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부산 갈맷길 5코스 2구간(천가교 ~ 연대봉 ~ 천가교)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5코스 2구간은 천가교에서 연대봉을 돌아 가덕을 일주하고 다시 천가교로 돌아오는 길이다.

 

 장마가 오래 계속되어 가덕 연대봉을 오르지 못하다가 드디어 장마가 끝나고 습기가 가득한 여름 더위를 불구하고 가덕으로 향했다.

 

 녹산 해안길을 따라 위풍당당한 부산신항을 보면서 가덕으로 들어서면 정겨운 고향같이 우리를 반긴다. 고향마을 길같은 골목길을 따라 선창을 지나 천가동으로 들어서면 대원군척화비가 있는 천가초등학교가 있다.  천가초등학교를 지나 연대봉을 향해 올라가는 길은 힘들지 않은 오르막길이다.연대봉에 올라서면 맑은 날이면 대마도가 지척으로 보이고 만경창파 남해 바다가 펼쳐지며 거제도가 눈앞에 어른거린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탁 트인 바다를 즐기다 산을 내려오면 육수장망 숭어잡이로 유명한 대항에서 외양포쪽으로는 가덕등대와 일본군 포부대가 온전히 남아 있다. 대항에서 새바지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해안 숲길로 이어지는 산길을 걸으면 누릉령, 어음포의 아름다운 풍경과 동선새바지가 나온다. 동선새바지를 지나 동선방조제를 돌아 석화밭 위로 도요물떼새들이 비상하는 눌차 정거생태마을을 돌아나와서 다시 천가교로 돌아 나온다.

 

 가덕도는 면적 20.78, 해안선길이가 약 36이며 형태는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는 섬으로, 해안은 동쪽과 남쪽이 단조로운 반면 서쪽은 소규모의 곶()과 만()이 연이어져 드나듦이 심하고, 북쪽 해안을 제외한 대부분이 가파른 해식애를 이룬다. 부산광역시에서 가장 큰 섬으로 영도 면적의 약 1.5배이며 부속도서로는 눌차도가 있다. 최고점은 연대봉(烟臺峰:459m)이다. 남쪽 끝의 동두말(東頭末)에 있는 가덕도 등대는 남해의 관광명소로 꼽히며, 문화재로 천성진성(天城鎭城), 가덕도 척화비, 연대 봉수대, 가덕도 자생동백군 등이 있다. 신석기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던 것으로 보이고, 그 증거로 패총(조개무덤)이 남아 있다. 가덕도동 성북마을 인근에는 7~8세기의 가야시대 고분이 확인되며, 한반도의 동남단에 자리잡아 해상교류 및 군사적으로 중요한 곳으로 조선 중종 39(1544) 가덕진과 천성만호진이 설치되었고, 임진왜란 때는 치열한 격전장이기도 했던 곳이다.

 가덕은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한적한 어촌 섬마을이었으나, 부산 신항만 남측부두가 들어서고 거가대교가 개통되면서 육상교통이 예전보다 활발해졌다. 또한 관문공항인 동남권 신공항 예정지로 지목되면서 각종 개발계획이 세워지며 앞으로의 풍경이 많이 달라질 곳이다.

 

 

천가교의 5-2 구간 시작 표지

 

등선방조제 풍경

 

선창마을 안내 표지

 

 무더운 여름 습기가 많아 조금만 걸어도 땀이 비오듯 이마를 흘러 내린다. 연신 땀을 닦아가면서 연대봉쪽으로 길을 재촉하니 천가초등학교와 덕문중·고등학교가 나란히 붙어 있다. 이 가덕에는 학교가 하나밖에 없으니 섬주민들 모두가 동문이라고 같이 간 친구와 농담을 하면서 학교 옆을 돌아 연대봉을 향해 갔다.

 

멀리 보이는 가덕 입구 동선방조제 풍경

 

이정표

 

가덕도 국군묘지 - 25기가 모셔져 있다.

 

연대봉 올라가는 길에서 보는 명지쪽 바다

 

산길에서 보는 남해 바다 풍경

 

 

 땀을 뻘뻘 흘리면서 8월의 더위에 목욕을 하고 드디어 연대봉에 올랐다.

 

 가덕도의 중앙부에 있는 해발 고도 459m의 최고봉 연대봉(煙臺峰)은 봉수대와 관련된 이름으로 봉홧불과 그 연기를 피어오르게 하는 시설(대라고 불리는)이 있다고 하여 붙은 명칭이다. 동쪽 면은 급경사를 이루며, 서쪽 면은 동쪽에 비하여 완경사를 이루어 해안가 구릉을 따라 농경지가 조성되어 취락이 발달해 있다. 연대봉 정상부에서 보면 남동쪽으로는 일본의 대마도가 육안으로 확인되며, 서쪽으로는 거제도가, 북서쪽으로는 진해만의 여러 섬들과 마산 방향의 경관을 조망할 수 있다.

 웅천의 시루봉, 거제의 옥녀봉과 함께 조선 시대에 봉화를 올리던 산이었던 가덕도 연대봉에는 명당 파손 실패의 설화가 전해진다. 어느 해 왜군이 외양포(外洋浦)를 통해 침범하여 연대봉에 이르렀는데, 연대봉이 명산임을 알고 명혈을 끊으려고 했다. 연대봉 바위에 쇠말뚝을 박으려고 하는 순간 그 바위에서 까치 한 마리가 날아갔다. 왜군이 놀라서 결국 바위를 파괴하지 못했다. 날아간 까치가 바로 산신이라고 한다.

 

 

 연대봉 봉수대(煙臺峰烽燧臺) 가덕도 연대봉 정상에 위치한 고려 시대의 봉수대다.

 

 봉수는 횃불을 뜻하는 봉()과 연기를 뜻하는 수()를 말하는데, 대략 수십 리 간격으로 산꼭대기 요지에 봉수대를 설치하여, 밤에는 횃불, 낮에는 연기를 피워 급보를 알리던 통신 방법이다. 연대봉 봉수대는 주로 대마도(對馬島) 방면에서 출몰하는 왜구를 감시하였다. 고려 시대 왜구의 침입이 많아지면서 이들을 감시하기 가장 좋은 위치로 주목받아 고려 의종(毅宗) 대를 전후하여 설치되었으며, 1894(고종 31) 전국의 봉수대가 폐지되면서 함께 폐지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존하는 봉수대는 1996426일 강서구청에서 복원하여 만든 모형이다.

 

연대봉 봉수대 설명 

 

 

연대봉에서 보는 사방 풍경 - 멀리 거가대교가 웅장하게 보인다.

 

연대봉에서 사위를 찍은 동영상

 

주변 풍경

 

 이제 연대봉을 내려가 대항쪽으로 간다.

 

곳곳에 있는 이정표(지양곡) - 갈맷길 중 가장 이정표가 잘 되어 있는 듯하다.

 

 중간 인증대가 있는 지양곡문화관광안내소로 내려오니 8월의 무더위를 식힐 간이 찻집이 있다. 폐 버스를 개조하여 등산객들에게 음료를 팔고 있어 시원한 냉커피를 한잔하면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대항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백재혁 호국영웅 추모쉼터

 

대항가는 길의 전망대에서 보는 풍경

 

대항마을 풍경

 

대항에서 유명한 소희네집

 

 소희네집은 주말이나 휴일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식사를 할 수 없는 곳이다. 자주 가던 곳이라 옛정이 새록새록하여 들어가 보니 역시 인산인해다. 그냥 발길을 돌려 나오며 가격표를 보니 10년전 가격 그대로다. 같이 간 친구와 저 가격으로 계속하면서도 옛날과 같이 사람들이 바글거리니 참 좋은 곳이다고 하며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항구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다시 가덕도 일주 길을 나서 먼저 대항새바지쪽으로 향해 갔다.

 

대항새바지마을 풍경과 새바지설명판

 

 대항새바지에서 동선방조제를 향하여 바닷길과 산길을 계속 걸어간다.

 

장마가 계속되어 바다물이 낙동강물을 받아 누렇다.

 

희망정

 

누릉능쪽으로 가는 이정표

 

 산길을 계속 걸어가며 땀을 얼마나 흘렸는지도 모르지만 수건을 지어 짜니 땀으로 젖은 수건에서 물이 줄줄 흐른다. 이런 짓을 몇 번이나 하며 계속 산길을 걸어가니 물이 흐르는 조그마한 계곡을 만났다.

 

 어음포다. 이렇게 기쁠 수가 없다. 연대봉쪽에서 흘러오는 물인데  상류쪽에 농사를 짓는 곳도 없고 오염이 될 원천은 아무 것도 없는 물이라 너무 깨끗하여 먹을 수도 있을 것같았다. 배낭을 벗어놓고 세수도 하고 머리도 감고 하면서 땀을 식히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정말 사막의 오아시스 같았다.

 

어음포설명판

 

어음포위에 있는 예전의 집터

 

누릉능설명 - 바다의 여가 누렇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이곳에서 계속 바다가를 따라 동선방조제로 향했다.중간에 기도원을 지나 바다를 구경하면서 동선방조제에 도착했다.

 

바다의 여러 풍경

 

동선방조제

 

가덕대구 설명

 

동선방조제의 여러 모습

 

동선방조제에서 보는 부산신항

 

 방조제 입구의 마을에 도달하니 빙수를 파는 가게가 있어 너무나 반가웠다. 하루 종일 얼마나 습기가 많은 무더위에 시달렸는지 생각하니 얼른 얼음 빙수를 먹고 싶었다. 시원한 청량음료수부터 한 캔을 마시고 얼음 빙수를 한그릇 마주하니 온 몸이 시원하여 날아 갈 것만 같았다. 빙수를 한 그릇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나머지 길을 걸어 간다.

 

 정거생태마을쪽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 아침에 왔던 천가교로 발길을 돌렸다.

 

 

 너무나 더운 날이었다. 계속되는 장마로 가덕을 도는 날을 잡지 못하고 있다가 날이 맑아 길을 나섰는데 기온이 높기도 하지만 습도가 높아 상당히 고생을 하였다. 예전에 산을 다닐 대도 한여름에 이만큼 땀을 흘리지 않았는데 습도가 너무 높아 조금만 걸어도 온몸아 땀으로 목욕을 한듯했다. 하지만 가덕도를 일주하고 나니 기분이 상쾌했다.

 

 집으로 오는 길에 사우나에 들러 온몸을 씻고 개운한 몸과 마음으로 하루르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