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서해랑길 42코스(심원면사무소 - 화산교 - 천마봉 - 선운사 - 선운사버스정류장)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42코스는 모처럼 해안을 벗어나서 걷는 구간이다. 시작점인 심원면사무소를 출발하여 화산교를 지나면 선운산으로 올라가게 한다. 제법 산을 타고 천마봉을 지나 내려오면 유명한 선운사에 도착한다. 선운사를 지나 절입구에 나오면 이 코스는 끝이 나는 11.6km의 짧은 길이나 산을 넘어오는 길이 만만하지 않다.

 

42코스 안내판

 

 아침도 제대로 먹지 않고 구시포해변에서 출발하여 이곳에 도착하니 아직은 이른 점심시간이다. 하지만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을 발견하면 시간에 구애됨이 없이 밥을 먹어야 한다. 언제 어디서 식당을 발견할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면사무소 주변에 특이하게 'tv에 한 번도 안 나온 집'이라는 음식점이 보여 재미있게 생각하여 가니 여러 음식 중에 도시에서는 잘 보기 어려운 흔하지 않는 민물 새우탕이 있었다. 그래서 시켜서 맛있게 먹었다. 새우탕의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여행을 다니면서 흔하지 않는 음식을 먹는 것도 큰 재미다.

 

심원면사무소

 

심원면 거리

 

화산마을 안내판

 

 화산마을을 지나 산으로 조금 가니 서해랑길 42코스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보게 된 카페가 나온다. 이 외진 곳에 손님이 과연 있는지가 의문인 곳인데 카페와 펜션이 있다. 이런 곳에서 세상과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자신만의 삶을 누리면서 사는 것도 멋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카페와 펜션

 

 카페를 지나 조금 올라가니 선운사로 가는 이정표가 나오고 선운산으로 올라가는 산길로 코스가 나 있다.

 

선운산으로 올라가는 길

 

 고창군 심원면, 아산면, 해리면에 걸쳐 있는 높이가 334.7m인 선운산(禪雲山)은 그다지 높지는 않으나 호남의 내금강이라 불릴 만큼 계곡미가 빼어나고 숲이 울창하다. 577(위덕왕 24)에 검단선사(黔丹禪師)가 선운사(禪雲寺)를 창건하면서 불리던 이름으로, 선운이란 말은 신선이 구름 속에서 참선을 한다는 뜻이다. 선운산의 유래에 대해 잘못된 견해로 선운사에서는 미륵부처가 있는 도솔천을 의미해서 도솔산(兜率山)으로 부른다거나 진흥왕이 왕위를 버리고 진흥굴에서 수도하며 왕비 도솔의 이름을 따서 도솔산으로 지었다고 말하나 이는 속설에 불과하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보면 선운산의 선은 봉선한다’, ‘참선한다는 뜻의 선()인데, ()으로도 쓰인다고 하였다.

 조선 시대에 만들어진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에도 선운산으로 나와 있고, <고려사(高麗史)>악지에 백제 유민들이 부르던 선운산가선운산곡이라는 기록도 전해지니 선운산이 원래 이름이었던 것이라 추측된다.

 선운산의 주봉은 선운사 뒤에 있는 도솔봉 또는 수리봉, 제일 상봉은 경수봉, 그밖에 청룡봉, 천마봉, 개이빨봉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러 이정표

 

저 멀리 보이는 서해 바다

 

울창한 조릿대

 

이정표 밑에 서해랑길 표지(화살표)

 

 

 

 아무도 보이지 않는 산길을 혼자서 계속 올라가니 여러 방면으로 가는 갈림길이 보이고 서해랑길의 표시를 따라 가니 어느 새 천마봉에 도착하였다. 선운산 천마봉은 선운사 사찰 서쪽3.6km 지점에 위치한 해발 336m로서 정상에 올라서면 주위의 풍광에 감탄하게 하는 산이다. 서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오고 도솔천의 비경이 발아래 내려다보인다. 인접한 낙조대와 함께 가장 많이 오르는 관광명소이다.

 

천마봉 안내판

 

 낙조대에서 도솔암 쪽으로 내려오는 길에는 제법 사람들이 보였다. 아마도 도솔암 쪽에서 올라왔다가 다시 내려가는 짧은 등산로를 택하여 산을 올라온 것이다. 서해랑길은 산을 넘어가는 코스이기에 심원면 쪽에서 올라가서 산을 넘어가는 길에는 사람들이 드물었다. 산을 내려오는데 오십 정도 되어 보이는 영인이 이야기를 걸어와서 같이 걸으며 여러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다가 도솔암 근처에서 방향을 달리 하여 다시 혼자 걸었다.

 

도솔암 내려가는 길에서 보는 풍경

 

 도솔암에서 유명한 것은 마애불이다.  

 보물 제1200호 선운사 도솔암 마애불은 도솔암 주변 암벽에 새겨진 고려 시대의 대형 마애불상이다. 마애불상은 양감을 살리지 못한 저부조로 새겨져 세련된 조형미가 떨어지지만 규모 면에서 국내 마애불 중에서 큰 편이지만, 거친 암질과 평면적인 조각 수법 등으로 토속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마애불상의 가슴 중앙에는 사각형 구멍이 남아 있다. 이곳에 복장 유물을 넣기 위한 용도로 추정되지만, 이곳에 비결(祕訣)을 넣었다는 조선 후기의 전설이 전해지기도 한다. 실제로 이를 믿는 동학의 주도 세력이 무력으로 책을 탈취하다가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국 조각사에서 제작 시기를 알려주는 기록이 드문데, 이 마애불상은 조성 시기를 알려주는 기록이 전하고 있어 편년 설정에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마애여래좌상

 

도솔암의 여러 모습

 

 

 

 도솔암에서 내려와 도솔천을 따라 걸어 내려오니 선운사가 나타난다. 선운사는 내가 좋아하는 절 중의 하나라 너무나 많이 온 곳이라서 경내로 들어가지 않고 앞으로 그냥 지나친다. 선운사에 대한 여러 소개는 나의 블로그에 있는 다음의 글을 참조하기 바란다.

 

https://lhg5412.tistory.com/213 꽃무릇 - 선운사, 불갑사

https://lhg5412.tistory.com/57 선운사 - 내리는 봄비에 흩날리는 벚꽃

https://lhg5412.tistory.com/47 선운사 동백꽃 - 20124

 

선운사 템플스테이

 

선운사 돌 담장

 

선운사의 여러 모습

 

선운사 입구의 여러 풍경

 

 선운사입구에 나오면 버스정류장 옆에서 42코스는 끝이 난다.

 

 시간이 되면 선운사를 좀더 둘러보았으면 좋았겠지만 오늘은 너무 많이 걸었고 너무나 많이 왔던 선운사이기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 코스를 끝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