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영주 무섬마을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아늑하고 조용한 물돌이 마을 - 무섬마을

 

 영주는 선비의 고장으로 곳곳에는 우리 조상들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많다.

내가 영주를 좋아하여 자주 그 고장을 들렀고, 또 그 소개하는 글을 쓰기도 하였다.

 

 오늘은 무섬마을을 소개하고자 한다. 물론 많은 사람들은 알고 있겠지만 모르는 사람들도 많이 있기에 내가 답사한 바를 토대로 소개의 글을 쓴다.

 

 경상북도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에 있는 무섬마을은 안동의 하회마을, 예천의 회룡포, 영월의 선암마을과 청령포와 같이 마을의 3면이 물로 둘러 쌓여 있는 대표적인 물돌이 마을이다. 크기가 669,193에 불과한 무섬마을은 물 위에 떠 있는 섬을 뜻하는 '수도리(水島里)'의 우리말 원래 이름이다.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에 폭 안긴 자태가 영락없는 물속의 섬으로 처음에는 '물섬마을'이라 불리었는데 발음상의 이유 때문인지 무섬마을이 되었다. 강변에 넓은 백사장이 펼쳐져 있고, 그 건너편으로는 울창한 숲이 있어 경관이 매우 아름답다. 풍수지리학상으로는 매화꽃이 피는 매화낙지, 또는 연꽃이 물 위에 떠 있는 연화부수(蓮花浮水) 형국이라 하여 길지(吉地) 중의 길지로 꼽힌다.

 

 지금은 무섬마을에 들어 가는 길은 수도교를 건너는 방법과, 마을 뒤편에 자리한 무섬교를 지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들 다리가 놓이기 전, 마을과 바깥을 잇던 것은 외나무다리였다. 마을 주민들은 외나무다리로 꽃가마 타고 시집왔다 죽으면 그 다리로 상여가 나갔다고 했다. 무섬마을로 들고 나는 시작과 끝을 보아온 외나무다리는 여전히 무섬마을의 안과 밖을 잇고 있다.

 

 이곳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중반으로 여겨진다. 반남박씨(潘南朴氏) 입향조(入鄕祖)인 박수가 처음으로 들어와 살기 시작한 뒤, 그의 증손녀 사위인 선성김씨(宣城金氏) ()가 영조 때 다시 무섬에 들어왔다. 이 무렵부터 반남박씨와 선성김씨가 함께 세거(世居)해 오늘날까지 두 집안의 집성촌으로 남아 있다.

 

 무섬마을에는 자리한 40여 채의 고택 중 30여 채가 조선 후기의 사대부 가옥이다. 반남 박씨 입향시조가 지은 만죽재, 선성 김씨 입향시조가 지은 해우당 등을 포함해 9채가 지방문화재이다. 일제강점기, 김화진 선생이 세운 아도서숙도 빼놓을 수 없다.

 

 아직 반상의 법도가 지엄했을 때 양반과 평민이 함께 공부를 했고,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본거지 아도서숙이 있었고, 한민족이 사상전으로 서로에게 총을 겨눌 때 좌우익이 공존했던 공간. 무섬마을을 채우는 공기를 설명하는 키워드다.

 

 영주에서 무섬마을로 가는 방법은 영주여객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는 방법이 있다. 택시로 가는 경우에는 택시비가 좀 많이 나오니 버스를 타는 것이 좋다. 물론 자가용으로 가는 것이 있지만 나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다. 영주여객에서는 무섬마을로 가는 버스가 거의 한시간에 한 대는 있는 셈이다. 무섬마을로 직접 가는 버스도 있지만 시간이 맞지 않으면 근처로 가는 버스를 타고 기사에게 이야기하면 무섬교옆에 내려 준다. 나도 시간이 맞지 않아 많이 기다릴 수 없어 무섬마을 직행이 아닌 버스를 타고 무섬교 옆에 내렸다. 거기에서 무섬마을까지는 한 10분 정도 걸으면 된다.

 

 

김한직가옥 전경

 

 

무섬교

 

 

 

 

무섬마을로 흐르는 내성천

 

 

무섬마을 이정표

 

 

 

조용하게 흐르는 내성천을 따라 걷는다.

 

 

 

 

 

무섬마을로 가는 길가의 한옥

 

 이제 무섬마을로 들어섰다. 먼저 마주치는 곳이 무섬식당이다. 이 마을에서 외지인을 위해 음식을 파는 유일한 곳이다. 이 마을에는 슈퍼도 없으니 오직 이곳에서만 먹을 거리를 구할 수 있다.

 

 

 

무섬식당의 모습

 

 

 

 

 

해우당고택

 

 해우당은 경상북도 민속문화재 제 92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수도교를 건너면 바로 왼편으로 보이는 가옥이다. 해우당은 19세기 말 의금부 도사를 지냈고 흥선대원군의 정치적 조언자였다고 하는 김낙풍이 지은 집인데 해우당은 그의 호이다. 해우당 고택에 있는 현판은 바로 흥선대원군의 글씨라고 한다. 안채에는 역시 흥성대원군이 쓴 '대은정'이라는 현판이 보관되어 있다.

 

 

무섬식당 옆에 있는 김성규가옥 -관광안내소로 사용되고 있다.

 

 

무섬식당 뒷편의 전통 메주, 청국장집

 

 

 

 

 

김한직 가옥

 

 내부 구조가 우리 전통의 구조로 되어 있다. 주인장이 있어 인사를 하고 내부를 구경하였는데 아담하고 깨끗하게 꾸며져 있었고, 단정한 자태가 눈길을 끌었다. 영해의 괴시마을에서 보던 단아한 한옥의 기품이 느껴졌다.

 

 

 

 

 

 

 

마을에서 위쪽에 있는 백송당

 

 

 

 

백송당 길에서 보는 무섬마을

 

 

 

무섬마을 안내도 - 물돌이 마을이 선명하게 나타난다.

 

 

버스시간표 - 참고하시기를

 

 

 

김뢰진 가옥

 

 

한옥 사이의 초가에 핀 여름꽃

 

 

 

 

청퇴정

 

 

 

 청퇴정은 얼핏 보면 시멘트로 지은 것 같아 보인다. 그런데 설명판을 보면 돌로 지은 정자다. 국가가 민속문화재마을로 지정하면서 돌위에 페인트 칠을 하여 시멘트같이 보이는 것이다. 그냥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인데 국가가 쓸데없이 일을 저질러 본 모습을 잃어버려 안타깝다. 문화재는 완벽하게 복원하거나 복구가 안되먼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큰 보존이라는 것을 우리 나라 공무원들은 모른다. 그저 색칠하고 꾸미면 보존이 되는 것인양 착각하여 원형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일계고택

 

 

 

 

섬계고택

 

 

사무당

 

 

만죽재고택

 

무섬마을에서 또하나 눈여겨 보아야 할 가옥은 경상북도 민속문화재 제93호로 지정되어 있는 만죽재이다. 반남박씨의 입향조인 박수가 1666(헌종7)에 지은 집으로 무섬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한옥이다. 만죽재는 원래는 섬계초당이라고 하였으나 뒤에 이름을 만죽재로 바꾸었다. 무섬마을의 가장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만죽재의 편액은 석운 박기양의 글씨이다.

 

 

박천립가옥

 

 

무송헌종택

 

 

오헌고택 이정표

 

 

오헌고택

 

 

 

 

무섬마을의 휴게소 - 쉬었다 가게

 

 무섬 마을에는 빼놓지 말아야 할 볼거리가 있다. 바로 350여 년간 무섬 마을과 강 건너를 연결시켜준 외나무다리이다. 1979년 수도교가 놓이기 전까지 무섬마을의 유일한 통로였던 외나무다리는 길이가 무려 150m에 이르고, 폭은 30cm에 불과한 다리다. 폭이 좁아 긴 장대에 의지하지 않고는 건너기가 어렵다. 외나무다리는 장마철이면 불어난 강물에 다리가 떠내려가서 해마다 새로 다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수도교의 건설로 사라졌던 외나무다리는 최근 옛 모습 그대로 복원되어 매년 10월에 '외나무다리 축제'를 만들어가는 중심이 되고 있다. 원래 외나무다리는 농사지으러 가는 다리, 장보러 가는 다리, 학동들이 학교 가는 다리로 3개가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농사지으로 가는 다리 하나만을 만들어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무섬마을의 외나무다리

 

 

강변에 펼쳐진 모래 밭 멀리 보이는 수도교

 

 

 

 

 

버스정류장에서 보는 무섬마을 전경

 

 

무섬마을 버스길 - 수도교

 

 

 

 

 

 

 

 

 

 

무섬마을을 유유히 감아 흐르는 내성천

 

 

 

 

 

 

 

 

 

 

 

 

 

멀리 보이는 강을 건너는 외나무다리

 

외나무다리를 처음여행에서는 제대로 사진을 찍지 못해 다음 여행에서 찍은 사짐을 첨부한다.

 

 

 

무섬마을의 모습

 

 무섬마을은 전형적인 물돌이 마을이다. 그렇다고 예천의 회룡포나 안동 하회마을, 영월 청령포에 비해서는 물돌이가 심하게 일어나는 곳이 아니다. 또 민속마을로 한옥이 보존되어 있으나 역시 안동 하회마을이나 경주 양동마을, 영해의 괴시마을보다는 규모가 작다. 그러나 무섬마을은 조용히 흐르는 내성천을 앞에 두고 아늑하게 자리잡은 조용한 마을이다. 번잡하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조용하게 여유를 가지고 거닐며 강가에 앉아 흐르는 물을 바라보면서 마음의 평화로움을 가질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이 마을의 대부분의 가옥은 민박을 하고 있다. 하룻밤 머물면서 하늘에 비치는 벌들을 바라보면 어릴적 잃어버린 꿈을 꿀 수도 있을 것이다.

 

 번잡한 도시를 떠나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 무섬마을로 가자. 여기서 우리는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