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중국운남여행 9 -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 샹그릴라 그리고 매리설산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이상향을 찾아 샹그릴라 가는 길과 매리설산 

 

 인간은 항상 오늘에 만족하고 살지는 않고 영원한 이상세계에서 살고자 하는 꿈을 꾼다.

 옛날부터 중국 도연명이 이야기하는 '무릉도원'이나,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 그리고 우리나라 정감록에 나오는 '십승지' 등이 인간이 항상 찾고자 하는 이상향이었다. 그러나 이들 이상향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곳이 샹그릴라(shangrila)다. 이 이름은 영국의 작가 제임스 힐튼(James Hilton)1933년에 펴낸 잃어버린 지평선(Lost Horizon)이란 소설에서 만들어낸 가상적인 지명으로 평화롭고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인간의 유토피아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샹그릴라를 히말라야 어디엔가 실제로 존재하는 지역의 지명인 것처럼 알고 있으나 사실은 소설 속에서 만든 도시다. 하지만 오늘날 샹그릴라는 이상향을 가리키는 일반 어휘로 영어사전에까지 등재되어 있다. 이 소설은 영화화되어 상당한 인기를 끌었고 사람들에게 이상향에 대한 꿈을 꾸게 하였다.(1937년 작품. 줄거리는 생략하겠으나 한번쯤은 볼만한 영화다.)

 

 인류가 이상으로 그리는 완전하고 평화로운 상상 속의 세계인 샹그릴라는 이 세상 속에서 존재하는 실존의 이상 도시처럼 알려져 아직도 많은 히말라야 여행자들이 이상향 샹그릴라에 이르는 길을 발견하지 않을까? 하여 히말라야 부근을 기웃거리기도 한다. 히말라야 산속 계곡에 존재한다는 이 마을로 가는 길은 과연 우리들 삶 속에 존재하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오늘날 인간의 영원한 이상향을 장사의 수단으로 한 샹그릴라라는 이름을 가진 셀 수도 없이 많은 호텔, 카페, 음식점 등이 있다.

 

 오늘날  샹그릴라(Shangri-La , 香格裏拉 香格里拉, 향격리랍)는 실제로 중국 윈난성(雲南省) 디칭티베트족자치주(迪慶藏族自治州)에 있는 현()으로 쿤룬산맥(崑崙山脈) 서쪽 끝에 있다. 원래 지명은 중뎬(中甸), 또는 겔랑이라고 불리었으나, 중국 정부가 관광객을 끌어 모을 목적으로 티베트어()'마음 속의 해와 달'이라는 뜻을 지닌 샹그릴라라고 2001년에 이름을 바꾸었다. 티베트족, 후이족, 먀오족 등의 소수민족이 살고 있으며, 그중 티베트족이 43%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들은 샹그릴라라고 부르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꿈을 쫓아 방문하기에는 명칭만 샹그릴라일뿐 아직은 조금 실망스러운 곳이다.

하지만 평균 해발고도 3,459m의 고산지대로 여름 평균 기온이 15정도로 눈 덮인 산, 계곡, 호수, 울창한 숲 등이 어우러져 경관이 아름답고, 동식물 등이 잘 보존되어 있어 샹그릴라 외곽은 방문할 만하다. 특히 매리설산이 있는 더친은 꿈꾸는 샹그릴라에 더 가까운 곳이라 생각된다. 

 

 아침에 리장을 출발하여 먼 길을 버스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샹그릴라를 거쳐 매리설산을 볼 수 있는 더친까지 가야 한다. 대략 10시간 정도가 걸리는 거리라 하루 종일 버스에서 지내야 하는 고된 여정이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 꼭 보고 싶은 곳 중의 하나인 매리설산을 보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어려움은 겪어야 한다. 중국은 광대한 대륙의 나라다. 좁은 우리나라의 땅덩이로 생각할 수 없이 큰 땅이다.

 

샹그릴라 가는 길에 보는 금사강

 

버스 차창으로 보이는 곤륜산맥의 일부

 

버스가 잠시 쉬어가는 휴식처에서 보는 금사강과 산맥

 

 중간에 잠시 휴식을 한 버스는 계속하여 길을 재촉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고산지대를 버스는 하염없이 달린다. 차창에 펼쳐지는 풍경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끊임없이 보이는 산, 산, 산들. 중국 무협지에 자주 나오는 거대한 곤륜산맥이다. 고산지대라 보이는 산위에는 만년설이 쌓여 있다. 장관이다. 이런 장관을 언제 볼 수 있는가? 하고 생각하니 문득 히말라야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는 히말라야 트레킹을 꼭 하면서 장엄한 자연을 볼 것이다고 속으로 다짐을 하였다.

 

버스 차창으로 보는 곤륜산맥의 만년설(사진이 좀????)

 

 계속 달리던 버스가 멈추면서 승객들에게 내려서 구경을 하라고 한다. 버스가 지나가는 가장 높은 곳에 도착한 것이다. 무려 해발고도가 4,292m나되는 높은 곳이다. 내려서 주변을 둘러보니 장관이다. 주변에는 높은 고산들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산맥이다. 해발고도를 나타내는 표시가 서 있는 곳에서 이 지방의 민속신앙을 나타내듯이 여러 가지의 천으로 묶여 있다. 사진을 찍으려고 좀 빨리 움직이니 숨이 차다. 고산임을 실감할 수가 있다. 천천히 움직이면 별로 무리가 없는데 빨리 움직이니 숨이 가빠온다. 평생에 잊지 못할 풍경이다. 히말라야의 끝자락이 이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해발 4,292m에서

 

 버스는 계속 달려서 드디어 매리설산이 보이는 더친에 오후 6시경 도착했다. ()나라 때는 토번(吐蕃)의 땅이었던  더친(Deqin , 德欽, 덕흠)은 중국 윈난성(雲南省) 북서부에 위치한 면적7,504의 디칭장족자치주(迪慶藏族自治州)에 있는 현()으로 티베트어로 극락태평(極樂太平)’의 뜻으로, 란창강(瀾滄江)과 진사강(金沙江) 연안에 위치한다. 1952년에는 장족(藏族)자치구였다가 1956년에 현으로 바뀌었다. 쓰촨(四川) 및 시짱(西藏)()과의 교통요지로 쌀, 보리, , 옥수수·약재 등을 산출하며, 유명한 메이리쉐산(梅里雪山)은 삼림자원이 풍부하고, 목축업도 활발한 곳이다.

 

매리설산 관광안내지도

 

 숙소를 정하고 매리설산을 보러 나갔다. 마침 저녁 때가 되어 해가 지는 시간이라 장엄한 매리설산의 낙조를 기대하고 멀리 보이는 매리설산을 보았으나 날이 흐려서 기대한 낙조를 보지 못하였다. 항상 여행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기상상태가 여행에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메이리쉐산(매리설산, 梅里雪山 , Méilǐ Xuěshān)

 메이리쉐산은 중국 윈난성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로 윈난성 디칭티베트족자치주(迪庆藏族自治州, 적경장족자치주) 더친현(德钦县, 덕흠현)과 시짱자치구의 차위현(察隅县, 찰우현) 경계에 있는 산으로, 주봉 가와격박봉(卡瓦格博峰)은 해발 6,740m에 이르며 티베트 장전불교(藏传佛教)8대신산(八大神山)중에서 으뜸으로 티베트인들은 일생에 한번은 반드시 다녀가야 하는 성지이다. 

 이곳은 윈난의 아름다운 풍경 중에서도 최고 절경으로 꼽히며, 그동안 수많은 등산객이 산을 점령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장을 던졌지만 메이리쉐산은 아직도 신의 산으로 남아있다고 한다. 만년설(萬年雪)이 덮여 있는 산은 더친현 동북 약 10거리의 헝돤산맥(横断山脉) 중단의 누강(怒江)과 란창강(澜沧江) 사이에 위치하고, 주봉에는 만년설과 거대한 빙하가 산 정상에서부터 아래로 활모양으로 펼쳐져 있다고 한다. 북쪽부분은 매리설산, 중간 부분은 태자설산(太子雪山), 남쪽부분은 벽라설산(碧羅雪山)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설산의 북쪽은 시짱(西藏)의 아동격니산(阿冬格尼山), 남쪽은 벽라설산(碧罗雪山)과 연결되어 있으며, 매리설산의 주요 봉우리인, 장족어(藏族語)로 설산의 신(, 만년설이 덮인 봉우리 중의 신이다)이라는 의미를 가진 가와격박봉우리의 주변에 평균 높이 6,000m인 봉우리 13개가 있으므로 태자십삼봉우리(太子十三峰)라고 부르는데 이 13개 봉우리의 형태는 각자 다르다. 그 중에 미녀봉우리(美女峰)이라고 부르는 봉우리는 높이 6,054m, 산신령의 왕비라는 전설이 있다.

 

 매리설산의 원시림은 야생동물의 천국으로 여기에는 흑곰, 금전표범, 작은 판다 등 113종의 야생동물들이 살고 있다 한다. 매리설산에 있는 사찰의 역사는 700여 년이 되기 때문에 해마다 소원을 빌러 오는 사람은 끊임없이 이어진다고 한다.

 

매리설산의 저녁

 

 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매리설산의 일출을 보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서두러고 있었다. 나도 숙소의 옥상으로 올라가 일출을 기다렸다. 옥상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저마다 카메라를 거내어 일출을 찍기 위해 분주하였다. 멀리 보이는 매리설산은 날씨가 별로 좋지 않고 구름으로 덮여 일출을 보기가 어려웠다. 매리설산의 일출을 보는 것이 엄청 어렵다고 이야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쉬운 마음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하지만 꾸준히 기다리니 해는 보이지 않았지만 해가 떠 올라 산 주변을 붉게 물들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모습만 보아도 장관이다. 정말 일출을 보면 어떤 느낌일까? 상상도 되지 않는 감흥을 느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리설산 일출의 모습

 

매리설산 일출 동영상

 

매리설산을 잘 볼 수 있다는 비대사

 아침을 먹고 또 먼 길을 떠나야 한다. 다리까지 가야하는 여정이다. 중국이라는 나라는 땅이 넓다보니 움직이는 거리가 장난이 아니다. 그리고 교통이 우리처럼 발달되지 않아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대도시는 그런대로 교통편이 괜찮지만 도시를 벗어나 시골로 가면 우리나라 1970년대 수준도 되지 않아 보인다. 더친을 출발하여 샹그릴라현에 도착하여 구경을 하였으나 별로 볼 것이 없다. 중국이 샹그릴라라고 이름만 붙였지 아직은 제대로 개발이 되어 있지 않다.

 

샹그릴라 납파해

 

샹그릴라 현 주변

 

 샹그릴라에서 다리행 버스를 갈아타고 다리에 도착하니 저녁이 되었다. 미리 예약해 놓은 숙소를 찾으니 좀 찾기가 어려웠다. 인터넷에 나온 위치가 좀 잘못되어 있는 것이다. 제법 많은 시간을 소비하여 겨우 찾아가니 숙소에는 손님이라고는 없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국의 여자애 두명이 반겨 준다. 대학을 다니다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한다. 영어가 통하기에 잠시 이야기하다가 짐을 풀고 저녁을 먹으러 나가니 다리고성의 불빛이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먼 길을 이동하였기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