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서해랑길 47코스(격포항 - 수성당 - 하섬전망대 - 변산해변버스정류장)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47코스는 격포항에서 시작하여 해안을 걸어가면 적벽강과 수성당이 나온다. 적벽강을 지나 해안을 따라 걸으며 서해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하섬전망대를 지나서 계속 해안을 따라 걸어 변산해변에 도착하는 13.9km의 길이다.

 

47코스 안내판

 

 격포항에서 조금 올라가 47코스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부안의 특식을 먹으려고 하니 역시 1인분은 팔지 않는다는 대답이 돌아와서 회비빔밥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길을 떠났다.

 

멀리 보이는 적벽강

 

 조금 길을 따라가니 격포해수욕장이 나온다. 가을도 깊어가는 시간인데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해수욕장에 보인다. 한가로이 해변을 거니는 모습이 여유롭다.

 변산반도 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격포해수욕장은 백사장의 길이는 약 500m로 길지 않은 아담한 해안이지만 모래가 곱고 한적하여 서해에서 손꼽는 해수욕장이다. 간만의 차가 심하지 않아 여름에는 피서객들이 해수욕을 위해 많이 찾는다. 격포해변의 왼쪽에는 채석강이 위치하고, 오른쪽에는 사자바위를 중심으로 약 2km에 이르는 적벽강이 있다.

 

격포해수욕장 주변 건물

 

격포해수욕장 풍경

 

 

 격포해수욕장을 지나 길을 따라 가면 수성당으로 가는 길 표지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퇴락한 건물 사이의 길도 아닌 곳으로 가야 하는데 리본의 표시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잠시 헤매고 있는데 이곳 주민으로 보이는 지나오는 사람들이 수성당으로 가는가를 물어 그렇다고 하니 이 길로 가면 된다고 하여 가니 리본이 보였다. 조금은 아쉬운 길 안내였다.

 

수성당을 가리키는 이정표

 

 수성당 주변에는 가을의 전령 코스모스가 제법 넓게 피어 있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큰 감흥을 주지 않았다. 경남 하동의 북천 코스모스 축제에 여러 번 다녀왔기에 어지간한 코스모스가 피어 있는 곳은 그저 지나갈 뿐이다.

 이 수성당 옆에는 바로 적벽강이다. 그래서 수성당으로 올라가기 전에 적벽강을 먼저 구경하였다. 사실 우리는 부안 격포에서 채석강은 잘 알지만 적벽강은 채석강만큼은 모른다. 하지만 적벽강은 매우 아름답다. 보는 사람의 눈에 따라 채석강보다 더 아름답다는 사람들도 많다.

 

 변산해변의 절경을 빚어내고 있는 채석강 반대편에 있는 적벽강(赤壁江)은 격포리에 있는 경승지로 197642일 전라북도기념물로 지정되었고, 20041117일 명승으로 지정되었다. 부안 격포리 후박나무 군락이 있는 연안으로부터 수성당(水城堂)이 있는 용두산(龍頭山)을 돌아 대마골여울굴을 감도는 층암절벽과 암반으로 이어지는 2의 지역이다. 적벽강(赤壁江)은 중국 송나라 문장가 소동파(蘇東坡)가 노닐던 중국의 적벽강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채석강과 같이 지형적 강이 아니고 중국의 특정 지역과 관련되어 붙여진 이름이다. 죽막(竹幕)마을을 경계로 북쪽이 적벽강이고, 남쪽이 격포해수욕장을 포함한 채석강이다.

 적벽강은 붉은색을 띤 바위와 절벽으로 해안이 이루어져 있어 맑은 물에 붉은색이 영롱하며, 특히 석양 무렵 햇빛을 받아 바위가 진홍색으로 물들 때 장관을 이룬다. 후박나무 군락 앞 해안의 암반층에 형성된 석물상 하나하나가 만물의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적벽강에는 숱한 전설이 얽혀 있다. 이곳에 서 있는 수성당(水城堂)은 수성할머니를 바다의 수호신으로 모시고 제사 지내는 곳이다.

 

수성당 주변의 코스모스

 

적벽강의 풍경

 

멀리 보이는 격포항 일대

 

죽막마을 유래 설명판

 

 적벽강을 구경하다가 수성당이 있는 언덕 위로 올라갔다.

 

 격포항에서 채석강의 바닷가를 따라 북쪽으로 3킬로미터 정도 가면 죽막 마을이 있고 죽막 마을에 가면 적벽강 절벽위에 수성당(水聖堂/水城堂)이 있다.

 이곳은 칠산바다를 관장하는 개양할미를 모신 해신당으로 해마다 음력 114일에 당산제를 지내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이 여신은 키가 매우 커서 굽나무 깨신을 신고 서해바다를 걸어 다니며 깊은 곳은 메우고 위험한 곳은 표시를 하여 어부들을 보호하고 풍랑을 다스려 고기가 잘 잡히게 해준다고 한다. 또 수성할머니는 딸 여덟을 낳아 가까운 섬에 딸을 한 명씩 시집보내고 막내딸만 데리고 살면서 서해의 수심(水深)을 재어 어부들의 생명을 보호해 준다고 한다. 예전에 부르던 명칭은 구랑사(九嫏祠)였으나 어느 날 수성당으로 명칭이 바뀌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당 안에 무신도(巫神圖)가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불타 없어졌다.

 이 수성당 주변은 성스러운 곳으로 함부로 접근이 금지되었으며, 절벽 주변에는 동백나무와 시누대가 무성하다. 당집의 개축에 관한 기록은 국립전주박물관의 조사에 의하면, 수성당의 상량(上樑)에 쓰인 승정기원후사갑자조선순조4, 18046이라는 기록으로 보아 철종 원년(1850) 이전부터 당집이 있었음을 알 수 있고, 고종 원년(1864)3차 및 1940년에 4차로 중건되었다. 이후 1973년에 다시 중건되었으며, 근래에 보수되었다.

 

수성당의 모습

 

적벽강 주변의 명승지 소개

 

우리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순직연구원 추모비

 

저곳에 가고 싶다(고군산군도, 하섬)소개 안내판

 

멀리 보이는 고군산군도

 

하섬

 

 

 멀리 보인는 고군산군도와 여러 섬과 하섬의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며 길을 가면 하섬전망대에 도착한다.

 

 하섬전망대는 '물 위에 연꽃이 떠 있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이름 지어진 하섬(荷島), 그 신비의 섬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이다. 하섬은 새우를 닮아 새우 하() 자를 써서 하섬(蝦島)이라고도 부르며, 한 달에 두 번 바닷길이 열리는 한국판 모세의 기적을 볼 수 있는 섬으로 유명하다. 매월 음력 1일과 15일 전후, 간조 때 하섬 전망대에 오르면 시원하게 펼쳐진 하늘과 약 2km에 이르는 신비의 바닷길을 볼 수 있다. 전망대의 지대가 높아 하늘이 잘 보이고 서해안 3대 낙조라 불리는 외변산의 해넘이도 감상할 수 있는 명소이다.

 

하섬전망대 설명판

 

멀리 보이는 하섬

 

하섬전망대에서 고사포해수욕장까지 가는 바다 풍경

 

 해안을 따라 경치를 즐기며 걸어가면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해루질을 하는 고사포해수욕장 (故沙浦海水浴場) 이 나온다.

 

 고사포해수욕장은 부안군 변산면 운산리에 있는 해수욕장으로, 2km에 이르는 백사장과 방풍을 위해 심어 놓은 약 300m의 넓고 긴 송림이 장관을 이룬다. 일대의 해수욕장 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며 울창한 송림은 야영지로서 적격이다. 서해의 다른 해수욕장보다 물이 맑고 깨끗하며 모래도 곱고 부드럽다.

 해수욕장 앞에는 새우 모양을 닮았다 하여 하()섬으로 불리는 작은 섬이 하나 있다. 매월 음력 보름이나 그믐쯤에는 해수욕장에서 이곳까지 사람들이 현대판 모세의 기적이라고 부르는 약 2km의 바닷길이 열린다. 이때에는 섬까지 걸어갈 수 있으며, 조개나 낙지·해삼 등을 잡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고사포해수욕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캐는지 잡는지는 모르겠으나 바닷가 갯벌에서 아이들과 놀고 있었다. 지나가면서 이 동네 어른에게 조개가 많이 나오는지를 물으니 예전과는 달리 많이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 생각하니 어려서 저런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살게 해 주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사포해수욕장에서 해루질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

 

 해루질은 원래는 밤에 얕은 바다에서 맨손으로 어패류를 잡는 일을 말하는 충남, 전라 방언이었으나 블로그, 카페, 유튜브 등을 통해 널리 쓰이게 되면서 본 의미에서 보다 확장되어 시간, 도구를 가리지 않고 바다에서 수렵, 채취하는 행위 전체를 의미하는 단어로 흔히 쓰인다.

 전문적인 도구 없이도 맨손으로 해산물을 채취할 수 있어 예로부터 어민들과 바닷가를 방문하는 어촌 관광객이 재미로 많이 해 왔다. 요즈음에는 많은 지자체에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갯벌체험, 자연체험 등의 관광상품을 개발하며 상품 내에 해루질을 포함시키기도 하여 해루질이 광범위하게 보급되었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으로 인해 어촌마을에 갈등의 요소가 되고 있다.

 

 

고사포해수욕장

 

옛날의 해안초소

 

고사포해수욕장에서 변산해수욕장 가는 도중의 풍경

 

 고사포해수욕장을 지나 제법 가면 유명한 변산해수욕장이 나온다. 서해안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으로 불리는 변산해수욕장은 이제 국립공원의 일부로 발전하고 있다.

 

 부안읍에서 남서쪽으로 약 20km 떨어진 변산반도에 자리잡은 변산해수욕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해수욕장의 하나로 1933년에 개장되었다. 대천과 만리포 해수욕장과 함께 백사청송(白沙靑松)을 자랑하는 서해안 3대 해수욕장의 하나로, 희고 고운 모래로 된 2에 이르는 긴 사빈(砂濱)과 배후의 푸른 소나무 숲과 더불어 천혜의 절경을 이룬다.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얕으며, 수온도 적당해 가족단위 피서지로 적합하다. 썰물시 1정도 물이 빠지는 갯벌에서는 조개 채취를 하며 갯벌체험을 즐길 수 있다.

 변산반도는 삼림, 계곡, 폭포, 사찰, 해안절경이 한데 어우러져 천연의 관광지를 이루어다가, 1988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변산해수욕장은 노을이 머무는 사계절 관광지로 각광을 받으며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

 

 

 변산해수욕장에 도착하니 내가 미리 예정한 시간이었다. 이번 여정을 이곳에서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예정했기에 주변의 경관을 주마간산으로 보면서 종착점까지 걸어갔다. 다음 여정을 이곳에서 시작해야 하겠기에 다음 여정의 시작할 대때조금 일찍 와서 이곳에서 숙박하면서 자세히 돌아볼 생각이었다.

 종착점까지 가서 다시 돌아나와서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니 너무나 교통편도 불확실하고 먼 길이다. 하는 수 없이 택시를 불러 부안읍까지 가서 거기에서 버스를 타고 전주로 가서 부산으로 가는 심야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집으로 돌아와서 일상을 보내다가 다시 여정을 시작하려고 변산해수욕장에 오후 일찍 도착했다. 변산의 해넘이를 보려는 목적으로 숙소를 정하고 종착점인 사랑의 낙조공원으로 갔다. 가는 도중에 저번에 미처 보지 못한 여러 조형물과 경치를 즐기면서 낙조공원에 올라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해넘이를 보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변산해수욕장의 여러 풍경

 

 사랑의 낙조공원으로 올라가는 나무테크가 공사 중이었다. 저번에는 공사 중이 아니었는데 얼마 되지 않은 시간에 이렇게 상황이 변하였다. 하는 수 없이 주변을 살쳐보니 코스를 조금 벗어나는 우회로가 보인다. 옆길을  따라 걸으니 우회하는 길에도 볼거리가 많았다.

 

공사 중인 나무테크

 

우회로의 여러 모습

 

 길을 우회하여 사랑의 낙조공원에 올라가 해넘이 시간을 기다리며 주변도 돌아보고 정자에 올라 주변 경치를 조망하며 사진을 찍고 기다리니 드디어 해가 지기 시작한다. 정자에서 조금 내려가 해넘이를 보기가 가징 좋다고 마련해 놓은 소공원에서 해넘이를 구경한다. 내가 길을 걸으며 우리나라에서 유명하다는 많은 해넘이 풍경을  보았지만 어디에서든지 보는 해넘이는 장엄하다. 사람에 따라 느끼는 감흥이 다르겠지만 바다를 물들이며 지는 해는 어떠한 풍경도 따르지 못하는 장엄함이 있다. 그리고 그 광경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무언가가 가슴에 가득 차 오름을 느낄 것이다.

 

사랑의 낙조공원에서 보는 주변 풍경

 

해넘이의 여러 광경

 

 해넘이를 보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보는 변산의 해변에는 불이 밝혀져 있다. 형형색색으로 밝힌 변산의 모습은 낮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 사람들이 낮보다 밤에 전등에 불이 들어오고 그 광경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변산의 밤 풍경

 

 해넘이를 보고 돌아오면서 식당에 둘러 저녁을 먹고 주인장과 이야기를 좀 하였다. 내가 생각보다 해넘이의 광경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히면서 내가 본 여러 곳의 해넘이를 이야기하니 12월 31일에 해넘이가 장관이며 축제를 연다고 하면서 그 때 꼭 와서 자기 집에 둘러달라고 한다. 자기 고장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였다. 식당 주인에게 인사를 하고 편의점에서 내일을 위한 먹거리를 장만하고 숙소로 돌아가 내일부터의 길 떠남을 위해 편안히 쉬었다. 운이 좋게 숙소에서 창을 통해 변산의 밤바다가 모두 보이는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