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해파랑길 25 코스(기성버스터미널 - 수산교)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해파랑길 25코스는 기성버스터미널을 출발하여 기성망양해변과 탁 트인 동해를 관망할 수 있는 망양휴게소를 거쳐 옛 망양정 터를 지나서 동해안을 계속 걸어 관동팔경의 하나인 망양정을 지나 수산교까지의 비교적 긴 거리인 23.2km의 길이다.

 아침에 부산에서 출발하여 포항에서 기성행 버스를 타고 기성정류소에 내리면서 이번 여정을 시작한다.

 

기성정류소 옆에 있는 25 코스 인증대

 

 

기성버스정류소는 건물은 잘 지어 놓았으나 어쩐 일인지 매표소의 기능을 하지 않고 옆의 컨테이너에서 표를 팔고 있다. 간이 정류소라서 그런지 아직은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않아 좀 불편하다.

 

 

 잠시 해안에서 벗어난 길을 걸어가서 터널을 지나면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아래의 사진에서 보듯이 재미있는 모습이 보인다. 바다가 층을 이루고 있는 듯하다. 내리막 길을 걸으며 바다를 보니 저 멀리 있는 바다는 산이 솟아 오른듯이 아래의 바다보다 훨씬 높게 보이는 것이다, 위치가 보여주는 재미있는 광경이다.

 

층을 이루고 있는 바다

 

 오늘따라 짙푸른 바다를 보면서 계속 길을 따라 가면 기겅망양해수욕장이 나온다. 지금은 겨울 문턱에 와 있고, 내가 길을 떠난 날은 유난히 한파가 닥친 날이라 바다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고 아주 한가해 보였다.

 

 

 기성망양해수욕장(箕城望洋海水浴場)은 울진군 기성면 망양리를 지나는 동해안 7번 국도의 도로변에 위치한 해수욕장으로 1997년에 개장하였다. 완만하게 펼쳐진 백사장에 수심은 1,52m 정도로 비교적 얕은 편이며 백사장 뒤 도로 주변으로 소나무들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어 햇살을 피해 휴식하기 좋으며, 야영장과 오토 캠핑장도 마련되어 있다. 백암온천과 덕구온천이 가까운 거리에 있다.

 

기성망양해수욕장 뒤의 송림

 

 

 해안을 따라 길을 걸으면 망양정 옛터가 나온다. 지금의 망양정이 아니라 처음에 망양정이 들어선 곳이다. 옛 터에 새로운 정자를 지어 동해를 관망하게 해 놓았다.

 

망양정 옛 터의 모습과 설명

 

망양정 옛 터에서 보는 동해

 

오징어 건조대의 모습

 

울진대게 기념공원

 

오징어거리

예전에 유명했던 망양휴게소

 

망양휴게소에서 보는 동해바다

 

해안의 갈매기들

 

길가의 가을꽃

 

촛대바위

 

망양정 가까이에 있는 노천카페

 

 어느새 망양정도 가까이 온 것 같았다. 길가에 노천카페가 있어 잠시 쉬어 가기로 하고 커피를 한잔 시켜 먹으면서 주인장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처럼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고 주인장은 말하며 이 구간이 제일 길다고 사람들이 말하고 지나갔다고 한다.

 

 

 드디어 망양정에 도착했다. 망양정은 수 차례 와서 보았는데 올 때마다 다르게 계속 공원화시키며 개발을 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저번에 보지 못했던 케이블카까지 있는 것을 보고 사람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것이 어디까지 일까?하고 잠시 의문에 빠졌다.

 

 

 망양정(望洋亭)은 울진군 근남면 산포리 있는 관동팔경(關東八景)의 하나인 정면 3, 측면 2칸의 겹처마 팔작지붕 구조의 정자(亭子).

 고려시대에 경상북도 울진군 기성면 망양리 해안가에 처음 세워졌으나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 허물어지고 중수를 반복하다가 1858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 세웠다. 이후 주춧돌만 남은 것을 1958년 중건하였으나 다시 퇴락하여 2005년 기존 정자를 완전 해체하고 새로 건립하였다.

 

 주위 송림에 둘러싸인 언덕 아래로 백사장이 있고 왕피천(王避川)이 바다로 흘러가며, 망양해수욕장 남쪽의 바닷가 언덕 위에 위치하고 있어 동해의 망망대해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정자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관동팔경 가운데 으뜸이라 하여 조선 숙종이 ‘관동제일루(關東第一樓)'라는 현판을 하사하였다. 또 정철(鄭澈)은 관동별곡(關東別曲)에서 절경을 노래하였고, 정선(鄭敾)은 관동명승첩(關東名勝帖)으로 화폭에 담는 등 많은 문인·화가들의 예술 소재가 되기도 하였다.

많은 묵객들의 글이 있지만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에 나오는 망양정을 노래한 글로 대신한다.

 

천근(하늘의 끝)을 못내 보와 망양정에 올랐더니, 바다 밖은 하늘이니 하늘 밖은 무엇인가.

가뜩 노한 고래 누구라서 놀랬건대, 불거니 뿜거니 어지러이 구는가.

은산을 꺾어 내어 육합(천지)에 내리는 듯, 오월 장천에 백설은 무슨 일인가.

져근덧 밤이 들어 풍랑이 멈추거늘, 부상(동쪽 바다) 지척의 명월을 기다리니,

서광 천장이 뵈는 듯 숨는구나. 주렴()을 다시 걷고 옥계(옥같은 섬돌)를 다시 쓸며

계명성(샛별) 돋도록 곧추 앉아 바라보니, 백련화 한 가지를 누가 보내셨나.

 

 망양해수욕장은 비교적 수심이 얕고, 폭이 좁지만, 동해안에 있는 해수욕장 중에서는 수온이 높은 편이다. 무성한 송림이 있어 산책하기 좋으며, 주변이 아주 조용하다. 파도가 잔잔할 때는 바다에 엎드려 있는 거북바위를 볼 수 있다. 해수욕장 주변에는 천연기념물 제155호인 성류굴과 불영계곡, 해안도로 등의 관광 명소가 많아 관광을 겸한 피서지로 매우 이름 높다.

 

관동팔경 소개 석판

 

망양정 케이블카

 

 

 망양정을 내려오니 어느새 해가 지고 있다. 불영사 쪽 계곡으로 떨어지는 해넘이의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뜻밖에 해넘이의 장관을 보게 되어 먼 길을 걸어온 피로가 다 사라지는 것 같았다.

 

해넘이 광경

 

 해넘이를 구경하면서 왕피천을 따라 걸으면 수산교에 도착한다.

왕피천

 

 제법 먼 길을 걸었으나 피로한 줄은 모르겠다. 적당한 시간에 수산교에 도착하여 사진을 찍고 있는데 아주 연세가 많아 보이는 노인이 말을 걸어왔다. 어디에서 왔느냐 해서 부산에서 왔다고 하니 자신도 부산 다대포에서 살았다고 하면서 나를 보고 풍채도 좋고 인상도 좋다면서 자기 집이 바로 옆에 있는 이발소로 하면서 잠시 쉬었다가 이야기나 하자고 권한다. 하지만 길을 떠나 길을 계속 가야 하기에 완곡히 거절하고 나의 길을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