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마음대로 가는 발칸 여행 - 불가리아 소피아 1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이제부터 발칸의 여러 나라를 무작정 돌아다닌 이야기를 하겠다. 여정을 짜면서 터키에서 시작하여 한바퀴 빙 돌고 다시 터키로 돌아오는 방법을 택했다. 그러다 보니 소피아는 두번을 가게 되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여행의 순서에 따라 전개하겠다.

 

 이스탄불에서 밤 기차로 소피아로 가기로 생각하고 시르케지역에 가서 국제선 표를 구입하니 밤 9시까지 역으로 오라고 해서 밤에 가니 버스에 태워 다른 역으로 데리고 간다. 시르케지에서 표를 팔고 출발은 이스탄불 교외의 다른 역에서 하고 있다. 소피아행 국제열차는 승객은 그렇게 많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보따리 장사꾼 같은 사람들이 제법 눈에 보이는데, 아마 이 주변 국가에서는 터키가 최고 강대국이라 상품을 사서 장사를 하는 것 같았다. 열차는 침대칸으로 예전의 오리엔트특급은 아니지만 흉내를 내는 정도인 것 같다. 밤 10시 40분에 출발하여 밤 내내 달려 다음날 오전 10시에 소피아역에 도착했다. 터키국경을 지날 때 불가리아 입국심사를 하기 위해 열차에서 내려 약 30분 정도를 지체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지장이 없이 열차는 달리고 나는 잠을 청한다.

 

 열차를 내리면 소피아역 주변애 중앙버스터미널이 있어 다음 행선지인 베오그라드행 버스를 먼저 알아보고 숙소로 정해 놓은 곳으로 갔다. 숙소로 가는 길에 소피아 재래시장이 있어 과일 등을 구입하고 숙소로 가니 예약과는 다르게 되어 있다. 그리고 무언가 기분이 좋지 않아 예약한 숙소를 포기하고 소피아의 라이온 다리옆에 있는 라이온 호텔에 숙소를 정했다.

 

 

소피아의 상징 성 소피아 상

 

 

국제열차의 내부

 

 

 

열차에서 보는 동트는 아침

 

 

소피아중앙역의 꼬마 기차

 

 

 

 

재래시장과 오렌지

 

 이 시장은 라이온호텧 맞은 편에서 조금 가면 있는데 규모가 엄청나다. 야채와 과일을 주로 파는 시장인데 때로는 소피아 주변의 마을에서 수제로 만든 요구르트나 유제품 등을 팔기도 하고 고깃집도 있어 소피아에 머문 몇 일간 요긴하게 이용했다.

 

 

 소피아는 불가리아의 수도로 소피아 분지의 해발 고도 550m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원래 세르디카(Serdica) 또는 사르디카(Sardica)라고 불렀는데, 그리스어로 ‘지혜'를 뜻하는 소피아라는 명칭은 6세기에 로마의 황제 유스티니아누스가 성 소피아 성당을 건설하면서 이 성당의 이름에서 붙여진 것이다. 유럽에서 가장 오래 된 도시의 하나로 고대에는 트라키아인의 식민지였으며, 29년 로마에게 점령된 후 군사 근거지가 되어 교통의 요지로 발전하였다. 14세기 말부터는 투르크의 지배를 받아 발칸 반도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 지점이 되었다. 1877년 러시아에게 점령되었고, 이듬해 불가리아 인에게 넘어가 1879년 수도가 되었다. 이스탄불, 베오그라드 등과 철도와 도로로 연결되는 국제적인 교통로의 중심지이며, 농산물의 집산지이며 여러 공업이 발달하였다. 오래된 도시로 여러 유적들이 있고, 도나우강()으로 흘러드는 이스쿠르강의 두 지류가 시내를 흐르며, 배후에 산을 등지고 있어 경치가 아름답고, 푸른 숲이 우거진 공원이 많아 녹색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유명한 건축물로는 6세기에 건축된 성()소피아성당, 알렉산드르넵스키 대성당, 회교사원 등이 있고, 로마와 비잔틴, 투르크 등의 지배하에서 건축된 유적들이 있다. 부근의 온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라이온 다리 전경

 

 다음날 아침에 버스터미널에서 베오그라드행 버스를 예약하고 소피아 관광에 나섰다. 소피아는 비교적 작은 도시다. 그래서 걸어다니며 구경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숙소에서 시내로 길을 따라 걸어가니 눈에 아름답고 멋진 건물이 들어왔다. 무슨 궁전과 같은 모양이지만 소피아 공중목욕탕이다.

 

 

 

 

공중목욕탕 전경

 

 

 

목욕탕 외부에 온천수가 나오는 수도시설

 

 줄무늬의 모습이 우아하게 보이는 이 건물은 1986년까지 소피아의 공중목욕탕으로 사용되었다 한다. 1908년에 완공되어 1913년부터 사용된 이건물은 2차 세계대전 때 일부가 손상되었으나 복원하였고, 1986년까지 목욕탕으로 사용되었다가 지금은 도시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지금도 건물안에서 바깥으로 온천수가 흘러나오고 시민들은 이 물을 생수로 이용하기도 한다.

 

 목욕탕 옆에 바냐바시 모스크(Banya Bashi Mosque)가 있다. 이슬람 사원으로 1576년 오스만투르크 지배 당시에 지어진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이슬람 사원 중의 하나이다. 소피아에는 과거 70개에 달하는 모스크가 있었으나, 현재는 바냐바시만이 이슬람 사원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바냐바시라는 이름은 모스크 옆의 공중목욕탕에서 유래되었고, 오스만투르크제국의 최고 건축가인 미마르 시난(Mimar Sinan)이 설계하였다. 이 모스크는 붉은 외벽, 15m의 거대한 돔과 첨탑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철저하게 내부를 비공개로 하고 있다.

 

 

 

 

 

 

 *고대도시 세르디카 유적

 

 소피아의 중심부에 있는 세르디카의 유적지는 공산당 본부 앞 광장의 메트로 공사 때 발견된 고대도시의 유적으로 지금도 계속 발굴중이다. 세르디카(Serdica)는 소피아의 옛 지명이었다. 3세기경 로마인들에 의해 세르디카 지역에 강력한 성벽들이 건립되었으며, 지금 이곳에서 발굴된 유적은 세르디카의 시내를 구성하던 동문에 해당하는 성벽과 2개의 5각형 탑이다. 이것은 지하도를 건너가면서 구경할 수 있으며, 지하도에는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는 성곽의 모형과 발굴의 기록사진들이 전시돼 있다. 세르디카 고대도시의 많은 유적들이 현대 건물들 아래에 남아있다.

 

 

 

 

 

세르디카 유적지에서 보는 성 소피아 동상

 

 시내 중앙 광장에 자리한 성 소피아 동상은 공산주의 시절에 레닌 동상이 있던 곳에 대신 세워진 것이다. 24m 높이로 한 손에는 월계관을, 한 손에는 지혜의 상징인 부엉이가 앉아 있는 소피아의 수호성인이다.

 

 

 

 

 

 

 

 

 성 페트카 지하교회(St. Petka Samardjiiska Church)는 세르디카 유적 끝부분에, 독립 광장에서 바라보면 지붕만 나와 있는 불가리아 정교회로 페트카성인에게 바쳤다는 지하교회. 오스만투르크 지배 당시인 14세기에 건축되었으며 오스만투르크 지배 당시 투르크인들의 눈을 속이기 위해 지하에 지었다고 한다.

 외부는 타일이 벗겨지고 깨어져 볼품이 없으나, 내부의 15, 17, 19세기 프레스코는 예수의 출생, 기적, 고통, 십자가에 못 박힘, 죽음과 부활 등의 다양한 삶의 면모를 매우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고 하나 출입을 금지해 놓았다. 미술역사가들은 이를 중세회화의 매우 귀중한 삽화이며, 오스만투르크시대의 불가리아 미술이 발전했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또 교회에는 19세기 불가리아 혁명가이자 국민적인 영웅인 바실 렙스키가 묻혀 있다고도 한다.

 

 

세르디카에서 보는 바냐바시모스크

 

 세르디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성 네델리야 교회(Sveta Nedelya Cathedral)가 있다. 우아한 네오비잔틴 양식의 옥색 돔이 눈길을 끄는 불가리아정교회의 교회로 소피아 쉐라톤 호텔 앞에 있다. 처음에는 10세기 경에 지어졌다고 하나 수차례 소실되고 파괴되어 재건되었다. 지금의 교회는 1856년에 건립을 시작하여 1863년에 완공되었다. 네오 비잔틴 건축의 대표적인 양식인 돔은 1898년에 증설된 것이다. 내부에는 화려한 벽화로 꾸며진 인테리어가 특징적이다. 1925년 차르 보리스(Boris) 3세가 참석한 장례행사에서 공산주의자들의 폭파로 거의 파괴되었다가 1927년부터 1933년까지 재건하였다. 폭파사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교회 남쪽 입구 가까이에 있는 조그만 명판에 기록되어 있다. 내부에는 1971년부터 1973년 사이에 Nicolay Rostovtsev가 제작된 벽화를 볼 수 있다.

 

 

 

 

 

 

 

네델리야교회의 내부

 

 

 

네델리야교회 설명판

 

 

 

 

 

네델리야교회 외부의 여러 모습

 

 성 게오르기 교회(St. George Rotunda)는 세르디카유적의 하나로 쉐라톤 호텔과 대통령궁이 둘러싸고 있는 소피아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 중의 하나다. 4세기에 로마인에 의해 지어져 로마시대에는 교회로 사용되다가 터키 지배시에는 이슬람 사원으로 사용되었으며,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콘스탄티누스 1세는 이곳 소피아에 매료되어 그의 로마로 칭하고 도시를 방문할 때마다 장대한 의식을 행하였으며, 이를 위해 훌륭한 건축물들을 건립하였다고 하는데, 그 시대를 대표하는 다양한 건축물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것이 바로 성 게오르기 교회다. 이 교회는 정교한 건축물과 4,10,12,14세기에 걸쳐 여러 번 채색된 프레스코화로 유명하다는데, 사진촬영을 전면적으로 금지하였다.

 

 

 

 

 

 

 

 

현대식 건물과 묘한 앙상불을 보이는 성 게오르기교회

 

 

시내에서 보는 풍경 - 멀리 눈덮인 산이 보인다.

 

 

 

 

시내풍경 - 구 공산당 본부

 

 

 

국립고고학박물관 앞 광장 - 박물관은 다음 날 보기로 하고 지났다.

 

 

 

 

 

 

대통령궁의 근위병 교대식

 

 대통령궁이 시내 한복판에 있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과 관광객들이 자유롭게 그 앞을 지나다니며 구경을 한다. 대통령궁 주변에는 많은 관광지가 있어 아무도 통제하지 않는다. 권위지향적인 면을 벗어난 것이 보기에 좋았다. 또 시간을 맞추면 근위병 교대식도 볼 수 있다.

 

 

 

 

시내 공원의 모습

 

 소피아 시내는 그렇게 크지 않고 볼 만한 유적이 거의 한 곳 주변에 모여 있다. 여러 곳을 구경하려면 시간이 좀 걸리지만 거리상으로는 멀지 않아 편하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알차게 관광을 할 수 있는 곳이 소피아다. 또 소피아는 특이하게 자유로운 투어를 실시하고 있었다. 누구든지 신청만 하면 무료로 가이드가 이끌고 다니면서 안내를 한다. 물론 시간이 정해져 있고 단체로 움직인다. 하지만 제법 알찬 것 같았다.

 가이드의 수고비는 안내가 끝났을 때 알아서 팁을 주면 돈다고 한다. 한번 참여해 보아도 좋을 듯했다.

 

물론 나는 내 마음대로 움직였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