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20 코스(장승포터미널 - 장승포항 - 어촌민속전시관)

학다리54 2022. 4. 22. 08:56

 남파랑길 20 코스는 장승포시외버스터미널을 출발하여 능포봉수대를 거쳐 능포해변으로 나가서 양지암조각공원길을 돌아 장승포해안도로로 연결된다. 해안도로를 따라 아름다운 장승포항을 지나서 거제대학교를 안고 있는 기미산을 둘러 걸어가면서 거제의 아름다운 해안을 즐긴다. 기미산을 돌아나가 해안을 따라 걸으면 지세포항에 도착하는 18.3km의 길이다.

 

남파랑길 20 코스 지도

 

시외버스터미널에 있는 20 코스 안내판

 

 오늘의 여정을 계획하면서 시간을 계산해 보니 좀 빠듯하였다. 그래서 이른 시간에 서둘러 집에서 출발하였다. 서부산버스터미널에서 아침 6시 30분에 출발하는 장승포행 버스를 타고 장승포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터미널식당에서 아침으 먹고 오늘의 여행을 시작했다. 남파랑길 20 코스는 섬과 섬길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길로 아름다운 해안 길을 걸으며 섬과 섬길의 풍경을 즐기는 길이다.

 

 터미널 옆에 있는 아스팔트길을 따라 올라가서 능포봉수대로 향한다.

 

능포봉수대 가는 길

 

거제 섬과 섬길 안내도

 

능포봉수대

 

능포봉수대에서 보는 능포 바다

 

 

 능포봉수대를 내려가면 능포해변이 나온다. 옛날의 능포는 조그마한 어항이었는데 지금은 해안이 정비되어 수변공원이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이 수변공원을 지나면 정비된 능포항이 나타나고 능포항을 돌아가면 양지암조각공원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능포는 본래 '능개'라 하였는데 이는 바닷가에 늪이 있는 마을로 그 호수의 늪에 마름이 풀이 자생한다는 뜻의 '능포'라고 바뀌었다.

 거제시 능포동 옥포만에 위치한 능포항(菱浦港)은 서쪽의 고두바위에서 동쪽 양지암까지 약 1.7km에 걸쳐있는 항구로 1971년 국가어항으로 지정돼 기본시설을 완공했고 2016'1010색 국가어항만들기'사업으로 선정되었다. 어항의 역할은 물론 해양레저와 휴양기능을 갖추어 가족단위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된 항으로 거듭나고 있어 방파제와 능포수변공원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능포등대

 

능포항

 

 능포항을 돌아 나오면 양지암조각공원가는 길이 나온다. 언덕을 조금 올라가는 길로 길은 아주 편하게 걸을 수 있다. 이 길을 가면서 양 옆으로 보이는 바다의 풍광을 즐기며 한가로이 걸으면 많은 조각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양지암조각공원이다. 뜻밖에 이런 조그마한 동네에 조각공원이 조성되어 있는 것도 우리나라가 참 발전하였음을 느끼게 한다.

 하늘과 땅, 바다가 어우러진 능포동 일대에 조성된 양지암조각공원은 유명 조각가의 작품 21점을 전시하는 예술공원으로 출발하여 2018년에 시민들의 휴식공간 확보와 지역의 관광자원 조성을 통해 총 40여 점의 작품을 4개의 테마를 정해 교감, 하늘, 영상, 바다의 정원으로 구성하여 발전하였다. 공원에는 계절마다 온갖 꽃들이 피어 꽃구경을 겸하여 나들이를 하는 가족들이 즐겨 찾고 있다.

 

양지암조각공원 가는 길

 

양지암조각공원

 

 

양지암조각공원을 지나 장승포해안으로 가는 길옆에 튤립이 예쁘게 피어 있다. 봄에 길을 걸으니 여러 꽃들이 피어 있는 아름다운 광경을 마주치는 일이 허다하다. 봄에 걷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예쁘게 핀 튤립

 

능포라는 이름의 유래를 설명하고 있는 안내판

 

장승포로 가는 길에서 보는 풍경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을 즐기다 보니 어느 새 장승포해안도로에 도착했다. 장승포는 내가 한 때 교사생활을 한 곳이어서 제법 잘 아는 곳이지만 그 때와 지금은 많이 다르다. 그래도 옛날의 기억을 되살리며 해안도로를 걷는다. 장승포 해안일주도로는 아름다운 해안 절경을 따라 쉬엄쉬엄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도로를 따라 아래쪽에 아득하게 펼쳐진 수평선과 바다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고기잡이배들의 모습은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펼쳐 놓은 것 같다. 옛날에는 장승포 1구에서 5구까지의 해안을 밤에 별을 보면서 걷던 곳인데 이제는 그런 낭만은 없는 것 같이 변하였다.

 

 장승포동은 과거에는 장승포시였던 곳이 19951월에 장승포시와 거제군을 통합하여 도농복합형태(都農複合形態)의 거제시가 됨으로써 지금은 거제시의 한 개 동으로 장승포만에 면해 있고, 북쪽은 옥포만에 접해 있다. 해안 여러 곳에는 해안 암벽이 발달하여 절경을 이룬다.

 

 

 장승포항(長承浦港)은 거제시에 있는 항구로 1965년 개항장으로 지정되었는데 인근에 대우조선공업의 옥포조선소를 끼고 있어 장승포항의 항세(港勢)는 크게 신장되었다. 장승포 뒷개에서 가시바꾸미까지 약 2.3km에 걸쳐있으며 해상교통은 부산장승포 간에 쾌속선이 운항(運航)되고 있어, 1시간대에 부산항과 연결되어 장승포항이 해상교통망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나 1971년 거가대교의 개통으로 역할에 변화가 생겼다. 장승포 여객선 터미널 인근에 한려수도 해상 관광을 위한 유람선이 운행되며 해상 관광 도시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장승포항의 모습

 

 장승포항을 지나서 거제대학교가 있는 기미산을 한 바퀴 빙 돌아가면서 거제 해안의 아름다운 모습을 즐긴다. 거제대학교 경내로 들어가 통과하는 방법도 있지만 남파랑길은 대학교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바깥의 해안가 산길을 따라 걷게 한다.

 

해안 절벽

 

 

산길을 돌아 걷다가 남파랑길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 몇 사람이 있었다. 그들과 이야기하면서 해파랑길과 남파랑길에 대해 내가 경험한 것과 아는 대로 이야기를 해 주면서 한번 걸어 보라고 권하였다. 길을 걸으면서 이런 경우를 자주 접한다. 이제 우리나라 사람들도 걷기에 제법 눈을 뜬 것 같아 걷기를 좋아하는 나는 뿌듯하였다.

 

 

 이곳을 지나면 기미산을 다 돌아 나온 것이다. 이곳부터는 바다 위에 테크를 설치하여 바다 위를 걷는 즐거움을 준다. 짧은 거리도 아니고 상당히 먼 거리인데도 테크를 설치하였다. 그만큼 우리나라가 발전했다는 증거라 생각하고 기쁘게 걷는다.

 

무지개바다윗길

 

 무지개바다윗길을 지나 조금 더 가면 진짜 해안길을 만난다. 길도 없는 해안을 걷게 한다. 작년에 동해안 해파랑길을 걸으면서 이런 경험을 많이 했고 그 걷는 것이 좋았다. 모래사장을 걷는 것이 아니라 자갈(몽돌)밭을 제법 걸어간다. 바다의 풍경을 즐기며 몽돌을 밟고 걷는 경험도 이런 경우가 아니면 경험하지 못하는 것이다.

 

몽돌해변

 

 이 몽돌로 이루어진 해변을 지나면 다시 해안을 나무 테크로 연결하여 바다 위를 걷게 한다. 그리고 이 바다윗길을 지나 조금 가면 지세포만이 나온다.  여기서 20 코스는 끝이 난다.

 

지세포만

 

거제가 명명한 해안거닐길 표지

 

멀리서 보는 해안거닐길

 

거제조선해양문화관

 

 남파랑길 20 코스는 나에게는 추억이 서려 있는 장소를 지나는 길이었다. 그 길을 걸으며 젊었을 때 나의 모습을 생각해 보고 그 때의 추억을 되살리게 된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고도 하는데 그런 추억을 가지고 있고, 그 추억을 반추해 볼 수 이는 기회가 주어진 것도 복받은 일이라 생각이 들었다.