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영화 <벨과 세바스찬>을 보고 - 아름다운 알프스의 모습

鶴이 가슴에 간직하는 movie/외국영화

 영화 <벨과 세바스찬> 아름다운 알프스

 

 이 영화는 요즈음은 우리나라에 잘 소개되지 않는 프랑스 영화다.

 

 크게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지 않는 영화로 우연히 소개를 보고 영화평을 찾아보니 줄거리가 재미없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하지만 내가 이 영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알프스의 풍경이 화면에 펼쳐진다는 포스터를 보고 아름다운 알프스만 보아도 이 영화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영화를 보았다. 영화를 즐기고 감상하는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기준으로 영화를 보겠지만 내 생각에는 이 영화가 보여주는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기만 하여도 영화적 가치는 충분하다고 본다.

 또 이 영화의 줄거리도 상당히 흥미롭고 긴장감을 적당히 가미하여 영화적 흥미도 상당하다고 생각한다.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알프스 어른들은 모르는, 세상 가장 특별한 우정이 시작된다

프랑스와 스위스 국경을 이루는 피레네 알프스 언덕.

6살 꼬마 세바스찬은 할아버지와 함께 양떼들을 돌보며 지내고 있다. 어느 날 마을의 양떼가 습격을 당하고 마을 사람이 다치는 사건까지 발생한다. 할아버지와 마을 사람들은 옆 마을 양치기에게 쫓겨난 미친 개의 소행이라고 생각하고, 알프스 언덕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세바스찬은 떠돌이 개와 마주치게 되고 소문과 달리 선한 눈망울의 겁먹은 개에게 다가간다. 어른들 몰래 개를 돌보기 시작한 세바스찬은 ‘벨’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둘은 어느새 세상 가장 특별한 친구가 된다. 하지만, 사냥총을 든 할아버지와 마을 사람들 앞에 벨의 존재가 들킬 위험에 처하게 ...(공식적인 영화 사이트의 설명임)

 

 이 영화의 사이트에서도 이 줄거리만 소개하지만 2차 세계대전 중인 1943년을 배경으로 독일군이 프랑스에 진주하여 유태인을 색출하고 유태인을 자유의 땅 스위스로 피신시키기 위해 눈 덮인 알프스를 넘어가는 과정도 아름다운 알프스의 풍경을 즐기면서 이야기도 재미있게 진행된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줄거리는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생각된다. 어린 세바스찬과 벨이라고 이름 붙인 개와의 사랑은 인간의 사랑을 뛰어 넘는 감동을 준다. 엄마를 그리워하는 세바스찬은 자기와 같이 외톨이인 벨에게 더 짙은 사랑을 느끼게 된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면 사람들 사이에서만 벅찬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동물과도 서로 교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또 순박한 삶을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에서 그들이 살아가는 방법을 조용하게 음미하면서 보면 또 잔잔한 재미가 있다.

 

 할아버지 세자르는 자신이 거두어 들인 세바스찬을 보호하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힘을 기울이고 또 사랑을 자신의 방식대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안젤라와 기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들의 사랑을 키우고 있으며 세바스찬은 또 자신이 사랑하게 된 벨에게 헌신적이며, 벨 또한 세바스찬에게 헌신적이다. 이 모두가 아름답게 펼쳐지는 알프스를 배경으로 아름답게 펼쳐진다.

 

 그러나 이 영화의 진짜 아름다움은 알프스의 장엄함과 사람들의 주변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알프스의 자연이다.

 알프스의 봄. 저 멀리 산봉우리 위에는 알프스의 만년설이 하얗게 산위를 덮고 있는데 산자락에는 온갖 꽃들이 피어 아름다운 광경을 보여주고 그 자연의 꽃밭을 봄의 따뜻한 바람처럼 뛰어 다니는 세바스찬의 모습은 우리의 눈을 상쾌하게 씻어준다.

 또 시간이 지나고 알프스의 여름은 시원한 계곡물로 우리 마음을 시원하게 씻어 준다. 알프스의 눈이 녹아내린 맑고 깨끗한 시냇물이 산과 계곡을 감싸고 흐르는 풍경은 우리의 머리를 시원하게 씻어주고, 세바스찬과 벨이 수영을 하면서 몸을 씻는 장면은 우리의 가슴을 청량하게 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온산에 형형색색으로 물들인 가을 풍경은 잠시 보여 아쉽게 느껴진다.

 알프스하면 우리는 하얀 백설이 쌓인 눈 산을 떠올린다. 온 알프스의 산과 산 주위의 마을들 모두 하얗게 눈으로 덮인 장면과 자연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눈사태, 그 눈밭을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 눈속에서 불을 피우고 있는 모습 눈이 쌓여 다리로 연결된 계곡을 지나는 모습. 이 모두가 나의 눈에는 황홀이었으며 감동이었다.

 

 또 이 아름다운 자연의 주인으로 알프스 산속을 뛰어 다니는 알프스의 생명체들 산양, 노루, 사슴, 멧돼지, 땅을 파고 있는 오소리 그 외 여러 생명체들, 또 포식자 늑대의 모습, 하늘을 날아다니는 여러 새들, 맑은 물에서 놀고 있는 물고기들. 이 모두가 이 삭막한 우리 사회에서 우리 가슴을 맑고 깨끗하고 치유해 주는 청량제다.

 

 그런데 왜 이 같은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적은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헐리우드의 블록버스터와 같은 흥미는 없지만 잔잔한 감동을 주는 영화도 사람들이 관심을 좀 가졌으면 한다. 내가 영화를 볼 때에 아이들을 데리고 온 엄마의 모습들이 제법 보였다. 아이들과 함께 아름다운 이야기와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는 것만 해도 참으로 좋은 엄마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사족으로 한 마디를 더 붙이면 제발 앤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뒤에 자리를 떠나는 것이 영화를 보는 예의다. 아니 예의 이전에 요즈음 영화는 앤딩이 모두 끝나기 전에는 이야기가 다 끝난 것이 아니다. 이 영화도 이야기가 다 끝났다고 사람들이 다 나간 뒤에 잠시 이야기가 계속된다. 세바스찬이 친구들과 함께 학교에 가는 장면과 아름다운 알프스를 보여준다. 이 장면들을 못보고 나간 사란들은 아쉬움을 느낄 것이다.

 

 모처럼 아름다운 화면이 나의 눈을 깨끗이 씻어주고 나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주는 영화를 한편 보았다.

 

 참 즐거운 영화다.

 

 이 영화의 몇 장면을 보여드리겠다. 공식적인 사이트에서 가져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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