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아들과 함께 그리스문명 산책 - 미케네와 아르고스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신화에서 역사로

 

 오늘은 미케네와 아르고스로 간다. 이 두 곳은 그리스문명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지만 지금은 사람들의 시선을 크게 끌지 못하고 있는 곳이다.

 

 그리스 펠로폰네소스 반도 아르골리스만 북쪽에 위치한 '도시의 약탈자' 아가멤논 왕의 도시로 알려져 있는 미케네는 그리스 문명의 기반이 되었던 B.C. 1600 ~ B.C. 1200년경 고대 그리스문명 이전에 번영을 누렸던 미케네문명의 중심 도시다.

 미케네를 발굴한 사람은 독일의 하인리히 슐리만이다. 그는 1873년에 트로이를 발굴한 후 다음 목표를 미케네로 정하여 1876년 미케네의 성문인 '사자문' 안쪽에서 수혈묘를 발견함으로써 이 지역이 전설 속의 미케네라는 것을 증명하여 역사로 끌어내었다. 호메로스가 '황금이 흘러넘치는 미케네'라고 표현했던 것처럼 실제로 미케네에는 온갖 황금과 보물들로 가득 차 있었다는 사실이 무덤의 부장품을 통해 확인되었다. 그리고 부장품을 통해 당시 미케네가 이집트와 서아시아와 교류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미케네 도시는 대략 세 구역으로 나눌 수 있는데, 우선 도시 중앙에 궁전이 있으며, 그 동쪽으로 '열주의 집'이라고 불리는 건물 흔적, 궁전 서쪽으로 슐리만이 발견한 원형묘와 곡물 창고, 주거지구 등이 존재한다. 궁전 서쪽에는 티린스에서 본 것같은 '키클로프스 쌓기(거석쌓기라고도 한다.)'라는 독특한 방법으로 돌을 쌓아서 만든 성벽과 그 옆쪽으로 건물들이 나란히 서 있다.

 미케네 성벽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많은 무덤들이 발견되었는데 그 중에는 미케네 양식의 대표적인 무덤으로 평가받는 '아트레우스의 보고'도 들어 있었다.

 

 황금이 흘러넘쳤던 미케네는 B.C. 1200년경에 멸망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 원인이 무엇인지는 아직까지 밝혀지고 있지 않다.

 

.지금 남아 있는 중요한 유적으로는 '미케네의 사자문', '아트레우스의 보물 창고' 등을 감상할 수 있으며, 발굴된 유물은 미케네고고학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투키디데스는 미케네를 이야기하기를 남아 있는 건축유물만 보고 미케네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했지만 다른 유적지와 비교하면 작다.

 

 

미케네의 상징 사자문

 

아침에 고린토스 숙소를 출발하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미케네행 버스를 탔다. 버스는 버스정류소도 없이 조그마한 표지판이 하나 서 있는 길가에 우리를 내려 준다. 부슬비가 조금씩 내리는 길을 표지판에 의존하여 따라 갔다. 길가에는 저번에도 말했듯이 오렌지가 지천으로 심어져 있다. 길가에 떨어져 있는 오렌지를 주워 먹어 보니 기가 막히게 맛이 있다. 우리가 마트에서 파는 오렌지와는 다른 맛이다. 너무 시원한 맛이라 아들에게 먹어보라고 주니 먹어보고는 맛있다고 탄복을 한다. 아마 자연적으로 익어 떨어진 것이기 때문이리라. 여기서 오렌지에 대해 이야기하면 그리스를 여행할 때 길에 떨어져 있는 오렌지를 보면 주워서 먹기를 바란다. 정말 맛있다. 그리고 오렌지는 길가에 지천으로 떨어져 있다. 뒤에 크레타에서는 나무에 달린 오렌지를 따 먹어 보았는데 아직 신맛이 많았다. 아마 무르 익어야 떨어지는 것 같았다. 오렌지를 몇 개 주워 배낭에 넣고 미케네 유적으로 향했다.

 

길가의 오렌지 나무

 

 

 

 

미케네 고고학 지역 표지판과 가는 길

 

 

 

미케네유적지 올라가는 도중의 마을

 

 

 미리 말하면 미케네 버스정류장에서 유적지는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었다. 일찍 알았으면 택시라도 타고 올라가야 되었는데 몰라서 아들과 나는 우리 특기를 살려서 하염없이 걸었다. 주위의 풍경도 보고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면서 걸어가는데 마을에서부터 개 한 마리가 우리 앞에 서서 간다. 참으로 의아하게도 이 개가 우리를 유적지로 안내하는 것 같았다. 길을 따라가는 이 개는 우리를 미케네 유적지까지 데려다 주고 유적지에서 거닐다가 사라졌다. 참으로 고맙다고 아들과 이야기하였다. 아들은 개를 싫어한다. 그런데 이 개는 아주 친근하게 우리와 보조를 맞추어 걸어갔다. 아들도 꼭 안내견같다고 연신 이야기했다.

 

 

 

 

 

멀리 보이는 미케네 유적지

 

유적지 가까이 가니 왼쪽편에 또 다른 유적이 보인다. 표지를 보니 아트레우스의 보물창고(Treasury of Atreus)이다. 이름은 보물창고이지만 실제는 무덤이라고도 한다. BC 14 ∼ BC 13세기에 건조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름 14.6m, 높이 13.2m의 거대한 궁륭형의 제실과 직사각형의 부속 소묘실 및 산의 사면을 깎아 만든 길이 36m, 너비 6m의 널길로 이루어져 있다. 미케네시대에 만들어진 궁륭식 분묘 가운데 가장 대규모이며 보존상태가 양호하여 원형이 완벽하게 남아 있다.. 미케네의 전설적 왕 아트레우스에 연유하여 슐리만이 이름을 지었으나 아트레우스의 묘가 아니고 아가멤논의 묘라고도 한다.

 

 

 

 

 

외부의 전경과 입구

 

 

내부의 모습

 

 

아트레우스의 보물창고 설명판

 

 

 

 

미케네유적 전경 - 거의 폐허가 되어 있다.

 

 

 

 

미케네성벽 - '키클로프스 쌓기(거석쌓기라고도 함)' 방식

 

 미케네유적을 올라가면 주입구에 웅장한 문이 마주한다. 미케네의 강력함을 상징하는 사자문이다. 성에 있는 BC 13세기에 건축된 많은 건물중에서도 이 '사자의 문'은 가장  당당하게 위용을 자랑한다. 그 크기는 놀랄 만한 정도로 특히 아테네의 주요 유적들이 건설된 시대보다 800년이나 먼저 세워졌다는 사실에 감탄했다. 이 문은 돌들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무게를 덜어 주는 삼각형'(상인방 돌에 걸리는 돌의 무게를 덜어 주기 위해 상인방 돌 위에 삼각형 공간을 만들어 그 양변에 무게가 나눠 실리도록 한 구조)꼴로 지어졌다고 한다. 이 문의 사자상 밑의 돌 무게가 20톤이나 된다고 하는데 그 시대에 어떻게 들어 올렸는지가 의문이다.

 그래서 이 거대한 문을 보고 후세의 그리스인들은 미케네의 이 성벽을 엄청난 덩치를 한 신화 속의 외눈박이 거인의 도움으로 지었다 하여 '키클롭스의 벽'이라 불렀다. 아치의 중간, 문이 되는 공간 위편에는 전령 같은 모습의 사자 두 마리가 있어 '사자의 문'이라는 이름이 여기서 생겨났다. 3m 높이로 돌에 조각된 이 사자들은 비록 머리가 떨어져 나갔지만 아직도 당당한 수호자의 모습으로 남아 있다.

 

 

 

 

 

사자문

우리를 미케네 마을 입구에서부터 안내하듯이 동행한 개도 보인다.

 

 

 

곡물저장소(창고)

 

 

 

 

슐리만이 발굴한 원형 묘역

그저 여섯개의 구멍으로 보일뿐이다. 여기에서 모두 열아홉 구의 유해가 나왔다고 한다.

 

 

 

 

 

 

 

폐허의 돌무더기로만 보이는 미케네의 여러 유적들

 

 

소박한 정취가 있는 북문

 

 

 

 

지하저수조 표지와 저수조

 

이 지하저수조는 캄캄한 구멍을 내려가야 되므로 약간은 모험하는 느낌이 든다. 아마 물은 저장할 때는 계단까지 물을 채웠을 듯하다.

 

미케네유적을 돌아보고 밑으로 내려 와 박물관으로 갔다. 미케네의 위용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미케네유적지에서 발굴된 수 많은 유물들을 전시해 놓았다. 특히 미케네의 황금유물들이 나의 눈을 끌었다.

 

 

 

 

 

 

박물관의 여러 유물들

 

 

가장 유명한 가면 - 아가메논왕의 마스크라고 한다,

 

 

 박물관을 구경하고 나오니 내려 가는 일이 난감하다. 아마 버스가 다니는 듯한데 시간을 맞추기도 어렵고 해서 아들과 걸어서 내려가자 하고 걷고 있는데 차가 한 대 우리에게 다가 오더니 호객행위를 한다. 적당한 가격이면 타려고 요금을 물으니 아르고스까지 10유로를 요구한다. 적당한 가격이라(사실은 우리식으로 보면 굉장히 싸다.) 타고 내려 오는데 이 기사가 여러 곳을 말하며 가자고 한다. 거절하고 아르고스로 데려다 달라고 하여 아르고스 번화가에 도착했다.

 

 아르고스는 그리스 펠로폰네소스 반도 북동부에 있는 아르골리스(Argolis) 지방의 중심 도시로 인구 2만 5000명 정도의 도시다. 미케네, 티린스와 함께 미케네문명의 중심도시로 페르세우스의 신화가 전해지는 도시다. 한 때는 스파르타와 계속 경쟁하던 막강한 나라로 티린스와 미케네도 암흑시대에는 아르고스의 신하가 되었다고 한다. 아르고스에는 멋진 아고라와 로마시대의 유적이 전해진다. 시 북동 약 8km인 곳에 유명한 헤라 신역이 있다.

 

 그리스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로 고대 유적이 많은 도시다.

 

 아르고스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레스토랑에 들어가니 웨이트가 모두 노인들이다. 생각보다 노인들이 이런 식당에 많이 일하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우리도 노인 인력을 이런 곳에 사용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점심을 먹은 아르고스 식당

 

 

식당 내부 모습

 

 

식사를 시키니 포도주를 한 병 준다,

 

 

 

 

야채 샐러드, 양고기, 돼지고기 등등 모두 합하여 31유로(비싸지는 않은 가격이다.)

 

 

 

옛 건축물인데 무엇인지 기억이 안난다.

 

 

아르고스시내 안내도

 

 

 

 

시내에서 멀리 보이는 성

 

 

 

 

 

 

 Heroon(서양의 고전건축으로 신격화된 사자에게 바친 신사 또는 예배소)

이런 곳이 너무 많아서인지 황폐한 폐허로 그냥 두고 있다.

 

 

고대극장과 nymphaeum agora, 그리고 하드리아누스 수로 유적지 표지

 

 

 

 

고대극장

 

 

 

 

 

 

 이 유적지를 뒤로 하고 코린토스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그냥 아르고스시내를 걸으며 시내를 구경하다가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코린토스행 버스를 자고 돌아와 코린토스시내를 저녁에 또 거닐며 한가로이 하루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