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26 코스(거제파출소 - 대봉산 - 청마기념관)

학다리54 2022. 5. 17. 16:05

 남파랑길 26 코스는 거제파출소를 출발하여 거제스포츠파크와 거제식물원을 지나 외간리에서 대봉산으로 올라가는 임도를 따라 걸으면서 대봉산과 산방산의 모습을 보면서 멀리 보이는 바다를 조망하다가 한국 문학의 거두인 청마 유치환의 청마기념관에 도착하는 13.2km의 비교적 짧고 편안한 길이다.

 

남파랑길 26 코스 지도

 

 남파랑길 25 코스를 끝내고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일이 있어 약 보름 정도를 걷지를 못했다. 그리고 다시 길을 걸으려니 벌써 초여름의 날씨가 되어 제법 덥게 느껴지는 시간이 되었다.

 아침 일찍부터 부산의 집을 출발하여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고현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고현에 내려서 거제 시내버스로 거제파출소 앞에 도착하니 예상했던 시간보다 빨리 도착하여 길을 걷게 되었다. 시작부터  예상보다 빠른 시간에 출발하였기에 오늘은 시간이 많이 단축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제파출소 앞의 26 코스 안내도

 

거제파출소의 모습

 

 거제파출소를 출발하여 바닷가 길을 따라 걸으면 거제스포츠파크의 운동장이 나오고, 그 길을 따라 계속 걸으면 간덕천과 바다를 가로막은 조그마하지만 아름답게 꾸며 놓은 방조제가 나온다. 그 방조제의 수문가를 따라 올라가면 갈대가 우거진 하천이 나오고 거제식물원의 자태가 보인다. 비교적 아주 단조로운 길이 계속 된다.

 

거제 스포츠파크

 

방조제와 수문

 

거제식물원과 갈대

 

 이곳을 지나 조금 가면 외간초등학교가 나오고 초등학교를 돌아가면 외간리 동백나무 숲을 만난다. 그 곳을 지나 대봉산으로 향하여 난 임도를 따라 대봉산과 산방산의 주변을 돌아 나가면서 호젓하게 한가로운 정취를 느낀다. 임도를 따라 걸으면 벌리 거제의 바다가 보이기도 하고 아무도 없는 산속에서는 뻐꾸기 소리가 처량하게 들리기도 한다. 오월의 날씨는 그렇게 덥지 않지만 길을 계속 걸으면 이마에 맺히는 땀을 훔치기에 바쁘다.

 

임도로 올라가기 전의 중간 코스 안내도

 

산길에서 보는 거제의 바다

 

 

 둔덕면(屯德面)에 있는 높이 507m인 산방산(山芳山)은 서쪽으로 고려 의종이 무신의 난을 피해 3년간 피난해 거처했던 폐왕성(廢王城)이 있는 우두봉산과 마주하고 있으며, 산 입구에는 청마 유치환선생의 생가(生家)가 있고, 산골짜기에는 보현사가 자리잡고 있다. 산 모양이 '뫼 산()' 자와 비슷하고 꽃같이 아름답다고 하여 산방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또 다른 이름으로는 정상에서 큰 바위산 3개가 우뚝 솟아 하나의 산봉우리를 이루고 있으므로 삼봉산(三峰山)이라고도 부르는데 기암괴석이 많고 경치가 아름다워 마치 금강산과 같다는 말을 듣는다.

 

 산을 둘러 있는 임도를 걸어 내려오면 만나는 마을이 방하리다. 둔덕면의 중앙에 위치한 마을 방하리(芳下里)는 동쪽으로는 위대밭골이 펼쳐지고, 서쪽에는 둔덕천이 있다. 대밭골 앞에는 매주산(埋珠山)이 있다. 자연마을로는 방하(芳下), 죽전(竹田) 등이 있다. 산방리(山芳里)의 밑에 위치하여 있다고 하여 방하리라고 하였고, 방하마을 아래쪽 고름등에 고려 의종 때에 정중부의 난으로 희생된 고려병사들이 무덤이 있다. 이곳에서 멀리 보이는 나무가 아름다워 그 쪽으로 발길을 옮겨 걸으니 무엇인가 길을 잘못 들어간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이전 갈림길에 돌아와 길을 바로 찾아서 가려니 조금 전에 보지 못했던 샘이 보인다. '공주샘'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샘인데 아무리 찾아도 이 샘에 대한 자료가 없다. 그래서 그 공주샘 주변에 있는 소개 글과 벽화로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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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샘 소개 글과 벽화

 

 공주샘에 얽힌 이야기를 보고 그림을 보면서 조금 가면 이 코스의 마지막 종착점인 청마기념관이 나온다.

 

  둔덕면 방하리 507-5번지에 있는 청마 유치환 기념관은 청마 유치환이 태어난 곳에 2000520일에 준공하여 20081월에 개관하였다. 주요시설로는 기념관과 청마의 초가집 생가가 복원되어 있다. 그리고 시비와 유치환의 청동상이 있으며, 부근에 묘소가 있다.

 

 청마 유치환은 너무나 유명한 시인이므로 여기에서 소개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의 시는 너무나 잘 알려진 시들이 많기에 소개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으면서 청마의 작품인지 잘 모르는 노랫말을 소개하면서 청마의 작품에 가늠한다.

 

   산에 산에 산에는 산에 사는 메아리/언제나 찾아가서 외쳐 부르면

   반가이 대답하는 산에 사는 메아리/벌거벗은 붉은 산엔 살 수 없어 갔다오

   산에 산에 산에다 나무를 심자/산에 산에 산에다 옷을 입히자

   메아리가 살게시리 나무를 심자. -동요 메아리’-

 

 청마(靑馬)가 가사를 지은 메아리는 한국 전쟁 이후,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강인하고 질박하게 노래한다.

 

청마기념관의 여러 모습

 

 청마기념관을 돌아보는 중간 기념관 관장이라는 분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부산의 에덴공언에 있는 청마시비가 거의 황폐화되었다고 말하니 관할하는 행정관청에 전화를 해 보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영도 시인과의 이야기를 이 기념관에서는 볼 수 없다고 하니 이영도 시인의 사진을 보여 주어 이야기를 계속했다.

 

 이 기념관을 나오니 아침 일찍 출발하였기에 11시고 아직 되지 않았다. 잠시 쉬다가 다음 코스로 발길을 계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