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서해랑길 46코스(도정리모항 - 해양수련원 - 궁항전라좌수영 - 격포항)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46코스는 도정리모항을 출발하여 계속 해안을 걸어 해양수련원을 지나 궁항전라좌수영을 거쳐서 격포항에 이르는 10.6km의 비교적 짧은 해안길이다.

 

46코스 안내판

 

모항해수욕장 주차장의 큰 나무

 

모항해수욕장의 펜션

 

 

 모항해수욕장을 지나 아름다운 해변을 계속 걸어가니 큰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그 건물들 사이로 가니 정자가 있어 잠시 쉬어 가기로 하고 배낭을 벗어 놓고 땀을 식히며 가지고 다니는 음식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였다. 해안이나 농촌을 걸을 때는 음식점을 보기가 어려워 항상 배낭에 적당량의 음식을 가지고 다녀야 하는 것이 불편하지만 하루 이틀 겪은 일이 아니니 이제는 무신경하다.

 

 이 건물이 무엇이가 하니 전라북도학생해양수련원이다.

 부안군 변산면 변산로에 위치한 전라북도학생해양수련원(全羅北道學生海洋修鍊院)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격포의 솔섬 앞 바다를 배경으로, 전라북도 학생들을 해양 훈련을 통해 국가관을 확립하고, 개척정신을 기르며 건전한 청소년을 육성하려는 목적으로 1998623일 개원하였다. 이 학생수련원 건물을 돌아 해변으로 내려가면 여러 건물들이 서 있고 학생 수련의 장소로 이용하는 해변이 펼쳐진다.

 

학생수련원 주변의 바다 풍경

 

 학생수련원을 지나 상록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은 해안과 해안을 둘러싸고 있는 언덕길을 번갈아 가면서 나오는데 이 길에서 보는 바다의 경치는 아름답다. 그 바다에는 조그마한 섬이 보이는데 바로 솔섬이다. 이곳의 해넘이 광경이 그렇게도 아름답다고 하지만 나는 해가 중천에 떠 있는 시간에 이곳을 걸어 지나간다.

 

상록해수욕장 가는 길의 풍경

 

이정표

 

농협수련원

 

 이곳을 지나 해안을 따라 계속 가니 꼭 활과 같이 구부러진 해변을 가진 마을이 보인다. 길을 가며 보니 마을 이름이 '궁항마을'이다. 해변의 모양을 따서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궁항마을 설명판

 

궁항마을의 이정표

 

궁항마을의 풍경

 

 마을을 지나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 길을 가니 전라좌수영 세트장이 나온다.

 변산반도의 상록해수욕장과 격포항 사이에 있는 작은 어촌마을인 궁항에 영화 명량과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의 전라좌수영과 바닷가 어촌마을이 이 세트장에 재현되어 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넓은 부지에 총 21동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 이곳에서 감상하는 낙조 풍경이 일품이라고 한다.

 사실 이 변산반도 일대는 전라좌수영이 아닌 전라우수영 관할이었던 곳이라고 하는데 서해안도로의 접근성과 기존 세트장이 연관되어 궁항에 전라좌수영 세트장이 건립되었다고 한다.

 

세트장 전경

 

 세트장에서 언덕을 넘어가면 멀리 격포항이 보인다.

 격포는 격포해수욕장과 채석강이 외변산의 진수를 선보이는 곳이다.

 이 채석강과 격포에 대해서는 내가 예전에 쓴 나의 블로그의 글을 참조하기를 바란다.

 https://lhg5412.tistory.com/91, 격포 채석강에 가을이 들다.

 

격포항

 

 격포항 바로 옆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채석강이 있다. 아주 예전에는 그냥 채석강 주변에서 구경을 하였으나 요즈음에는 물이 들어오는 물길을 따라 나무 테크를 설치하여 더 자세히 이 채석강을 볼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채석강은 강()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그런데 왜 강()이라는 명칭이 붙었는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 이유는 이곳의 풍경이 이태백이 강물에 뜬 달그림자를 잡으려다 빠져 죽었다는 중국의 채석강(彩石江)과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중생대 백악기(7,000만 년 전)의 퇴적암 성층으로 오랜 시간의 흔적을 날것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퇴적된 절벽은 마치 책이나 판자를 수천 겹으로 포갠 듯한 특이한 형상의 단애다. 채석강은 물때를 잘 맞춰야 물이 빠졌을 때 찾아야 바위 위를 거닐며 채석강의 진수를 확인할 수 있다.

 

채석강의 모습

 

 채석강을 돌아나가니 격포항이 나온다. 여러 번 왔던 곳이지만 다시 새롭게 보인다.

 해산물이 풍부하고 해넘이가 아름다운 관광어항인 격포항은 변산반도국립공원의 맨 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격포항은 주변의 위도, 고군산군도, 홍도 등 서해안의 섬들과 연계된 해상교통의 중심지다. 서해의 감칠 맛 나는 수산물이 많이 나오는 곳으로, 봄 주꾸미 산란철과 가을 전어 철에는 차를 주차할 공간이 없을 정도로 전국 각지에서 온 미식가와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오래 전부터 개발이 진행되어 현재 격포항에는 채석강교, 분수광장, 채석강 광장, 낚시터 및 전망대, 해안산책 보도교, 유람선과 관공선 전용부두, 조명타워가 조성되었으며 방파제도 리모델링이 완료되었다. 그리고 각종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서 싱싱한 해산물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격포항의 여러 모습

 

 이 격포항에서 46코스는 끝이 난다. 아름다운 해안을 걸으며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걸은 것 같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다음 코스로 길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