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남파랑길 48 코스(섬진교동단 - 동넘어골 - 진월초등학교)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올해 여름은 너무 더웠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인지 내가 제법 살아오는 동안 이렇게 덥다고 생각되는 해는 거의 없을 지경으로  더웠다. 그래서 여름철 장마도 지고 날도 덥고 해서 당분간 걷기를 중단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가서 처서가 지나니 제법 시원한 느낌이 들어 다시 걷기를 시작하려고 마음을 먹고 8월 마지막 주에 걷기 여행을 다시 시작하였다.

저번 걷기를 중단한 코스가 경상도가 끝나는 47 코스였으므로 48코스부터 시작하려고 섬진강으로 떠났다.

 

광양-순천 구간 지도

 

 48코스는 경상남도 하동의 섬진교를 지나 광양 지범에서 시작한다. 48 코스는 비교적 단순하여 섬진강을 끼고 풍광을 즐기며 도도하게 흐르는 섬진강을 따라 내려가서 동넘어골을 지나 진월초등학교까지 가는 평탄한 15.1km의 길이다.

 

남파랑길 48 코스 지도

 

하동 섬진교 동단에서 보는 광양

 

 하동에서 강을 가로지르는 섬진교에서 다리를 건너면 광양이다. 섬진강이 경상도와 전라도를 구분해 주는 강이다. 조영남의 <화개장터> 노래에서도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른다고 노래한다. 48코스 안내판이 다리를 건너니 광양 땅에 반듯이 서 있다. 

 

 하동군 하동읍 광평리와 광양시 다압면 신원리를 연결하는 섬진교(蟾津橋)는 섬진강을 가로질러 놓인 다리라는 점에 착안하여 섬진교로 명명되었다.

 섬진교가 처음 건설된 것은 일제 강점기로 경남과 전남 양 도의 연결을 위한 것이었음을 말하고 있다. 섬진교는 19357월 완공되었으나 6·25 전쟁 시 남하하는 인민군을 저지하기 위하여 폭파되었다. 새로 만들어진 섬진교에 1993년 개축 공사가 이루어졌다.

 

48 코스 안내판

 

 다리를 건너니 바로 섬진강둔치 표지판이 나오고 섬진강 강변길로 안내 리본이 발을 이끈다. 여기서부터 그냥 고요하게 흐르는 섬진강변을 조용히 걷는 길이다. 47 코스는 남해에서 섬진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길이었는데 이 48 코스는 섬진강의 흐름을 따라 남쪽으로 걸어 내려가는 코스다. 똑 같은 섬진강이지만 보는 방향에 따라 풍경은 다르게 보이고 걷는 계절에 따라 또 풍경이 다르게 보인다.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

 

섬진강 자전거길 안내

 

섬진강에서 재첩을 채취하는 사람들

 

 

 흐르는 강을 보면서 강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며 길을 가니 길가에서 감물을 드리는 여인이 있어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모시옷에 감물을 드리는 여인이 말하기를 감물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라고 하며 쉬운 것이 아니라 하였다. 화학염료에 익숙한 오늘날에 천연 감물을 드리는 모습을 보고 잠시 구경하다가 다시 발걸음을 내딛었다.

 

감물을 드리는 모습

 

섬진강 주변 풍경

 

섬진강 강변 습지

 

 강을 따라 계속 내려가는 길은 다소 단조로우나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다니지 않는 길을 혼자서 걸으며 호젓함을 느끼며 계속 가니 어느새 망덕포구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온다. 48 코스가 거의 다 와 가는 것이다.

 

저 멀리 보이는 여천공단

 

 아주 단조롭지만 조용히 흐르는 강을 따라 내려오니 남해고속도로 밑을 지나 섬진강휴게소옆을 지나서 계속 걸으니 진월초등학교가 오른쪽으로 보이는 자그마한 공원이 나타나고 49 코스 시작을 나타내는 안내판이 보인다. 48코스가 끝나는 것이다.

 

 48 코스는 어떠한 유적이라든가 특이한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도도하게 흐르는 섬진강을 따라 내려오며 걷는 코스로 아주 편안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