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서해랑길 51코스(동진강석천휴게소 - 알콩쌀콩들녘체험관 - 성덕우체국 - 봉화산 -심포항)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51코스는 동진강석천휴게소를 출발하여 이름도 아름다운 알콩쌀콩들을 지나서 성덕우체국 주변에 가면 마을이 있다. 이 마을을 지나길을 걸어 나지막한 봉화산으로 올라가 산을 넘으면 심포항이 나타나고 여기서 끝이 나는 23.4km의 긴 길이다.

 

51코스 안내판

 

 석천휴게소라고 명명이 되어 있어 먹을거리나 음료수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도착하니 황량한 벌판이다. 아마 휴게소를 운영하기 위해서 건물을 지었는지 완공이 되지 않아 퇴락한 건물만 보이고 인적이라고는 전혀 없다. 다행히 쉴 정자는 있어 앉아서 요기를 잠깐 하고 동진강을 따라 길을 떠났다.

 

석천휴게소라는 이름의 폐허같은 건물들

 

장독과 호박의 정겨운 풍경

 

 길을 가면 아주 넓은 들판이 나온다. 동진강 옆의 들판이 이름도 특이한 '알콩쌀콩들판'이다. 쌀과 콩의 전국 최대 주산지인 동진강 권역에서 알찬 콩과 쌀이 나온다는 의미를 뜻하는 알콩쌀콩 들판은 쌀과 콩이 튀어나오는 듯한 모습으로 생동감 넘치는 마을과 넓은 들판을 뜻한다.

 

알콩쌀콩들

 

조그마한 배수 갑문

 

 

 우리나라 콩의 최대 산지라는 이름이 허명이 아니게 들판에는 콩을 심어 수확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여태까지는 콩을 이렇게 대량으로 심는 곳을 보지 못했기에 조금은 생소하였다. 이 들판을 걸어가니 성덕면이라는 표지가 보이고 길을 왼쪽으로 틀어서 나가니 아래의 한국기독교순교사적지라는 설명판이 있다.

 

남포 어린이집

 

 어린이 집을 지나 길을 조금 가니 시골 길을 걸으면서 좀처럼 보지 못했던 슈퍼가 보이고 식당이 있다. 지도에 의하면 성덕반점이라고 표시되어 있어서 처음에는 중국음식점인가 오인을 했는데 가까이 가니 문을 닫아 놓은 것 같았다. 여정을 시작하기 전에 항상 먹을 곳과 잘 곳을 검색하여 거기에 맞추어 걷고, 이번 여정에서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하려고 생각했는데 약간 난감했다. 그래도 문을 열어보니 다행히 문이 열리고 밥을 먹을 수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자리에 앉으니 주문도 받지 않고 그냥 돼지김치찌개를 가져다준다. 전혀 조금도 기분이 나쁘지 않게 집에서 밥을 먹듯이 편안하게 먹을 수 있었다. 밥을 먹는 도중에 아마 이 근방에서 공사를 하는 사람들인지 서넛이 들어와 점심을 먹는다. 정말 편안하게 집에서 밥을 먹듯이 맛있게 포식을 하였다. 아마 서해랑길을 걷는 많은 사람들은 이 잡에서 한 끼를 해결하고 가는지 주인아주머니가 길손들을 잘 알고 있었다. 주인아주머니와 여러 이야기를 하고 쉬다가 다시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점심을 해결한 성덕반점

 

식당 앞의 슈퍼

 

넓게 펼쳐진 김제평야

 

 

 넓고 넓은 김제평야를 보면서 논밭 사이로 난 길을 걸어가면서 옛날에 우리나라에서는 이 김제평야에서만 지평선을 볼 수 있다는 말이 있었고 그 때 이 지방을 지나는 기차를 타고 가면서 넓은 들을 보던 생각이 났다 .들판을 지나고 거전마을을 지나니 봉화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봉화산(烽火山)은 김제시의 진봉면 심포리에 위치한 산으로 높이는 85m이며, 남서쪽에 거전마을이 위치하고, 북동쪽에 심포항(深浦港)이 위치한다. 서해를 바라보는 봉화산(烽火山) 정상에 봉화대가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보이는데 정상부에 봉수대의 흔적이 있었으나 지금은 헬기장으로 사용하면서 거의 없어졌다. 봉수대는 고려시대에 설치된 것으로 추정되며, 봉화산의 봉수대가 조선시대에 이르자 일반 백성에게 피해를 입힌다 하여 계화도로 옮겼다는 설이 있다.

 

봉화산 숲길 안내도

 

 봉화산 숲길 안내도가 있는 곳에서 봉화산으로 올라가려니 길을 안내하는 리본도 보이지 않고 GPS에 나오는 방향에는 길이 없다. 아마도 여름이 지나면서 잡풀이 우거져 길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잡풀을 헤치고 가면서 멀리 보니 리본이 보였다. 그래서 길이 아닌 언덕으로 잡풀과 숲을 헤치고 리본이 있는 곳에 도착하여 길을 걸었다. 길을 걸으면서 여름이 지나면서 잡풀이 우거져 길을 찾을 수 없는 곳이 숱하게 많이 보았다. 코리아둘레길 지킴이들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 너무 무신경한 것 같아 아쉽게 생각이 되었다.

 

봉화산 올라가는 길에서 보는 김제평야

 

봉화산 봉수대터

 

봉수대 옆에 있는 새만금 바람길 안내도

 

 봉화산을 내려와 심포항으로 가니 주변에 공사가 한창이다.항구에 도착하기 전에 공사판을 지나니 항구 입구에서 이 코스는 끝이 난다.

 

심포항 입구의 표지

 

 짧지 않은 이 길에서 사람들의 따뜻한 인정도 맛보았고 넓게 펼쳐진 김제평야에서는 풍요로움도 느낄 수 있었다. 

 

 오늘은 이곳에서 숙박을 할 예정이었기에 미리 아침에 전화를 해 둔 모텔을 찾아가서 몸을 씻고 나와 저녁을 먹고 내일을 기약하며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