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남파랑길 43 코스(가천다랭이마을 - 사촌해변 - 평산항)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43 코스는 가천다랭이마을에서 출발하여 남해의 아름다운 해안을 눈으로 보고 즐기며 걷는 길이다. 이 길을 따라 가면 향촌조약돌, 선구몽돌, 사촌해변 등등의 여러 해변을 지나고 유구방파제를 지나서 언덕을 넘어가면 조그마한 평산항이 나온다. 평산항에는 뜻하지 않게 조그마한 미술관이 있다. 그리고 이 미술관 앞에서 43 코스는 끝난다.

 

남파랑길 43 코스 지도

 

남해바래길 11 코스 안내판(남파랑길 안내판은 없다.)

 

 아침에 부산에서 출발하여 남해에 도착하니 바로 가천가는 버스가 있어 편리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버스를 타고 가천다랭이마을에 도착하여 걷기를 시작하기 위해 43 코스 시작점으로 내려가려고 관광안내소입구에서 내려다보니 다랭이논이 눈에 가득 들어찬다. 하지만 내가 보는 논은 다랭이마을의 계단식 논의 형태만 보일 뿐이었다. 다랭이논이 관광상품이 되었는데 논에는 벼가 심어져 있지 않고 황무지처럼 버려져 있다.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다랭이논에서 자라는 벼를 통해서 아름다운 모습을 을 보려는 것이지 다랭이논이 어떻게 생긴 것인지를 보려는 것이 아닌지를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러니 군에서 노력과 경비가 들어도 논에 벼를 심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다랭이논의 모습

 

다랭이마을 풍경

 

 다랭이마을을 출발하여길을 따라 걸으며 남해의 바다를 즐기면서 가면 펜션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곳에서 오른쪽 산으로 올라가도록 한다. 여러 모양의 아름다운 펜션들을 지나 길을 따라 가니 사유지인지 길에 담장을 두르고 막아 놓았다. 옆으로 갈 길이 있는지를 찾아보니 길이 없다. 어쩔 수 없이 담장을 넘어 갔는데 영 기분이 상쾌하지 않았다. 

 

멀리서 보는 다랭이마을

 

바다 풍경과 다랭이마을 표지석

 

펜션들과 바다 풍경

 

길을 막은 놓은 담장

 

산길에서 보는 바다 풍경

 

 산길을 돌아 나오는 길에 '빛담촌'이라는 펜션이 집중되어 있는 곳을 지난다. 빛을 담은 마을이라는 뜻의 빛담촌은 선구리 항촌마을에 조성한 펜션 단지로, 아름다운 햇살이 내리는 언덕에 자리 잡고 있으며 알록달록하고 아기자기한 건물과 쪽빛 바다, 피어있는 꽃나무가 어우러진 이국적인 풍경이 한국의 지중해라 할 만큼 바다전망이 아주 좋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빛담촌은 오목조목 펜션뿐만 아니라 걷기 여행을 하기에도 좋은 곳으로 마을 앞으로는 남해 바래길 11코스 다랭이지겟길이 지나고 있어 바다를 바라보며 걷기에 일품이다.

 특히 겨울철에는 바다일출과 저녁노을이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빛담촌' 표시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하면서 서울의 코리아둘레길을 관장하는 '두루누비'에 전화를 하여 이 길이 담장으로 막혀 있다고 알려 주었다. 내가 남파랑길을 걸으면서 코스가 폐쇄된 길, 사유지로 막아 놓은 길, 공사중이라 폐쇄된 길 등등을 볼 때마다 코스의 안전을 위하여 '두루누비'에 알려 준다. 이 행동이 다음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라면서.

 

 다시 해안으로 내려가 해변을 걷는다. 모래로 해변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자갈돌(몽돌)로 이루어진 해변이 계속 나온다. 유명한 향촌조약돌해변과 선구몽돌해변이다. 길을 가다 보니 수국이 탐스럽게 피어 있다. 내가 꽃구경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 계절에는 수국이 예쁘게 피는 곳이 있으면 꼭 가보아야 직성이 풀려 여러 곳의 수국을 구경하는데 무리를 지어 핀 수국이 아니지만 너무 예쁘다.

 

 남해 바래길 다랭이지겟길에 속하는 선구몽돌해변은 남면 선구마을 앞에 자리한다. 선구 몽돌해변은 옆 마을인 향촌마을의 몽돌해변과 이어져 해변 길이는 약 1km. 이 해변의 몽돌이 남해의 다른 몽돌해변에 비해 유난히 둥글고 예쁜 몽돌은 소리 또한 맑고 좋아, 파도가 조금만 높아도 몽돌이 부딪히는 소리가 마을 전체로 퍼질 정도라고 한다. 몽돌이 특히 둥글고 예쁘기로 소문나서 사람들이 주워가기에 가져가지 마라는 경고 표지가 있다. 이곳에서는 봄이면 마을과 해변 사이에 흐드러지게 피는 유채꽃과 벚꽃 풍경이 장관을 이룬다고 곳곳에서 이야기하는데 내가 이 길을 걷는 때는 6월의 하순이다.

 

 

예쁜 수국

 

선구마을 당산나무(정월 보름에 당산제를 지낸다 한다.)

 

 

 해안을 벗어나 산언덕을 돌아 나오면 고운 모래로 해변을 수놓은 해수욕장이 나온다. 사촌해수욕장이다. 사촌해수욕장(沙村海水浴場)은 나비 모양으로 생긴 섬인 남해(南海)의 남부, 나비의 왼쪽 날개 아랫부분 남면 사촌리에 자리 잡고 있는 작은 해수욕장이다. 야트막한 야산들이 해안을 둘러싸고 있어 경치가 뛰어나며, 백사장에는 곱고 부드러운 모래가 깔려 있고, 백사장 뒤로 300여 년 전에 심은 해송 방풍림이 조성되어 있다.

 

사촌해수욕장

 

 사촌해수욕장을 지나 산언덕 길로 다시 올라간다. 남해의 바다를 걷는 길은 해안보다도 산언덕길이 더 많은 것 같다. 해안과 해안이 모두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에 해안 언덕을 넘어가야 한다. 그런데 이 길이 그렇게 쉬운 길이 아니다. 끊임없이 오르막을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는 것이 수 없이 반복한다.

 

산길에서 보는 아름다운 풍경

 

 산길을 돌아 나오면 유구항과 마을이 나온다. 백사장이 잘 발달되어 있는 유구해수욕장에는 여름이 되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찾아올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계속 길을 가면 다시 산언덕이 나타난다. 이 산언덕을 지나면 나타나는 항구가 평산항이다.

 

평산항 가는 길

 

평산항의 전경

 

 남해 평산항은 화려함보다는 조그마하고 소소한 멋이 있는 항구다. 낙조가 아름다우며 바래길 작은미술관도 위치해 있어 함께 둘러보기에 좋다. 평산1리 마을 인근에 있는 어항으로 임진왜란때 전라좌수영 휘하에 수군 지휘관 조만호가 이곳에 주둔하면서 성을 축조하고 평산포(平山浦)라 불렀다.

 

 이곳에 바래길작은미술관이 있다는 정보를 알고 있어 미술관을 찾으니 간판도 없이 남파랑길 44 코스 안내판 옆에 작은 건물이 자리잡고 있다. 유월의 땡볕 길을 오래 걸었기에 더위도 피할 겸 미술관을 구경하러 들어가니 손님은 아무도 없고 자원봉사를 하는 여인이 반겨주며 에어컨을 틀어준다. 작품을 둘러보고 잠시 의자에 앉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니 남해의 인구가 오만이 안 된다고 한다. 나는 깜짝 놀랐다. 길을 걸으면서 빈집들이 많이 보이던데 사는 사람들이 다 떠나버린 것이다. 여기에서 남해바래길 탐방안내소에 전화를 하여 앞에서 이야기한 길을 봉쇄해 놓은 것을 이야기하니 자신들도 안다고 하면서 지금 방책을 구상 중이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아래의 도로를 걷는 것이 더 안전하게 풍경을 즐길 수 있다고 하니 참조하겠다고 하였다.

 

바래길작은미술관과 전시 작품

 

 이곳에 조금 일찍 도착했지만 원래의 계획이 여기서 숙박을 하는 것이어서 숙박할 곳을 찾으니 민박을 하는 곳이 하나밖에 없다. 횟집을 겸하고 있기에 저녁을 먹고 주변의 편의점을 물으니 편의점이 없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횟집 주인에게 이야기하여 맥주 한 병과 생수 두 병과 음료수를 하나 구입하여 숙소로 가서 하는 일없이 TV만 보다가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