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서해랑길 62코스(충청수영성 - 보령방조제 - 하만저수지 - 사호3리마을회관 - 천북굴단지)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62코스는 충청수영성 입구에서 시작한다. 충청수영성을 올라가 빙 돌아 나와서 마을을 지나 보령방조제를 지나서 해안을 따라가면 하만저수지에 도착한다. 여기서 농촌의 여러 마을을 지나면 해안이 나온다. 이 해안을 잠시 걸어 사호리로 들어가 다시 해안을 따라서 천북굴단지로 가는 15.3km의 길이다. 그런데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에서 말하겠지만 미리 말하면 마지막 천북굴단지로 가는 길이 막혀 있어 다른 길로 돌아가야만 한다.

 

62코스 시작 표시

 

 보령구간에는 서해랑길의 시작 종합안내판이 모두 없다. 왜 보령구간만 없는지 너무 궁금하고 아쉬웠다. 그래서 이번 여정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서 보령시 관광안내과에 전화를 하여 이 문제를 제기하였다. 보령시에 서해랑길 담당자가 있어 통화를 하니 잘 모르고 있으면서 자신들이 알아보고 조치하겠다고 답해 주었다. 그리고 잠시 있으니 한국관광공사 코리아둘레길에서 전화가 와서 지금 보령구간의 코스를 조절하면서 시점이 달라져서 안내판이 없다고 해명해 주었다. 그래서 내가 보령시에도 이야기하였다고 알려 주었다. 아마 곧 설치가 될 것 같아서 조금 뿌듯했다.

 

 보령 충청수영성(保寧 忠淸水營城)으로 2011년에 공식적인 명칭이 변경된 오천항 인근의 충청수영성은 서해로 침입하는 외적을 막기 위해 쌓아 올린 석성으로 1509년에 축성되었다. 충청수영성은 오천항 바다로 급히 자락을 내린 언덕의 자연지형을 이용하여 외곽을 두른 길이 1,650m의 성으로 자라 모양의 지형을 이용하여 높은 곳에 치성 또는 곡성을 두어 서해 바다와 섬의 동정을 살필 수 있었다.

 사방(四方)4대 성문(城門)과 소서문(少西門)을 두었고, 동헌을 비롯한 여러 관아건물이 있었으나 허물어졌고, 서문 망화문(望華門)과 건물로는 진휼청(賑恤廳), 장교청(將校廳), 공해관(控海館)이 보존되고 있다. 원래 있던 사방의 성문과 여러 시설이 건축되고 보수되어 온 내력이 충청수영 사례집에 개략 기록되어 있다. 망화문은 화강석을 다듬어 아치형으로 건립하여 발전된 석조예술을 엿볼 수 있다. 1896(고종 33)에 폐영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충청수영은 충청도 지역 해안을 관할구역으로 한양으로 가는 조운선(漕運船)을 보호하고 왜구침탈을 방지했고, 근대에는 이양선을 감시하는 등의 역할을 했다. 남단의 전라우수영과 경계구역인 금강하구부터 북단의 경기수영과 경계구역인 평택현 지역까지를 관할하였다.

 충청수영성은 천수만 입구와 어우러져 시인 묵객들의 발걸음이 잦았던 지역으로 성내의 영보정이 유명했고, 서문 밖 갈마진두(갈매못)는 충청수영의 군율 집행터로 병인박해 때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한 곳이다.

 

진휼청(賑恤廳)

 

충청수영성에서 보는 오천항

 

 충청수영을 오르며 영보정 부근에서 보는 오천항의 전경은 한 폭의 그림과 같다. 항구의 전경이 모두 보인다.

 아래로는 천수만으로 이어지는 만의 협곡이 보이고, 보령방조제 위에는 도미부인이 태어나 성장했던 빙도(미인도), 도미부부가 수난을 당하기 전까지 살았다는 포구 도미항, 개루왕이 자주 순행했다는 전마들, 파리재,마차미, 남편을 사모한 곳으로 전해지는 상사봉, 등의 옜 이야기가 전해지는 유적지가 한눈에 바라다 보인다.

 

 오천항은 광천천이 서해 천수만으로 유입되는 곳에 있는 항구이다. 오천은 예전부터 모든 길들은 오천과 통한다는 말에서도 이를 알 수 있듯이 보령 북부권의 삶과 생활의 중심지였다. 예전에 비해 많이 퇴색되었지만, 지금도 오천항은 천수만 일대의 주요 어항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오천항은 고요한 바다 천수만 뒤에 숨은 수줍은 항구로, 항구를 감싸고 있는 주변의 산봉우리들이 방파제를 대신해 풍랑을 막아주어 천혜의 항구로 발전했다. 또 주변의 산봉우리가 오천항 바다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광을 자아내어 충철수영성의 영보정에서 보는 풍경에 반하여 많은 시인묵객들이 글을 지었다 한다. 호수같이 아름다운 바다가 있는 오천항을 오가는 배들도 알록달록 예쁘다. 바다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이 부산히 오가며 활기를 불어 넣는 이 항구는 그들만의 것이 아니다. 낚시를 즐기지 않더라도 제철 해산물이 가득한 오천항 수산물센터’에서 맛있는 많은 해산물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 복원한 영보정

 

그림과 같은 오천항

 

 영보정을 지나 충청수영성의 성벽을 따라 오르면 적대가 나오고, 성벽을 따라 걸으면 동문지와 주변의 발굴지가 나온다. 토성과 석성이 함께 어울려 있는 성터는 아직도 발굴 중이었다. 그리고 이 성벽을 걸으면서 보는 바다의 풍경은 너무 멋있다.

 

적대및 성벽 그리고 동문지

 

 성을 내려와 걸음을 옮겨 오천항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며 보령방조제 쪽을 향해 걷는다. 보령시 오천면 충청수영로 소성삼거리에서 천북면 육지 사이의 바다를 거침없이 가로지르며 잇는 소규모의 보령방조제는 갓길이 없어 방조제에 주차할 수 없는 도로다.

 

오천항의 풍경

 

 

 다른 방조제에 비해서는 길지 않은 보령방조제를 지나서 길을 따라 조금 걸으니 이 고장의 명물인 굴을 파는 음식점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거리가 나온다. 그 음식점들을 보면서 계속 길을 간다.

 

굴을 파는 음식점들

 

 길을 따라 가면 하만저수지가 나오고 계속 농촌의 길을 가면 사호3리마을회관이 나온다. 여기서 조금 더 가면 천북 굴따라길이 나온다. 울창한 숲속과 해안가를 따라 걸을 수 있는 천북 굴 따라 길은 숲내음과 바다 내음을 같이 마시면서 걸을 수 있는 최고의 장소로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사람들도 없고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는 길이다. 천북면 장은리부터 하파동까지 길이 2.3km에 이르는 천북굴따라길 해안 길에도 야자 매트가 깔려있어서 걷는데 무리가 가지는 않는다.

 

해안을 걷는 천북 굴따라 길

 

오랜만에 보는 메주를 달아 놓은 풍경

 

 그런데 이 길에서 문제가 생겼다. 해안에 만들어 놓은 천북 굴따라 테크 길을 따라 조금 가니 통행이 막혀 갈 수가 없다. 그래서 돌아와서 입구를 보니 리본이 두 곳으로 매여 있다. 두루누비의 따라가기는 해안을 가리키는데 갈 수가 없어서 다른 리본이 가리키는 마을 쪽으로 가니 계속 리본이 보이다가 또 길이 없다. 주위를 둘러보니 해안의 테크로 내려가는 좁은 길이 있어 내려가 테크 길을 걸어가니 또 중간을 막아 놓고 중장비가 동원되어 공사를 하고 있다. 공사를 하는 사람들이 지나갈 수가 없다고 하여 공사장 위로 올라가니 제법 큰 비포장 길이 있고 서해랑길 리본이 보인다. 도무지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어 두루누비에 전화를 해서 문의를 하니 리본을 따라가라고 하며 따라가기에는 우회로를 설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이 따라가기를 통해 길을 가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너무 무신경한 것 같았다. 다시 리본을 따라가니 리본이 무언가 정확하지 않다. 그래서 네이버 지도를 찾아서 그 길을 따라 천북굴단지로 갔다.

 

천북 굴따라 길의 테크 길

 

중간에 공사중인 모습

 

 

 뜻하지 않게 길을 돌아서 천북굴단지에 도착하니 이곳은 굴축제 준비로 시끌벅적하다. 천북굴단지는 보령의 최북단 홍성방조제 인근에 있는 보령 8미 중 하나인 천복굴 전문점 단지이다. 천북굴단지에는 굴 전문 음식점들이 천수만 바다를 따라 길게 늘어서 있다. 굴은 서양에서는 영어로 달을 지칭하는 명칭에 R자가 들어가지 않은 달에는 먹지 않는다 한다. 굴은 8월까지의 산란기를 끝내고 가을에 살이 차기 시작해 겨울이 되면 최적의 상태가 되기에 겨울인 11월에서 2월까지 잡히는 것을 최상품으로 친다. 그래서 매년 12월 중에 이곳 장은리 굴단지 일원에서 다양한 굴요리를 맛볼 수 있는 <천북 굴 축제>를 연다. 가을철부터 토실토실 살 오른 굴 맛이 살아나는 11월부터 천북굴단지를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날 즈음부터 천북굴단지에서는 축제 준비를 한다. 내가 이곳을 지날 때에도 다음 날부터 굴축제를 열기 위해서 많은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수많은 가게들이 굴을 쌓아 놓고 다음 날부터의 축제를 맞이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무대도 만들고 주변 정리도 하고 있었다. 

 

천북 굴단지의  모습

 

 

 굴 축제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홍성방조제 입구로 가니 천수만의 간판이 서 있는 곳에서 이 코스는 끝이 났다.

 

 천수만(淺水灣)은 충청남도에 위치한 남북으로 긴 만으로 지역주민들이 수심이 얕다(淺水, 천수)는 의미로 <천수만>이라고 부르며 해도상에도 <천수만>으로 표기한다. 동쪽은 서산시, 홍성군, 보령시에 접하고, 북쪽과 서쪽은 태안군의 태안반도와 안면도와 접한다.

 천수만은 삼면이 육지로 가로막히고 안면도가 앞을 길쭉하게 틀어막아 거대한 내륙해의 형상을 하고 있다.

천수만에는 두 차례 큰 변화가 있었다. 첫째는 안면도와 태안반도 사이에 운하를 뚫은 것. 원래 안면도도 육지에 붙어서 길게 튀어나온 반도 지형이었으나, 안흥항 일대 바다가 험해 사고가 빈번하자 물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 판목운하를 뚫었다. 이로서 안면도는 지금 우리가 잘 아는대로 섬이 됐고, 천수만 역시 서해로 이어지는 수로가 하나 늘었다. 두 번째는 간척. 1980년대 이후 천수만 일대 간척사업이 진행되면서 A/B지구 방조제가 건설됐다. 천수만 위로 내륙으로 파고들어간 두 개의 큰 호수가 있는데, 오른쪽 호수인 간월호 방향이 A지구, 왼쪽 호수인 부남호 방향이 B지구다. 이에 따라 해당 방조제 주변으로 섬이었던 곳들이 간척지와 연결되며 육지에 붙었다.

 천수만은 순천만, 낙동강 하구 습지 등과 함께 한반도에서 중요한 철새 도래지로 꼽힌다.

 

 원래는 이곳에서 오늘의 여정을 마치려고 했으나 시간도 아직 늦지 않아서 조금 더 가기로 하고 다음 코스로 발걸음을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