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36 코스(대방교차로 - 금오산성 - 창선파출소)
남파랑길 36 코스는 삼천포대교 입구의 대방교차로를 출발하여 삼천포대교를 지나 남해군 창선면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남해 바다를 가로지르는 대교를 건너서 창선으로 들어가 남해의 바다와 창선의 여러 마을을 지나서 창선파출소에서 이 코스는 끝나는 17.5km의 길이다..
남파랑길 36 코스 지도
전날 비가 제법 오고 일기 예보도 오락가락하여 여정을 어떻게 할까? 하고 생각하다가 처음 생각한 대로 여정을 시작하기로 하고 짐을 떠났다. 결과적으로는 좋은 판단으로 비온 뒤의 날씨가 화창하여 기분을 상쾌하게 해 주었다. 이번 주의 여정을 몇 번이고 집에서 생각하다가 아침에 삼천포로 출발하여 삼천포대교 입구에 도착하니 11시가 조금 지났다. 이번 여정은 1박 2일을 생각하였기에 숙박할 장소도 생각하며 시간을 맞추어 걷기로 생각하고 삼천포대교 입구로 갔다. 삼천포대교 입구에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표지가 있다. 이 표지를 지나 삼천포대교를 건너는 길을 시작한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표지
여기서부터 여러 개의 다리를 건넌다. 통칭하여 창선.삼천포대교라 일컫는 다리들로 먼저 마주하는 다리가 삼천포대교이다. 삼천포대교(436m)는 사천시 대방동과 모개섬 사이에 놓인 교량으로 섬 지역의 개발과 한려해상국립공원의 관광자원을 활성화하기 위해 건설되어 야간이면 조명시설이 켜지고 화려한 모습을 드러낸다. 사천시 대방동 삼천포항과 남해군 창선면을 연결하는 연륙교인 창선·삼천포대교를 구성하는 4개의 다리 중 하나인데, 삼천포를 기준으로 순서대로 본다면 사천시 대방동과 모개섬을 잇는 삼천포대교(436m, 강합성 사장교), 모개섬과 초양도를 잇는 초양대교(202m, 중로식 아치교), 초양도와 늑도를 잇는 늑도대교(340m, FCM교)까지 3개의 다리는 사천시 구간, 늑도와 창선도(창선면)를 잇는 창선대교(340m, 하로식 아치교), 창선도의 육상 다리인 단항교(150m, 콘크리트 빔교)까지 2개의 다리는 남해군 구간이다.
각 다리마다 다른 공법으로 지었는데 이렇게 디자인한 덕분에 단조로움이 덜하고 주변의 섬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 다리 그 자체의 조형미로 아름다운 길에 선정되는 등 유명세를 누리고 있다.
2018년에는 삼천포의 각산과 대방동, 초양도를 잇는 사천바다케이블카가 건설되었는데 여기서 대방-초양 구간은 삼천포대교-초양대교 구간과 나란히 진행한다. 또 케이블카의 영향으로 중간에 있는 작은 섬인 초양도에 무려 경남 최초의 아쿠아리움인 아라마루 아쿠아리움이 들어섰다.
여러 다리를 건너면서 보는 남해와 삼천포 앞 바다는 한 폭의 그림같다.
삼천포대교와 대교에서 보는 풍경
사천시 초양도와 모개도를 잇는 길이 202m의 초양대교(草養大橋)는 2006년 건설교통부(국토해양부)가 선정한‘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의 대상을 수상했고, 사천8경 중 제1경으로 정해져 있는 창선·삼천포대교(총연장 3.4km)를 이루는 5개의 연육교(삼천포대교·초양대교·늑도대교·창선대교·단항교) 중 하나이다.
초양대교의 여러 풍경
사천시의 늑도와 초양도를 잇는 늑도대교(勒島大橋)는 사천시와 남해군 창선면 사이의 총길이 3.4km 구간에 있는 5개의 연육교를 통칭하여 창선·삼천포대교라고 하는데 늑도대교는 그 중 초양도와 늑도를 연결하는 교량으로 총길이는 340m이다.
창선대교
창선대교부터 남해군 창선면으로 들어간다. 대교를 지나니 남파라길 36 코스 안내판이 서 있다. 사천에서는 보지 못한 안내판이 남해에는 있다.
남파랑길 36 코스 안내판
여기에서 길을 벗어나 오른쪽으로 오솔길로 내려가 창선을 가로지르며 걷는다. 남해군 동부에 있는 창선도(昌善島) 전체를 차지하는 창선면(昌善面)은 16개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남쪽으로 삼동면(三東面)과 창선교로 연결되어 있다.
한국의 섬 가운데 12번째 크기로 대방산(태방산:468m), 속금산(束錦山:358m) 등의 작은 산과 창선천과 부윤천(富潤川) 등이 있다.
이 길을 걸으면 남해바래길 표시가 남파랑길과 같이 되어 있다.
500년 전부터 '꽃밭(花田)'이란 별칭으로 불렸던 아름다운 보물섬 남해는 산과 바다, 다랭이논, 죽방렴, 그리고 순박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섬이다.
엄마의 길이라는 남해바래길은 남해가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과 사람들을 두 발로 걸어 가면서 완벽하게 만날 수 있는 걷기여행길로 개통 10주년을 맞아 2020년 새롭게 리모델링하여 총 240km로 본선 16개와 지선 4개 코스로 구성되었다. '바래'라는 말은 남해 어머니들이 가족의 먹거리 마련을 위해 바닷물이 빠지는 물때에 맞춰 갯벌에 나가 파래나 조개, 미역, 고둥 등 해산물을 손수 채취하는 작업을 일컫는 남해 토속어이다.
본선 코스는 섬 전체를 연결하는 순환형 종주길로 11개 코스가 남해안 전체를 잇는 '남파랑길' 90개 코스 중 36~46코스와 노선이 일치하고, 지선 코스는 코스별로 원점회귀가 가능한 단거리 순환형 걷기여행길로 편하게 구성되었다.
남해바래길 표시
단항으로 가는 이정표
단항으로 가는 길에 빨간 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다. 무슨 꽃인가 의아해 하며 일을 하는 사람에게 물어 보니 석류라고 하였다. 이런 점에서는 나의 무지가 매우 부끄럽게 생각이 들었다.
석류 꽃
옥수수
당항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보고 잠시 걸으니 GPS가 가리키는 길에서 조금 의문이 들었다. 분명히 이 근방에 왕후박나무가 있는데? 하는 의문이다. 그래서 주위를 둘러보니 저 멀리에 큰 나무가 보인다. 길을 조금 벗어나 그 나무로 가니 바로 단항왕후박나무였다.
창선면 대벽리 670-4의 단항마을 앞 바닷가에서 조금 들어간 농경지 안에서 자라는 남해 창선도 왕후박나무는 녹나무과에 속하는 상록교목으로서 한 그루의 나무가 숲을 연상시킬 만큼 수형이 웅장한 나무로 수령은 약500년이 된다.
전해오는 전설에 의하면 약 500년전, 이 마을에 매일 고기잡이를 하여 생계를 꾸려가던 늙은 부부가 어느 날 큰 고기를 한 마리 잡았는데 고기 뱃속에서 씨앗이 나와 이상히 여겨 씨앗을 집 앞뜰에 심었더니 싹이 트고 자라서 현재까지 자란 것이 이 왕후박나무이다. 그후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가 잎이 맑고 사철 푸르며 빛이 남으로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 보호하고 있으며 이 나무를 신성히 여겨 매년 섣달 그믐날이면 동제를 지내고 풍년과 풍어를 기원하고 있다.
그리고 옛날부터 이 마을에는 대나무숲이 많았다고 하며 이충무공이 정유재란의 마지막 전투인 노량해전에서 이 마을에 있는 대나무와 짚 등을 배 위에 잘라 싣고 배 위에 불을 놓았더니 대나무 마디 터지는 소리가 큰 대포소리 같아 왜적들이 놀라서 도망을 쳤는데 왜놈들을 뒤쫓던 우리 아군이 이 왕후박나무 아래서 점심을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나무의 높이는 약 9m로 가지는 밑에서 11개로 갈라져 빼어난 자태를 자랑한다.
왕후박나무
창선의 길을 따라 가니 뜻밖에 한적한 길가에 사당 비슷한 곳이 보인다. 의아해 하면서 보니 전주이씨 덕천군파 경모제이다. 이 한적한 곳에 이런 곳이 있다니.....
경모제
운대암 입구 표시
저 멀리에 창선초등학교가 보인다. 아마도 오늘 예정한 길을 다 온 것 같았다. 시간을 보니 너무 빨리 도착했다.
36 코스의 종착점인 창선파출소 앞에 도착하니 너무 빠른 시간이다. 커피 숍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다음 코스를 걸을까? 하고 검색하니 시간이 너무 어중간 하다. 잠시 쉬다가 원래 오늘은 이곳에서 숙박하기로 계획을 하였기에 청선 게스트하우스로 찾아가 하룻밤을 숙박하기로 하였다.
게스트하우스 창선 101
게스트하우스에 앉아 주인장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젊은 부부가 뜻한 바가 있어 이곳에 게스트하우스를 열었다고 하였는데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다. 나도 우연히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았는데 이 주변에는 숙박을 할 수 있는 곳이 이곳밖에 없었다. 문을 연지가 한달 정도밖에 되지 않고 주인 부부도 아직은 서툴렀지만 카페를 겸하고 있는 게스트하우스는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게스트하우스와 달리 깨끗하고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내일 일찍부터 길을 가야 하기에 일찍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