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서해랑길 63코스(천북굴단지 - 홍성방조제 - 남당항 - 속동전망대 - 궁리출장소)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63코스는 천북굴단지에서 출발하여 보령을 벗어나 홍성으로 들어간다. 바로 붙어 있는 홍성방조제를 지나서 천수만을 왼쪽으로 끼고 해안을 계속 걸어가면 남당항이 나온다. 남당항에서 계속 해안을 따라 걸어 속동전망대를 지나서 궁리출장소에서 끝이 나는 11.2km의 짧은 길이다.

 

서해랑길 63코스 안내판

 

 보령을 벗어나니 안내판이 버젓하게 서 있다. 보령의 세 코스에서 안내판을 보지 못하다가 다시 보니 이게 무엇이라고 너무나 기뻤다. 사람의 마음이란 것이 이렇게 가볍다는 것을 느끼며 길을 가니 바로 홍성방조제다.

 홍성군 서부면과 보령시 천북면을 잇는 홍성방조제의 서쪽 바다에는 안면도가 수평선 위에 거대한 섬으로 떠 있고, 방조제가 끝나는 곳에 있는 수룡포구 쪽으로 내려가면 좀더 가까이서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내륙 쪽으로는 간간이 날아드는 철새들의 군무가 볼거리라고 하지만 내가 지나는 시간대는 대낮이라 철새들의 군무를 보지 못했다.

 

홍성방조제

 

홍성방조제에서 보는 풍경

 

 홍성방조제의 끝 부분에 수룡항 포구가 있다. 홍성군 서부면에 자리한 수룡항 포구는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한 곳이다. 가까운 곳에 천북 굴 단지가 있어 저렴한 가격으로 굴 요리를 맛볼 수 있고 탁 트인 바다 앞에서의 힐링도 가능한 곳이다.

 

수룡항 포구

 

 수룡항 포구를 지나 해안을 따라 가니 어느 새 저녁이 되어 어스름이 짙게 드리우기 시작한다. 오늘의 여정을 남당항에서 멈추기로 예정을 하였기에 미리 예상을 해둔 숙박처에 전화를 하여 예약을 하고 그 집을 찾아 갔다. 그 집 앞의 식당에서 저녁을 푸짐하게 먹고 편의점에서 내일을 대비한 먹거리를 구입하고 오랜만에 맥주도 한 캔을 사서 숙소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였다.

 

남당항 가는 길

 

 천수만변에 있는 어항으로, 홍성읍에서 서쪽으로 25km 떨어진 곳에 있는 남당항은 우리나라 가을철 대표적인 축제인 대하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남당항에는 대하축제 기간인 9~10월 두 달간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 한바탕 몸살을 앓는다고 한다. 하지만 대하뿐만 아니라 천수만 최고 별미인 새조개가 유명해 미식가들을 유혹하는 곳으로 이른 봄에는 새조개축제가 열린다. 그러나 내가 이곳을 지나는 시절은 축제가 끝난 후라 조용하고 여유로웠다. 그리고 식당마다 겨울을 맞이하는 김장 준비에 여념이 없어 바닷물에 절인 배추더미가 곳곳에 보였다.

 

 이 날이 올해 겨울 들어 가장 춥다는 기상예보가 나오고 서해안에는 눈이 온다는 예보가 저녁에 있어 조금 걱정하였으나 아침에 일어나 보니 밤에 조금 눈이 왔어 대지를 하얗게 덮고 있었다.

 

아침에 해가 떠오르는 풍경

 

 아침에 일어나 해안을 따라가니 아름다운 해안이 이어져 나오고 남당노을전망대가 나온다. 노을이 아름답다는 서해안을 걸으며 노을을 보고 지나온 곳은 그렇게 많지 않다. 내가 걷는 길에서 노을을 보기 위해서 시간을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남당노을전망대

 

 남당노을전망대를 지나 어사리쪽으로 길을 가니 나이가 든 여인들이 호미와 소쿠리를 들고 바다로 나가고 있다. 지나가면서 말을 걸어 무엇을 캐러 가느냐고 물으니 굴을 캐러 간다고 한다. 마을의 어촌계에서 모여서 굴을 채취하는지 바다를 보니 많은 여인들이 작업을 하려고 모여 있었다. 그러고 보니 여기가 유명한 천수만의 어리굴젓의 생산지라는사실이 생각났다. 그들이 무리를 지어 떠들면서 모여서 잏하는 바다는 그들에게는 생활의 터전이고 살아온 고향이었다.

 

굴 캐는 여인들의 모습

 

어사리노을공원을 가리키는 이정표

 

 이곳을 지나니 저 멀리에 타워가 보이고 옆으로 숙동해안공원 표지가 보인다. 속동갯벌마을은 홍성 해안의 명소로 어사리 포구와 궁리 중간 서해안의 보고인 천수만 바닷가에 위치한 농어촌마을로 홍성 8경 중에 하나인 마을의 갯벌과 속동 전망대에는 외지에서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고 있다. 푸른 해송림이 바다와 어우러져 있고, 해변 앞의 모섬까지는 언제나 섬에 오를 수 있도록 나무계단으로 이어져 있어 바닷가의 운치를 느낄 수 있다.

 

속동해안

 

 멀리에서 보이던 타워는 홍성스카이타워다. 홍성군은 대표 관광브랜드 육성을 목표로 관광객을 유인하기 위해 핵심시설로 속동전망대에  '홍성스카이타워'를 조성 중이다.

 

 홍성스카이타워는 높이 65m의 초대형 구조물에 256가지 색을 표현할 수 있는 RGB조명 시설을 도입하여 타워 자체의 아름다운 디자인이 세심하게 표현될 수 있도록 조명기구를 공간 배치해 천수만의 바다와 어울리도록 잔잔하고 고급스러운 경관을 연출한다고 한다.

스카이타워의 가장 상부에 설치돼 있는 첨탑 조형물의 조명 연출은 촛대 위에 촛불이 켜진 것처럼 예술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보는 이들로 하여금 상상력을 자극하고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느낌의 진한 여운과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한다.

 타워의 상층 전망대느의 발아래는 모두 유리로 돼 있어 바닥이 훤히 보여 걸음을 옮길 때마다 스릴과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한다.

 내가 지나가면서 주위에 작업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물으니 아직 개장이 되지 않았다고 하여 아쉽지만 걸음을 옮겼다.

 

홍성스카이타워

 

 홍성스카이타워 옆에 서해랑길 쉼터가 보여 가보니 이직 시간이 일러 직원이 출근을 하지 않아 문을 닫아 놓았다. 아쉽지만 발길을 돌려 내가 가는 길을 계속하는 수밖에 없었다.

 

서해랑 쉼터

 

궁리항 가는 길

 

 홍성스카이타워를 지나 길을 따라가면 궁리항이 나오고 여기서 이 코스는 끝이 난다. 종착점에 도착하니 아침 일찍부터 걷기를 시작하였기에 오전이 이른 시간이다. 오늘 이번 여정을 끝내기로 마음속으로 생각하였기에 다음 코스로 발길을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