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흰 눈으로 덮인 일출이 장엄한 산 : 설악산(2010. 01. 01)

鶴이 날아 갔던 곳들/국립공원 산
 설악산에서 새해의 일출을 보려고 2009년 12월 31일에 부산을 떠나 2010년 1월 1일 새벽부터 설악산에 올랐다.
여러 번 가본 설악산이지만 일툴을 보러 가기는 처음이었다.
예정보다 다소 지체되어 새벽 4시 30분에 오색을 출발하여 대청봉에서 일출을 보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었다.
이날의 일출 시간은 07시 42분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밤 길을 3시간만에 대청봉에 오르는 일은 너무 힘들었다.
더군다나 오르는 도중에 다리에 쥐가 나서 양 다리가 모두 마비되어 고생이 많았다.
 그러나 온갖 어려움을 무릎쓰고 설악산에서 일출을, 더구나 새해 첫날의 일출을 보는 장엄함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쁨이었다.
아들 녀석은 꼭 대청봉에서 일출을 본다고 먼저 횡하니 올라 가고 나는 뒤떨어져 대청봉 정상에서는 보지 못하고 약간 아래서 일출을 보았다.
대청봉 일출광경은 아들 녀석이 찍은 사진이다.
 온 산이 하얗게 눈으로 덮인 광경을 보고 하루 종일 눈길을 걸어 산정상에 올랐다가 내려오는 상쾌함이란 누구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산행은 오색을 출발하여 대청봉 - 중청봉 - 희운각 - 양폭 - 비선대 - 소공원으로 내려 왔다.
총 산행 시간은 약 10시간 정도로 대단히 빠른 산행이었다.
부연하면 이날은 무척 추웠다. 더구나 대청봉에 부는 바람은 사람이 날라갈 정도로 거세었다.
대단히 어려운 산행이었음을 밝혀 둔다.

자 지금부터 그날의 설악산의 경치를 보자
오색에서 대청봉 올라 가는 입구. 새벽 4시 30분경에 출발하였다.
사위과 모두 어둠이었고 각자가 가진 전등불 빛만 보였다.

대청본 올라 가는 도중의 모습

이날이 부분월식이 일어난 날이다. 새벽에 보는 달은 또다른 느낌을 준다.

대청봉에서 보는 일출의 장관. 동해 바다 저 멀리서 떠오르는 장관은 무어라 표현하기에 답답할 지경이었다.

대청봉 매서운 바람이 불어 잠시도 제대로 서 있기가 어려웠다. 아들 녀석과 헤어져 있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대청봉에서 찾아 보았으나 찾지 못하였다.

중청 대피소. 대청봉 바로 아래에 있는 대피소 이곳에서 아들 녀석을 만났다. 얼마나 추웠는가 하면 중청 대피소 안의 온도계가 가리키는 온도가 영하 19도였다. 완전히 전쟁터의 피난민들의 집합소 같았다. 너무나 추우니 모두들 밖에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

중청대피소에서 희운각까지 내려오는 도중에 눈 덮인 설악산의 장관.
눈. 눈. 눈 사방을 둘러 보아도 모두 보이는 것은 눈 덮인 봉우리뿐이었다.

희운각 대피소

희운각 대피소에서 양폭으로 내려 오는 도중.
이제부터 눈이 조금씩 자취를 감추고 있었다. 헐벗은 겨울 산의 모습이 눈에 들어 왔다.
그러나 몸의 상태가 최악이었다.
 어제 부산을 출발할 때부터 속이 좋지 않았는데 이 때가 최고조에 달한 때였다.

양폭 대피소

양폭에서 비선대까지의 모습.
신기하게 이쪽 사면은 눈이 거의 없었다.
그 때의 기후가 태백산맥 서쪽에는 많은 눈을 뿌렸으나 동쪽에는 거의 눈이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연의 오묘함에 경이로움을 느꼈다.

소공원 내려오는 도중의 신흥사와 소공원에서 바라보는 설악산.

국립공원을 탐방하는 계획을 세우고 많은 산을 올라 갔다 왔다.
모든 산이 다 나름대로의 아름다움과 장엄함을 뽐내고 있었다. 그러나 설악산은 특히 눈 덮인 설악의 장관을 무어라 표현해야 할까?
깊은 계곡과 기묘한 많은 봉우리들. 특히 남쪽에서 자란 내가 눈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는데 약 20여년전에 설악에 왔다가 눈에 갇혀 있었던 기억이 새로웠다.

특히 이번 설악산 등정은 최악의 날씨와 최악의 몸 상태에서 올라 갔다 왔기에 더욱 기억에 남을 것이다.

따뜻한 봄날에 다시 설악에 오를 날을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