. 이 성은 루마니아에 있는 바이다후냐드성을 모방한 것이기 때문에 이 성도 바이다후냐드성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성 안에는 작은 예배당, 바로크 양식의 궁전 등이 있다.

 

 

 

 

 

 

성의 풍경

 

 성 주변을 구경하고 나서 광장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처음에는 별 기대를 하지 않았던 세체니 온천 지구가 점점 매혹적으로 나에게 다가 왔다. 내가 이 여행을 떠나기 전에 사전에 한국에서 EBS에서 부다페스트를 보고 '저 곳이 어디지?' 하고 의문을 가지며 부다페스트에서 꼭 가 보아야지 했지만 보지 못한 것이 있었는데, 바로 이 세체니 온천지구의 영웅 광장이었다. 영웅광장을 돌아다니는 맥주차를 꼭 타 보고 싶었는데 젊은이들은 타고 있었으나 나는 아쉽게도 타지는 못하고 구경만 했다.

 

 영웅광장(Heroes' Square)은 헝가리 1천 년 역사의 위대한 인물들을 기리기 위해 1896년에 지어진 광장이다. 광장 중앙에는 36m 높이의 기둥이 있는데 이 기둥을 기준으로 반원의 형태로 주랑이 2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반원형의 왼쪽에 7, 오른쪽에 7명 등 모두 14명의 청동 입상이 서 있다. 왼쪽에는 14명의 영웅 중 첫 번째 자리엔 국부로 추앙받는 성 이슈트반이 있으며 그 옆으로 성 라슬로왕, 벨라 4, 마차시왕 등등의 청동상도 있다. 오른쪽에는 왕과 함께 헝가리 독립을 추구한 투사들도 등장한다. 14번째에는 라요시 코수트의 동상이 있다. 각 동상의 하단에는 헝가리 역사에서 중요한 명장면을 담은 청동 부조물이 한 점씩 걸려 있어 헝가리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한다. 대표적으로 이슈트반 왕의 동상 아래 부조에서는 그가 1000년에 교황 실베스터 2세가 보낸 주교에 의해 왕관을 수여받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영웅 광장은 밀레니엄인 1896년 공사가 시작되어 실제 공사는 1929년에야 끝났다. 명칭도 본래는 '밀레니엄 기념광장'이었으나 1932'영웅 광장'으로 변경되었다. 영웅 광장의 왼쪽에는 예술사 박물관, 오른쪽에는 미술사 박물관이 영웅 광장을 마주보며 지키고 있는 모습이다.

 

 

영웅광장을 돌고 있는 맥주차

 

손님들이 타고 맥주를 마시며 영웅광장을 돌고 있다. 젊은이들에게는 낭만을 즐기기에 너무나 멋진 곳이다.

 

 

밀레니움 기념탑

 

 

기념탐의 가브리앨 천사상

 

 

기념탑 하단부의 마자르 7인의 부족장

 

 영웅 광장 가운데 밀레니엄 기념탐(Millenniumi Emlékm) 꼭대기에는 이슈트반에게 왕권을 부여하라고 로마 교황에게 계시를 내린 날개 달린 천사장 가브리엘의 상이 서 있다. 가브리엘 천사는 오른손에 헝가리의 왕관을, 왼손엔 그리스도의 사도를 의미하는 십자가를 지니고 있는데, 이는 이슈트반 왕이 헝가리를 개종시켜 성모 마리아에게 바쳤다는 의미이다. 원주의 맨 아래 부분에는 헝가리 민족을 인도했던 일곱 부족의 부족장들이 동상으로 서 있다. 그 앞엔 꺼지지 않는 불이 타고 있는 무명용사의 무덤이 있으며 바닥에 깔린 동판에는 '마쟈르 인들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그들 자신을 희생한 영웅들을 기억하며'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부다페스트라는 글자가 서 있는 영웅광장 전경

 

 

 

 

광장 옆의 미술관

 

 

 

맥주차를 타고 즐거워 하는 젊은이들

 

 이 영울광장에서 젊은이들이 먁주차를 타고 환호하면서 유쾌하게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저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하는 생각이 너무 간절했다. 하지만 흘러간 시간을 어떻게 되돌릴 수 있을까? 그저 보고 즐겁게 생각만 하는 것이다..

 

 이 영웅광장을 뒤로 하고 숙소로 일찍 돌아왔다. 저녁에 오페라 하우스에서 바하의 '마태 수난곡'을 듣기로 미리 예약이 되어서 그 시간에 맞추어 가야 하기 때문이다.

 

 리스트와 바르토크로 대표되는 헝가리음악을 이끌어 가는 곳인 페스트의 브로드웨이라 할 수 있는 안드라시 거리 22번지에 있는 오페라하우스(Magyar Állami Operaház)는 헝가리 오페라의 본산이다. 1875년에 시작된 공사가 1884년에 완공되었고, 1980년 전면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현재의 모습으로 재개관했다. 네오르네상스식인 이 건물은 개관 당시 유럽에서 가장 현대적인 오페라극장이었다. 입구 오른쪽에는 리스트의 동상이 있다. 이 극장은 무대의 깊이가 43m에 이르며, 천장의 샹들리에는 무게가 3톤이나 된다고 한다. 부다페스트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건물로 꼽히는 곳인 오페라하우스의 내부에는 헝가리의 유명 화가들이 그린 걸작 그림들로 장식되어 화려함을 뽐내고 있다. 시간의 여유를 찾아서 공연을 하나쯤은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오페라 하우스 전경

 

 

내부 입구 - 옷을 보관하는 곳

 

 

오늘의 연주 게시

 

 

 

 

 

 

 

오페라 하우스의 화려한 내부

 

유럽의 공연장은 모두가 화려하고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그래서 그 공연장을 구경하는 것도 하나의 관광이다. 거기에 비해 우리나라의 공연장은 규모는 유럽에 못지 않으나 화려한 맛이나, 아름다운 멋은 좀 뒤 떨어진다. 왜 그럴까? 아마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연주나 놀이의 형태는 마당놀이가 주였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의문도 가져 본다. 실내를 장식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리라는 생각은 순전히 나의 생각이다.

 

 

 

출연자들의 무대 인사

 

 

 

지휘자와 제 1바이올린 연주자

 

 

공연 중

 

 

공연이 끝난 뒤의 인사

 

 

 

화려한 모습의 공연장

 

 

 

 

 

오페라 하우스 로비

 

 공연을 마치니 밤 10시경이 되었다. 먼 이국에서 공연을 보고 듣는 재미도 솔솔하다. 내가 여행을 다니면서 대도시에 드를 때는 시간만 맞으면 공연을 본다. 우리나라에 비해서 입장료가 상상 이상으로 저렴하다. 우리 돈으로 5만원도 채 안되어도 좋은 좌석에서 좋은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우리나라는 공연 티켓이 터무니 없이 너무 비싸다. 물론 와국의 단체를 초청하기 때문이겠지만,,,, 그래서 나는 현지에서 공연을 되도록이면 본다.

 

 공연을 마치고 숙소로 그 감흥을 가지고 걸어 왔다. 오면서 몇 번이나 그냥 지나쳤던 시내에 있는 대회전차가 돌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이 멋진 야경에 대회전차를 타면 어떤 풍경이 보일까? 생각하니 해 보아야 할 것이 너무나 많다. 다 할 수 없기에 그냥 생각만으로 즐겁게 느끼며 지난간다.

 

 

 

불을 밝히며 돌고 있는 대회전차

 

 세체니온천 지구에 여행의 피로도 풀고, 온천욕도 할 목적으로 간단히 생각하고 갔는데 기대 이상으로 많은 것을 보았다. 솔직히 나의 여행은 대부분이 사전 지식이 없이 떠난다. 그래서 못 보고 지나치는 경우도 많이 있다. 하지만 되도록이면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즐기려고 노력은 한다. 여행 중 가장 기쁜 일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예상하지 못한 것을 보고 즐기는 것이다. 오늘의 세체니 온천지구가 그렇다. 내가 한국에서 방송으로 본 곳이 이곳인 줄은 어떻게 상상도 못했다. 이런 새로운 발견의 즐거움이 자유롭게 여행하는 가운데 찾는 즐거움이다.

 

 내일은 또 어떤 즐거움이 나에게 닥쳐 올까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