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아들과 함께 그리스문명 산책 - 나프플리오와 티린스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피르고스를 떠나 고린토로 왔다. 지금부터는 고린토시내에 베이스를 치고 주변의 유적지를 답사하는 여정이다. 고린토는 옛 지구와 신시가지가 구분되어 있으므로 고대 고린토유적은 나중에 보기로 하고 시내에 숙소를정했다.

 

 이 고린토는 교통체계가 조금 복잡하다. 고린토에서 다른 곳으로 가려고 할 때는 시내에서 우리의 시외버스터미널까지 따로 가야한다. 거리는 크게 멀지는 않지만 교통편이 좀 불편했다. 버스를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아깝고 해서 주로 택시를 이용했다. 생각보다는 많은 요금이 나오지 않아 편리랬다.

 

 아침을 먹고 나프플리오로 향했다. 흔히들 아테네가 그리스의 첫번째 수도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나프플리오가 첫번째 수도다. 나프플리오는 그리스의 베네치아, 나폴리라 불리는 도시로 아름다운 자연과 옛 유적들이 우리 눈을 끌었다. 아르고스만의 위쪽 끝에 있는 도시로, 1822년 독립전쟁에 의해서 그리스령이 될 때까지 베네치아와 터키에 여러 차례 점령되었다.

 미케네관광의 중심을 이루는 나프플리오는 아기자기한 구시가지와 아름다운 자연 풍경으로 아테네 사람들의 주말 휴양지로 손꼽히는 곳으로 조용한 구시가지를 배회하면서 바닷가의 카페에 앉아 마음을 치유하는 에네지를 얻을 수 있는 곳이다.

 

 전체 시가지가 좁아서 한 나절만 돌아다니면 다 돌아 볼 수 있는 작은 도시이다.

 

 

아크로나프플리아 요새 전경

 

 

나프플리오 시가 안내도

 

 나프플리오 버스정류장에 내려 아기자기한 나프플리오 올드 타운 길을 따라 시내를 걸어가면 신다그마광장이 나온다. 올드타운 거리는 좁은 골목길로 오래된 도시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낭만적인 거리이다. 오랜 세월은 거치면서 사람들의 발길에 길바닥의 돌들이 반짝거린다. 옷, 미술품, 신발 그외 여러 가지의 물품을 파는 가게와 노천 카페들이 즐비하다. 낮에는 조용해 보이는 거리가 해가 지면 야외 식당 겸 술집으로 변하여  멋있는 치장을 한 카페들이 각자 자신의 특색을 나타낸다. 

 

 

 

 

 

 

 

 

 

 

올드타운 거리의 모습

 

올드타운 거리의 아름다운 모습을 즐기며 한가로이 걸으니 바닷가 가까이에 광장이 나온다. '신다그마 광장'이다. 나프플리오의 여러 이야기를 담고 있는 건물들이 여기에 모여 있어 아름다운 건축물을 눈으로 보며 바닷가를 조금 걸어가면 카페가 즐비하게 줄지어 있다. 꼭 부산 광안리 해변가의 카페식으로 바다를 보면서 식사와 음료를 즐길 수 있게 위치를 잡고 있다. 아직 점심식사 시간이 되지 않아 그 길을 따라 걸으니 바다 가운데 뜻밖의 성 같은 것이 보인다. 부르지섬이다.

 

 

 

 

 

 

 

 

신다그마 광장과 주변 바닷가

 

 나프플리오의 랜드마크일 정도로 잘 알려진 섬 전체는 제법 큰 석조 건축물이 있다. 1473년 베네치아인들이 항구를 지키기 위해 요새로 지은 것이다. 1865년까지 요새롤 사용되면서 외부의 침입자로부터 도시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항구 출입을 통제하는 기능도 했다 한다. 그 뒤에는 여러 용도로 사용하다가 193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는 호텔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지금은 아무도 머물지는 않고 여름에는 항구와 섬을 이어주는 보트가 있어 관광자원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부르지 섬

 

 

 

 

 

 

부르지 섬 앞의 해변 풍경

 

 

 

 

해변가에서 보는 팔라미디 성채

 

 여담을 하나 하면, 해변가를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다가 카페에 들어가 점심을 먹고 나오는데 옆 가게에 눈에 확 뜨이는 미인이 앉아 있다. 중국인인 것 같은데 중국의 어떤 영화 배우보다 더 아름답게 보이는 여인이다. 건장한 체격의 청년들이 함께 앉아 있는데 보디가드인듯 했다. 너무 눈에 뜨이는 미인이라 시선을 두다가 나오면서 아들과 이야기를 했다. 아들도 보고 중국의 어떤 배우보다 더 예쁘다고 감탄을 한다.

 

 나프플리오관광을 잠시 멈추고 티린스로 간다. 이곳에서 30분도 안되는 거리라 다녀오기로 하였다. 티린스는 그리스의 아르고리스 평야 거의 중앙에 있는 미케네 시대 왕성의 유적으로 아르고스만을 마주보고 있는 도시로 나프플리오 북쪽에 있다. 미케네 시대의 대표적인 유적으로 이른바 ‘키크로페스 성벽’의 전형적인 예라고 하는 거석축조. 메갈론 터, 수도() 등이 남아 있다. 1884∼1885년 독일의 고고학자 슐리이만이 발굴하였으며, 그후에도 독일의 고고학자가 중심이 되어 발굴이 계속되었다. 미케네시대에 미케네와 함께 번영한 도시로, BC 1400년경부터 성벽으로 에워싸인 왕성()이 이루어져 있었고, 그 이전에도 항상 마을이 있었음이 밝혀졌다. 미케네시대의 왕궁은 벽화로 장식된 화려한 것이었으나 모두 불타 없어졌다고 하며 지금은 폐허의 돌무더기만 남아 옜 자취를 생각나게 한다.

 여러번 개축을 한 최후의 왕궁인, 현존하는 것은 B.C. 13세기의 것이라고 한다.

티린스가 폐허가 되어 있지만 키크로페스 성벽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왜 거석 건조물이 사람의 마음을 이렇게도 흔드는지.... 시간만 많다면 곳곳을  보고 싶었으나, 시간도 부족했고 아직 발굴과 수리 중이라 반도 보지 못하였다. 여러 지하 공간들과 터널 등등....

 

 

티린스입구 표지판

 

 

 

 

티린스유적 설명

 

 

 

 

 

 

 

황폐한 폐허의 자취만 보이는 티린스 유적

 

 

 

 

 

 

 

 

 

 

티린스 성벽

 

티린스를 보고 나니 허무한 생각이 너무 든다. 완전히 폐허가 된 유벅만이 덩그렇게 지금 남아 있다. 아마 그리스를 여행하는 사람들 가운데 얼마나한 사람이 이 티린스를 찾아올까? 하고 생각해 보니 옛 영화는 다 필요가 없다.

 

 티린스를 떠나 다시 나프폴리오로 돌아왔다.

 

 

 

마른 땅의 문

 

 아크로나프플리아요새로 가는 길에 처음 마주치는 곳인 마른 땅의 문은 나프폴리오 성의 입구로 예전에는 해가 진 후에는 누구도 드나들 수 없게 굳게 잠겨 있었다고 한다. 옛날에는 이 문 앞에 수로가 있어 작은 배들이 다니던 곳이라고 한다.

 

 이 문을 지나 아크로나프폴리오 요새로 간다. 가는 도중에 왼쪽으로 보면 멋있는 성채가 언덕 위에 보인다. 팔라미디요새(Fortress of Palamidi)다. 언덕위에 서 있는 모습이 장엄하기도 하지만 너무 아름답게 보인다.

 이 성채는 해발 216m 높이의 언덕에 베네치아인들이 지었다. 18세기 초에 세워져 지금까지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다. 성채 위에 올라가려면 끝도 없이 펼쳐진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913개의 계단인데 현지인들은 999개라고 주장한다. 꼭대기에 올라가면 나프폴리오와 아르고스평야가 다 보인다 하는데 통행을 금지해 놓아 외양만 보고 만족한다. 외양으로만도 아름다운 모습에 감탄을 한다.

 

이 팔라미디성채는 그리스 독립전쟁의 영웅 테오도로스 콜로코트로니스가 오스만 제국의 공격을 15개월 동안 막아낸 천혜의 방어용 요새로 더 유명하다.

 

 

팔라미디성채(요새) 표지판

 

 

 

멀리서 보는 팔라미디 성채

 

 

 

아크로나프플리아 요새쪽에서 보는 팔라미디 성채

 

 

성채 올라가는 계단 통로

 

 

 

 

아크로나프폴리아 요새쪽에서 보는 팔라미디 성채

 

 이 팔라미디 성채를 보면서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면 아크로나프플리아 성(Akronafplia Castle)이다. 13세기경 이곳을 점령한 베네치아인들이 만든 것으로 팔라미디 성채보다는 규모는 작으나 이 성에서 보는 해변의 아름다운 모습은 반할만 하다. 이 성안에는 지금은 나프플리오의 최고급호텔인 나플리아궁전도 있다. 성벽밖으로는 언덕에 현대식의 집들이 보이는데 아마도 유럽부호들의 별장인 듯했다.

 

 

성과 성을 끼고 있는 작은 해변 표지

 

 

 

성에서 보는 나프플리오 광경

 

 

 

 

성 안내표지판

 

성안에 선인장이 많이 피어 있었다.

 

 

 

 

 

아르바니티아 비치(Arvanitia Beach)

 

 

 

 

쭉 늘어져 있는 성벽

 

 

성벽에 있는 부조

 

 

멀리서 보는 아크로나프플리아 요새

 

이 성을 구경하고 해변을 잠시 거닐고 있으니 어느 새 어둠이 잦아들었다. 나프플리오를 떠나기 전에 올드타운거리에서 저녁을 먹기로 하고 카페를 찾으니 낮과는 달리 불빛이 빛나며 손님을 끌고 있었다. 한 카페에 들어가니 제법 유명한 곳인지 벽에는 많은 장식물과 사인이 게시되어 있었다. 저녁을 주문하고 주위를 둘러보고 있으니 식당주인이 그리스 전통주를 서비스로 준다. 라크(Raki)라는 이름의 술인데 증류주였다. 제법 도수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소주와 중국의 배갈을 섞어놓은 듯한 술인데 맛이 괜찮았다.

 

 

 

 

 

 

 

 

올드타운 거리의 식당과 야경

 

저녁을 먹고나니 제법 어둠이 깔렸다. 오늘은 유적지보다 나프플리오 해변에서 휴식을 취한 편이다. 오랜 여행에서 이렇게 편안하게 망중한을 즐기기도 해야 다음 여정에 충실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저녁 늦게 고린토로 돌아와 숙소 주변 마트에서 맥주를 사서 아들과 호텔에서 마시면서 이런 저렁 이야기를 하다가 편안한 잠을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