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영화 '아버지의 땅'을 보고

鶴이 가슴에 간직하는 movie/외국영화

 영화 ‘아버지의 땅’을 보고

 

 이 영화는 2013년 제 1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다큐멘터리로 상영된 영회이다.

 

 이 영화는 텐진 체탄 초클리(Tenzin Tsetan Choklay)라는 티벳의 영화인이 조국에 대한 사랑의 열망을 담고 있는 영화이다. 텐진 체탄 초클리는 티베트인 영화인으로 현재 뉴욕에서 활동 중이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티베트인 예술가 텐징의 부모는 정치적인 문제로 티베트를 떠났던 수많은 사람 중 하나였다. 고향 땅을 그리워하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염원을 담아 텐징은 티베트인들이 조국을 잊지 않도록 티베트의 흙을 망명생활을 하는 그들의 품에 돌려주려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그리고 20톤에 달하는 티베트의 흙을 인도로 옮기는 대장정을 시작한다. 흙을 옮기는 텐징의 여정은 쉽지 않다. 중국이 티벳을 외부에 잘 드러내지 않으려 하고 또 티베트를 잘 알지 못하는 그가 직접 흙을 옮길 수 방법은 별로 없다. 그리고 흙을 옮겨준다는 중개인들의 말도 쉽게 믿을 수가 없다. 대부분 호텔방에서 전화통화로 일할 수밖에 없는 텐징은 행사 일정이 다가올수록 점점 초조해 지고 지쳐간다. 그러다가 티베트의 흙이 드디어 인도에 도착했을 때 그는 비로소 웃음을 되찾는다. 그저 티베트의 흙을 펼쳐놓은 이 텐진의 설치예술은 많은 티베트 사람들에게 고향에 대한 향수와 조국에 대한 눈물겨운 감동을 불러온다. 티베트인들이 조심스레 디뎌보는 흙에는 조국으로 돌아갈 희망을 놓을 수 없는 간절함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그 흙들을 티베트를 떠난 사람들이 각자 자기의 집에 보존하기 위해 봉지에 담아간다.’

 

 이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감동은 무엇일까?

단순히 ‘텐진 체탄 초클리’의 설치예술의 과정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 영화를 통하여 나라를 잃은 국민들의 조국에 대한 사랑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알리려 한 것이다.

한 사람의 행동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감동하게 하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한다. 텐진의 행동은 조국을 떠난 티베트 사람들에게 조국의 소중함을 다시 불러 일으키고 조국에 대한 사랑을 다시 생각하게 해 주었다.

 또 정신적인 지주가 얼마나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티베트인들은 그들의 정신적인 지주인 ‘달라이 라마’가 있음으로 나라를 잃어버린 티베트인들이 아직도 그들의 조국을 영원히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벌써 티베트에서 쫓겨난 지가 50여년이 지났어도 아직 티베트인에게는 그들에게 영원한 신적 존재로 자리 잡은 ‘달라이 라마’의 존재는 무엇일까? 우리로는 감히 짐작조차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티베트인이 아닌 우리가 그의 존재에 대해 의심을 한다는 것이 불경을 저지르는 일인 것이다.

 

 여기서 나는 생각해 본다. 우리에게는 그와 같은 정신적인 버팀목이 있는가? 먼 과거를 돌이켜 보지 말고 20세기의 시절만 보자. 일제의 가혹한 식민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지냈는가? 우리를 모두 하나로 묶어줄 ‘달라이 라마’와 같은 구심점이 있었는가? 독립운동을 하셨던 선열들도 하나로 뭉치지 못하고 각자의 방법으로 독립운동에 매진하셨을 뿐이었다. 우리에게도 우리 민족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정신적인 지주가 있었더라면 우리의 근대사도 많이 변하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많이 든다. 하나로 뭉쳐도 큰 힘을 가지기가 어려운 시기에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고 자신만을 내세우는 잘못을 범한 우리를 돌이켜 보면 부끄러운 마음이 더 크다.

 

 한편의 영화가 가지는 호소력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더 크게 느낀 영화가 이 ‘아버지의 땅’이다. 이 영화는 단순한 다큐멘터리이지만 보는 도중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도록 하는 재미도 있었다. 영화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 할 때 단순히 사실의 전달만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지루해지기가 쉽다. 영화라는 매체는 기본적으로 흥미가 있어야 한다. 흥미가 있어야 관객이 몰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이 영화는 적절한 긴장감과 사실이 주는 감동을 모두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상업영화는 아니기에 대중적인 흥미를 가지기는 어려운 영화라는 것은 인정한다.

 

 나는 우리가 이 영화를 보면서 조국의 소중함과 조국에 대한 사랑을 더욱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티베트에서 흙을 담아온 자루

 

 

'텐진 체탄 초클리' 엽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