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황새바위 - 천주교 순교자 성지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황새바위 - 공주천주교순교유적[公州天主敎殉敎遺蹟]

 

 황새바위는 공주중학교 앞의 언덕에 자리잡고 있다. 원래 황새바위라는 지명은 이곳 바위 위의 소나무에 황새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이라고 하지만, 천주교 신자들이 사학죄인의 죄목으로 목에 항쇄(項鎖)’를 두르고 이곳에 끌려나와 처형을 당했다는 사실에서 유래한 명칭이라고도 한다.

 

 황새바위에서 최초로 순교한 천주교인은 신유박해 때 순교한 이존창(1759~1801)으로 180149일 이곳에서 참수형을 당했다. 그 뒤 많은 천주교인들이 이곳에서 참수형을 당했고, 1866년부터 시작된 병인박해 때 공주에서 순교한 사람으로는 기록상 190 여명이 확인되는데, 이들 중에서 다수가 이곳 황새바위에서 순교했을 것이라 짐작한다. 이곳에는 이름이 전해지는 순교자만 248명이며, 이름도 전해지지 않는 많은 천주교인들이 순교하였다.

 

 19146월 간행된 ‘Im Lande der Morgenstille(고요한 아침의 나라)’라는 책자에서 독일의 신부 노르베르트 베버(Norbert Weber)가 '공주의 형장에서 사형수의 무덤을 바라봄'이라는 제목의 삽화를 그려 황새바위에 대한 관심을 처음으로 표현하였다. 국내에서 그 뒤 여러 과정을 거쳐 황새바위 성역화 사업 추진위원회를 결성하여 본격적인 성지개발에 나섰다. 1985년 기록상 전해오는 순교자 248명의 이름을 내부에 새긴 무덤경당과 순교탑 등을 완공하고, 무덤경당 앞 광장에 12사도를 상징하는 돌기둥을 세우고 고통의 성모자상(聖母子像)을 안치하고 십자가의 길을 조성했으며, 200211월에는 대경당을 완공하였다.

 

 황새바위 천주교순교지는 20081월에 교동본당에서 분리되어 독립 성지가 되었다.

 

 

황새바위 예수 그리스도상

 

 

 

황새바의 후문 표지석

 

처음에 공주 공산성을 향해 가다가 길을 잠깐 잘못 들어 간 곳이 황새바위 후문이었다. 사실 황새바위라는 것이 있는지도 모르고 왔다. 그냥 지나갈 뻔하다가 다시 정문을 찾아 답사를 했다.

 

 

정문 표지석

 

 

성전 전경

 

 입구를 조금 올라가니 조그마하지만 아담하고, 경건하게 보이는 성전이 있다. 일요일이라 혹시 미사를 드리면 나도 참여하려고 들어가니 미사가 끝나가고 있다. 잠시나마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를 한 후 나왔다.

 

 

 

성전 옆에 있는 화단과 그리스도상

 

 성당에 가면 예수 그리스도 상을 많이 본다. 그런데 대부분의 그리스도상은 고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 인간의 죄를 모두 짊어지고 형장에서 못에 박혀 돌아가시는 모습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 그리스도상은 너무나 인자하다.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모습이다.

 

 

 

성지로 올라가는 문

 

 아주 좁은 문이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폭이다. 성경에서 말하는 좁은문의 의미가 생각난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이끄는 문은 넓고 길도 널쩍하여 그리로 들어가는 자들이 많다.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얼마나 좁고 또 그 길은 얼마나 비좁은지, 그리로 찾아드는 이들이 적다. (마태오 복음서 7장 13-14절,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우리말성경)

 

 

기도소

 

 

 

 

열 두개의 빗돌

 

 

 

무덤경당의 전경

 

 

 

 

 

 

 

 

무덤경당의 내부

 

 

 

황새바위 순교성지 안내판

 

 

 

 

 

 

황새바위에서 순교한 사람들의 이름을 12개의 빗돌에 모두 새겨 놓았다.

 

 

 

순교자의 모후상

 

 

 

 

 

부활성당의 외부와 내부

 

아주 작은 성소이지만 무엇인가 경건함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성지에서 보는 공주중학교

 

공주중학교 출신으로 메이저 리그에서 크게 활약한 박찬호의 모습이 간판으로 서 있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전혀 뜻하지 않은 곳을 보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자기가 목적지를 정해 놓고 차로 이동하면 이런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나와 같이 걸어다니면서 주변을 보면서 길을 찾아가면 많은 곳을 볼 수가 있다. 이 황새바위도 마찬가지이다. 이곳에 천주교 성지가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는데 뜻밖에 좋은 답사를 하게 되었다. 여행중에 잠시나마 경건한 마음을 가지게 해 주는 곳이었다.

 

 

 사족을 하나 붙이면 성지를 답사하면서 경건하게 올라가니 좁은 문위의 뜰에서 어디에서 왔는지 한 무리가 성지를 참배하고 점심을 먹고 있었다. 부페로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지나가는 다른 사람은 아무도 없고 나 혼자였는데 남은 음식이 많이 있었지만 식사를 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예수님의 사랑이 아직은 우리 실제 생활에는 실감되지 않은 것같아 씁쓸했다.

 

 그런데 이것도 나의 욕심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